망종(芒種)의 대한 이야기


24절기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들며 음력 5월, 양력으로는 6월 6일 무렵이 된다.

금년에는 6월 5일날이 망종이다.
태양의 황경이 75도에 달한 때이다.
망종이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베기에 알맞은 때이다.
그러므로 망종 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절후이다.

망종은 보리를 먹게 되고 볏모를 심는 시기다.
망종은 말 그대로 까라기 종자라는 뜻이니 까끄라기가 있는 보리를 수확하게 됨을 의미한다.
망종이 일찍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고 늦게 들면 나쁘다고 했다.
망종까지는 보리를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 갈아 콩도 심게 된다.
망종을 넘기면 모내기가 늦어지고, 바람에 보리가 넘어져 수확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보리는 "씨 뿌릴 때는 백일, 거둘 때는 삼일"이라 할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보리를 수확한 후에는 보리깍대기를 태워야 모내기 하기에 편리하다.
그리고 모를 심어도 빨리 사름(뿌리 활착)하게 된다.
그래서 보리수확이 끝난 논마다 보리깍대기 태우는 연기로 장관을 이루게 된다.
농가에서는 이맘 때 쯤이면 보리수확과 모내기가 연이어져 부척 바쁘게 된다.
이때의 바쁨을 일러 "발등에 오줌 싼다"고 말한다.
망종때는 농사일이 끊이지 않고 연이어져 일을 멈추는 것을 잊는다고 '망종(忘終)'이라고도 했다.
말 그대로 농번기의 최고 절정인 것이다.
보리수확과 타작이 끝나는 망종때부터 모내기가 대대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이모작을 하는 남부지방에서는 보리나 밀을 베랴,
논을 갈고 써래질하고 모심으랴,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이렇게 바쁘다 보니 자연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
별보고 나가 별보고 들어온다."는 말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때의 바쁨을 이문구는 동시 '오뉴월'에서 이렇게 감칠맛나게 표현했다.

 

[엄마는 아침부터 밭에서 살고
아빠는 저녁까지 논에서 살고
아기는 저물도록 나가서 놀고
오뉴월 긴긴 해에 집이 비어서
더부살이 제비가 집을 봐주네]

모심기는 또 얼마나 괴로운 일이던가.

논에 물이 많으면 심어도 모가 곧 뽑히고, 적으면 구덩이가 쉽게 드러나 뿌리가 마르고 만다.
또 모를 심으면 며칠간 모끝이 하얗게 마르는 죽사름을 시작한다.
못자리에 있다가 옮겨오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잠시 죽은 듯이 있다가
뿌리를 내리며 다시 기운차게 살아오르기 위해서이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다.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뜻이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으니 이를 경계하는 뜻도 담고 있다.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튼 망종까지는 보리를 모두 베어야 빈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다.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에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일수록 더욱 바쁘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이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며,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쁘다.
망종에는 ‘망종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 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곧,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의 보리수확이 늦고 빠름을 판단하는 것이다.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고 하는 속담이 있다.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해 풋보리를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양식이 부족해서 보리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풋보리를 베어다 먹었다고 하니 그때의 삶을 엿보이게 한다.
그래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보리는 망종 삼일 전까지 베라.”는 말이 있다.


경남 도서 지역에서는 망종이 늦게 들어도 안 좋고 빠르게 들어도 안 좋으며
중간에 들어야 시절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음력 4월 중순에 들어야 좋으며, 망종이 일찍 들면 보리농사에 좋고, 늦게 들면 나쁘다는 말도 있다.
부산 남구와 강서구 구랑동 압곡에서는 망종에 날씨가 궂거나 비가 오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망종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모은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전남 지역에서는 이날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 하여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서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한다.
보리가 잘 여물어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 다음날 먹는 곳도 있다.
이렇게 하면 허리 아픈 데 약이 되고, 그해에 병이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망종날 하늘에서 천둥이 치면 그해의 모든 일이 불길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우박이 내리면 시절이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남과 충남, 제주도에서는 망종날 하늘에서 천둥이 요란하게 치면
그해 농사가 시원치 않고 불길하다고 한다.

 

참고로 24절기를 보면

24절기

입춘(立春)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
입하(立夏)
소만(小滿)
망종(芒種)
하지(夏至)
소서(小暑)
대서(大暑)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
상강(霜降)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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