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제3편 등문공 장구(藤文公 章句)
제1장 滕文公章句 上(등문공장구 상)
이 편도 제1장이 등문공(騰文公)이라는 말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등문공으로 편명을 붙인 것이다.
등문공은 등나라 세자(世子는 제후국의 대를 이을 사람이며, 太子는 천자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구분)로 있을 때임.
치국의 사례와 인의에 의한 정치이념과 백성들을 계몽 선도 하고 효에 대한 모범을 보여 주는 구절이 많음.
滕文公爲世子(등문공위세자) : 등문공이 세자였을 때,
將之楚(장지초) : 초나라로 가는 길에,
過宋而見孟子(과송이견맹자) : 송나라에 들러 맹자를 만났다.
孟子道性善(맹자도선성) : 맹자는 사람의 본성이 선함을 말하되,
言必稱堯舜(언필칭요순) : 말 끝마다 요순을 들어서 말하였다.
世子自楚反(세자자초반) : 세자가 초나라에 돌아오는 길에,
復見孟子(복견맹자) : 또 맹자를 만나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世子疑吾言乎(세자의오언호) : "세자께서는 내 말을 의심하십니까?
夫道一而已矣(부도일이이의) : 대개 도(道)는 하나뿐입니다.
成覵謂齊景公曰(성간위제경공왈) : 성간(成覵)은 제(齊) 경공(景公)에게 말하기를,
彼丈夫也(피장부야) 我丈夫也(아장부야) : ‘저 사람도 장부(丈夫)이고, 나도 장부(丈夫)인데,
吾何畏彼哉(오하외피재) : 내가 어찌 저 사람을 두려워 하겠습니까?’하고 말하였습니다.
顔淵曰(안연왈) : 이에 안연(顔淵)이 말하기를,
舜何人也(순하인야) : ‘순(舜)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予何人也(여하인야) : 나는 어떤 사람인가?
有爲者亦若是(유위자역약시) : 선한 일을 하는 자는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하고 말하였습니다.
公明儀曰(공명의왈) : 그래서 공명의(公明儀)가 말하기를,
文王我師也(문왕아사야) : ‘문왕(文王)은 나의 스승이라고 한,
周公豈欺我哉(주공기사아재): 주공이 어찌 나를 속이리오’라고 했습니다.
今滕絶長補短(금등절장보단) : 그러니 이제 등나라는 절장보단(絶長補短)하면,
將五十里也(장오십리야) : 거의 50리가 되니,
猶可以爲善國(유가이위선) : 그래도 좋은 나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書曰(서왈) : <서경(書經)>에 말하기를,
若藥不暝眩(약약불명현) : ‘만약에 약(藥)이 독하여 눈을 캄캄하게 하고 어지럽게 하지 않는다면,
厥疾不瘳(궐질불료) : 그 병은 낫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등문공(滕文公)이 친상(親喪)을 당하다>
滕定公薨(등정공훙) : 등(滕)나라의 정공(定公)이 세상을 뜨자,
世子謂然友曰(세자위연우왈) : 세자가 연우(然友)에게 말하였다.
昔者(석자) :"예전에,
孟子嘗與我言於宋(맹자상여아언어송) : 맹자와 송나라에서 이야기한 일이,
於心終不忘(어심종불망) : 마음에서 끝내 잊을 수가 없습니다.
今也不幸(금야불행) : 지금 불행히도
至於大故(지어대고) : 큰 변고를 당하게 되었으니,
吾欲使子問於孟子然後(오욕사자문어맹자연후) : 나는 선생으로 하여금 맹자께 무어 본 후에,
行事(행사) : 상사(喪事)를 치르고 싶습니다"
然友之鄒(연우지추) : 연우는 추(鄒)나라에 달려가서, 問於孟子(문어맹자) : 맹자께 물으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不亦善乎(불역선호) : "역시 잘하는 일입니다.
親喪固所自盡也(친상고소자진야) : 친상(親喪)이란 본래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曾子曰(증자왈) : 증자께서 말하기를,
生事之以禮(생사지이례) : 어버이가 살아 계실 때 예로써 섬기고,
事葬之以禮(사장지이례) : 돌아 가시면 예로써 장사 지내고,
祭之以禮(제지이례) : 예로써 제사 지내면,
可謂孝矣(가위효의) : 가히 효도라도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諸侯之禮(제후지례) : 나는 제후의 예를,
吾未之學也(오미지학야) : 아직까지 배우지 못했지만,
雖然吾嘗聞之矣(수연오상문지의) : 비록 그러하나 일찍이 들은 적은 있습니다.
三年之喪(삼년지상) : 부모의 삼년 상에는,
齊疏之服(제소지복) : 참최와 재최의 상복을 입고,
飦粥之食(전죽지식) : 죽을 먹는 것은,
自天子達於庶人(자천자달어서인) :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三代共之(삼대공지) : 삼대(三代)이래로 공통하게 지켜 왔던 것입니다"
然友反命(연우반명) : 연우가 돌아 와서 복명(復命)하고,
定爲三年之喪(정위삼년지상) : 삼년상을 치루기로 정했는데,
父兄百官(부형백관) 皆不欲曰(개불욕왈) : 부형들과 관원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고,
吾宗國魯先君莫之行(오종국노선군막지행) : ‘우리의 종주국인 노나라의 선군들도 이것을 행하지 않았고,
吾先君亦莫之行也(오선군역막지행야) : 우리나라의 선군들도 이것을 행하지 않았는데,
至於子之身而反之不可(지어자지신이반지불가) : 당신의 대(代)에 이르러 이 전례를 어긴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且志曰(차지왈) : 또한 옛 기록에,
喪祭從先祖(상제종선조) : ‘상례(喪禮)와 제례(祭禮)는 선조에 따른다’고 하였습니다.
曰(왈) : 이에 세자가 말하기를,
吾有所受之也(오유소수지야) : "나는 이것을 배운 데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오"하고,
謂然友曰(위연우왈) : 연우에게 다시 말하기를,
吾他日未嘗學問(오타일미상학문) : 내가 전날에 일찌기 학문을 하지 않고,
好馳馬試劍(호치마시검) : 말을 달리고 칼쓰기를 좋아 하였으므로,
今也父兄百官不我足也(금야부형백관불아족야) : 지금에 와서 부형들과 모든 관원드이 내가 하는 일을 부족하게 생각하여,
恐其不能盡於大事(공기부능진어대사) : 대사(大事)에 진력하지 못할까 두려워 하니,
子爲我問孟子(자위아문맹자) : 선생은 나를 위해 맹자에게 물어봐 주십시오"하였다.
然友復之鄒(연우복지추) : 연우가 다시 추나라로 가서,
問孟子(문맹자) : 맹자에게 물으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然(연) : "사실 그렇습니다만,
不可以他求者也(불가이타구자야) : 타인에게 해결책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께서도 말씀 하시기를,
君薨(군훙) 聽於冢宰(청어총재) : ‘국군(國君)이 죽으면, 국정(國政)은 총재에게 대행케 하고,
歠粥(철죽) 面深墨(면심묵) : 죽을 마시며, 심히 침울한 표정으로,
卽位而哭(즉위이곡) : 상주(喪主)의 위(位)에 나아가 곡(哭)을 하면,
百官有司(백관유사) : 모든 관원들과 유사(有司)들이,
莫敢不哀(막감불애) : 감히 슬퍼하지 않을 이가 없을 것이니,
先之也(선지야) : 이것은 몸소 그들에 앞서서 했기 때문이다.
上有好者(상유호자) : 웃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下必有甚焉者矣(하필유심언자의) : 아랫사람은 이것을 따라 반드시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君子之德風也(군자지덕풍야) : 그러므로 군자의 덕은 바람(風)이고,
小人之德草也(소인지덕초야) : 소인의 덕은 풀(草)이니,
草上之風必偃(초상지풍필언) : 풀은 바람이 그 위에 불어 오면 반드시 놉게 된다’고 하였으니,
是在世子(시재세자) : 이것은 세자가 하기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然友反命(연우반명) : 연우가 돌아가서 복명(復命)하자,
世子曰(세자왈) : 세자가 말하였다.
然(연) : "그렇습니다.
