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패풍 26-44

 
026.柏舟(백주)-잣나무배

 

汎彼柏舟(범피백주) : 두둥실 저 잣나무배
在彼中河(재피중하) : 저 황하 복판에 떠 있다
髧彼兩髦(담피양모) : 늘어진 저 두 다팔머리
實維我儀(실유아의) : 실제로 나의 남편입니다
之死矢靡他(지사시미타) : 죽어도 다른 마음 갖지 않겠다
母也天只(모야천지) : 어머님은 하늘이신데
不諒人只(불량인지) : 내 마음을 몰라주십니다

 

汎彼柏舟(범피백주) : 두둥실 저 잣나무배
在彼河側(재피하측) : 저 황하 부근에 떠 있다
髧彼兩髦(담피양모) : 늘어진 저 두 다팔머리
實維我特(실유아특) : 실제로 나의 남편입니다
之死矢靡慝(지사시미특) : 죽어도 다른 생각 갖지 않겠다
母也天只(모야천지) : 어머님은 하늘이신데
不諒人只(불량인지) : 내 마음을 몰라주십니다 

 

백주(栢舟) - 튼튼한 저 잣나무 배

​汎彼栢舟(범피백주) 튼튼하고 좋은 저 잣나무 배

亦汎其流(역범기류) 정처 없이 떠 다니네.

耿耿不寐(경경불매) 나는 잠을 못 이루니

如有隱憂(여유은우) 쓰라린 근심 있음이네

微我無酒(미아무주) 술이 없어서가 아니라네

以敖以遊(이오이유) 내가 즐겁지 못한 것이.​

 

<해>
부인인 그 남편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잣나무 배로써 자신을 비하여 말하기를

잣나무로 배를 만들면 견고하고 치밀한데 이것을 버려두고 타지 않아

정박한 곳이 없어 다만 수중에 둥둥 떠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 애통하고 근심함의 깊음이 이와 같으니,

술이 없어 즐기고 놀아서 근심을 풀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열녀전"에 이것을 부인의 시라 하였으니, 지금 그 말한 내용을 상고해보면

비순하고 유약하고 또한 변풀의 첫머리에 있어 下篇과 서로 유사하니, 아마도 또한 장강의 詩인 듯하다.

我心匪鑒(아심비감) 내 마음 거울이 아닌지라​​​

不可以茹(불가이여) 요량해 볼 수도 없는 거고.

亦有兄弟(역유형제) 또한 형제 있기는 하나

不可以據(불가이거) 가서 의지할 수 없는 것들.

薄言往愬(박언왕소) 잠깐 가서 하소연했다가

逢彼之怒(봉피지노) 도리어 꾸중만 들었다네.​


<해>
내 마음이 이미 거울이 아니어서 남을 헤아릴 수 없고,

비록 형제가 있으나 또한 의지하여 중함을 삼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서 하소연 하였​​다가 도리어 그 노여움을 만났다고 말한 것이다.

 

 

​​​​我​心匪石(아심비석) 내 마음은 돌이 아닌지라

不可轉也(불가전야) 구르게 할 수 없는 거고

我心匪席(아심비석) 내 마음은 자리 아닌지라

不可卷也(불가권야) 둘둘 말 수도 없는 거네.

威儀棣棣(위의체체) 나의 위의 넉넉하여

不可選也(불가선야) 어디 흠잡을 데 없는 것을. ​ ​


<해>
돌은 굴릴 수 있으나 내 마음을 굴릴 수 없으며,

자리는 말아둘 수 있으나 내 마음은 말아둘 수가 없으며

威儀가 하나도 나쁜 것이 없어서 또 선택하고 取捨할 것이 없다고 말하였으니

이는 모두 스스로 돌이켜 봄에 잘못이 없다는 뜻이다.

 


憂心悄悄(우심초초) 마음에 근심 가득해라

​慍于群小(온우군소) 어린 첩들이 나를 미워하니.​

​覯閔旣多(구민기다) 마음이 이미 아픈데다

受悔不少(수모불소) 모욕 당한 것도 적지 않네.

靜言思之(정언사지) 곰곰히 생각하니

寤辟有摽(오벽유표) 탕탕 가슴을 칠 수 밖에.

 

日居月諸(일거월저) 해야 달아

胡迭而微(호질이미) 어찌 뒤바뀌어 이지러졌나?

心之憂矣(심지우의) 내 마음의 근심이여

如匪澣衣(여비한의) 더러운 옷을 입은 거 같네.

靜言思之(정언사지) 곰곰히 생각하니

不能奮飛​(불능분비) 날아갈 수 없음이 한스럽네.​ ​​

 
 <해>
해는 마땅히 항상 밝고, 달은 때로 어지럼이 있으니,

正嫡은 마땅히 높아야 하고 衆妾은 마땅히 낮아야 함과 같거늘,

이제 중첩이 도리어 정적을 이기니 이는 해와 달이 뒤바뀌어 이지러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심하여 번민하고 원통해 하며 심란함에 이르러

빨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한데도 능히 떨치고 일어나 날아가지 못함을 恨한다고 말한것이다

 


<해>
汎彼柏舟  亦汎其流  耿耿不寐  如有隱憂  微我無酒  以敖以遊

比이다. 汎은 흐르는 모양이다. 栢은 나무이름이다. 耿耿은 조금 밝음이니, 근심하는 모양이다.

隱은 가엾어함이다. 微는 非와 같다.

 

○ 婦人이 그 지아비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으므로 栢舟로써 스스로를 比한 것이다.

말하자면, “잣나무로 배를 만들면 堅緻하고 牢實할 것인데 乘載하지 않고서 依薄할 곳이 없어서

다만 汎然히 水中에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 隱憂하기를 깊이함이 이와 같으니 술이 없어 가히 敖遊하면서 풀지를 못하는 것이다.”라 한 것이다.

 烈女傳에 이것으로써 婦人의 詩를 삼았다.“라 하였으니,

지금 그 辭氣를 상고해 보건대 卑順하고 柔弱하고 또한 變風의 처음에 있어서 下篇과 함께 同類가 되니,

아마도 莊姜의 詩인성 싶다.    

 


我心匪鑒  不可以茹  亦有兄弟  不可以據  薄言往愬  逢彼之怒

賦이다. 鑒은 거울이요, 茹는 헤아림이요, 據는 의지함이요, 遡는 告함이다.

 

○ 말하자면, “나의 마음이 이미 거울이 아니니 능히 물건을 헤아릴 수 없고,

비록 형제가 있으나 또한 의지하여 重함을 삼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서 告했다가 도리어 그 노여움을 만난 것이다.”라 한 것이다.

 


我心匪石  不可轉也  我心匪席 不可卷也  威儀棣棣  不可選也

賦이다. 棣棣는 풍부하고 閑習한 모양이다. 選은 簡擇함이다.

 

○ 말하자면, “돌은 가히 굴릴 수 있으나 나의 마음은 가히 돌릴 수가 없고

자리는 말아둘 수 있으나 나의 마음은 가히 말아둘 수가 없고

威儀를 하나라도 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또한 簡擇取舍할 수 없다.”라  한 것이니

모두 스스로에게 돌이켜 봄에 闕함이 없다는 뜻이다.


憂心悄悄  慍于群小  覯閔旣多  受侮不少  靜言思之  寤辟有摽

賦이다. 悄悄는 근심하는 모양이다. 慍은 怒한 모양이요,

群小는 여러 妾들이니, 여러 첩들에게 노여움을 받음을 말한 것이다.

覯는 봄이요, 閔은 병듦이요, 辟은 가슴을 두드림이요, 摽는 가슴을 치는 모양이다. 

 


日居月諸  胡迭而微  心之憂矣  如匪澣矣  靜言思之  不能奮飛  

比이다. 居·諸는 語辭이다. 迭은 바뀜이요, 微는 어그러짐이다.

匪澣衣는 때를 빨지 않은 옷이다. 奮飛는 새가 날개를 떨치며 날아감과 같음이다.

 

○ 말하자면, “해는 마땅히 항시 밝고 달은 때로 기우니,

마치 正嫡은 마땅히 높고 衆妾은 衆妾은 마땅히 낮추어야 하거늘,

지금 衆妾들이 도리어 正嫡을 이기니 이는 日月이 更迭하여 어그러진 것이다.

이 때문에 근심하여 煩寃하고 憒眊함에 이르러 빨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한데도

능히 奮起하여 날아갈 수 없음을 恨한 것이다.

 

栢舟 五章이니, 章 六句이다.

 

 


 
027.綠衣(녹의)-
녹색 저고리

 

綠兮衣兮(록혜의혜) : 녹색 저고리
綠衣黃裏(록의황리) : 녹색 저고리에 노란색 안감
心之憂矣(심지우의) : 마음에 이는 시름
曷維其已(갈유기이) : 언제나 사라지나

 

綠兮衣兮(록혜의혜) : 녹색 저고리
綠衣黃裳(록의황상) : 녹색 저고리에 노란색 치마
心之憂矣(심지우의) : 마음에 이는 시름
曷維其亡(갈유기망) : 언제나 없어지나

 

綠兮絲兮(록혜사혜) : 녹색 실
女所治兮(여소치혜) : 그대가 물들인 것
我思古人(아사고인) : 나는 옛사람을 생각하여
俾無訧兮(비무우혜) : 내 허물을 없애련다

 

絺兮綌兮(치혜격혜) : 고운 갈포, 거친 갈포
凄其以風(처기이풍) : 바람이 차구나
我思古人(아사고인) : 나는 옛사람을 생각하여
實獲我心(실획아심) : 내 마음 잡으련다

 
<해>
綠兮衣兮  綠衣黃裏  心之憂矣  曷維其已

比이다. 綠은 푸른색이 노란색을 이긴 間色이요, 黃은 中央土의 正色이다.

間色은 賤한데 웃옷을 만들고 正色은 귀한데 속옷을 만드니 모두 그 제자리를 잃은 것이다. 已는 그침이다.

 

○ 莊公이 嬖妾에게 惑하여 夫人 莊姜이 어진데도 직위를 잃었다.

그러므로, 이 詩를 지은 것이다.

말하자면, 綠衣와 노란 속옷으로 賤妾이 尊顯하고 正嫡이 幽微하여

나로 하여금 근심하게하여 능히 스스로 그치지 못하는 것이다.

 


綠兮衣兮  綠衣黃裳  心之憂矣  曷維其亡

比이다. 上衣를 衣라 하고 下衣를 裳이라 한다.

禮記에 “衣는 正色으로 하고 裳은 간색으로 하낟.”라 하였으니

지금 녹색으로 衣를 만들고 노란 것을 안으로 부터 전락하여 裳을 만들었으니 제자리를 잃음이 더욱 심한 것이다.

