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休休庵

 

 

 

강원도 양양 휴휴암

 

 

강원도 양양으로 가는 길목인 현남면 광진리 바닷가에는
4계절 관광버스가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근처에 이름난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하조대를 찾아가려면
좀 더 북쪽으로 이동해야 할 위치인 그 곳에
뜬금없는 관광버스의 행렬은 무엇일까.
그런 의문은‘휴휴암,이라는 안내표시판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쉴‘휴’(休)가 두 개나 들어간 특이한 이름이 인상적이긴 하나,
이전까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의 그 암자 하나가
관광버스들을 줄서게 만든다는 게 얼른 이해되지 않아서다.
 이런저런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 산언덕으로 이어지는, 
편도에 가까운 좁은 진입로를 따라 휴휴암을 찾아가면 
입이 떠억 벌어지는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작은 암자쯤으로 생각되던 이름과 달리 
유명 사찰에 뒤지지 않는 큰 규모며, 거대한 불상에, 
번쩍거리는 황금색 범종이 놀라우면서도 생소한 풍경이다. 
절집이라면 으레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고풍스런 분위기를 먼저 떠올리게 되고, 
그에 어울리는 빛바랜 단청이며 종루,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 문화재 한두 점쯤은 갖춰져 있는 게 아니던가.   

 

휴휴암 전경

 

 어쨌든 이전에 알고 있던 절집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색다른 분위기의 휴휴암은 또 다른 호기심과 기대감을 부채질해준다. 
바다를 바라보는, 또 바다와 연결되는 기막힌 위치의 절집 여기저기를 누비며 
언제, 누구에 의해, 왜 세워진 절이며, 
무엇을 수도정진하는 곳인 지를 찾아보지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안내문은 얼른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 이야기를 귀동냥해 들은 바로는 
휴휴암은 1997년 세워진, 이제 10년 남짓된 짧은 연륜의 절이다. 
그런데도 관광버스가 몰려올 정도로 유명해지게 된 건 
천연 관음보살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쉼없이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가에 바위들이 
파도에 깎여 여러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중 바위 하나가 마치 누워 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음보살을 보기 위해 많은 불교신자들이 앞다퉈 이 곳을 찾으면서 일약 유명해진 것이다.

 과연 휴휴암 앞바다에는 
1,000여 명의 사람들도 들어설 수 있는 넓은 바위가 펼쳐져 있고, 
그 주변으로 특이한 모양의 기암괴석이 둘러싸고 있다.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 같은 알바위, 
발가락 모양의 바위, 손가락 바위, 달마바위…. 
그 중 누워 있는 모습의 관음보살바위를 얼른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큰 코에 두툼한 입술과 턱, 발치에 좌대석까지 갖췄고, 
머리맡에 연꽃 화관을 쓴 바위가 영락없는 관음보살이라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쉬 그 모습을 찾아내지 못하는 건 아마 불심이 모자라서이리라.  

 

황금빛 범종

오히려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방생한 물고기들이 탁 트인 바다로 나가지 않고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너럭바위 주변에 오글거리며 모여 있는 모습이다. 
마치 양식장의 물고기처럼 바글거리는 그 모습에 왠지 측은지심이 든다.  

 

거북바위

 

 풍경소리보다 파도소리가 더 선명한 곳, 
황금빛 범종보다 아침 햇살이 더욱 눈부신 곳, 
법당을 나와 어디를 바라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들이 펼쳐지는 곳…. 
휴휴암을 찾아가면 만날 수 있다. 

 

불이문

*맛집

 양양 - 속초 경계지점인 장산리는 막국수마을로 유명하다. 
구 속초공항에서 진전사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띄엄띄엄 막국수집이 나타난다. 
시원한 동치미국물맛이 일품인 메밀국수와 수육이 대표 메뉴다. 
실로암메밀국수(033-671-5547), 진미동치미메밀국수(031-671-7931) 등. 
 가까운 주문진항으로 나가면 구이집이 즐비하다.
구이로는 도루묵과 양미리 구이가 별미다. 

 

묘적전

 

*가는요령 
영동고속도로 강릉 분기점에서 동해고속도로로 옮겨 타고 
주문진으로 향하면 주문진을 지나 종점인 현남 인터체인지로 빠진다.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면 바로 나타나는 남애리, 
남애항 지나 곧 도로변에 휴휴암을 알리는 간판이 보인다. 
간판을 보고 우회전해 좁은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휴휴암 주차장이다. 
혹은 서울 - 홍천 - 한계령(구룡령) - 양양에서는 
강릉 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5분 정도 내려오면 
휴휴암을 알리는 간판이 보인다. 
좌회전해 진입로로 들어선다. 
 

 휴휴(休休)는 마음이 경계에 끌려 다니지 않아서 모든 악업 짓기를 그치는 것.
첫 번째 휴는 망념(妄念)을, 두 번째 휴는 망연(忘緣)을 뜻하는 것으로,
사심 잡념과 악연을 다 쉬어 버리라는 의미이기도 함.

 

2010.7.15. 한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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