是誠在我(시성재아) : 이것은 정말로 내가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五月居廬(오월거려) : 그리고는 5개월 동안이나 여막에 거처하면서,
未有命戒(미유명계) : 명령이나 계고를 내리지 않았으니,
百官族人(백관족인) : 모든 관원들과 친족들이,
可謂曰知(가위왈지) : 세자는 상례(喪禮)를 안다고들 말하며,
及至葬(급지장) : 마침내 장의(葬儀)를 치르게 되자,
四方來觀之(시방래관지) : 사방에서 조객들이 몰려 와 보고,
顔色之戚(안색지척) : 세자의 슬픈 얼굴빛과,
哭泣之哀(곡읍지애) : 슬퍼하는 곡성에 감복하여,
吊者大悅(조자대열) : 모두 다 기뻐 하였다.
<토지제도는 정전제(井田制)가 가장 좋다>
滕文公問爲國(등문공문위국) : 등 문공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대하여 물으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民事不可緩也(민사불가완야) : "인민의 일을 소홀히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詩云(시운) :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晝爾于茅(주이우모) : ‘낮에는 너는 나가서 띠풀을 하고,
宵爾索綯(소이삭도) : 밤이 되면 너는 새끼를 꼬아서,
亟其乘屋(극기승옥) : 너의 집 지붕을 서둘러 이어 놓아라.
其始播百穀(기시번백곡) : 그래놓고 비로소 백곡을 씨뿌려라’라고 했습니다.
民之爲道也(민지위도야) : 인민들을 위한 도(道)라는 것은,
有恒産者(유항산자) 有恒心(유항심) : 항산(恒産)이 있는 자는 항심(恒心)이 있고,
無恒産者(무항산자) 無恒心(무항심) : 항산(恒産)이 없는 자는, 항심(恒心)도 없는 것이니,
苟無恒心(구무항심) : 만일 항산(恒心)이 없어, 바깥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면,
放辟邪侈(방피사치) : 방탕하고 폅벽하고 사악하고 사치하는 등,
無不爲已(무불위이) : 못할 짓이 없습니다.
及陷乎罪然後(급함호죄연후) : 그러니 이러한 일반 인민이 죄에 빠진 연후에,
從而刑之(종이형지) : 이를 처벌한다면,
是罔民也(시강민야) : 그것은 인민을 그물을 쳐서 잡는 것입니다.
焉有仁人在位罔民而可爲也(언유인인재위망민이가위야) : 어찌 어진 사람이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인민들을 그물을 쳐서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是故賢君必恭儉(시고현군필공검) :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반드시 공손하고 검약하여,
禮下取於民有制(예하취어민유제) : 아랫사람에게도 예(禮)로써 대하며 인민들에게서 거두어 들이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陽虎曰(양호왈) : 양호(陽虎)가 말하기를,
爲富不仁也(위부불인야) : ‘부귀를 이루자면 인도(仁道)에 어긋나게 되고,
爲仁不富矣(위인불부의) : 인도를 행하자면 부귀할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夏後氏五十而貢(하후씨오십이공) : 하후씨(夏後氏)는 50무를 경작케 한 후 공법에 의한 세(稅)를 내게 하고,
殷人七十而助(은인칠십이조) : 은나라 사람들은 70무를 주어 조법(助法)에 의한 세(稅)를 내게 하고,
周人百畝而徹(주인백묘이철) : 주나라 사람들은 100무를 주어 철법(徹法)에 의한 세(稅)를 내게한 것입니다.
其實皆什一也(기실개십일야) : 실상은 모두 10분의 1의 세금을 내게 한 것입니다.
徹者徹也(철자철야) : 철법(徹法)이란 함께 갈고 거두어 균등하게 나누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助者藉也(조자자야) : 조법(助法)이란 공전(公田)의 경작에 힘을 빌려 조력한다는 뜻입니다.
龍子曰(용자왈) : 용자(龍子)는 말하기를,
治地莫善於助(치지막선어조) : ‘농지(農地)를 다스리는 데는 조법(助法)보다 좋은 것은 없고,
莫不善於貢(막불선어공) : 공법(貢法)보다는 나쁜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貢者校數歲之中(공자교수세지중) : 공법(貢法)이라는 것은 여러 해의 평균 수확을 비교하여 가지고,
以爲常(이위상) : 그것을 일정한 조세기준(租稅基準)으로 삼는 것입니다.
樂歲粒米狼戾(낙세립미낭려) : 풍년에는 낟알이 마구 흩어질 정도이므로,
多取之而不爲虐(다취지이불위학) : 세를 많이 받아 내어도 포학하다는 원성이 없을 터인데,
則寡取之(즉과취지) : 그럴 때에는 적게 받아 가고,
凶年糞其田而不足(흉년분기전이부족) : 흉년에는 그 수확이 전지(田地)에 줄 거름 값에도 모자라는데,
則必取盈焉(즉필취영언) : 그럴 때에는 반드시 세금기준에 꽉 찬 정액을 받아 갑니다.
爲民父母(위민부모) : 인민들의 부모가 되어 가지고,
使民盻盻然將終歲勤動(사민혜혜연장종세근동) : 인민들이 원한의 눈초리로 쳐다 보면서 1년 동안 뼈빠지게 일을 하여도,
不得以養其父母(부득이양기부모) : 제 부모조차 봉양할 수 없도록 하며,
又稱貸而益之(우칭대이익지) : 또 게다가 일시적 구급책으로 자본을 대부하여 다음 해에 이자를 받아 들여 부담을 더욱 늘게 하여,
使老稚轉乎丘壑(사로추전호구학) : 늙은이와 어린 것들이 개천이나 구렁에 굴러 들어가 죽도록 만든다면,
惡在其爲民父母也(오재기위민부모야) : 어찌 인민의 부모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夫世祿(부세록) : 그런데 세록(世祿)을 주는 제도는,
滕固行之矣(등고행지의) : 등나라에서는 본래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詩云(시운) :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雨我公田(양아공전) : ‘우리들의 공전(公田)에 비를 내리고서,
遂及我私(수급아사) : 우리들의 사전(私田)도 함께 적셔 주소서’라고 하였습니다.
惟助爲有公田(유조위유공전) : 오직 조법(助法)에만 공전(公田)이 있다고 합니다마는,
由此觀之(유차관지) : 이 시(詩)를 미루어 관찰해 보건대,
雖周亦助也(수주역조야) : 비록 주나라 일지라도 역시 조법(助法)이었던 것입니다.
設爲庠序學校(설위상서학교) : 그리하여 상서(庠序)인 학교(學校)를 설치하고,
以敎之(이교지) : 인민들을 가르치십시오.
庠者養也(상자양야) : 상(庠)이란 노인을 존경한다는 뜻이요,
校者敎也(교자교야) : 교(校)란 인민을 교도한다는 뜻이며,
序者射也(서자사야) : 서(序)란 활쏘기를 익힌다는 뜻입니다.
夏曰校(하왈교) 殷曰序(은왈서) : 하(夏)나라 때는 교(校)라 하였고, 은(殷)나라 때는 서(序)라 하였으며,
周曰庠(주왈상) : 주(周)나라 때는 상(庠)이라고 불렀습니다.
學則三代共之(학즉삼대공지) : 또한 학(學)이라고 하는 것은 삼대(三代)가 공통된 제도였습니다.
皆所以明人倫也(개소이명인륜야) : 이 모든 것은 다 인륜(人倫)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人倫明於上(인륜명어상) : 인륜이 위에서 밝아지면,
小民親於下(소민친어하) : 인민들은 아래서 친목하게 됩니다.
有王者起(유왕자기) : 왕자(王者)가 나오면,
必來取法(필래취법) : 반드시 이리로 와서 이 법을 본받아 갈 것이니,
是爲王者師也(시위왕자사야) : 그렇게 되면 왕자(王者)의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詩云(시운) :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周雖舊邦(주유구방) : ‘주나라는 그야 오래 된 나라이지만,
其命維新(기명유신) : 천명을 받은 것은 새로운 일이다’고 하였는데,
文王之謂也(문왕지위야) : 문왕을 두고 한 말입니다.
子力行之(자력행지) : 주군께서도 지금까지 말씀드린 바를 힘써서 실천하시면,
亦以新子之國(역이신자지국) : 역시 주군의 나라를 새롭게 만드실 것입니다"
使畢戰(사필전) : 필전(畢戰)을 시켜서,
問井地(문정지) : 정전(井田)에 관하여 물어 보게 하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子之君(자지군) : "그대의 주군께서,
將行仁政(장행인정) : 인정(仁政)을 행하시려고,
選擇而使子(선택이사자) : 여러 사람 가운데서 골라서 그대를 보낸 것이니,
子必勉之(자필면지) : 그대는 꼭 노력하여야 합니다.