亡이란 말은 잊음이다.

 


綠兮絲兮  女所治兮  我思古人  俾無訧兮

比이다. 女는 그 君子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治는 다스려서 짬을 이른 것이다. 俾는 하여금이요, 訧는 허물이다.

 

○ 녹색으로 막 실을 물들였는데 네가 또한 다스린다고 말하여,

妾은 이제 어리거늘 네가 또한 사랑함을비유한 것이다.

그렇다면 내 장차 어떻게 하겠는가.

또한 옛사람 중에 일찍이 이 경우를 당하고도 잘 대처한 자를 생각하여

스스로 힘써서 잘못이 없음에 이르게 할 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絺兮綌兮  淒其以風  我思古人  實獲我心

比이다. 淒는 寒風이다.

○ 絺綌이 寒風을 만남은 자기가 시기가 지나서 버림받음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故人 중에 이에 善處한 자를 생각하니 진실로 능히 나의 마음이 구하는 바를 먼저 안 것이다.

 


綠衣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莊姜의 일은 春秋傳에 보이지만 이 詩는 상고할 수가 없으니 우선 序說을 좇았다. 아래의 三篇도 같다.

 

 


 
028.燕燕(․연연)-
제비야 제비야

 

燕燕于飛(연연우비) : 제비들 날아
差池其羽(차지기우) : 앞서거니 뒤서거니
之子于歸(지자우귀) : 그녀 시집가는 날
遠送于野(원송우야) : 멀리 들 밖으로 전송하고
瞻望弗及(첨망불급) : 멀리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아
泣涕如雨(읍체여우) : 눈물이 비오듯 쏟아진다

 

燕燕于飛(연연우비) : 제비들 날아
頡之頏之(힐지항지) : 오르락 내리락
之子于歸(지자우귀) : 그녀 시집가는 날
遠于將之(원우장지) : 멀리 나가 그녀를 보내고
瞻望弗及(첨망불급) : 아득히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아
佇立以泣(저입이읍) : 우두커니 서서 눈물 흘린다

 

燕燕于飛(연연우비) : 제비들 날아
下上其音(하상기음) : 울음소리도 오르락 내리락
之子于歸(지자우귀) : 그녀 시집가는 날
遠送于南(원송우남) : 성 남쪽으로 멀리 보내고
瞻望弗及(첨망불급) : 아득히 바라봐도 보이지 않아
實勞我心(실로아심) : 정말로 내 마음 괴로워라

 

仲氏任只(중씨임지) : 둘째는 성실하여
其心塞淵(기심새연) : 그 마음씨 참으로 깊고

終溫且惠(종온차혜) : 끝까지 온화하고 은혜로워 

淑愼其身(숙신기신) : 착하게 그 몸 삼갔다네 

先君之思(선군지사) : 선군을 생각하라며 

以勗寡人(이욱과인) : 도리어 과인을 권면했네 

 


<해>
燕燕于飛  差池其羽  之子于歸  遠送于野  瞻望弗及  泣涕如雨

興이다. 燕은 제비이니 燕燕이라 이른 것은 거듭 말한 것이다.

差池는 가지런하지 않은 모양이다. 之子는 戴嬀를 가리킨 것이다. 歸는 크게 돌아감이다.

 

○ 莊姜이 자식이 없어서 陳나라 여자인 戴嬀의 아들 完으로 자기의 자식을 삼았는데,

莊公이 卒하고 完이 즉위하였는데 嬖人의 아들 州吁가 시해하였다.

그러므로, 戴嬀가 陳나라에 大歸하거늘 莊姜이 보낼 때에 이 詩를 지은 것이다. 

 


燕燕于飛  頡之頏之  之子于歸  遠于將之  瞻望弗及  佇立以泣

興이다. 날아 올라가는 것을 頡이라 한다.

날아 내려가는 것을 頏이라 한다. 將은 보냄이다. 佇立은 오래 서있음이다.

 


燕燕于飛  下上其音  之子于歸  遠送于南  瞻望弗及  實勞我心

興이다. 울면서 올라가는 것을 上音이라 하고 울면서 내려가는 것을 下音이라 한다.

남쪽에서 전송한다는 것은 陳나라가 衛나라 남쪽에 있기 때문이다.

 


仲氏任只  其心塞淵  終溫且惠  淑愼其身  先君之思  以勗寡人

賦이다. 仲氏는 戴嬀의 字이다. 은혜로써 서로 미덥게 함을 任이라 한다.

只는 語辭이다. 塞은 진실함이요, 淵은 깊음이다. 終은 마침이요, 溫은 和함이요,

惠는 順함이요, 淑은 善함이다. 先君은 莊公을 이름이다. 勗은 힘씀이다.

寡人은 寡德한 사람이니 莊姜의 自稱이다.

 

○ 말하자면, “戴嬀의 賢哲함이 이와 같고, 또한 先君을 생각하라는 말로 나를 권면하여

나로 하여금 항시 생각하게하여 그 지킨 것을 잃지 않게 한 것이다.”라 한 것이다.

楊氏가 말하였다. “州吁의 포악함과 桓公의 죽음과 戴嬀의 떠남은

모두가 夫人이 지위를 잃어서 先君이 이룬 것에 답하지 못하거늘

戴嬀가 오히려 先君의 생각으로 그 夫人을 권면하니 진실로 가히 溫惠하다 이를 수 있겠다.

 


燕燕 四章이니, 章六句이다.   

 

 


 
029.日月(일월)-
일월

 

日居月諸(일거월제) : 해와 달은
照臨下土(조임하토) : 세상 비춰준다
乃如之人兮(내여지인혜) : 그러나 그 사람은
逝不古處(서불고처) : 전처럼 대해 주지 않는다
胡能有定(호능유정) : 그 마음을 어쩌면 잡을 수 있을까
寧不我顧(녕불아고) : 어찌 나를 봐주지 않는가

 

日居月諸(일거월제) : 해와 달은
下土是冒(하토시모) : 세상을 덮어준다
乃如之人兮(내여지인혜) : 그러나 그 사람은
逝不相好(서불상호) : 전처럼 사랑해 주지 않는다
胡能有定(호능유정) : 그 마음을 어쩌면 잡을 수 있을까
寧不我報(녕불아보) : 어찌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가

 

日居月諸(일거월제) : 해와 달은
出自東方(출자동방) : 동녘에서 떠오른다
乃如之人兮(내여지인혜) : 그러나 그 사람은
德音無良(덕음무량) : 말씀마저 따뜻하지 않다
胡能有定(호능유정) : 그 마음을 어쩌면 잡을 수 있을까
俾也可忘(비야가망) : 나를 아예 잊어버리셨구나

 

日居月諸(일거월제) : 해와 달은
東方自出(동방자출) : 동녘에서 절로 떠오른다
父兮母兮(부혜모혜) : 아버님, 어머님이시여
畜我不卒(축아불졸) : 그이는 나를 끝내 버렸어요
胡能有定(호능유정) : 그 마음을 어쩌면 잡을 수 있을까
報我不述(보아불술) : 내게 너무 무리하게 하는구려

 
<해>
日居月諸  照臨下土  乃如之人兮  逝不古處  胡能有定  寧不我顧

賦이다. 日居月諸는 불러서 호소함이다. 之人은 莊公을 가리킨 것이다. 逝는 發語辭이다.

古處는 未詳이니, 혹자는 옛날의 道로써 서로 처함을 이른 것이라고 하였다. 胡·寧은 모두 어찌이다.

 

○ 莊姜이 莊公에게서 보답을 받지 못했으므로 日月을 불러서 호소하면서 말하기를,

“日月이 下土를 照臨한 것이 오래인데, 지금 바로 이와 같은 사람을 두어서 古道로써 서로 처하지 못하였다.

이는 그 마음과 뜻이 回惑되어서인 것이니 또한 어찌 능히 안정됨이 있으리오마는

어찌 그 홀로 나를 돌아보지 않는가.”라 한 것이다.

버림받은 것이 이와 같은데도 그를 그리는 뜻이 있으니, 이 詩의 仁厚함이 되는 이유이다.     

 


日居月諸  下土是冒  乃如之人兮  逝不相好  胡能有定  寧不我報

賦이다. 冒는 덮음이요, 報는 답함이다.

 


日居月諸  出自東方  乃如之人兮  德音無良  胡能有定  俾也可忘

賦이다. 해는 아침이면 반드시 東方에서 뜨고 달은 보름이면 또한 東方에서 뜬다.

德音은 그 마을 곱게 함이요, 無良은 그 실제를 추하게 여김이다.

‘俾也可忘’은 “어찌 유독 나만이 가히 잊혀지랴.”라 말한 것이다.  

 


日居月諸  東方自出  父兮母兮  畜我不卒  胡能有定  報我不述

賦이다. 畜은 기름이요, 卒은 마침이니 그 지아비를 얻지 못하여

父母님의 나를 기르심이 끝나지 못할가 탄식한 것이다.

아마도 憂患과 疾痛이 極해지면 반드시 부모를 부르는 것은 사람의 지극한 情인 것이다.

述은 따름인데, 그 義理를 따르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日月 四章이니, 章 六逑이다.

 


이 詩는 마땅히 ‘燕燕’의 앞에 있어야 하는데, 下篇은 이를 따른 것이다.

 

 


 
030.終風(종풍)-
바람

 

終風且暴(종풍차폭) : 바람 불고 소나기 퍼붓듯
顧我則笑(고아칙소) : 나를 돌아보고 비웃는다
謔浪笑敖(학랑소오) : 희롱하고 방종하니
中心是悼(중심시도) : 속마음이 쓰리다

 

終風且霾(종풍차매) : 바람 불고 흙비 날리듯
惠然肯來(혜연긍래) : 고분고분 찾아오려나
莫往莫來(막왕막래) : 오지도 가지도 않으니
悠悠我思(유유아사) : 내 시름만 그지없다

 

終風且曀(종풍차에) : 바람 불고 흐린 날씨
不日有曀(불일유에) : 햇볕 없어 음산하기만
寤言不寐(오언불매) : 잠들려 해도 잠 못 이루고
願言則嚔(원언칙체) : 생각하면 가슴만 메인다

 

曀曀其陰(에에기음) : 음산하게 흐리고
虺虺其雷(훼훼기뢰) : 우르르 천둥 울린다
寤言不寐(오언불매) : 잠들려 해도 잠 못 이루고
願言則懷(원언칙회) :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해>
終風且暴  顧我則笑  謔浪笑敖  中心是悼

比이다. 終風은 終日 바람이 부는 것이다. 暴는 빠름이다.

謔은 戱言이요, 浪은 放蕩함이다. 悼는 傷함이다.

