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 중용[中庸]

 

사서(四書)의 체제를 완성시킨 주희(朱熹)는 사서를 읽을 때
『대학(大學)』『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의 순서로 읽으라고 권한다.
이 순서는 난이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고 사서의 내용에 비추어서 공부하는 순서를 정한 것이다.

즉 “『대학』에서는 규모를 정하고, 『논어』에서는 근본을 세우며,
『맹자』에서는 발현된 부분을 관찰하고, 『중용』에서는 옛 사람의 미묘한 곳을 구하라”는
그의 주장에서 사서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그의 주장은 단순히 사서를 읽는 방법만을 제시한다기보다
사서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신을 수행해야 하는가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대학』과 『중용』이 독립된 저작으로 사서의 일부분이 된 뒤
『대학』과 『중용』은 성리학에서 인간의 자기수양의 근거와 방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중요한 저작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런 만큼 성리학의 형성과 전개 과정에서 이 책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전개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학문의 전통이 수립되기도 하고 확증되기도 한다.

중국의 저명한 사상사학자 서복관은
『중용』은 도덕의 보편성과 필연성을 보장해 주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고 하며,
『대학』은 마음[心]과 의지[意]를 중심으로 하여
도덕과 지성을 하나의 영역으로 묶어 놓은 책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서복관의 설명은 주희에 의해 구상된 사서체제 속에서
『대학』과 『중용』이 차지하는 위치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논어』와 『맹자』가 주로 구체적인 대화나 이야기를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대학』과 『중용』은 유학의 도덕과 형이상학에 대한 이론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학』과 『중용』이 『논어』나 『맹자』에 비해서
이론적인 측면을 많이 다룬 것이라고는 하지만
유학에서는 이론과 실천이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실천과 분리된 이론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희가 『대학』과 『중용』의 체제를 완성한 이후 많은 학자들은
주희가 제시한 대학관과 중용관에 도전을 하기도 하고 새롭게 구성하기도 한다.

 
♣ 대학大學, 경1장 4~5 절

예전에 온 세상에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자 한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다스렸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를 다스리고(治其國)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반듯하게 하였다.
자신의 집안을 반듯하게 하고(齊其家)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몸을 닦았다.
자신의 몸을 닦고(修其身)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았다.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고(正其心)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하였다.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하고(誠其意)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앎을 극한까지 확충(致其知)시켰다.
그와 같은 앎의 확충은 사물을 탐구하는 데 있다.
사물이 탐구된 뒤에 앎에 도달한다.
앎에 도달한 뒤에 의지가 성실하게 된다.
의지가 성실하게 된 뒤에 마음이 올바르게 된다.
마음이 올바르게 된 뒤에 몸이 닦여진다.
몸이 닦여진 뒤에 집안이 반듯해진다.
집안이 반듯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온 세상이 태평해 진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先治其國。欲治其國者,先齊其家。欲齊其家者,
先修其身。欲修其身者,先正其心。欲正其心者,先誠其意。欲誠其意者,
先致其知。致知在格物。物格而後知至。知至而後意誠。意誠而後心正。
心正而後身修。身修而後家齊。家齊而後國治。國治而後天下平。

 
♣ 중용中庸, 제20장 8~11 절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는 다섯 가지이고,
그것을 행하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즉 군신․부자․부부․형제․친구 간의 사귐,
이 다섯 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보편적인 도(道)이다.
그리고 지혜로움(知)과 인자함(仁), 용맹스러움(勇)
이 세 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보편적인 덕(德)이다.
그러나 이것을 행하게 하는 방법은 한 가지(→성(誠))이다.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고심해서야 알기도 하지만 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걸림이 없이 편안하게 행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할 때만 행하고
어떤 사람은 힘써 열심히 행한다.
그러나 결과를 성취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혜로움(知)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인자함(仁)에 가까우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용맹함(勇)에 가깝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몸을 닦는 방법을 알 것이며,
몸을 닦는 방법을 알면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 것이다.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면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 것이다.”