夫仁政(부인정) : 무릇 인정(仁政)이란,
必自經界始(필자경계시) : 반드시 경계를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經界不正(경계부정) : 경계가 올바르지 않으면,
井地不均(정지불균) : 정전(井田)의 분배가 고르지 않고,
穀祿不平(곡록불평) : 관리에게 주는 곡록(穀祿)도 공평하지 않게 됩니다.
是故暴君汚吏(시고폭군오리) : 그렇기 때문에 폭군과 더러운 벼슬아치는,
必慢其經界(필만기경계) : 반드시 그 경계를 흐지부지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經界旣正(경계기정) : 경계만 올바르게 되었다면,
分田制祿(공전제록) : 전지(田地)의 분배나 곡록(穀祿)의 제정은,
可坐而定也(가좌이정야) : 가만히 앉아서도 할 수가 있습니다.
夫滕壤地褊小(부등양지편소) : 그런데 등나라의 영토는 좁고 협소하지만,
將爲君子焉(장위군자언) : 거기에는 군자도 있고,
將爲野人焉(장위야인언) : 야인(野人)도 있습니다.
無君子(무군자) : 군자가 없으면,
莫治野人(막치야인) : 야인(野人)을 다스릴 사람이 없고,
無野人(무야인) : 야인(野人)이 없으면,
莫養君子(막양군자) : 군자를 먹여 살릴 사람이 없습니다.
請野九一而助(위야구일이조) : 바라건대 들에서는 9분의 1의 세제(稅制)로 하여 조법(助法)을 실시하고,
國中什一(국중십일) : 나라 안에서는 10분의 1의 세제(稅制)로 하여,
使自賦(사자부) : 각기 스스로 납부하여 오도록 하여야 합니다.
卿以下(경이하) : 경(卿)의 벼슬 이하 사람들은,
必有圭田(필유규전) : 반드시 규전(圭田)을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圭田(규전) 五十畝(오십무) : 규전(圭田)은, 50무(畝)씩으로 합니다.
餘夫(여부) 二十五畝(이십오무) : 여부(餘夫)에게는 25무(畝)씩 배당합니다.
死徙(사도) : 이렇게 하면 사람이 죽어 장사지내거나 거처하는 곳을 옮겨 이사하더라도,
無出鄕(무출향) : 향리(鄕里) 밖으로 떠나는 일이 없습니다.
鄕田同井(향전동정) : 같은 향리 안에서 같이 경작하면,
出入(출입) : 나가서 일하고 들어와서 쉬는데도,
相友(상우) : 서로가 우애가 있고,
守望(수망) : 도적이나 재난을 감시하여,
相助(상조) : 서로가 돕고,
疾病(질병) : 질병이 생겼을 때에도,
相扶持(상부지) : 서로 부축하고 간호하여 주면,
則百姓(즉백성) 親睦(친목) : 백성들은 서로 오손도손, 친목하게 될 것입니다.
方里而井(방리이정) : 사방 1리에 하나의 정전(井田)을 두는데,
井九百畝(정구백무) : 하나의 정전(井田)은 900무(畝)입니다.
其中爲公田(기중위공전) : 그 중앙에 있는 것을 공전(公田)으로 하고,
八家皆私百畝(팔가개사백무) : 8가구가 모두 100무(畝)씩을 사유(私有)하고,
同養公田(동양공전) : 함께 공전(公田)을 가꾸는데,
公事畢然後(공사필연후) : 공전의 일을 끝마친 후에야,
敢治私事(감치사사) : 감히 사전(私田)의 일을,
所以別野人也(소이별야인야) : 돌아 보게 됩니다.
此其大略也(차기대략야) : 이것은 대략을 말한 것으로,
若夫潤澤之(약부윤택지) : 이것을 잘 윤색(潤色)하여 풍속과 실정에 알맞게 하고 하지 않는 것은,
則在君與子矣(즉재군여자의) : 주군과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등문공(滕文公)은 현군(賢君)이 아니다>
有爲神農之言者許行(유위신농지언자허행) : 신농(神農)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허행(許行)이라는 사람이,
自楚之滕(자초지등) : 초(楚)나라로 부터 등(滕)나라에 왔다.
踵門而告文公曰(종문이고문공왈) : 그가 대궐 문앞에 이르러 문공에게 말하기를,
遠方之人(원방지인) 聞君行仁政(문군행인정) : "먼 곳의 사람이, 임금께서 인정(仁政)을 베푸신다고 들었기에 찾아 왔습니다.
願受一廛而爲氓(원수일전이위맹) : 원컨대 집 한채를 얻어 백성되기를 바랍니다"
文公與之處(문공여지처) 其徒數十人(기도수십인) : 문공이 그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 거기서 그의 무리 수 십명이,
皆衣褐(개의갈) 捆屨織席(곤구직석) 以爲食(이위식) : 모두 베 잠방이를 입고, 짚신을 삼고 자리를 짜서, 먹고 살았다.
陳良之徒陳相(진량지도진상) 與其弟辛(여기제신) : 진량(陳良)의 제자 진상(陳相)이, 동생 신(辛)과 함께,
負耒耜而自宋之滕曰(부뢰려이자송지등왈) : 송나라로 부터 가래와 보습을 짊어지고 와서 말하였다.
聞君行聖人之政(문군행성인지정) 是亦聖人也(시역성인야) : "임금께서 성인의 정치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이 역시 성인이십니다.
願爲聖人氓(원위성인맹) : 성인의 백성 되기를 원합니다"
陳相見許行而大悅(진상견허행이대열) : 진상이 허행을 만나 크게 기뻐하고,
盡棄其學而學焉(진기기학이학언) : 이전에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 그에게서 다시 배웠다.
陳相見孟子(진상견맹자) 道許行之言曰(도허행지언왈) : 진상이 맹자를 만나서, 허행의 말을 맹자에게 전하였다.
滕君則誠賢君也(등군즉성현군야) : "등나라 임금은 참으로 현명한 임금이지만,
雖然未聞道也(수연미문도야) : 그러나 아직 올바른 도(道)를 알지 못합니다.
賢者與民竝耕而食(현자여민병경이식) : 현명한 사람은 백성과 함께 농사를 지어서 먹고,
饔飱而治(옹손이치) : 아침밥과 저녁밥을 손수 지어 먹고서 나라를 다스린다 하는데,
今也滕有倉廩府庫(금야등유창름부고) : 지금 등나라에는 곡식의 창고와 재물 창고가 있으나,
則是厲民而以自養也(즉시여민이이자양야) : 그것은 백성들을 괴롭혀서 자기를 살리는 것이니,
惡得賢(오득현) : 어찌 현명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대답 하셨다.
許子必種粟而後食乎(허자필종속이후식호) : "허자는 자기가 반드시 곡식을 심은 다음에야 밥을 먹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하였다.
然(연) : "그렇습니다"
曰(왈) : 맹자께서 다시 말씀 하셨다.
許子必織布而後衣乎(허자필직포이후의호) : "허자는 반드시 천을 손수 짠 다음에야 옷을 입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否(부) 許子衣褐(허자의갈) : "아닙니다. 허자는 베 잠방이를 입습니다"
曰(왈) : 맹자께서 또 물으셨다.
許子冠乎(허자관호) : "허자는 머리에 관(冠)을 쓰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冠(관) : "관(冠)을 씁니다"
曰(왈) : 맹자께서 물으셨다.
奚冠(해관) : "어떤 관(冠)을 쓰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冠素(관소) : "흰 관(冠)을 씁니다"
曰(왈) : 맹자께서 물으셨다.
自織之與(자직지여) : "손수 그것을 짜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否(부) 以粟易之(이속역지) : "아닙니다. 곡식으로 그것을 교환하십니다"
曰(왈) : 맹자께서 다시 물었다.
許子奚爲不自織(허자해위부자직) : "허자는 어찌하여 손수 그것을 짜지 않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害於耕(해어경) : "농사를 짓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지요"
曰(왈) : 맹자께서 물으셨다.