 

○ 莊公의 사람됨됨이가 狂蕩하고 暴疾하니, 莊姜이 아마도 차마 指斥하여 말할 수 없으므로

다만 종일동안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으로써 比喩하여 말하기를,

“비록 狂暴함이 이와 같으나 또한 나를 돌아보고는 웃는 때도 있으나 모두가 단지 戱慢하는 뜻에서 나온 것이요

愛敬하는 誠意가 없으니, 또 나로 하여금 감히 말하지 못하고 마음만을 홀로 상하게 한다.”라 한 것이다.

아마도 莊公이 暴慢하며 항상됨이 없거늘 莊姜은 正靜하여 스스로를 지키니,

이 때문에 그 뜻에 거슬려서 보답을 받지 못한 것이다.  

 


終風且霾  惠然肯來  莫往莫來  悠悠我思

比이다. 霾는 흙비가 내려 캄캄한 것이다. 惠는 順함이다. 悠悠는 생각이 장대한 것이다.

 

○ 終風且霾로 莊公의 狂惑함을 比한 것이다.

비록 狂惑하다 하엿으나 또한 혹간 惠然히 즐겨 오기도 하지만, 다만 또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때가 있으니

나로 하여금 悠悠히 생각하게 한다. 그 君子 그리기를 깊이 하니 두터움의 지극함이다.

 


終風且噎  不日有噎  寤言不寐  願言則嚔

比이다. 음산하게 바람이 부는 것을 曀라 한다. 有는 또이다.

不日有曀는 이미 음산하거늘 하루가 못되어 또 음산함을 말한 것이니,

또한 사람의 狂惑함이 잠시 개었다가 다시 가리워짐을 比한 것이다.

願은 생각함이다. 嚔는 코가 막혀서 재채기함이니 사람의 기운이 感傷하고 閉鬱하고,

또한 바람과 안개의 엄습한 바 되면 이 병이 있는 것이다.

 


噎噎其陰  虺虺其뢰  寤言不寐  願言則懷

比이다. 曀曀는 음산한 모양이요, 虺虺는 우뢰가 장차 發할 적에 진동하지 않은 소리이니

사람의 狂惑함이 더욱 심하여 그치지 않음이다. 懷는 그리워함이다.

 


終風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031.擊鼓(격고)-북을 울리며

 

擊鼓其鏜(격고기당) : 북소리 둥둥 울리면
踊躍用兵(용약용병) : 무기 들고 뛰어 일어난다
土國城漕(토국성조) : 서울엔 흙일과 성 쌓는 일인데
我獨南行(아독남행) : 나 혼자 싸우러 남으로 간다

 

從孫子仲(종손자중) : 손자중 장군을 따라
平陳與宋(평진여송) : 진나라와 송나라를 강화시켰다
不我以歸(불아이귀) : 나를 돌려보내지 않아
憂心有忡(우심유충) : 근심스런 마음 그지없다

 

爰居爰處(원거원처) : 앉았다 누웠다 하며
爰喪其馬(원상기마) : 말조차 어디 갔는지 모른다
于以求之(우이구지) : 그 말을 찾아서
于林之下(우임지하) : 숲 아래를 헤맨다

 

死生契闊(사생계활) : 죽거나 살거나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與子成說(여자성설) : 그대와 함께 하자고 약속했네
執子之手(집자지수) : 그대의 손을 잡고서
與子偕老(여자해노) : 그대와 함께 늙자고 말일세

 

于嗟闊兮(우차활혜) : 아아, 헤어져 있어
不我活兮(불아활혜) : 우리 함께 살지 못하네
于嗟洵兮(우차순혜) : 아아, 멀리 떨어져 있어
不我信兮(불아신혜) : 우리 약속을 이룰 수 없구나

 

擊鼓其鏜이어늘  踊躍用兵호라 土國城漕ㅣ어늘  我獨南行호라
(격고기당이어늘 용약용병호라 토국성조ㅣ어늘  아독남행호라 賦也ㅣ라)
북을 침에 그 소리가 당당하거늘 뛰고 뛰며 병기를 쓰노라.

(어떤 사람은) 서울에서 흙일을 하고, (어떤 사람은) 조읍에서 성을 쌓거늘 나는 홀로 남쪽으로 가노라.

鏜 : 북소리 당.    踊:뛸 용.      躍:뛸 약.     漕:배로 실어나를 조.  

 

○賦也ㅣ라 鏜은 擊鼓聲也ㅣ라 踊躍은 坐作擊刺之狀也ㅣ라

兵은 謂戈戟之屬이라 土는 土功也ㅣ라 國은 國中也ㅣ라 漕는 衛邑名이라

○衛人從軍者ㅣ 自言其所爲하고 因言衛國之民이 或役土功於國하며

或築城於漕어늘 而我獨南行하야 有鋒鏑死亡之憂하니 危苦尤甚也ㅣ라


○부라. 당은 북치는 소리라. 용약은 앉았다 일어났다하며 치고 찌르는 형상이라(군사훈련하는 모습이라).

병은 창의 등속을 이름이라. 토는 흙손일이라. 국은 나라 가운데라. 조는 위나라 읍명이라.

○위나라 사람인 종군하는 자가 스스로 그 하는 바를 말하고,

인하여 위나라의 백성은 혹 서울에서 토공일을 하기도 하며 혹은 조읍에서 성을 쌓기도 하는데,

나는 홀로 남쪽으로(남쪽 전쟁터로) 가서 칼날에 화살촉에 죽을 걱정을 하니 위태롭고 괴로움이 더욱 심함이라.

鏑 : 화살촉 적

 

從孫子仲하야  平陳與宋하소라 不我以歸라  憂心有忡호라
(종손자중하야 평진여송하소라 불아이귀라 우심유충호라 賦也ㅣ라)
손자중을 따라가서 진나라와 송나라를 평정하노라. 나와 더불어 돌아가지 않느니라. 근심하는 마음이 서글프노라.

충(心+中): 근심할 충.

 

○賦也ㅣ라 孫은 氏요 子仲은 字니 時軍師也ㅣ라

平은 和也ㅣ니 合二國之好也ㅣ라

舊說에 以此로 爲春秋隱公四年에 州吁ㅣ 自立之時에 宋衛陳蔡伐鄭之事라 하니 恐或然也ㅣ라

以는 猶與也ㅣ니 言不與我而歸也ㅣ라


○부라. 손은 성이오, 자중은 자니, 당시 장수였느니라.

평은 화함이니 두 나라(진나라와 송나라)가 우호를 맺음이라.

옛 말에 이로써 춘추시대 은공 4년에 주우가 (완을 죽이고) 스스로 설 때에

송 ․ 위 ․ 진 ․ 채가 정나라를 쳤던 일이라고 했으니 아마도 혹 그러하니라.

이는 더불음과 같으니 나와 더불어 돌아가지 않음을 말함이라

(평화조약을 맺었는데 왜 나를 데리고 돌아가지 않는가 하고 서글퍼서 하는 말이라).

爰居爰處하야  爰喪其馬하고 于以求之ㅣ 于林之下호라
(원거원처하야 원상기마하고 우이구지ㅣ 우림지하호라 賦也ㅣ라)
이에 거하고 이에 처하여 이에 그 말을 잃고 이에 써 구함을 숲 아래에서 하노라.

 

○賦也ㅣ라 爰은 於也ㅣ니 於是居하고 於是處하며 於是喪其馬하고 而求之於林下하니 見其失伍離次하야 無鬪志也ㅣ라
○부라. 원은 ‘늘 어’와 같으니, 이에 거하고 이에 처하며 이에 그 말을 잃고 숲 아래에서 찾으니

그 오(行伍/항오 : 삼삼오오 짝을 지은 대열)를 잃고 차(次序 : 앞뒤의 대열)를 떠나서 싸울 뜻이 없음을 나타냄이라

 

死生契闊에  與子成說호라 執子之手하야 與子偕老ㅣ라 호라
(사생결활에 여자성설호라 집자지수하야 여자해로ㅣ라 호라 賦也ㅣ라)
죽든 살든 멀리 떨어지든 간에 그대와 더불어 약속을 이루었노라.

그대의 손을 잡고서 그대와 더불어 해로한다고 하였노라.

契: 맺을 계.근고할 결.    闊:트일 활.     偕: 함께 해. 

 

○賦也ㅣ라 契闊은 隔違之意라 成說은 謂成其約誓之言이라

○從役者ㅣ 念其室家하고 因言始爲室家之時에 期以死生契濶하야 不相忘棄하고 又相與執手而期以偕老也ㅣ라

○부라. 결활은 막혀서 멀다는 뜻이라. 성설은 그 서약하는 말을 이룸이라(혼인서약을 했음이라).

○부역을 따르는 자가 그 집안을 생각하고, 인하여 비로소 가정을 이룰 때(혼인할 때)에

죽든 살든 멀리 떨어지든 간에 잃어버리거나 버리지 않기로 기약하고

또 서로 더불어 손을 잡고 해로하기로써 기약했다고 말함이라.

 

于嗟闊兮여  不我活兮로다 于嗟洵兮여  不我信兮로다
(우차활혜여 불아활혜로다 우차순혜여  불아신혜로다 賦也ㅣ라)

嗟:탄식할 차.      洵:참으로 순. 

   
아아, 멀리 떨어짐이여, 우리 서로가 살지 못하리로다. 아아 약속함이여, 우리가 지키지 못하리로다.

 

○賦也ㅣ라 于嗟는 歎辭也ㅣ라 闊은 契闊也ㅣ라 活은 生이라 洵은 信也ㅣ라 信은 與申으로 同이라

○言昔者에 契闊之約이 如此어늘 而今不得活하고 偕老之信이 如此어늘 而今不得伸하니

意必死亡하야 不復得與其室家하야 遂前約之信也ㅣ라 (擊鼓五章이라)


○부라. 우차는 탄식하는 말이라. 활은 결활(멀리 떨어짐)이라.

활은 (같이) 삶이라. 순은 믿음(약속함)이라. 신은 ‘펼 신’과 더불어 같음이라.

○옛적에 결활한 약속이 이와 같거늘 지금 같이 살지 못하고,

해로의 약속이 이와 같거늘 지금 얻어 펴지 못하니,

생각하건대(뜻하건대) 반드시 죽어서 다시는 얻어 그 실가(아내)와 더불어 전의 약속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라.

