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가는 마음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이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이다.
언제나
내 가슴 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구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까!
늘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자국엔 물끼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줄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입 베어 먹었을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우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꾹이 목청처럼
피 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꽂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 것의 울음을 닮았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것이아니라
조금씩 비워가야하는 마음이다.
비워내지 않으면서도 담으려고만 하는 욕심
그 안엔 내 욕심이 너무 많아 비워내지 못하는가보다.
그래서 인생은 삶의 고뇌 번뇌가 있는 세상.
언제쯤이면 내 가슴속에 있는 마음을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럼 없는
순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 수 있을까.?
늘 내 가슴엔 출렁이는 파도가 일고
눈가엔 물기 어린 촉촉함으로
풀잎에 맺힌 이슬이 흘러내리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락거리는 마음 여린 상념은
조잘대는 어느 이름 모를 산새의 울음소리
아픈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주지도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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