許子以釜甑爨(허자이부증흔) 以鐵耕乎(이철경호) : "허자는 솥과 시루로 밥을 지어 먹고, 쇠쟁기로 농사를 짓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然(연) : "그렇게 합니다"
曰(왈) : 맹자께서 물으셨다.
自爲之與(자위지여) : "허자 자신이 그것들을 만들어 쓰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否(부) 以粟易之(이속역지) : "아닙니다. 곡식으로 그것들을 교환하여 씁니다"
曰(왈) : 맹자께서 계속 물으셨다.
以粟易械器者(이속역기계자) : "곡식을 가지고 그것들을 교환하여 쓰는 것은,
不爲厲陶冶(불위려도치) : 도공(陶工)과 야공(冶工)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陶冶亦以其械器易粟者(도야역이기계기역속자) : 그러므로 도공과 야공도 역시 그들의 쟁기와 그릇을 가지고 곡식을 교환하여 먹는 것이,
豈爲厲農夫哉(기위여농부재) : 어찌 농부를 괴롭히는 것이 되겠는가?
且許子(차허자) 何不爲陶冶(하불위도야) : 그리고 또한 허자는, 어찌하여 도공(陶工)과 야공(冶工)의 하는 일을 하지 않고,
舍皆取諸其宮中而用之(사개취제기궁중이용지) : 모두 다 자기 집안에서 만들어 쓰지 않고,
何爲紛紛然與百工交易(하위분분연여백공교역) : 어찌하여 번거롭게 여러 공쟁이와 교역을 하는가?
何許子之不憚煩(하허자지불탄번) : 무엇 때문에 허자는 번거로움을 꺼리지 않는가?"
曰(왈) : 진상이 대답 하였다.
百工之事(백공지사) : "그것은 여러 공쟁이들이 하는 일은,
固不可耕且爲也(고불가경차위야) : 본래 농사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曰(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然則治天下(연즉치천하) :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만이,
獨可耕且爲與(독가경차위여) : 농사를 지으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인가?
有大人之事(유대인지사) : 대인(大人)의 할 일이 따로 있고,
有小人之事(유소인지사) : 소인(小人)의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이다.
且一人之身而百工之所爲備(차일인지신이백공지소위비) : 또한 사람의 몸에도 여러 공쟁이가 만든 것을 모두 필요로 하는데,
如必自爲而後用之(여필자위이후용지) : 반드시 그것을 다 자기가 손수 만든 다음에 쓸 수가 있게 된다면,
是率天下而路也(시솔천하이로야) : 이것은 천하의 사람들을 끌어다가 일에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말하기를,
或勞心(혹로심) : ‘어떤 사람은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或勞力(혹노력) : 어떤 사람은 몸을 수고롭게 한다‘고 한 것이다.
勞心者治人(노심자치인) :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勞力者治於人(노력자치어인) : 몸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다.
治於人者食人(치어인자식인) :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남을 먹여 주고,
治人者食於人(치인자식어인) :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에게서 얻어 먹는 것이,
天下之通義也(천하지통의야) : 온 천하에 통하는 원칙이다.
當堯之時(당요지시) 天下猶未平(천하유미평) : 요(堯)임금 때에는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
洪水橫流(홍수횡류) 氾濫於天下(범람어천하) : 큰 물이 아무데나 흘러서, 온 천하에 범람하고,
草木暢茂(초목창무) 禽獸繁殖(금수번식) : 초목이 무성하여, 새와 짐승이 번식하고,
五穀不登(오곡부등) : 오곡은 여물지를 않았다.
禽獸偪人(금수핍인) : 그리고 새와 짐승이 사람에게 달려들어 해를 입히고,
獸蹄鳥跡之道(수제조적지도) : 짐승의 발굽과 새의 발자국이 지나간 길이,
交於中國(교어중국) : 나라 안 여기저기 얽혀 있었다.
堯獨憂之(요독우지) : 요임금이 그것을 혼자서 근심하다가,
擧舜而敷治焉(거순이부치언) : 순임금을 등용하여 널리 다스리게 하였다.
舜使益掌火(순사익장화) : 순(舜)임금은 익(益)에게 불을 맡아 보게 하였다.
益烈山澤而焚之(익렬산택이분지) : 익(益)은 산과 늪지대에 불을 지르니,
禽獸逃匿(금수도닉) : 새와 짐승이 도망쳐 숨어 버렸다.
禹疏九河(우소구하) : 우(禹)가 아홉 강물이 막힌 곳을 뚫어,
瀹濟漯而注諸海(약제루이주제해) : 약수(瀹水)와 제수(濟水)와 누수(漯水)를 통하게 하고 그 물을 바다로 뽑아내고,
決汝漢排淮泗而注之江(결여한배회사이주지강) : 여수(汝水)와 한수(漢水)를 터서 회수(淮水)와 사수(泗水)로 통하는 물길을 열어 그 물을 양자강으로 뽑아냈다.
然後中國可得而食也(연후중국가득이식야) : 그렇게 한 후에 나라 안은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
當是時也(당시시야) 禹八年於外(우팔년어외) : 그 당시, 우(禹)는 8년 동안이나 외지에서 살았으며,
三過其門而不入(삼과기문이불입) : 3차례나 자기 집 문앞을 지나 가면서도 들어 가지 않았다.
雖欲耕得乎(수욕경득호) : 비록 그가 농사를 지으려고 할지라도 지을 수가 있었겠는가?
后稷敎民稼穡(후직교민가색) : 또 후직(后稷)을 시켜 백성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쳤다.
樹藝五穀(수예오곡) : 오곡을 씨뿌려 가구게 하니,
五穀熟而民人育(오곡숙이민이육) : 그 곡식이 다 여물어 백성들이 살게 되었다.
人之有道也(인지유도야) :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飽食煖衣(포식난의) : 아무리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고,
逸居而無敎(일거이무교) : 편안히 거처한다 할지라도 교육이 없다면,
則近於禽獸(즉근어금수) : 새나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
聖人有憂之(성인유우지) : 성인(聖人)이 그 점을 근심하여,
使契爲司徒(사계위사도) : 계(契)에게 사도(司徒)의 직책을 주어서,
敎以人倫(교이인륜) : 인륜(人倫)을 가르치게 하였다.
父子有親(부자유친) : 부자간에 친밀함이 있어야 하고,
君臣有義(군신유의) : 군신간에 의리가 있어야 하고,
夫婦有別(부부유별) : 부부간에 분별이 있어야 하고,
長幼有序(장유유서) : 나이든 사람과 어린 사람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고,
朋友有信(붕우유신) : 벗들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放勳曰(방훈왈): 방훈(放勳=요임금)이 말하기를,
勞之來之(노지래지) 匡之直之(광지직지) : ‘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라! 바로 잡아 주고 곧게 해 주라!
輔之翼之(보지익지) 使自得之(사자득지) : 그들을 도와 주고 부축해서, 제 스스로 인륜을 이해하도록 시켜라.
又從而振德之(우종이진덕지) : 또한 그들을 형편에 따라서 구호해 주고 은헤를 베풀어 주어라’고 명했었다.
聖人之憂民(성인지우민) : 성인(聖人)이 백성들의 일에 대해,
如此而暇耕乎(여차이가경호) : 이와 같이 근심하였으니 어느 겨를에 농사를 손수 지을 수가 있었겠는가?
堯以不得舜爲己憂(요이부득순위기우) : 요(堯)임금은 순(舜)을 얻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자기의 근심거리로 삼았고,
舜以不得禹皐陶爲己憂(순이부득우고요위기우) : 순(舜)임금은 우(禹)와 고요(皐陶)를 얻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자기의 근심거리로 삼았다.
夫以百畝之不易爲己憂者農夫也(부이백무지불역위기우자농부야) : 그런데 100무의 밭이 잘 가꾸어 지지 않는 것을 자기의 근심으로 삼는 사람은 농부이다.
分人以財(분인이재) 謂之惠(위지혜) :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을, 혜(惠)라고 하며,
敎人以善(교인이선) 謂之忠(위지충) : 남에게 선(善)을 가르치는 것을, 충(忠)이라고 하며,
爲天下得人者(위천하득인자) 謂之仁(위지인) : 천하를 위해 인물을 얻는 것을, 인(仁)이라고 말했다.
是故以天下與人易(시고이천하여인이) : 그렇기 때문에 천하를 남에게 주는 일은 쉬워도,
爲天下得人難(위천하득인난) : 천하를 위해 인물을 얻는 일은 어렵다는 것이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께서도 말씀 하셨다.