 

擊鼓五章章四句

 

[패풍 제6편 격고5장(擊鼓五章) 본문 다시 읽기]

擊鼓其鏜이어늘 踊躍用兵호라 土國城漕ㅣ어늘 我獨南行호라 賦也ㅣ라
從孫子仲하야 平陳與宋하소라 不我以歸라 憂心有忡호라 賦也ㅣ라
爰居爰處하야 爰喪其馬하고 于以求之ㅣ 于林之下호라 賦也ㅣ라
死生契闊에 與子成說호라 執子之手하야 與子偕老ㅣ라 호라 賦也ㅣ라
于嗟闊兮여 不我活兮로다 于嗟洵兮여 不我信兮로다 賦也ㅣ라
擊鼓五章이라

 

 

 

032.凱風(개풍)-산들바람

 

凱風自南(개풍자남) : 따스한 바람 남쪽에서 불어와
吹彼棘心(취피극심) : 저 대추나무 새싹에 분다
棘心夭夭(극심요요) : 대추나무 어린 싹 무럭무럭 자라니
母氏劬勞(모씨구로) : 어머님 노고가 생각난다

 

凱風自南(개풍자남) : 따스한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와
吹彼棘薪(취피극신) : 저 대추나무 줄기에 분다
母氏聖善(모씨성선) : 어머님은 정말 훌륭하신데
我無令人(아무령인) : 우리는 모두 불초자식들

 

爰有寒泉(원유한천) : 차가운 샘물이 있어
在浚之下(재준지하) : 준마을 아래쪽으로 흐른다
有子七人(유자칠인) : 아들 일곱을 두시어
母氏勞苦(모씨로고) : 어머님은 고생하셨다

 

晛睆黃鳥(현환황조) : 곱고 귀여운 꾀꼬리
載好其音(재호기음) : 지저기는 소리 듣기도 좋다
有子七人(유자칠인) : 아들이 얼곱이나 있어도
莫慰母心(막위모심) : 어머님 바음을 위로하지 못 하네

 

 

<해>

凱風自南  吹彼棘心  棘心夭夭  母氏劬勞

比이다. 南風을 凱風이라 하는데 萬物을 자라게 하고 기르는 것이다.

棘은 작은 나무이니 叢生하며 가시가 많고 자라기가 어렵고 心은 또한 어리고 약하여 아직 성장하지 않은 것이다. 

夭夭는 작고 좋은 모양이다. 劬勞는 병들고 괴로움이다.

 

○ 衛나라의 淫風이 유행하여 비록 일곱 자식을 둔 어머니조차도 오히려 능히 그 집안을 편안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그 자식이 이 詩를 지어서 凱風으로 어머니를 比하고 가시나무의 心으로 자식의 幼年을 比하였다.

아마도 “어미가 여러 자식을 낳아서 어려서부터 길러서 그 劬勞함이 심히였다.”라 하였으니,

그 처음에 근본하여 말하여 자책의 一端을 일으킨 것이다. 

 


凱風自南  吹彼棘薪  母氏聖善  我無令人

興이다. 聖은 밝음이요, 令은 善함이다.

○ 가시나무를 가히 섶나무로 삼을만 하다면 다 자란 것이지만 좋은 木材는 아니다.

그러므로, 자식이 壯大하지만 善하 ㄴ것이 없다고 興한 것이다.

다시 聖善함으로써 그 어머니를 일컫고 스스로를 無令人이라 이르니 그 자책함이 심한 것이다.

 


爰有寒泉  在浚之下  有子七人  母氏勞苦

興이다. 浚의 衛의 邑이다.

“여러 자식이 寒泉이 浚邑 아래에 있다 해도 오히려 능히 浚邑 滋益할 바 없는 것과 같거늘

자식 일곱이 있어도 도리어 능히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여 어머니를 勞苦에 이르도록 한 것인가.”라 하니,

이에 미미하게 그 일을 가리키고 痛烈히 자신을 刻責하여 그 어머니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이다.

어머니가 음란한 풍속 때문에 능히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거늘 여러 자식들이 자책함에,

다만 능히 어머니를 섬기지 못하여 어머니로 하여금 勞苦롭게 했다고 말을 하니

말을 완곡하게 하고 諫하기를 은근히하여 그 어버이의 악을 드러내지 않으니 가히 孝라 이를 수 있겠다.

下章은 이것을 본딴 것이다. 

 


晛見完黃鳥  載好其音  有子七人  莫慰母心

興이다. 睍睆은 淸和하고 圓轉하다는 뜻이다.

 

 

○ 말하자면, “꾀꼬리도 오히려 능히 그 音을 좋게하여 사람들을 기쁘게 하거늘,

우리 일곱명의 자식은 능히 우리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지 못하는가.”라 한 것이다.

 


凱風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033.雄雉(웅치)-장끼

 

雄雉于飛(웅치우비) : 장기가 날아
泄泄其羽(설설기우) : 푸득푸득 날개를 친다
我之懷矣(아지회의) : 나의 그리움은
自詒伊阻(자이이조) : 스스로 불러온 걱정거리

 

雄雉于飛(웅치우비) : 장기가 날아
下上其音(하상기음) : 그 소리 오르락내리락
展矣君子(전의군자) : 임이여, 진정 당신은
實勞我心(실로아심) : 내 마음을 정말 안타깝게 하시네

 

瞻彼日月(첨피일월) : 저 해와 달을 보면
悠悠我思(유유아사) : 아득해지는 내 생각
道之云遠(도지운원) : 길이 멀어
曷云能來(갈운능래) : 어찌 오실 수 있을까요

 

百爾君子(백이군자) : 여러 군자님들
不知德行(불지덕행) : 덕행을 알지 못 하시네
不忮不求(불기불구) : 해치지 않고 탐하지 않으면
何用不臧(하용불장) : 어찌 착하지 않다 할까

 

<해>

雄雉于飛  泄泄其羽  我之懷矣  自詒伊阻

興이다. 雉는 野鷄인데, 숫컷은 벼슬이 있으며 꼬리가 길고 몸에 문채가 있으며 잘 싸운다.

泄泄는 천천히 나는 것이다. 懷는 그리워함이요, 詒는 남김이요, 阻는 막음이다.

 

○ 婦人이 그 君子가밖에 行役을 나갔으므로 수꿩이 나는 것이 느릿하면서 自得함이 이와 같거늘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바로밖에 行役을 나가서 스스로 隔阻함을 끼친 것이다.   

 


雄雉于飛  下上其音  展矣君子  實勞我心 

興이다. 下上其音은 그 날아가면서 울고 自得함을 말한 것이다. 展은 진실로이다.

誠을 말하고 또 實을 말한 것은 君子의 내 마음을 수고롭게 함을 심하게 한 것이다.

 


瞻彼日月  悠悠我思  道之云遠  曷云能來

賦이다. 悠悠는 생각을 길게 하는 것이다.

日月의 往來를 보고 그 군자의 行役나간 것이 오래되었음을 생각한 것이다.

 


百爾君子  不知德行  不忮不求  何用不臧

賦이다. 百은 凡과 같다. 忮는 害함이요, 求는 탐함이요, 臧은 善함이다.

 

○ 말하자면, “모든 君子들이 어찌 德行을 알지 못하랴.

만약 능히 忮害하지 않고 또 탐욕스럽게 구하지 않는다면어지 하는 일들이 善하지 않으랴.”라 한 것이니,

遠行함에 患을 범할까 걱정하여 그 善處하고서 온전함을 얻기를 바란 것이다.

 


雄雉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034.匏有苦葉(포유고엽)-박의 마른 잎

 

匏有苦葉(포유고엽) : 박에는 마른 잎이 생기고
濟有深涉(제유심섭) : 나루터에는 깊은 건널목이 있다
深則厲(심칙려) : 깊으면 그냥 건너고
淺則揭(천칙게) : 앝으면 옷을 걷고 건넌다

 

有瀰濟盈(유미제영) : 나루엔 물결이 차고
有鷕雉鳴(유요치명) : 까투리 울음소리 들려온다
濟盈不濡軌(제영불유궤) : 물이 넘쳐도 수레의 축은 젖지 않고
雉鳴求其牡(치명구기모) : 까투리는 장끼를 찾는다

 

雝雝鳴鴈(옹옹명안) : 끼룩끼룩 우는 기러기
旭日始旦(욱일시단) : 해 솟는 아침
士如歸妻(사여귀처) : 총각님 장가들려면
迨冰未泮(태빙미반) : 이 얼음 풀리기 전에 오셔요

 

招招舟子(초초주자) : 오라고 손짓하는 사공
人涉卬否(인섭앙부) : 사람들은 건너가도 나는 안가네
人涉卬否(인섭앙부) : 사람들이 건너가도 내가 안 가는 것은
卬須我友(앙수아우) : 나는 모름지기 임을 기다려서 라네

 

<해>

匏有苦葉  濟有深涉  深則厲  淺則偈

比이다. 匏는 박이니, 박 중에 쓴 것은 먹을 수 없고 다만 옆에 차고서 물을 건널 뿐이다.

그러나, 지금 아직 잎이 있다면 또한 아직 쓰지 못할 때이다. 濟는 건너는 곳이다.

걸어서 물을 건너는 것을 涉이라 한다.

옷입은 채로 건너는 것을 厲라 하고 옷을 것고 건너는 것을 揭라 한다.

 

○ 이는 淫亂함을 풍자한 詩이다.

말하자면, “박을 쓸 수 없거늘 건널 곳이 바야흐로 깊으니,

나그네는 마땅히 그 淺深을 商量한 후에 건널 수 있어서

男女가 사귈 때에도 마땅히 禮義를 量度한 후에 行해야 함을 比한 것이다. 

 


有瀰濟盈  有鷕雉鳴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比이다. 瀰는 물이 가득한 모양이다. 鷕는 雌雄이 내는 소리이다.

軌는 수레바퀴 자국이다. 날짐승을 雌雄이라 하고 걸어 다니는 것을 牝牡라 한다.

 

○ 건너는 곳에 물이 가득하면 반드시 그 박퀴를 적시게 되고 꿩이 울 때에는 마땅히 그 수꿩을 구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常理인 것이거늘, 지금 건너는 곳에 물이 가득한데도 수레바퀴를 적시지 않는다 하고

꿩이 울면서 도리어 그 숫짐승을 구한다 하니,

음란한 사람이 禮義를 헤아리지 않고서 기 배우자가 아닌데 禮를 범하여 서로 구함을 比한 것이다.   

 


雝雝鳴雁  旭日始旦  士如歸妻  迨氷未泮

賦이다. 雝雝은 소리가 和함이다.

雁은 새이름이니 거위와 비슷하고 추위를 두려워하여 가을에 남족으로 갔다가 봄에는 북쪽으로 올라간다.

旭은 해가 처음 나오는 모양이다. 昏禮에 納采를 할 때에 기러기를 쓰고 親迎을 저녁에 하고

納采와 請期는 아침에 한다. 歸妻는 얼음이 풀릴 때 하고 納采와 請期는 얼음이 풀리지 않을 때에 한다.

