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信義)


안녕하십니까?

우리 인간이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산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신의(信義)가 아닐 런지요?
신의는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공자(孔子)가 말한 정치의 요체(要諦)가 있습니다,
족식(足食), 족병(足兵), 족신(足信)이지요.
즉 나라의 경제력, 국방력, 국민의 신뢰를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셋 중 하나를 버린다면?” “병(兵)을 버려라”
“둘 중 하나를 버린다면?” “신뢰를 남겨야 한다.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국가는 한 순간도 존립할 수 없다.”고 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값진 가치는 신의일 것입니다.
“멍에가 없는 수레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듯이
신의가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人而無信, 不知其可也)”하셨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 신의를 지켜야 할 것인가요?
여기 우직하게 신의를 끝까지 지킨 한 젊은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이야기지요.

옛날 미생(尾生)이란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생은 아름다운 여인과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여인이 오지 않았습니다.
미생은 여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죠.
그런데 갑자기 먹장구름이 몰려와 폭우를 퍼붓더니 순식간에 물이 불어났습니다.
미생은 다리 기둥을 껴안고 끝까지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리다 익사(溺死)하고 맙니다.
이 미생의 신을 우리는 ‘포주지신(抱柱之信)’이라고 합니다.
기둥을 껴안고 목숨까지 버리며 지킨 굳은 신의를 의미하죠.
또한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음을 비유하기도하네요.

 

그럼 소인(小人)은 어떤 사람일까요?
옛날 순자(荀子)는 소인을 이렇게 정의(定義)합니다.
“말에 늘 신의가 없고, 행실은 절조(節操)가 없이
오직 이익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 이런 사람이 이른바 소인이다.
(言無常信, 行無常貞, 惟利所在, 無所不傾, 若是則可謂小人矣)”
이익을 좇아 신의를 저버리는 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럼 또 대인(大人)은 어떤 사람일까요?
옛날에 오(吳)나라 계찰(季札)의 이야기입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오나라 왕 수몽(壽夢)에게는 제번, 여제, 여매, 계찰 네 명의 왕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 막내 계찰이 가장 뛰어났던 모양입니다,
왕은 계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으나 그가 사양하자 맏아들 제번에게 물려주었죠.
그 후, 선친의 의중을 파악한 제번은 왕이 된 후 왕위를 형제들에게 계승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세 형제들이 차례로 왕이 되었고 계찰은 충심으로 보좌를 했습니다.
셋째 형 여매가 임종을 맞아 계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으나 계찰은 또 거절합니다.
“사람 노릇이나 반듯하게 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부귀영화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이후 여매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한 뒤에도 계찰은 나라에 충성을 다합니다.
어느 날 계찰이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도중 서국(徐國)이라는 나라에서 임금 서군(徐君)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검(劒) 애호가 서군이 계찰의 보검을 몹시 부러워하였습니다.
이에 계찰은 서군에게 보검을 주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사신의 일을 마친 후 서국에 들렀더니 이미 서군은 세상을 떠난 뒤였죠.
계찰은 보검(寶劍)을 풀어 무덤가 나무에 걸어두고 오나라로 귀환을 합니다.
“나는 이미 보검을 선물하기로 내 스스로와 약속하였다.
다만 잠시 뒤로 미룬 것일 뿐이다.
서군이 죽어 상황이 바뀌었다고 내 스스로 한 약속까지 바꿀 수야 있겠는가!”
서 나라 사람들은 계찰의 모습에 감동해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오나라 왕자 계찰이여
죽은 사람과의 약속도 잊지 않았다네.
천금의 보검을 풀어서는 무덤가에 걸어두었다네!」
‘계찰괘검(季札掛劍)’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서 나왔다고 합니다.
상황이 변해서도 약속을 지킨 굳은 신의를 의미하는 옛 이야기입니다.


신의라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포기해서는 안 되는 우리들의 소중한 자산이 신의입니다.
주위 상황이 달라졌다는 핑계로 약속을 저버리는 야속한 사람이 존재하는 요즈음입니다.
대선(大選) 때의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야박한 세태입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갈 런지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남과의 약속을 맺을 때에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한 마디 말이 입에서 나오면 네 필 말이 끄는 빠른 수레도 그것을 따라잡을 수 없다.
(一言旣出, 駟馬難追)”는 중국의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신의를 잘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유념(有念)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無念)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는 연고(緣故)입니다.


첫째,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입고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며,
그에 따라 은혜 준 처지에서 우리에게 섭섭하게 줄 때에는 의리 없이 상대하는 것 등이요.


둘째,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준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며,
저 은혜 입은 사람이 혹 우리에게 잘못할 때에는 전일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으로
더 미워하는 마음을 일어내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면,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지 못하고, 도리어 원진(怨瞋)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 이치를 잘 알아서 유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무념하여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낮은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신의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한 번 뱉은 말 천금처럼 중히 여기는 여러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몆자 옮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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