大哉(대재) 堯之爲君也(요지위군야) : ‘위대하구나! 요임금의 임금됨이여!
惟天爲大(유천위대) : 오직 하늘만이 위대할 수 있는 것인데,
惟堯則之(유요즉지) : 오직 요(堯)임금의 덕만이 그것을 본받을 수 있었다.
蕩蕩乎(탕탕호) : 끝없이 넓은 덕이로다!
民無能名焉(민무능명언) : 백성들은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름짓지 못하였다.
君哉舜也(군재순야) 巍巍乎(외외호) : 임금 답도다! 순(舜)임금의 높고 또 높은 그 덕(德)이여!
有天下而不與焉(유천하이불여언) : 천하를 차지하고서 자기가 직접 그것에 관여하지 아니했다’고 말하였다.
堯舜之治天下(요순지천하) :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에,
豈無所用心哉(기무소용심재) : 어찌 그들의 마음을 쓰지 아니할 수가 있었겠는가 마는,
亦不用於耕耳(역불용어경이) : 이것은 역시 농사짓는 데에다 그들이 직접 마음을 쓸 수가 없었다는 뜻일 뿐이다.
吾聞用夏變夷者(오문용하변이자) : 나는 하(夏)의 것을 가지고 이(夷)의 풍속을 변화시킨다는 말은 들었어도,
未聞變於夷者也(미문변어이자야) : 이(夷)의 것에 의해서 하(夏)의 문화가 변화됐다는 말은 이제까지 듣지 못하였다.
陳良楚産也(진량초산야) : 진량(陳良)은 초(楚)나라 태생이면서,
悅周公仲尼之道(열주공중니지도) : 주공(周公)과 중니(仲尼)의 도(道)에 대해 좋게 생각하였다.
北學於中國(북학어중국) : 그래서 북쪽으로 올라와 중국에서 배웠다.
北方之學者(북방지학자) 未能或之先也(미능혹지선야) : 북쪽의 학자들이, 능히 그보다 더 우수하지 못했으니,
彼所謂豪傑之士也(피소위호걸지사야) : 그 사람을 이른바 훌륭한 선비라고 말할 수가 있다.
子之兄弟事之數十年(자지형제사지수십년) : 자네의 형제들은 그를 수십 년 동안 섬겨 오다가,
師死而遂倍之(사사이수배지) : 스승이 죽게 되자마자 이내 그를 배반했던 것이다.
昔者(석자) 孔子沒(공자몰) 三年之外門人(삼년지와문인) : 옛날에, 공자가 작고하자, 그 제자들은 3년 상을 지낸 다음,
治任將歸(치임장귀) : 짐을 꾸리고 집으로 돌아 갔다.
入揖於子貢(입집어자공) 相嚮而哭(상향이곡) : 그 때 자공에게 들어가 인사를 나누고, 서로 마주보며 울었는데,
皆失聲然後(개실성연후) : 다들 목이 쉬어 버린 후에야 집으로 돌아 갔다.
歸子貢(귀자공) 反築室於場(반축실어장) : 자공은 다시 공자의 무덤에 돌아와, 무덤 앞 제단있는 터에 집을 짓고,
獨居三年然後歸(독거삼년연후귀) : 혼자서 3년을 또 지내고 난 후에 돌아 갔다.
他日(타일) 子夏子張子游(자하자장자유) : 어느 날, 자하(子夏)와 자장(子張)과 자유(子游)가,
以有若似聖人(이유약사성인) : 유약(有若)아 공자를 닮았다고 해서,
欲以所事(욕이소사) 孔子(공자) 事之(사지) : 공자를 섬기던 것과 같이, 그를 대신, 섬기려고 생각하여,
彊曾子(강증자) : 증자에게 억지로 권하였다.
曾子曰(증자왈) : 그러나 증자는 말하기를,
不可(불가) 江漢以濯之(강한이탁지) : ‘안 될 말이다. 마치 장강(長江)과 한수(漢水)가 빨아 주듯,
秋陽以暴之(추양이폭지) : 가을 햇볕이 쪼이는 듯이,
皜皜乎不可尙已(호호호불가상이) : 그 희디 흰 공자의 큰 덕(德)에 더 비할 바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今也(금야) 南蠻鴃舌之人(남만격설지인) : 이제 와서 남쪽 미개한 지역의 왜가리떼 같이 떠벌리는 야만인이,
非先王之道(비선생지도) : 선생의 도(道)를 비난하고 있는데,
子倍子之師而學之(자배자지사이학지) : 자네는 자네의 스승을 배반하고서 그 사람에게 배우니,
亦異於曾子矣(역이어증자왈) : 역시 증자와는 전연 다른 것이다.
吾聞出於幽谷(오문출어유곡) : 나는 새들까지도 깊숙한 골짜기에서 빠져 나와,
遷于喬木者(천우교목자) : 높은 나무로 옮겨 간다는 말은 들었어도
未聞下喬木而(미문하교목이) : 높은 나무 밑으로 내려가서,
入於幽谷者(입어유곡자) : 깊숙한 골짜기로 찾아 들어가 산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魯頌曰(노송왈): <시경(詩經)>의 노(魯)나라의 송(頌)에 이르기를,
戎狄是膺(융적시응) 荊舒是懲(형서시징) : ‘북방의 융적(戎狄)일랑 치고, 남방의 형서(荊舒)일랑 징계해 주자’고 하였듯이,
周公(주공) 方且膺之(방차응지) : 주공(周公)은, 그들을 늘 치려고 하였는데,
子是之學(자시지학) : 자네는 그들을 좋다고 배우니,
亦爲不善變矣(역위불선변의) : 역시 옳게 변화한 것이라고 할수는 없는 것이다"
曰(왈) : 맹자께서 또 말씀 하셨다.
從許子之道(종허자지도) 則市賈不貳(즉시가불이) : "그러나 허자의 이론에 따르면, 시장의 물가가 서로 틀리지 않고,
國中無僞(국중무위) : 나라 안에 거짓이 없게 되면,
雖使五尺之童適市(수사오척지동적시) : 비록 5척의 어린 아이를 시장에 보내어도,
莫之或欺(막지혹기) : 그 아이를 속이는 일이 없고,
布帛長短(포백장단) 同則賈相若(동즉가상약) : 베와 비단은 그 길이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게 되고,
麻縷絲絮輕重(마루사서경중) 同則賈相若(동즉가상약) : 명주실과 솜 같은 것은 그 무게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고,
五穀多寡(오곡다과) 同則賈相若(동즉가상약) : 곡식은 그 양이 많고 적음이, 같으면 값이 서로 같고,
屨大小(누대소) 同則賈相若(동즉가상약) : 신발은 그 대소의 크기가, 같으면 값이 서로 같은 것이다"
曰(왈) : 맹자께서 또 말씀 하셨다.
夫物之不齊(부물지부제) 物之情也(물지정야) : "대체로 물품은 그 품질이 같지 않다는 것이, 물품의 실태요,
或相倍蓰(혹상배사) : 서로 2배나 5배,
或相什伯(혹상십백) : 또는 10배나 100배,
或相千萬(혹상천만) : 혹은 천배나 만배의 차이가 나는 것인즉,
子比而同之(자비이동지) : 자네가 그것을 양에만 맞추어 값을 같게 한다면,
是亂天下也(시란천하야) : 이것은 곧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 된다.
巨屨小屨同賈(거루소루동가) : 굵게 삼은 신발과 가늘게 삼은 신발의 값이 같다면,
人豈爲之哉(인기위지재) : 사람들이 어찌 그런 것들을 만들겠는가?
從許子之道(종허자지도) : 허자의 이론에 따른다는 것은,
相率而爲僞者也(상솔이위위자야) : 서로 끌고 나서서 거짓을 꾸미는 것이니,
惡能治國家(오능치국가) : 어찌 나라를 다스릴 수가 있겠는가?"
<묵가에 대한 맹자의 변명>
墨者夷之(묵자이지) : 묵가(墨家)인 이지(夷之)가,
因徐辟而求見孟子(인서벽이구견맹자) : 서벽(徐辟)을 통해서 맹자에게 면회를 청해 오자,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吾固願見(오고원견) : "물론 나도 만나 보고 싶으나,
今吾尙病(금오상병) : 지금은 아직 병중에 있다.