 

○ 말하자면, “古人이 婚姻에 그 구하기를 갑자기 하지 않고

禮로 節制하기를 이와 같이하여 깊히 淫亂한 사람을 풍자한 것이다.

 


招招舟子  人涉卬否  人涉卬否  卬須我友

比이다. 招招는 고함쳐 부르는 모양이다. 舟子는 뱃사람이니 나루를 건네 주는 사람이다. 卬은 나이다. 

 

○ 뱃사람이 사람을 불러 건넬 적에 사람들이 다 쫓거늘 나만이 홀로 그렇지 않는 것은

내 친구가 부르는 것을 기다린 후에 건너려 함이다.

남녀가 반드시 그 配偶를 기다려서 서로 쫓을 것을 比하여 이 사람의 그렇지 못함을 풍자한 것이다.

 


匏有苦葉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035.谷風(곡풍)-골바람

 

習習谷風(습습곡풍) : 거세게 불어오는 골바람
以陰以雨(이음이우) : 날이 흐리더니 비가 내린다
黽勉同心(민면동심) : 힘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야지
不宜有怒(불의유노) : 성을 내어서는 안 되지요
采葑采菲(채봉채비) : 순무나 무우를 뽑을 땐
無以下體(무이하체) : 밑 부분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德音莫違(덕음막위) : 사랑의 약속 어기지 않으시면
及爾同死(급이동사) : 그대와 죽음을 함께 할래요

 

行道遲遲(행도지지) : 길을 가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고
中心有違(중심유위) : 마음 속 깊은 한이 있어서라오
不遠伊邇(불원이이) : 그렇게 멀리도 아니고
薄送我畿(박송아기) : 집안에서 나를 박대하며 보냈었지요
誰謂荼苦(수위도고) : 씀바퀴를 누가 쓰다고 했나요
其甘如薺(기감여제) : 내게는 냉이처럼 달지요
宴爾新昏(연이신혼) : 그대는 신혼 잔치
如兄如弟(여형여제) : 형처럼 아우처럼 좋았겠지요

 

涇以渭濁(경이위탁) : 경수로써 위수를 흐려도
湜湜其沚(식식기지) : 그 웅덩이 맑기만 한데
宴爾新昏(연이신혼) : 그대는 신혼 잔치
不我屑以(불아설이) :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毋逝我梁(무서아량) : 나의 어살에 가지 말고
毋發我笱(무발아구) : 나의 통발을 들어내지 마셔요
我躬不閱(아궁불열) : 내 몸도 받아주지 않는데
遑恤我後(황휼아후) : 나의 뒷일을 걱정해주랴

 

就其深矣(취기심의) : 깊은 곳에서는
方之舟之(방지주지) : 뗏목 타고 배도 타고
就其淺矣(취기천의) : 얕은 곳에서는
泳之游之(영지유지) : 자맥질하고 헤엄쳐 갔지요
何有何亡(하유하망) : 있거나 없거나
黽勉求之(민면구지) : 힘써 구했지요
凡民有喪(범민유상) : 사람들에게 궂은 일 있으면
匍匐救之(포복구지) : 힘을 다해 도왔지요

 
反以我爲讎(반이아위수) : 도리어 나를 원수로 생각했네.
旣阻我德(기조아덕) : 나의 정성을 물리치시니,
賈用不售(매용불수): 팔리지 않는 물건 같은 팔자.
昔育恐育鞫(석육공육국) : 옛 살림할 땐 궁할가 애태우며
及爾顚覆(급이전복) : 그대와 함께 고생하면서,
旣生旣育(기생기육) : 살림살이 할 만하니,
比予于毒(비여우독) : 나를 독 벌레처럼 여기네.

 

我有旨蓄(아유지축) : 나에게 맛 있는 마른 나물 장만하람은,
亦以御冬(역이어동) : 겨울철 막아 넘기기 위한 것이라더니,
宴爾新昏(연이신혼) : 이제 그대는 신혼 재미만 보고,
以我御窮(이아어궁) : 나는 궁할 때만 필요한가요.
有洸有潰(유광유궤) : 우악스럽고 퉁명스럽게,
旣詒我肄(기이아이) : 나에게 고생만 시키고도,
不念昔者(불염석자) : 옛날 생각 나지 않나요,
伊予來墍(이여래기) : 내가 와서 쉬던 일을.

 

<해>

習習谷風  以陰以雨  黽勉同心  不宜有怒  采葑采菲  無以下體  德音莫違  及爾同死

比이다. 習習은 和舒함이다. 東風을 谷風이라 부른다. 葑은 순무이다.

菲는 잔무와 비슷한데 줄기는 거칠고 잎은 두껍게 자라고 털이 있다.

下體는 뿌리이다. 葑菲는 뿌리와 줄기를 다 먹을 수 있는데 그 뿌리는 때로 좋고 나쁜 것이 있다. 德音은 美譽이다.

 

○ 婦人이 지아비의 버린 바 되었으므로 이 詩를 지어서 그 悲怨의 情을 편 것이다.

말하자면, “陰陽이 和한 後에 雨澤이 내리니 夫婦가 和한 후에 家道가 이루어짐과 같다.

그러므로 夫婦된 자는 마땅히 黽勉하여 마음을 같게 할 지언정

노여움을 두는 데에 이르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라 하였고, 

또 말하기를 “葑菲를 캐는 자는 그 뿌리가 나쁘다하여 그 줄기가 좋은 것을 버리는 것이 불가하니

부부된 자는 그 顔色이 쇠했다 해서 그 德音의 善한 것을 버리는 것이 불가한 것과 같으니,

다만 德音이 어긋나지 않다면 너와 함께 죽는 것이다.”고 한 것이다.

 

行道遲遲  中心有違  不遠伊邇  薄送我畿  誰謂荼苦  其甘如濟  宴爾新昏  如兄如弟

賦而比이다. 遲遲는 천천히 가는 모양이다. 違는 서로 위배됨이다. 畿는 문 안이다.

荼는 씀바귀이니 여뀌의 등속인데, 자상한 것이 「良耜」에 보였다. 薺는 맛이 단 나물이다.

宴은 즐김이다. 新昏은 남편이 다시 장가 든 아내이다.

 

○ 말하자면, “내가 버림을 받아 길을 갈 적에 遲遲하게 나아가지 못하니,

아마도 그 발은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마음은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 서로 배반하는 것 같거늘,

그러므로 지아비가 나를 보냄에 이에 멀리 나오지 않고 심히 가까운 데에서하여

또한 그 문 안에서 이를 뿐이다.”라 한 것이다.

또 말하기를, “씀바귀가 비록 쓰지만 도리어 달기는 냉이와 같다.”라 말하여

자기가 버림받음이 그 고통이 씀바귀보다 심한 것이 있거늘

그 지아비는 바야흐로 또한 그 新昏을 즐거워하여

형제와 같이 다정하게 지내어 자기를 걱정해주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대개 婦人은 한 지아비를 쫓아서 인생을 마치니,

비록 버림을 받았으나 오히려 지아비의 情을 바라니 두터움의 지극함이다.     

 


涇以渭濁  湜湜其沚  宴以新昏  不我屑以  毋逝我梁  毋發我笱  我躬不閱  遑恤我後

比이다. 涇·渭는 두 개의 물이름이다.

涇水는 지금의 原州 百泉縣 笄頭山 東南쪽에서 나와 永興軍 高陵에 이르러 渭水로 들어가고,

渭水는 渭州 渭源縣 鳥鼠山에서 나와 同州 馮翊縣에 이르러 黃河에 들어간다.

湜湜은 맑은 모양이다. 沚는 물가이다. 屑은 깨끗함이요, 以는 더붊이요, 逝는 감이다.

梁은 돌로 쌓아서 물을 막고 그 안을 비워놓아 물고기의 왕래를 통하게 하는 것이다.

笱는 대나무로 그릇을 만들어서 魚梁의 빈 곳을 이어서 물고기를 취하는 것이다. 閱은 용납함이다.

 

○ 涇水는 濁하고 渭水는 맑으나 涇水가 渭水에 닫지 않았을 때에는

비록 탁하더라도 탁한 것이 심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두 물이 합해짐으로 말미암아 淸濁이 더욱 나뉘어진다.

그러나, 그 別出하는 물가에 흐름이 다소 늦으면 오히려 맑은 곳이 있다.

婦人이 그 容貌의 衰落함이 오래되었음을 스스로 比하고 또 신혼으로써 드러내 보이면 더욱 憔悴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진실로 오히려 가히 취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다만 옛남편이 신혼에만 편안해 하는 까닭에 나를 깨끗이 여기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나의 魚梁에 가지 말아서 나의 통발을 열지 말라고 하여 신혼에게 경계하여

나의 거처에 居하지 말아 나의 일을 行하지 말라고 比하고,

또 스스로 생각하되 ‘내몸이 항차 용납되지 않거든 어느 겨를에 내가 이미 떠난 뒤를 걱정해 주랴.’라 하였으니

능히 禁絶할 수 없음을 알고서 마음에 단념한 말이다. 

 


就其沈矣  方之舟之  就其淺矣  泳之遊之  何有何亡  黽勉求之  凡民有喪  匍匐救之

興이다. 方은 뗏목이요, 舟는 배이다. 潛行하는 것을 泳이라 하고 물에 떠서 가는 것을 游라 한다.

匍匐은 手足이 함께 가는 것이니 急遽함이 심한 것이다.

 

○ 婦人이 스스로 그 治家에 勤勞했던 일을 진술한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일에 따라 그 마음과 힘을 다하여 해서,

깊으면 뗏목과 배를 타고 얕으면 泳游하여 그 有無를 헤아리지 않고 勉强하여 求하며,

또 두루 그 隣里와 鄕黨에게 親睦하여 그 道를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不我能慉  反以我爲讎  旣阻我德  賈用不售  昔育恐育鞫  及爾顚覆  旣生旣育  比予于毒

賦이다. 慉은 기름이요, 阻는 물리침이요, 鞠은 궁함이다.

 

○ 上章을 이어 “내가 너의 집에 勤勞함을 이같이 하였거늘

너는 이미 나를 기르지 않고 도리어 나를 원수로 여기도다.

오직 그 마음에 이미 나의 善함을 막았으므로 비록 勤勞함을 이처럼 하였으나 취함을 입지 못하니,

장사꾼이 물건이 팔림을 당하지 못함과 같다.

인하여 생각하기를 ‘그 옛날 서로 함께 살 적에는 오직 그 살 이치가 窮盡하였음을 걱정하여

너와 함께 모두 顚覆할 지경에 이르렀더니, 지금 이미 그 삶을 이룸에 이르러서는

이에 나를 毒에 비하여 버림에 이르는가.’”라 말한 것이다.

