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明心寶鑑 立敎篇(명심보감 입교편)

 
1.
子曰, 立身有義而孝爲本이요, 喪祀有禮而哀爲本이요,
자왈, 입신유의이효위본이요, 상사유례이애위본이요,
戰陣有列而勇爲本이요, 治政有理而農爲本이요,
전진유열이용위본이요, 치정유리이농위본이요,
居國有道而嗣爲本이요, 生財有時而力爲本이니라.
거국유도이사위본이요, 생재유시이력위본이니라.

 

"입신(立身)에는 의(義)가 있으니 효(孝)가 근본이 되고,
초상(初喪)과 제사(祭祀)에는 예(禮)가 있으니 슬픔이 근본이요,
싸움터에는 열(列)이 있으니 용맹이 근본이며,
정사(政事)를 다스림에는 이치(理致)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 되고,
나라에 거함에는 도(道)가 있으니 대(代)를 잇는 것이 근본이 되며,
재물을 내는 데에는 때가 있으니 힘이 근본이니라."

 

2.
景行錄云, 爲政之要는 曰公與淸이요. 成家之道는 曰儉與勤이니라.
경행록운, 위정지요는 왈공여청이요. 성가지도는 왈검여근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위정(爲政)의 요체는 공평과 청렴이라 할 것이요,
집안을 이루는 길은 근검과 근면이라 할 것이다."

 

3.
讀書는 起家之本이고 循理는 保家之本이며 勤儉治家之本이고
독서는 기가지본이고 순리는 보가지본이며 근검치가지본이고
和順齊家之本이니라.
화순제가지본이니라.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쫓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며,
근검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순(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니라."

 

4.
孔子三計圖云, 一生之計는 在於幼하고 一年之計는 在於春하고
공자삼계도운, 일생지계는 재어유하고 일년지계는 재어춘하고
一日之計는 在於寅이니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일일지계는 재어인이니 유이불학이면 노무소지요,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寅若不起면 日無所辦이니라.
춘약불경이면 추무소망이요, 인약불기면 일무소판이니라.

 

"공자의 삼계도(세가지의 계획)에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바가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판단할 바가 없느니라."

 

5.
性理書云, 五敎之目은 父子有親하고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고
성리서운, 오교지목은 부자유친하고 군신유의하며 부부유별하고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장유유서하며 붕우유신이니라.

 

"성리서에 이르기를,
오교(다섯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부자간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군신간에는 의(義)가 있어야 하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어른과 아이간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붕우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6.
三綱은 君爲臣綱하고 父爲子綱하며 夫爲婦綱이니라.
삼강은 군위신강하고 부위자강하며 부위부강이니라.

 

"삼강은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되며,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되는것이니라."

 

7.
王曰, 忠臣은 不事二君이요, 烈女는 不更二夫니라.
왕왈,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는 불경이부니라.

 

"왕촉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하고,
열녀는 두 남편을 고치지 아니한다."

 

8.
忠子曰, 治官에 莫若平이요, 臨財에 莫若廉이니라.
충자왈 치관에 막약평이요, 임재에 막약렴이니라.

 

"충자가 말했다. 벼슬일을 다스림에는 공평함 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함 만한 것이 없다."

 

9.
張思叔座右銘曰, 凡語必忠信하고 凡行必篤敬하며 飮食必愼節하고
장사숙좌우명왈, 범어필충신하고 범행필독경하며 음식필신절하고
字劃必楷正하며 容貌必端莊하고 衣冠必肅整하며 步履必安詳하고
자획필해정하며 용모필단장하고 의관필숙정하며 보리필안상하고
居處必正靜하며 作事必謀始하고 出言必顧行하며 常德必固持하고
거처필정정하며 작사필모시하고 출언필고행하며 상덕필고지하고
然諾必重應하며 見善如己出하고 見惡如己病하라, 凡此十四者는
연락필중응하며 견선여기출하고 견악여기병하라, 범차십사자는
皆我未深省이라, 書此當座隅하여 朝夕視爲警하노라.
개아미심성이라, 성차당좌우하여 조석시위경하노라.

 

"장사숙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모든 말은 반드시 정성되고 신의가 있어야 하고,
모든 행동은 반드시 독실하고 조심해야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절제하여야 하며,
글씨는 반드시 똑바르게 써야 하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여야 하고,
의관은 반드시 엄숙하고 바르게 하여야 하며,
걸음 걸이는 반드시 안정되고 차분해야 하며, 거처는 반드시 바르고 고요해야 하며,
일을 꾸밀 때는 반드시 시작을 잘 꾀하여야 하고,
말을 할 때는 반드시 행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 보아야 하며,
평상(平常)의 덕을 반드시 굳게 지녀야 하고, 승낙은 반드시 신중하게 응해야 하며,
선한 일을 보기를 내게서 나오듯이 하며, 악한 일을 보기를 내 병인 듯 하여야 하느니라.
무릇 이 14가지 것을 모두 나는 아직 깊이 성찰하지 못하였으니,
이를 글로 써서 자리의 구석에 붙여 놓고는 아침 저녁으로 보고서 경계로 삼으리라."