病愈我且往見(병유아차왕견) : 병이 나으면 내가 가서 만나 보겠으니,
夷子不來(이자불래) : 이자(이자: 夷之의 존칭)가 오지 않게 하라"
他日又求見孟子(타일우구견맹자) : 그 후에 다시 또 뵈옵기를 청해 오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吾今則可以見矣(오금즉가이견의) : "나는 이제 만날 수 있다.
不直則道不見(부직즉도불견) : 잘못을 직언(直言)하지 않으면 도(道)를 밝힐 수 없다.
我且直之(아차직지) : 나 또한 그의 잘못을 직언(直言) 하겠다.
吾聞夷子墨者(오문이자묵자) : 내가 듣기에는 이자(夷子)는 묵자(墨者)이다.
墨之治喪也(묵지치상야) : 묵자(墨者)는 장례(葬禮)를,
以薄爲其道也(이박위기도야) : 박하게 지내는 것을 바른 길로 생각한다.
夷子思以易天下(이자사이역천하) : 이자(夷子)는 그것으로 천하의 풍속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니,
豈以爲非是而不貴也(기이위비시이불귀야) : 그가 어찌 그것을 옳지 않다 하고 존중하지 않겠는가?
然而夷子葬其親厚(연이이자장기친후) : 그러면서도 이자(夷子)는 자기의 어버이 장례를 후하게 지냈으니,
則是以所賤事親也(즉시이소천사친야) : 이것은 곧 자기가 천하게 여기는 것을 가지고 어버이를 섬긴 것이다"
徐子以告夷子(서자이고이자) : 서자(徐子: 서벽의 존칭)가 이 말을 이자(夷子)에게 알려주니,
夷子曰(이자왈) : 이자(夷子)가 말하였다.
儒者之道(유자지도) 古之人(고지인) : "유자(儒者)의 도(道)에, 옛날 사람은,
若保赤子(약보적자) : 사랑하기를 어린 아이 보살펴 주듯이 했다는 말이 있는데,
此言何謂也(차언하위야) : 이 말은 무엇을 가리켜 하는 말인가?
之則以爲愛無差等(지즉이위애무차등) : 나는 그것이 사랑에 차등이 없고 다만 사랑을 베푸는 데 있어서,
施由親始(시유친시) : 가까운 쪽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徐子以告孟子(서자이고맹자) : 서자(徐子)가 이 말을 맹자에게 고하니,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夫夷子信以爲人之親其兄之子(부이자신이위인지친기형지자) : "그러면 이자(夷子)는 정말 사람들이 자기 형의 아들 사랑하기를,
爲若親其隣之赤子乎(위약친기린지적자호) : 남의 아이 사랑하듯이 한다고 생각하는가?
彼有取爾也(피유취이야) : 그 뜻은 따로 취하는 데가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赤子匍匐將入井(적자포복장입정) : 원래 어린 아이가 기어 가서 우물에 빠지려고 하는 것이,
非赤子之罪也(비적자지죄야) : 그 아이의 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且天之生物也(차천지생물야) : 또한 하늘이 만물을 생성하는 데,
使之一本(사지일본) : 한 가지 근본에 따르도록 했음에도,
而夷子二本故也(이이자이본고야) : 이자(夷子)는 두 가지 근본을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蓋上世嘗有不葬其親者(개상세상유부장기친자) : 먼 옛날에 자기 어버이를 매장하지 않는 시대가 있어서,
其親死則擧而委之於壑(기친사즉거이위지어학) : 그 어버이가 죽으면 들어다가 골짜기에 버렸다.
他日過之(타일과지) : 그가 훗날 그곳을 지나가자니까,
狐狸食之(호리식지) : 여우와 너구리가 그 시체를 뜯어 먹고,
蠅蚋姑嘬之(승예고최지) : 파리와 모기가 그것을 빨고 있기에,
其顙有泚(기상유체) : 그의 이마에 진땀이 흐르고,
睨而不視(예이불시) : 눈을 돌려 똑바로 그것을 보지 못했다.
夫泚也(부체야) : 그 진땀이 솟은 것은,
非爲人泚(비위인체) : 남 때문이 아니고,
中心達於面目(중심달어면목) : 마음 속의 느낌이 얼굴에 나타난 것이다.
蓋歸反虆梩而掩之(개귀반나리이엄지) : 그는 집에 돌아가서 삼태기와 삽을 가지고 와서 흙으로 그 시체를 덮었던 것이다.
掩之誠是也(엄지성시야) : 흙으로 덮는 것이 정말로 옳다면,
則孝子仁人之掩其親(즉효자인인지엄기친) : 효자(孝子)와 인자(仁慈)한 자가 그들의 어버이를 덮는 데에도,
亦必有道矣(역필유도의) : 또한 반드시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徐子以告夷子(서자이고이자) : 서자(徐子)가 이 말을 이자(夷子)에게 일러 주자,
夷子憮然爲間曰命之矣(이자무연위간왈명지의) : 이자(夷子)는 멍하니 한참 있다가 ‘잘 알았다’고 말하였다.
滕文公章句 下(등문공장구 하)
앞의 등문공 장구 상에 대한 하편이다.
이와 같이 등문공편을 상·하로 나눈 것은 후한의 조기이다.
이 편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7장은 출처 진퇴를 말하였고
2장은 정치를 말하였고 1장은 이단(異端)을 말하였다.
1
陳代曰(진대왈) : 진대가 말하기를,
不見諸侯宜若小然(불견제후의약소연) : 제후를 만나 보지 않으시는 것이 미상불 썩 잘하시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今一見之(금일견지) : 이제 한번 만나 보시면
大則以王(대칙이왕) : 잘되면 왕정을 할 것이요
小則以覇(소칙이패) : 적어도 패자는 될 것입니다
且志曰(차지왈) : 또, 옛 글에 말하기를,
枉尺而直尋(왕척이직심) : 한 자만큼 굽혀서 여덟 자를 편다 하니
宜若可爲也(의약가위야) : 미상불 해 보실 만한 것 같습니다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하기를,
昔(석)齊景公田(제경공전) : 옛날에,제경공이 사냥을 하려 하며
招虞人以旌(초우인이정) : 우인을 깃발로써 불렀으나
不至(부지) : 오지 않거늘
將殺之(장살지) : 처벌하여 죽이려 하였다
志士不忘在溝壑(지사불망재구학) : 뜻 있는 선비는 도랑과 구덩이에 있을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勇士不忘喪其元(용사불망상기원) : 용사는 그 머리를 잃어버릴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하시니
孔子(공자) : 공자는
奚取焉(해취언) : 무엇에 감동하여 이렇게 말하였는가
取非其招不往也(취비기초불왕야) : 자기들을 부르는 것이 맞지 않으면 불려도 가지 않는 것을 감심한 것이니
如不待其招而往(여불대기초이왕) : 어떻게 그들의 초청을 기다리지도 않고 간다면
何哉(하재) : 어찌하겠는가
且夫枉尺而直尋者(차부왕척이직심자) : 또 도대체 한 자만큼 굽혀 여덟 자를 편다는 것은
以利言也(이리언야) : 순전히 공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니
如以利(여이리) : 만일 이득만을 가지고 말한다면
則枉尋直尺而利(칙왕심직척이리) : 여덟 자를 굽혀서 한 자만큼 편다고 해도
亦可爲與(역가위여) : 또한 하겠는가
昔者(석자) : 옛날에
趙簡子使王良(조간자사왕량) : 조간자가 왕량으로 하여금
與嬖奚乘(여폐해승) : 폐해와 함께 차를 타고 사냥을 하게 했으나
終日而不獲一禽(종일이불획일금) : 종일토록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嬖奚反命曰(폐해반명왈) : 폐해가 조간자에게 복명하여 말하기를
天下之賤工也(천하지천공야) : 천하에 보잘것 없는 기사였습니다
或以告王良(혹이고왕량) : 어떤 사람이 이 말을 왕량에게 고하니
良曰請復之(량왈청부지) : 왕량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다시 한번 해 보겠다 하고
彊而後可(강이후가) : 억지로 우겨서 승낙을 얻었다
一朝而獲十禽(일조이획십금) : 아침 사이에 열 마리 새를 잡고
嬖奚反命曰(폐해반명왈) : 폐해가 또 복명하여 말하기를,
天下之良工也(천하지량공야) : 천하에 훌륭한 기사였습니다
簡子曰(간자왈) : 그래서 조간자가 말하기를,
我使掌與女乘(아사장여여승) : 내가 너와 함께 수레를 타는 것을 맡아보게 하겠다 하고
謂王良(위왕량) : 왕량에게 그 말을 전하니
良不可曰(량불가왈) : 왕량이 듣지 아니하고 말하기를,
吾爲之範我馳驅(오위지범아치구) : 내가 그 사람을 위하여 나의 말 모는 법을 법대로 하니
終日不獲一(종일불획일) : 종일토록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爲之詭遇(위지궤우) : 그래서 이번에는 그 사람을 위해서 몰래 마주치게 하니
一朝而獲十(일조이획십) : 하루 아침에 새를 열 마리나 잡게 된 것이다.