張子가 말하였다. “育恐은 恐懼하는 가운데 생기는 것이요,

育鞠은 困窮한 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라 하였는데, 또한 통한다. 

          

我有旨蓄  亦以御冬  宴爾新昏  以我御窮  有洸有潰  旣詒我肄  不念昔者  伊予來墍        

興이다. 旨는 아름다움이요, 蓄은 모임이요, 御는 當함이다. 洸은 굳센 모양이요,

潰는 노여운 얼굴빛이다. 肄는 수고로움이요, 墍는 쉼이다.

 

○ 또 말하기를 “내가 美菜를 蓄聚한 것은 겨울의 없을 때를 방지하고자 함인데 봄과 여름에 이르러서는 먹지 않는다. 지금, 君子는 신혼에 편안해하여 나를 싫어하여 버리니, 이는 다만 나로 하여금 그 窮苦한 때를 막게 한 것이요,

安樂함에 이르러서는 버리는 것이다.”라 하였다.

또 말하기를, “나에게는 그 武怒함을 極하게하여 나에게 勤勞한 일을 다 남기니,

일찍이 나와 쉬던 때를 생각하지 않는다.”라 하였다.

그 처음으로 君子를 만났을 때 接禮의 厚함을 追言한 것이니 우너망함의 深함이다.

 


谷風 六章이니, 章 八句이다. 

 

 


036.式微(식미)-여위어가네

 

式微式微(식미식미) : 여위고 여위었는데
胡不歸(호불귀) : 어찌 돌아가지 않는가
微君之故(미군지고) : 임금 때문이 아니면
胡爲乎中露(호위호중로) : 어찌 차가운 이슬 속에서 살리오

 

式微式微(식미식미) : 여위고 여위었는데
胡不歸(호불귀) : 어찌 돌아가지 않는가
微君之躬(미군지궁) : 어찌 차가운 이슬 속에서 살리까
胡爲乎泥中(호위호니중) : 어찌 진흙 속에서 살리오
 

<해>

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故  胡爲乎中露

賦이다. 式은 發語辭이다. 微는 衰함과 같으니 두 번 말한 것은 衰함의 심함을 말한 것이다.

微는 非와 같다. 中露은 이슬 속이다. 霑濡의 辱이 있어 芘覆할 바 없음을 말한 것이다.

 

○ 옛말에 “黎侯가 失國하고서 衛나라에 의탁하였는데,

그 신하가 권면하기를 ‘衰微함이 심하니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내 만약 임금의 연고가 아니라면 또한 어찌 이것에 욕을 받겠는가.’라 말하였다.” 하였다.

          

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窮  胡爲乎泥中

賦이다. 泥中은 陷溺의 患亂이 있어 拯救를 입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式微 二章이니, 章 四句이다.

 


이것은 상고할 곳이 없으니 우선 序說을 따랐다.

 

 

 

037.旄丘(․모구)-모구에서

 

旄丘之葛兮(모구지갈혜) : 모구의 칡덩굴이여
何誕之節兮(하탄지절혜) : 마디가 어찌 그리 엉성하게 넓은가
叔兮伯兮(숙혜백혜) : 아저씨, 아저씨시여
何多日也(하다일야) : 어찌 이렇게 여러 날 소식이 없는가

 

何其處也(하기처야) : 그곳의 형편은 어떠하신지
必有與也(필유여야) : 반드시 함께할 이 있으리라
何其久也(하기구야) : 어찌 그 일이 길어지는가
必有以也(필유이야) : 분명 까닭이 있으리라

 

狐裘蒙戎(호구몽융) : 여우가죽 갓옷이 다 헤어져도
匪車不東(비차불동) : 수레는 동으로 오지 않는구나
叔兮伯兮(숙혜백혜) : 아저씨, 아저씨시여
靡所與同(미소여동) : 함께할 이 아무도 없구나

 

瑣兮尾兮(쇄혜미혜) : 부셔졌구나, 사라져버린 것이구나
流離之子(류리지자) : 마음이 흩어진 사람들이여
叔兮伯兮(숙혜백혜) : 아저씨, 아저씨시여
褎如充耳(유여충이) : 소매로 귀를 막고 있구나

 

<해>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叔兮伯兮  何多日也

興이다. 앞이 높고 뒤가 내려간 것을 旄丘라 한다. 誕은 넓음이다. 叔·伯은 衛의 諸臣이다.

 

○ 舊說에 黎의 臣子가 오래도록 衛에 의탁하여 時物이 변하였다고

自言하고서 旄丘 위에 올라 그 칡이 장대하며 마디가 疎闊한 것을 보고 興을 일으켜서 이르기를

‘旄丘의 칡은 어찌 그 마디가 넓은고. 衛의 諸臣이 어찌 그 많은 날이 흘러도 구함을 받지 못하는가.’라 하였다.

이 詩는 본래 衛君을 責한 것인데 다만 그 신하만을 배척하였으니 가히 그 優柔하면서 박절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何其處也  必有與也  何其久也  必有以也

賦이다. 處는 편안히 處함이다. 與는 與國이다. 以는 다른 이유이다.

 

○ 上章의 “어찌 많은 날이 걸렸는가.”라 인하여 말하고 “어찌 그 편안히 居하고 오지 않는가.

생각건대 반드시 與國과 서로 기다려서 함께 옴이 있을 것이다,”라 말하고,

또 말하기를 “어찌 오래도록 오지 않는가. 생각건대 그 혹여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올 수 없는가.”라 말하였으니

詩의 仁情을 曲盡함이 이와 같다.

          

狐裘蒙戎  匪車不東  叔兮伯兮  靡所與同

賦이다. 大夫는 狐蒼裘를 입는다. 蒙戎은 어지러운 모양이니, 해진 것을 말한 것이다.

 

○ 또 스스로 말하기를, “客살이가 오래되어 갓옷이 해졌는데,

어찌 나의 수레가 동쪽으로 가서 너에게 告하지 않으리오마는,

다만 叔·伯이 나와 마음을 함께 하지 아니하여 비록 가서 告하지만 즐겨 오지 않는 것이다.”라 하니

이에 비로소  은미하게 풍자한 것이다.

혹자는 “狐裘가 蒙戎하다 한 것은 衛나라 大夫를 가리켜서 그 憒亂함을 기롱한 뜻이요,

匪車不動은 그 수레가 즐겁게 동쪽으로 와서 나를 구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라,

다만 그 사람이 기꺼이 함께 오지 않은 것이다.”라 하였으니,

지금 살펴보건대 黎나라가 衛나라 서쪽에 있었으니 앞의 말이 옳은 것 같다.

 


瑣兮尾兮  流離之子  叔兮伯兮  褎如充耳

賦이다. 쇄는 가늚이요, 尾는 끝이다. 流離는 漂散함이다.

褎는 웃음이 많은 모양이요, 充耳는 귀를 막는 것이다. 귀가 먹은 사람은 항상 웃음이 많다.

 

○ 말하자면, “黎의 君臣이 流離하고 ꝯ尾하여 이처럼 가히 불쌍하거늘

衛의 諸臣들이 褎然히 귀를 막고 듣지 못하는 것 같은 것은 어째서인가.”라 하였으니,

이에 이른 뒤에야 말을 다한 것이다.

流離되고 患難을 겪은 여지에 그 말의 次序가 있으면서 박절하지 않음이 이와 같으니

그 사람됨됨이를 또한 알 수가 있다.

 


旄丘 四章이니, 章 四句이다.

 

 

 

038.簡兮(간혜)-성대하여라

 

簡兮簡兮(간혜간혜) : 성대하고, 성대하여라
方將萬舞(방장만무) : 만무 춤을 추려한다
日之方中(일지방중) : 해는 중천에 있고
在前上處(재전상처) : 앞으로 나와 서 있구나

 

碩人俁俁(석인우우) : 몸집 큰 우람한 사람들
公庭萬舞(공정만무) : 궁전 뜰에서 만무를 춘다
有力如虎(유력여호) : 힘은 호랑이 같고
執轡如組(집비여조) : 고삐를 다루는 것이 실 다루 듯 하는구나

 

左手執籥(좌수집약) : 왼 손엔 피리 쥐고
右手秉翟(우수병적) : 오른 손엔 꿩깃 들고
赫如渥赭(혁여악자) : 붉게 탄 얼굴
公言錫爵(공언석작) : 임금은 술잔을 내리라 하시는구나

 

山有榛(산유진) : 산에는 개암나무
隰有苓(습유령) : 진펄에는 감초풀
云誰之思(운수지사) : 그 누구를 그리워하나
西方美人(서방미인) : 서방의 미인 일세
彼美人兮(피미인혜) : 그 미인은
西方之人兮(서방지인혜) : 서방에 사는 사람이라네

 

<해>

簡兮簡兮  方將萬舞  日之方中  在前上處

賦이다. 簡은 簡易하여 不恭하다는 뜻이다.

萬이란 것은 춤의 總稱이니, 武舞에는 방패와 도끼를 쓰고 文舞에는 깃과 피리를 쓴다.

日之方中 在前上處는 발게 드러나는 곳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 賢者가 뜻을 얻지 못하여 악공의 관직에 변슬하여 세상을 輕忽히 여기고 뜻을 放肆히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 말이 이와 같으니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 같으나 실지로는 自嘲한 것이다.

         

碩人俁俁  公庭萬舞  有力如虎  執轡如組

賦이다. 碩은 큼찌다. 俣俣는 큰 모양이다. 轡는 지금의 韁이다.

組는 실을 자서 만든 것이니, 그 부드러움을 말한 것이다.

御者가 능히 말을 잘 몬다면 고삐의 부드러움이 組와 같은 것이다.

 

○ 또한 스스로 그 재주의 갖추지 않음이 없음을 기렸으니, 또한 上章의 뜻이다.

          

左手執籥  右手秉翟  赫如渥赭  公言錫爵

賦이다. 籥과 翟을 잡는 것은 文舞이다.

籥은 젓대와 같은데 구멍이 여섯 개이니, 혹자는 구멍이 세 개라고도 한다.

翟은 꿩의 꼬리이다. 赫은 붉은 모양이다. 渥은 두텁게 담그는 것이다.

赭는 붉은색이니 그 顔色이 充盛함을 말한 것이다.

公言錫爵은 바로 ꡔ儀禮ꡕ에 燕飮할 때에 악공에게 술잔을 내려주는 禮이다.

碩人으로서 이것을 얻었다면 또한 치욕스러운 것인데도

마침내 도리어 그 내려주어 직접 은혜에 무젖음을 영광스럽게 여겨 과시하고 찬미하였으니, 또한 玩世不恭의 뜻이다.   