天下之達道五,所以行之者三:
曰君臣也,父子也,夫婦也,昆弟也,朋友之交也:五者天下之達道也。
知、仁、勇三者,天下之達德也,所以行之者一也。或生而知之,或學而知之,
或困而知之,及其知之一也;或安而行之,或利而行之,或勉強而行之,及其成功一也。
子曰:「好學近乎知,力行近乎仁,知恥近乎勇。知斯三者,則知所以修身;知所以修身,
則知所以治人;知所以治人,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


대학과 중용은 공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압축한 책이다.
논어는 사람들의 대화를 주섬주섬 모았다.
주로 공자가 한 말을 받아썼다.

 

반면, 대학과 중용은 공자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글 말로 썼다.
공자의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고 쌓았다.

 

어떤 이의 생각이 커다란 학문으로 발전하려면 규범이 필요하다.
공자의 여러 말과 행동은 대학과 중용으로 유학이 된다.
유학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각기 모습이 조금씩 달랐다.
대학과 중용에 대한 해석의 중심을 무엇으로 두느냐에 따라
두 책에 뜻을 빼거나 더했다.
성리학, 양명학, 고증학. 우리나라의 실학.

 

대학과 중용은 유학의 출발점이자 공자 사상의 핵심이다.
여기서 여러 갈래로 뻗어나갈 수는 있어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서 유학에 입문하려는 사람한테 가장 먼저 읽으라고 권하는 책이다.
논어를 읽었으면 바로 다음에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기도 하다.

 

대학은 강령을 모은 책이다.
중용은 그 강령의 방법을 논한 책이다.
학문의 목표와 방법을 이 두 권으로 정리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대학과 중용은 정치적 느낌이 강하다.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자기 수양을 강조한다.
통치자의 덕을 강조한다.
지배자의 덕이 백성에게 두루 미친다는 게 줄거리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드는 예가 임금에게나 어울린다.
두 책에는 임금이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렬하게 나타난다.
공자가 추구했던 꿈이, 바로 그것이었니까.

물론, 대학과 중용이 꼭 지배층의 덕성을 키우는 교과서라고 단정할 순 없다.
유학의 핵심은 본성의 발현이었기에 누구에게나 삶의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성실한 사람을 가장 좋게 여긴다.
흔히들 말하는 성실,
그것이 유학에서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행동이 하나 되는 길이다.
도다. 동양 철학은 인간 행위의 근거를 자연 질서에서 찾았다.
그 방법이 중용이다.

중용은 때에 맞게 행동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꼭 갖추어야 할 게 세 가지다.
지, 인, 용. 지식, 실천, 용기.

공자는 역시나 지, 인, 용이 뭐라고 꼭 집어 말하지 않는다.
이분 말하는 방식이 그렇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혜로움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인자함에 가까우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용맹함에 가깝다.
" 가까운 거지, 바로 그게 아니라는 말씀이다.
왜 이렇게 말할까?
공자는 지나침을 경계했다.
지식이 지나치면 교만해지고,
실천이 지나치면 반성이 적고,
용기가 지나치면 생각이 없다.
세 가지가 조화롭게 어울린 상태가 성실함이다.
그 성실함으로 중용에 이른다.
그러면 사람은 하늘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

정말이지 이렇게 행동하기는 어렵다. 무척 어렵다.
공자도 중용의 길을 가기는 어렵다고 수차례 말한다.
수많은 제자가 있었으나, 안회만이 그 중용을 실천했다고 한다.
가난하면서도 너그럽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유지하기가 쉽겠는가?
안회는 그걸 해낸 사람이다. 성인이다.
성인은 배우지 않아도 하늘의 뜻과 어울려 행동하는 자다.
평범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깨달아 실천하는 일을 꾸준히 반복하란다.
이것이 바로 성실이다.

공자에게 배움이란 성실이었다.
꾸준히 인을 깨닫고 실천하는 노력이었다.
성실한 사람은 중용의 길을 걷는다.
하늘의 뜻과 자신의 행동을 일치시킨다. 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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