詩云(시운)不失其馳(불실기치) : 시경에 말하기를 그 말 달리는 법을 틀리게 하지 않아도
舍矢如破(사시여파) : 활을 쏘아서 목적물을 깨다시피한다 했는데
我不貫與小人乘(아불관여소인승) : 나는 이런 소인과 함께 수레를 타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니
請辭(청사) : 사퇴하겠다고 하였다
御者(어자) : 마부도
且羞與射者比(차수여사자비) : 활 쏜는 사람의 비위 맞추기를 창피하게 생각하여
比而得禽獸(비이득금수) : 활 쏘는 사람과 비위에 맞게 해서 짐승을 잡는 것이
雖若丘陵(수약구릉) : 산더미처럼 많다 해도
弗爲也(불위야) : 하지 아니하는데
如枉道而從彼(여왕도이종피) : 어떻게 나의 주장을 굽혀서 저 사람을 따라 함은
何也(하야) : 어째서인가
且子過矣(차자과의) : 또 자네가 잘못이다
枉己者(왕기자) : 자기를 굽희는자
未有能直人者也(미유능직인자야) : 남을 바르게 할 수 없는 법이다
2
景春曰(경춘왈) : 경춘이 말하기를,
公孫衍張儀(공손연장의) : 공손연과 장의가
豈不誠大丈夫哉(기불성대장부재) : 어찌 참으로 대장부가 아니겠는가
一怒而諸侯懼(일노이제후구) : 한번 성을 내면 제후들이 드려워했고
安居而天下熄(안거이천하식) : 가만 있으면 천하가 조용하였다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是焉得爲大丈夫乎(시언득위대장부호) : 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장부라고 하겠는가
子未學禮乎(자미학예호) : 자네는 예법을 배우지 못하였는가
丈夫之冠也(장부지관야) : 사나이가 성인식을 할 때는
父命之(부명지) : 아버지가 타이르고
女子之嫁也(여자지가야) : 여자가 시집갈 때는
母命之(모명지) : 어머니가 타이르는 법이니
往送之門(왕송지문) : 딸이 시집갈 때에 어머니가 문간까지 가서 전송하며
戒之曰往之女家(계지왈왕지여가) : 신신당부하기를 너의 시집에 가거든
必敬必戒(필경필계) :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조심하여
無違夫子(무위부자) : 사내의 뜻에 어김이 없도록 하라고 하는데
以順爲正子(이순위정자) : 순종하는 것으로 올바른 길로 삼는 것은
妾婦之道也(첩부지도야) : 부녀자의 도리이니라
居天下之廣居(거천하지광거) : 천하의 넓은 집에 거처하며
立天下之正位(입천하지정위) : 천하의 올바른 자리에 서며
行天下之大道(행천하지대도) : 천하의 큰 길을 걸어가서
得志(득지) : 목적을 달성할 때에는
與民由之(여민유지) : 백성들과 함께 행동하고
不得志(부득지) :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때는
獨行其道(독행기도) : 자기 혼자 자기의 길을 걸어가서
富貴不能淫(부귀불능음) : 부귀도 그 사람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못하며,
貧賤不能移(빈천부능이) : 빈천도 그 사람의 지조를 옮기지 못하며
威武不能屈(위무불능굴) : 위엄과 무력을 가지고도 그 사람의 지조를 굽힐 수 없으니
此之謂大丈夫(차지위대장부) :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 말할 수 있다
3
周霄問曰(주소문왈) : 주소가 물어 말하기를,
古之君子仕乎(고지군자사호) : 옛날에 군자가 벼슬하였습니까
孟子曰(맹자왈)仕(사) : 맹자가 말하기를, 벼슬하였다
傳曰(전왈) : 주소가 또 묻기를
孔子三月無君(공자삼월무군) : 공자가 석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則皇皇如也(칙황황여야) : 어찌할 줄을 모르다시피하여
出疆(출강) : 국경을 떠나갈 적에
必載質(필재질) : 반드시 선사할 물건을 싣고 갔다 하고
公明儀曰古之人(공명의왈고지인) : 또 공명의가 말하기를 옛날 사람이
三月無君(삼월무군) : 석 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則弔(칙조) : 슬퍼했다 하였습니다
三月無君則弔(삼월무군칙조) : 그런데 석 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슬퍼했다는 것은
不以急乎(부이급호) : 너무 조급하지 않습니까
曰(왈)士之失位也(사지실위야) : 맹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직위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猶諸侯之失國家也(유제후지실국가야) : 제후가 나라를 잃어버렸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禮曰諸侯耕助(예왈제후경조) : 예기에서 말하기를 제후가 밭 갈고
以供粢盛(이공자성) : 거두어서 제사 음식을 마련하고
夫人蠶繅(부인잠소) : 부인이 누에 치고 실을 뽑아서
以爲衣服(이위의복) : 제복을 만든다 하였느니라
犧牲不成(희생부성) : 산 제물이 마련되지 못하고
粢盛不潔(자성부결) : 제사 음식이 깨끗하지 못하며
衣服不備(의복부비) : 제복이 마련되지 못하면
不敢以祭(부감이제) : 감히 제사를 지내지 못하고
惟士無田(유사무전) : 오직 선비도 농사 지을 밭이 없으면
則亦不祭(칙역부제) : 또한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법이니
牲殺器皿衣服(생살기명의복) : 산 제물과 그릇과 의복이
不備(부비) : 마련되지 못하여
不敢以祭(불감이제) :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된다면
則不敢以宴(칙불감이연) : 연희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니
亦不足弔乎(역부족조호) : 슬퍼할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出疆(출강) : 국경을 떠남에 있어
必在質(필재질) : 반드시 예물을 싣고 간다는 것은
何也(하야) : 무슨 뜻입니까
曰(왈)士之仕也(사지사야) : 맹자가 대답해 말하기를, 사의 벼슬하는 것이
猶農夫之耕也(유농부지경야) : 농부의 밭 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農夫豈爲出疆(농부기위출강) : 농부가 어떻게 국경을 떠나갈 적에
舍其耒耜哉(사기뢰사재) : 농기구를 버리고 갈 수 있겠는가
曰(왈)晉國(진국) : 주소가 또 묻기를, 진나라
亦仕國也(역사국야) : 또한 벼슬하는 나라이지만
夫嘗聞仕如此其急(부상문사여차기급) : 이때까지 벼슬하는 것이 어떻게 조급한 것인 줄은 듣지 못했습니다.
仕如此其急也(사여차기급야) : 벼슬하기가 이렇게 조급한 것인 줄은 듣지 못했는데
君子之難仕(군자지난사) : 벼슬 안 하는 것은
何也(하야) : 무슨 까닭입니까
曰(왈)丈夫生而願爲之有室(장부생이원위지유실) : 맹자가 말하기를, 사나이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정을 갖기 원하며
女子生而願爲之有家(여자생이원위지유가) : 여자도 세상에 태어나서 가정을 갖기를 바라는 것은
父母之心(부모지심) : 부모의 마음이라 사람마다
人皆有之(인개유지) : 모두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不待父母之命(부대부모지명) : 그렇다고 해서 부모의 명령과
媒妁之言(매작지언) : 중매인의 말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鑽穴隙相窺(찬혈극상규) : 담구멍을 파고 서로 엿보며
踰牆相從(유장상종) : 담장을 넘어서 서로 따라가게 되면
則父母國人(칙부모국인) : 부모나 나라 사람들이
皆賤之(개천지) : 모두 이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이니라.