          

山有榛  隰有苓  云誰之思  西方美人  彼美人兮  西方知人兮 

興이다. 榛은 밤나무와 흡사한데, 작다. 下濕한 것을 隰이라 한다.

苓은 일명 大苦인데, 잎이 地黃과 비슷하니 지금의 甘草이다.

西方美人은 가탁하여말하여 周의 훌륭한 왕을 가리킨 것이니,

「離騷」에서도 또한 美人으로 그 임금을 지목하였다.

또 西方之人이라 말한 것은 그 멀어서 볼 수 없음을 탄식한 말이다.

 

○ 賢者가 衰世의 下國에서 뜻을 얻지 못하여 盛할 때의 훌륭한 임금을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그 말이 이와 같으니 뜻이 원대하다.

 


簡兮 四章이니, 三章은 章 四句요 一章은 章 六句이다.

 


舊說에는 “三章이니, 章 六句이다.”라 하였는데 지금 改正하였다.

○ 張子가 말하였다.

“祿을 위하여 벼슬하여 關門을 잡고 木鐸을 친다면 오히려 그 직책을 恭順히 한다 하거니와,

怜官이 된다면 侏儒와 俳優들 사이에 있어서 不恭함이 심한 것이거늘 그 賢哲하다 이를 수 있는 것은

비록 그 자취는 이와 같으나 그 心中이 진실로 남보다 나은 자가 있고 또 능히 거두어 감추니,

이 또한 가히 賢이라 할 수 있다. 東方朔이 비슷하다. 

 

 

 

039.泉水(천수)-샘물

 

毖彼泉水(비피천수) : 솟구치는 그 샘물도
亦流于淇(역류우기) : 또한 기수로 흘러내린다
有懷于衛(유회우위) : 위나라 그리워져
靡日不思(미일불사) :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다
孌彼諸姬(연피제희) : 저 어여쁜 여인들
聊與之謀(료여지모) : 오직 그들과 함께 할 일 의논한다

 

出宿于泲(출숙우제) : 제수에서 나와 자고
飮餞于禰(음전우녜) : 에수에서 작별했소
女子有行(여자유행) : 여자가 출가하면
遠父母兄弟(원부모형제) : 부모형제와 멀어진다
問我諸姑(문아제고) : 고모들에게 문안드리고
遂及伯姊(수급백자) : 큰언니도 만나고 싶어라

 

出宿于干(출숙우간) : 간 땅에 나가 자고
飮餞于言(음전우언) : 언 땅에서 작별한다
載脂載舝(재지재할) : 기름 치고 굴대 꽂아
還車言邁(환차언매) : 수레 되돌려 달려가면
遄臻于衛(천진우위) : 곧 위나라에 다달아
不瑕有害(불하유해) : 잘못될 것도 해로울 것도 없건만

 

我思肥泉(아사비천) : 나는 비천을 생각하면
玆之永歎(자지영탄) : 그리워 한탄만 한다네
思須與漕(사수여조) : 수 땅과 조땅을 생각하면
我心悠悠(아심유유) : 내 마음 시름 그지없다
駕言出遊(가언출유) : 수레 타고 나가 노닐며
以寫我憂(이사아우) : 나의 시름이나 달래보리라


<해>

毖彼泉水  亦流于淇  有懷于衛  靡日不思  孌彼諸姬  聊與之謨 

興이다. 비는 셈이 처음 나오는 모양이다. 泉水는 지금의 衛州 共城의 百泉이다.

淇水는 相州 林慮縣에서 나와 동쪽으로 흐르는데, 泉水는 서북쪽으로부너 동남쪽으로 들어와서 淇水로 들어간다.

孌은 예쁜 모양이다. 諸姬는 姪娣을 이른다.

 

○ 衛나라 여자가 諸侯에게 시집갔는데,

부모가 돌아가심에 歸寧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할 수 없었으므로 이 詩를 지은 것이다.

말하자면, “졸졸 흐르는 泉水도 또한 淇水로 흘러가거늘 나는 衛를 그리워하여 또한 날마다 생각하지 않음이 없다.

이 때문에 諸姬에게 나아가 함께 도모하여 衛로 돌아갈 계책을 해 본다.”라 하였으니 아래 兩章에서 이른 것과 같다.

 


出宿于泲  飮餞于禰  女子有行  遠父母兄弟  問我諸姑  遂及伯姊

賦이다. 泲는 地名이다.

飮餞이란 것은 옛날에 길을 떠나는 자는 반드시 祖道의 제사가 있었는데,

제사가 끝남에 머물러 있는 자가 전송하여, 그 옆에서 술을 마신 후에 간 것이다.

禰 역시 지명이니, 모두 衛나라로부터 왔을 때에 경유한 곳이다. 諸姑와 伯姊는 바로 이른바 諸姬이다.

 

○ 말하자면, “처음 시집왔을 때에 진실로 이미 그 父母兄弟와 멀어졌다.

하물며 지금은 父母님이 이미 돌아가셨으니 다시 가히 돌아갈 수 있으랴.

이 때문에 諸姑와 伯姊에게 물어서 그 可否를 도모한 것이다.”라 한 것이다. 

鄭氏가 말하였다.

“國君의 夫人은 父母가 계시면 歸寧하고 돌아가시면 大夫를 시켜서 형제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出宿于干  飮餞于言  載脂載할  還車言邁  遄臻于衛  不瑕有害

賦이다. 干·言은 地名이니, 衛나라로 갈 때 경유하는 땅이다.

脂는 기름으로 그 걸쇠를 칠해서 滑澤하게 함이다.

舝은 수레의 속바퀴이니, 멍에하지 않았을 때에는 벗겨두었다가, 설치한 뒤에 가는 것이다.

還은 回旋함이니 그 시집올 때의 수레를 돌림이다. 遄은 빠름이요, 臻은 이름이요, 瑕는 何이니,

옛날에는 음이 비슷하여 通用하였다.

 

○ 말하자면, “이와 같다면 그 衛나라에 이르는 것이 빠를 것이나 어찌 의리에 해롭지 않으랴.”라 하였으니

의심하여 감히 이루지 못하는 말이다. 

 


我思肥泉  玆之永歎  思須與漕  我心悠悠  駕言出遊  以寫我憂 

賦이다. 肥泉은 물이름이다. 須·漕는 衛나라의 邑이다. 悠悠는 생각을 길게 하는 것이다. 寫는 쏟음이다.

 

○ 이미 감히 돌아갈 수 없으나,

그 衛나라 땅을 그리워하여 능히 잊지 못하니 어찌 저곳에 나아가 놀면서 그 情을 쏟아버릴까.

 


泉水 四章이니, 章 六句이다.

 


楊氏가 말하였다. “衛女가 歸寧을 생각한 것은 情에서 발현한 것이요,

그 마침내 돌아가지 않은 것은 禮義에서 그친 것이다.

聖人이 이것을 經書에 드러내어 後世에 보이셔서 다른나라에 시집간 자는

부모께서 돌아가시면 歸寧할 뜻이 없음을 알게 하시니 능히 스스로를 이기는 자는 그 자처할 바를 알게 될 것이다.”

 

 

 

040.北門(북문)-북문

 

出自北門(출자북문) : 북문에서 나오니
憂心殷殷(우심은은) : 근심스런 마음 한이 없다
終窶且貧(종구차빈) : 누추하고 가난한데
莫知我艱(막지아간) : 내 어려움을 아는 이 없어라
巳焉哉(사언재) : 두어라
天實爲之(천실위지) :하늘이 하는 일
謂之何哉(위지하재) : 말해서 무엇 하랴

 

王事適我(왕사적아) : 왕실의 모든 일은 내게 맡겨져
政事一埤益我(정사일비익아) : 정사는 모두 와 쌍인다
我入自外(아입자외) : 내가 밖에서 돌아오면
室人交徧讁我(실인교편적아) : 식구들은 번갈아 나만 핀잔을 준다
巳焉哉(사언재) : 두어라
天實爲之(천실위지) : 하늘이 하는 일
謂之何哉(위지하재) : 말해서 무엇 하랴

 

王事敦我(왕사돈아) : 왕실 일 내게 재촉하고
政事一埤遺我(정사일비유아) : 정사는 내게 맡겨진다
我入自外(아입자외) : 내가 밖에서 들어오면
室人交徧摧我(실인교편최아) : 식구들은 번갈아 나를 책한다
巳焉哉(사언재) : 두어라
天實爲之(천실위지) : 하늘이 하는 일
謂之何哉(위지하재) : 말해서 무엇 하라

 

<해>

出自北門  憂心殷殷  終寠且貧  莫知我艱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比이다. 北門은 양지를 등지고 음지를 향한 것이다.

殷殷은 근심함이다. 寠란 것은 가난하여 禮를 차리지 못함이다.

 

○ 衛의 賢者가 亂世에 處하고 暗君을 섬겨 그 뜻을 얻지 못했다.

그러므로, 인하여 北門으로 나와 읊으며 스스로를 比하고,

또한 그 貧窶함을 탄식하거늘 남들은 알지 못하여 하늘에 돌린 것이다.

 


王事適我  政事一埤益我  我入自外  實人交徧讁我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賦이다. 王事는 왕명으로 하는 일이다. 適은 감이다.

政事는 그 나라의 政事이다. 一은 皆와 같다. 埤는 두터움이요, 室은 집이요, 讁은 責함이다.

 

○ 王事가 이미 나에게 몰려드는데, 政事가 또한 일체 나에게 더욱더 가해져 그 수고가 이와 같으니

窶貧함이 또한 심하여 室人인 스스로 편안해 할 수 없어서 서로 돌아가면서 나를 꾸짖음에 이르렀으니

그 內外에서 困苦함이 極한 것이다.

 


王事敦我  政事一埤遺我  我入自外  實人交徧催我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賦이다. 敦는 投擲과 같다. 遺는 더함이요, 摧는 막음이다.

 


北門 三章이니, 章七句이다.

楊氏가 말하였다. “忠信으로 대하고 祿을 중히 해 주는 것은 선비를 권면하는 것이다.

衛의 忠臣이 貧窶함에 이르렀는데도 그 艱難함을 알지 못한다면 선비를 권면하는 도가 없는 것이니,

벼슬하여도 뜻을 얻지 못한 것이다.

先王은 신하 보기를 手足과 같이하시니 어찌 버려두고서 그 艱難함을 알지 못함이 있으랴.

그러나, 일을 가리지 않고 하늘에 죄를 돌리니, 이 때문에 忠臣이 되는 것이다.