 

10.
范益謙座右戒曰,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하고
범익경좌우계왈, 일불언조정이해변보차제하고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하며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하고
이불언주현관원장단득실하며 삼불언중인소작과악지사하고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하며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하고
사불언장진관직추시부세하며 오불언재리다소염빈구부하고
六不言淫舌戱慢評論女色하며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이라.
육불언음설희만평론여색하며 칠불언구멱인물간색주식이라.

 

"범익겸의 좌우계에 이르기를,
첫째, 조정의 이해(利害),
변방의 보고(報告)와 벼슬자리에 파견되고 제수되는 것을 말하지 말라.
둘째, 주현(州縣) 관원(官員)들의 장단(長短)이나 득실(得失)을 말하지 말라.
셋째, 뭇사람들이 짓는 바, 과실과 악행의 일들을 말하지 말라.
넷째, 관직에 벼슬하여 나아가고, 또는 시세를 쫓고 부합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다섯째, 재물의 이익이 많고 적음과 가난을 싫어하고 부(富)를 구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여섯째, 음란하며 외설적이고 희롱하며 업신여기는 것과 여색을 논평하는 말을 하지 말라.
일곱째, 남의 물건을 구하거나 술과 음식을 구하는 말을 하지 말라."

 

11.
又曰, 一人付書信不可開坼沈滯하고 二與人幷座不可窺人私書하며
우왈, 일인부서신불가개탁침체하고 이여인병좌불가규인사서하며
三凡入人家不可看人文字하고 四凡借人物不可損壞不還하며
삼범입인가불가간인문자하고 사범차인물불가손괴불환하며
五凡喫飮食不可揀擇去取하고 六與人同處不可自擇便利하며
오범끽음식불가간택거취하고 육여인동처불가자택편리하며
七凡人富貴不可歎羨詛毁니라 凡此數事有犯之者면 足以見用心之不肖니
칠범인부귀불가탄선저훼니라 범차수사유범지자면 족이견용심지불초니
於存心修身에 大有所害라, 因書以自警하노라.
어존심수신에 대부소해라, 인서이자경하노라.

 

"또 이르길, 첫째, 남이 부친 서신을 함부로 뜯거나 또는 전달하지 않고 묵혀 두어서는 안된다.
둘째, 다른 사람과 함께 같이 앉아서는 남의 개인적인 편지를 엿보아서는 안된다.
셋째,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가서는 남이 사사로이 적어 놓은 글자들을 보아서는 안된다.
넷째, 무릇 남의 물건을 빌려와서는 손상 또는 파괴하거나, 되돌려 주지 않아서는 안된다.
다섯째, 무릇 음식을 먹고 마실 때는 가리거나 버려서는 안된다.
여섯째, 남과 같이 처할 때는 편리를 스스로 가려서는 안된다.
일곱째, 무릇 남의 부귀를 감탄하여 부러워하거나 흉보고 헐뜯어서는 안된다.
무릇 이 여러가지 일들을 범하는 자는 마음 씀씀이가 불초(不肖)하여
존심(存心)과 수신(修身)에 해로운 바가 크게 있음을 보기에 충분하다.
그리하여 글을 써서(以) 스스로 경계하노라."

 

12.
武王問太公曰, 人居世上에 何得貴賤貧富不等고, 願聞說之하여 欲知是矣로다
무왕문태공왈, 인거세상에 하득귀천빈부불등고, 원문설지하여 욕지시의로다.
 太公曰, 富貴如聖人之德하여 皆由天命이어니와

 태공왈, 부귀여성인지덕하여 개유천명이어니와
富者用之有節하고 不富者家有十盜니이다.
부자용지유절하고 불부자가유십도니이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어 말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부귀가 같을 수 없는가?
원컨대 그것에 대해 말씀을 듣고 그 까닭을 알고 싶소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 천명에 말미암거니와,
부유한 자는 씀씀이에 절제가 있으나

부유하지 못한 자는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있나이다."