 

 

 

41.北風(북풍)-북풍

 

北風其涼(북풍기량) : 북풍은 싸늘하고
雨雪其雱(우설기방) : 눈비는 펑펑 쏟아진다
惠而好我(혜이호아) : 온화하고 나를 사랑하여
攜手同行(휴수동행) : 손잡고 동행하리라
其虛其邪(기허기사) : 어찌 머뭇거리랴
旣亟只且(기극지차) : 어서 빨리 떠나리라

 

北風其喈(북풍기개) : 북풍은 사나웁고
雨雪其霏(우설기비) : 눈비가 펑펑 쏟아진다
惠而好我(혜이호아) : 온화하고 나를 사랑하여
攜手同歸(휴수동귀) : 손잡고 같이 돌아가리라
其虛其邪(기허기사) : 어찌 머뭇거리랴
旣亟只且(기극지차) : 어서 빨리 떠나리라

 

莫赤匪狐(막적비호) : 붉게 보이는 건 모두 여우
莫黑匪烏(막흑비오) : 검게 보이는 건 모두 까마귀
惠而好我(혜이호아) : 온화하고 나를 사랑하여
攜手同車(휴수동차) : 손잡고 같이 수레타고 가리라
其虛其邪(기허기사) : 어찌 머뭇거리랴
旣亟只且(기극지차) : 어서 빨라 떠나리라

 

<해>

北風其涼  雨雪其雱  惠而好我  攜手同行  其虛其邪  旣亟只且

比이다. 北風은 寒涼한 바람이다. 涼은 寒氣이다. 雱은 눈이 盛한 모양이다. 惠는 사랑함이요, 行은 감이다.

虛는 너그러운 모양이다. 邪는 한편으로는 徐로 쓰는데, 더딤이다. 亟은 빠름이다. 只且는 語助辭이다.

 

○ 北風雨雪을 말하여 국가의 危亂이 장차 이르러서 氣象이 愁慘함을 비하였다.

그러므로, 서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서 피하고자 한 것이요,

또 말하기를 “이 오히려 가히 여유있고 서서히 할 수 있으랴.

저 禍亂의 닥침이 이미 심하여 떠나기를 속히 하지 않으면 않된다.”라 한 것이다. 

 


北風其喈  雨雪其霏  惠而好我  攜手同行  其虛其邪  旣亟只且

比이다. 喈는 빠른 소리이다. 霏는 비와 눈이 分散하는 모양이다.

歸라는 것은 떠나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莫赤匪狐  莫黑匪烏  惠而好我  攜手同行  其虛其邪  旣亟只且

比이다. 여우는 짐승이름이니 개와 흡사하고 황적색이요, 鳥는 까마귀이니 흑색이다.

모두 상서럽지 못한 물건이니,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것이다.

보는 것이 이 물건 아님이 없다면 나라의 장차 危亂할 것을 가히 알 수 있다.

同行하며 同歸하는 것은 그래도 천한 자이거니와 同車한다는 것은 귀한 자 역시 떠난다는 것이다.

 


北風 三章이니, 章 六句이다. 

 

 

 

42.靜女(정녀)-정숙한 아가씨

 

靜女其姝(정녀기주) :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
俟我於城隅(사아어성우) : 성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린다
愛而不見(애이불견) : 사랑하면서 보지 못하니
搔首踟躕(소수지주) : 머리 긁적이며 서성인다

 

靜女其孌(정녀기련) : 예쁘고 정숙한 아가씨
貽我彤管(이아동관) : 빨간 대나무 통을 내게 주었다
彤管有煒(동관유위) : 빨간 통에 붉은 빛 돌아
說懌女美(설역녀미) : 그녀의 아름다움이 좋아라

 

自牧歸荑(자목귀이) : 들에서 가지고 온 띠꽃순
洵美且異(순미차이) : 정말 예쁘고 특이하다
匪女之爲美(비녀지위미) : 띠꽃순이 너가 고와서 아니라
美人之貽(미인지이) : 고운 당신이 준 것이어서 라네

 

<해>

靜女其姝  俟我於城隅  愛而不見  搔首踟躕

賦이다. 靜이라는 것은 閒雅하다는 뜻이다. 姝는 美色이다.

城隅는 幽僻한 곳이다. 不見이란 것은 기약하였으나 이르지 않음이다.

踟躕는 머뭇거림이다. 이는 淫奔한 자가 만나기를 기약하는 詩이다.

 


靜女其孌   貽我彤管   彤管有煒  說懌女美

賦이다. 孌은 좋은 모양이니, 이 때에 본 것이다.

彤管은 어느 물건인지 자상하지 않으니, 아마도 서로 주어서 慇懃한 뜻을 맺는 것일 것이다.

煒는 붉은 모양이다. 이미 이 물건을 얻고, 또한 이 여자의 아름다움을 기뻐한 것이다.

 


自牧歸荑  洵美且異  匪女之爲美  美人之貽

賦이다. 牧은 外野이다. 歸 역시 줌이다. 苐는 띠풀아 처음 난 것이다.

 洵은 미더움이다. 女는 삐비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 얌전한 아가씨가 또한 나에게 삐비를 주니 그 삐비가 또한 예쁘고 이상하였다.

그러나, 이 삐비가 예쁜 것이 아니요, 특히 미인이 준 것인 까닭에 그 물건도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

 


靜女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

 

 

 

043.신대(新臺)-새로운 누대


新臺有泚(신대유차) : 새 누대는 곱기도 하고

河水瀰瀰(하수미미) : 황하의 물이 넘실거린다

燕婉之求(연완지구) : 고운 님 구하려 왔더니

籧篨不鮮(거저불선) : 곱추병신이라니 왠 일인가

 

 

新臺有洒(신대유최) : 새 누대 높이 솟아있고

河水浼浼(하수매매) : 황하의 물은 출렁거린다

燕婉之求(연완지구) : 고운 님 구하려 왔더니

籧篨不殄(거저불진) : 고추병신은 죽지도 않았구나

 

 

漁網之說(어망지설) : 고기 그물 쳐 두었는데

鴻則離之(홍칙리지) : 기러기가 걸리었구나

燕婉之求(연완지구) : 고운 님 구하려 왔더니

得此戚施(득차척시) : 이런 곱추병신을 얻었구나

 

<해>

新臺有泚 河水瀰瀰 燕婉之求 籧篨不鮮

賦이다. 泚는 선명함이다. 瀰瀰는 盛함이다. 燕은 편안함이요, 婉은 順함이다.

籧篨는 능히 구부리지 못하는 것이니, 병 중에 추한 것이다.

대개 籧篨는 본디 대자리의 이름인데, 사람들이 혹간 엮어서 곳집을 만드니

그 모양이 사람이 붓고 종기가 나서 구부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또한 인하여 이 병을 이름지은 것이다. 鮮은 적음이다.

 

○ 舊說에 “衛宣公이 그 아들 伋을 위하여 제나라에 장가들게 했는데,

그 여자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서 스스로 취하려고하여 이 河水가에 새로 樓臺를 지어 그를 맞이하니,

國人들이 싫어하여 이 詩를 지어 풍자한 것이다.”라 하였다.

齊나라 여자는 본래 伋과 함께 燕婉의 좋음을 구하였거늘, 도리어 宣公과 같은 추악한 사람을 얻었음을 말한 것이다.    

 


新臺有洒 河水浼浼 燕婉之求 籧篨不殄

賦이다. 洒는 高峻함이다. 浼浼는 평평함이다. 殄은 끊음이니, 그 병이 그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漁網之說 鴻則離之 燕婉之求 得此戚施

興이다. 鴻은 기러기가 큰 것이다. 離는 걸림이다. 戚施는 능히 우러르지 못하는 것이니, 또한 나쁜 병이다.

 

○ 魚網을 설치했는데 도리어 기러기를 얻었다고 말하여 燕婉을 구했는데

도리어 醜疾이 있는 사람을 얻었음을 興하였으니, 얻은 것이 구하던 바가 아닌 것이다.

 


新臺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

 


무릇 宣姜의 일은 首末이 春秋傳에 보이지만 詩에서는 모두 상고할 바가 없으니 諸篇이 이것을 따랐다. 

 

 

 

044.二子乘舟(․이자승주)-두 아들이 배에 타고

 

二子乘舟(이자승주) : 두 아들이 배를 타고
汎汎其景(범범기경) : 두둥실 떠가는 풍경이여
願言思子(원언사자) : 아들을 생각하노니
中心養養(중심양양) : 가슴 속이 안타까워

 

二子乘舟(이자승주) : 두 아들이 배를 타고
汎汎其逝(범범기서) : 두둥실 떠나나가네
願言思子(원언사자) : 아들을 생각하노니
不瑕有害(불하유해) : 아무 일이 없었으면

 

<해>

二子乘舟  汎汎其景  願言思子  中心養養

賦이다. 二子는 伋과 壽를 이름이다. 乘舟는 黃河를 건너 齊나라로 감이다.

景은 옛날의 影字이다. 養養은 漾漾과 같으니 근심스러워서 정할 바를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 舊說에 “宣公이 伋의 아내를 받아들이니 이가 宣姜이다.

壽와 朔을 낳았는데 朔이 宣姜과 함께 伋을 公에게 참소하니,

公이 伋으로 하여금 齊나라에 가게 하고는 賊으로 하여금 먼저 골목길에서 기다리다가 죽이라 하였다.

壽가 그것을 알고 伋에게 告하였는데 伋이 말하기를 ‘임금의 명이다.

도망할 수 없다.’라 하니 壽가 그 깃발을 훔쳐서 먼저 가니 賊들이 죽였다.

伋이 도착하여 말하기를 ‘임금은 나를 죽이라 명한 것인데 壽에게 무슨 죄가 있는가.” 하니

賊들이 또 죽이니 國人들이 傷해하여 이 詩를 지은 것이다.”라 하였다.

 


二子乘舟  汎汎其逝  願言思子  不瑕有害

賦이다. 逝는 감이다. 不瑕는 疑問詞이다. 뜻이 「泉水」에 보이니, 이는 돌아오지 않음을 보고 의심한 것이다.

 


二子乘舟 二章이니, 章 四句이다.

 


太史公이 말하였다. “내가 世家의 말을 읽다가 宣公의 아들이 아내 때문에 죽음을 당하고

동생 壽가 죽음을 다투어 서로 사양함에 이르렀다

이는 晉의 太子 申生이 감히 驪姬의 과실을 밝히지 못한 것과 같으니

모두 아버지의 뜻을 상할까 두려워해서인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사망하였으니 어찌 그리도 비참한가.

혹은 부자가 서로 죽이고 형제가 서로 죽이는 자는 또한 홀로 무슨 마음인가.

 


邶는 十九篇에 七十二章이요, 三百六十三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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