 

13.
武王曰, 何爲十盜닛고. 太公曰, 時熟不收爲一盜요, 收積不了爲二盜요,
무왕왈, 하위십도닛고 태공왈, 시숙불수위일도요, 수적불료위이도요,
無事燃燈寢睡爲三盜요, 懶不耕爲四盜요, 不施工力爲五盜요,
무사연등침수위삼도요, 용불경위사도요, 불시공력위오도요,
專行巧害爲六盜요, 養女太多爲七盜요, 晝眠懶起爲八盜요,
전행교해위육도요, 양녀태다위칠도요, 주면나기위팔도요,
貪酒嗜慾爲九盜요, 强行嫉妬爲十盜이다.
탐주기욕위구도요, 강행질투위십도이다.

 

"무왕이 말했다. 무엇이 열가지 도둑이 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가 무르익었는데도 곡식을 거두어 들이지 않는 것이 첫번째 도둑이요,
곡식을 거두어 쌓아두기를 마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도둑이고,
아무일도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세번째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네번째 도둑이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 도둑이요,
꾀만 부려 남을 해치는 일만 오로지 행하는 것이 여섯째 도둑이요,
딸 기르기를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이 일곱째 도둑이요,
낮까지 잠자고 게을리 일어나는 것이 여덟째 도둑이요,
술 마시기를 탐하며 즐기는 것이 아홉째 도둑이요,
억지로 행하고 남을 질투하는 것이 열번째 도둑입니다."

 

14.
武王曰, 家無十盜不富者는 何如닛고. 太公曰, 人家必有三耗니이다.
무왕왈, 가무십도불부자는 하여닛고. 태공왈, 인가필유삼모니이다.
武王曰, 何名三耗닛고. 太公曰, 倉庫漏濫不蓋하여 鼠雀亂食爲一耗요,
무왕왈, 하명삼모닛고. 태공왈, 창고루람불개하여 서작난식위일모요.
收種失時爲二耗요, 抛撒米穀穢賤爲三耗니이다.
수종실시위이모요, 포살미곡예천위삼모니이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자는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세가지 소모함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세가지 소모라고 이름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세어 밖으로 넘쳐나 쥐와 참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번째 소모함이요,
거두고 씨뿌리는데 때를 놓치는 것이 두번째 소모함이요,
곡식을 버리고 흩뿌려 더럽고 천하게 하는 것이 세번째 소모함입니다."

 

15.
武王曰, 家無三耗而不富者는 何如닛고.
무왕왈, 가무삼모이불부자는 하여닛고.
太公曰, 人家에 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七奴八賤九愚十强하여
태공왈, 인가에 필유일착이오삼치사실오역륙불상칠노팔천구우십강하여
自招其禍요, 非天降殃이니이다.
자초기화요, 비천강앙이니이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세가지 소모함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않은 자는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일착, 이오, 삼치, 사실, 오역, 육불상, 칠노, 팔천, 구우, 십강이 있으니,
그 화를 스스로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16.
武王曰, 願悉聞之하나이다. 太公曰, 養男不敎訓爲一錯이요,
무왕왈, 현실문지하나이다. 태공왈, 양남불교훈위일착이요,
嬰孩勿訓爲二誤요, 初迎新婦不行嚴訓爲三痴요, 未語先笑爲四失이요,
영해물훈위이오요, 초영신부불행엄훈위삼치요, 미어선소위사실이요,
不養父母爲五逆이요, 夜起赤身爲六不祥이요, 好挽他弓爲七奴요,
불양부모위오역이요, 야기적신위륙불상이요, 호만타궁위칠노요,
愛騎他馬爲八賤이요, 喫他酒勸他人爲九愚요, 喫他飯命朋友爲十强이니이다.
애기타마위팔천이요, 끽타주권타인위구우요, 끽타반명붕우위십강이니이다.

武王曰, 甚美誠哉라, 是言也여.
무왕왈, 심미성재라, 시언야여.

 

"무왕이 말하였다. 원컨대 그것을 다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대답하였다. 사내아이를 기르는데 가르치지 아니함이 일착(첫째 착오)이요,
어린 아이를 훈계하지 않는 것이 이오(두번째 오류)이요,
신부를 처음 맞아들여서 엄한 훈계를 행하지 않는 것이 삼치(세번째 어리석은 짓)이요,
아직 말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웃어버리는 것이 사실(네번째 실수)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오역(다섯째 거스름)이요,
밤에 발가벗은 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육불상(여섯째 상서롭지 못한 일)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함이 칠노(일곱째 노비같은 짓)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함이 팔천(여덟째 천한 짓)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구우(아홉째 어리석은 짓)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친구에게 먹기를 명하는 것은 십강(열번째 강요)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그 말씀이여!"

 

 

韓 銀 燮(한은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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