古之人(고지인) : 옛날 사람들은
未嘗不欲仕也(미상불욕사야) : 언제 벼슬하기를 원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又惡不由其道(우악부유기도) : 그러나 한편으로 올바른 길을 밟지 않고 벼슬하기를 싫어했던 것이니
不由其道而往者(부유기도이왕자) : 올바른 길을 거쳐서 벼슬하지 않은 사람은
與鑽穴隙之類也(여찬혈극지류야) : 담구멍을 뚫고 엿보는 것과 같은 무리니라
4
彭更問曰(팽경문왈) : 팽경이 물어 말하기를,
後車數十乘(후차수십승) : 뒤에 따르는 차가 수십 대나 되고
從者數百人(종자수백인) : 따르는 사람이 수백 명이나 되어서
以傳食於諸侯不以泰乎(이전식어제후부이태호) : 이렇게 제후들에게 차례로 대접을 받아 가는 것이 너무도 호화스럽지 아니합니까
孟子曰(맹자왈)非其道(비기도) : 맹자가 말하기를, 올바른 도리가 아니라면
則一簞食(칙일단식) : 한 바구니의 밥이라도
不可受於人(부가수어인) : 남에게서 받을 수 없지만
如其道(여기도) : 만일 도리에 합당하다면
則舜受堯之天下(칙순수요지천하) : 순이 요로부터 천하를 물려받았어도
不以爲泰(불이위태) : 호화스럽다고 하지 않는데
子以爲泰乎(자이위태호) : 자네는 이것마저 너무 호화스럽다고 하는가
曰否(왈부) : 팽갱이 말하기를, 그런 것이 아니라
士無事而食(사무사이식) : 사가 하는 일 없이 얻어먹는 것이
不可也(불가야) : 옳지 못합니다
曰(왈)子不通功易事(자불통공역사) : 맹자가 말하기를, 자네가 공을 서로 융통하고 일거리를 서로 바꾸어서
以羡補不足(이연보부족) : 남는 것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하지 아니하면
則農有餘粟(즉농유여속) : 농가에 곡식이 남아돌고
女有餘布(여유여포) : 여자들은 남은 베가 있을 것이지만
子如通之(자여통지) : 자네가 만일 이와 같이 유덕한 자를 상통하면
則梓匠輪輿(즉재장윤여) : 목공일을 하는 사람과 수레를 만드는 사람이
皆得食於子(개득식어자) : 모두 자네에게서 보수를 받게 될 터인데
於此有人焉(어차유인언) : 여기에 사람이 있어서
入則孝(입즉효) : 집에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出則悌(출즉제) : 밖에 나와서는 어른을 공경하며
守先王之道(수선왕지도) : 선왕의 훌륭한 도를 지키며
以待後之學者(이대후지학자) : 그리하여 뒤에 오는 학자들을 기다리지만
而不得食於子(이불득식어자) : 자네에게서 보수를 받을 수 없다면
子何尊梓匠輪輿而輕爲仁義者哉(자하존재장윤여이경위인의자재) : 자네는 어찌하여 목공하는 사람과 바퀴를 만드는 기술자들은 존중하면서 인과 의를 실천하는 사람을 가볍게 여기는가
曰(왈)梓匠輪輿(재장윤여) : 팽경이 말하기를, 목공하는 사람과 차바를 깎는 사람은
其志將以求食也(기지장이구식야) : 그 목적이 생활을 하기 위한 것이지만
君子之爲道也(군자지위도야) : 군자가 도를 닦는 것도
其志亦將以求食與(기지역장이구식여) : 그 목적이 또한 생활을 하려는 데 있습니까
曰(왈)子何以其志爲哉(자하이기지위재) : 맹자가 묻기를, 자네는 어찌하여 그 목적을 가지고 말하는가
其有功於子(기유공어자) : 그 사람들이 자네에게 대해서 공로가 있기 때문에
可食而食之矣(가식이식지의) : 보수를 할 만해서 대접하는 것이니
且子(차자) : 도대체 자네는
食志乎(식지호) : 그 사람의 목적에 대해서 보수를 공여하는가
食功乎(식공호) :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의 한 공적에 대해서 대우하는가
曰(왈)食志(식지) : 팽갱이 말하기를, 저는 목적에 대해서 합니다
曰(왈)有人於此(유인어차) : 맹자가 말하기를, 만일 그렇다면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어
毁瓦畫墁(훼와화만) : 자네 집 기와를 헐어버리고 담벼락에 그림을 그려놓더라도
其志將以求食也(기지장이구식야) : 그 사람의 목적이 자네에게서 생활의 대우를 받으려는 것이라면
則子食之乎(칙자식지호) : 자네가 대우하겠는가
曰 否(왈 부) : 팽갱이 대답하기를, 아닙니다
曰(왈)然則子非食志也(연칙자비식지야) : 맹자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자네도 그 사람의 목적에 대해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食功也(식공야) : 일한 결과에 대해서 대우하는 것이다
5
萬章問曰(만장문왈) : 만장이 물어 말하기를,
宋小國也(송소국야) : 송나라는 작은 나라이니
今將行王政(금장행왕정) : 어제 훌륭한 왕정을 시행하려 하는데
齊楚惡而伐之(제초오이벌지) : 제와 초가 이것을 미워해서 침공하게 되면
則如之何(칙여지하) : 어떻게 하겠습니까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하기를,
湯居亳(탕거박) : 탕이 박에 도읍하고 있을 때에
與葛爲鄰(여갈위린) : 갈이란 나라로 이웃하고 있었는데
葛伯(갈백) : 갈백이
放而不祀(방이불사) : 방탕하며 제사 지내지 아니하거늘
湯(탕) : 탕이
使人問之曰何爲不祀(사인문지왈하위불사) : 사람을 시켜서 묻기를 어찌하여 제사를 지내지 아니하는가
曰(왈)無以供犧牲也(무이공희생야) : 갈백이 대답하기를, 산 제물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湯(탕) : 그래서 탕이
使遺之牛羊(사견지우양) : 사람을 시켜서 산 제물로 소와 양을 보내주었는데
葛伯食之(갈백식지) : 갈백이 다 잡아먹어 버리고
又不以祀(우불이사) : 또 제사를 아니하거늘
湯(탕) : 탕이
又使人問之曰何爲不祀(우사인문지왈하위불사) : 또 사람을 시켜 묻기를, 어찌하여 제사를 지내지 아니하는가
曰(왈)無以供粢盛也(무이공자성야) : 갈백이 대답하기를 제사 음식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湯(탕) : 그래서 탕이
使亳衆(사박중) : 박의 백성들로 하여금
往爲之耕(왕위지경) : 가서 밭을 갈아 주게 하고,
老弱饋食(노약궤식) : 늙은이와 어린애들은 식사를 공급하였는데
葛伯帥其民(갈백수기민) : 갈백이 자기 나라 백성들을 인솔하고
要其有酒食黍稻者(요기유주사서도자) : 식사를 공급하는 사람 가운데 술과 반찬과 기장밥과 쌀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것을
奪之(탈지) : 빼앗아먹고
不授者殺之(불수자살지) : 순순히 내주지 않은 사람을 죽여 버리니
有童子以黍肉餉(유동자이서육향) : 동자가 기장밥과 고기를 반찬으로 식사 공급을 하려는 것을
殺而奪之(살이탈지) : 갈백이 그 동자를 죽이고 빼앗아 버리니
書曰(서왈) : 서경에 말하기를
葛伯仇餉(갈백구향) : 갈백이 자기를 먹여 주는 사람을 원수로 삼았다고 하는 것은
此之謂也(차지위야) : 이것을 말함이니라
爲其殺是童子而征之(위기살시동자이정지) : 이 동자를 죽였기 때문에 갈을 정복하였는데
四海之內皆曰(사해지내개왈) : 천하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非富天下也(비부천하야) : 자기 나라를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爲匹夫匹婦(위필부필부) : 한 지아비와 한 아내를 위해서
復讐也(복수야) : 원수를 갚은 것이라 하였다
湯(탕) : 탕이
始征(시정) : 정복을 시작하기를
自葛載(자갈재) : 갈로부터 시작하여
十一征而無敵於天下(십일정이무적어천하) : 열한 번이나 군사 행동을 하였는데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으니
東面而征(동면이정) : 쪽을 향해 정복할 때에는
西夷怨(서이원) : 동서쪽의 이민족들이 원망하며
南面而征(남면이정) : 남쪽을 향해 정복할 때에는
北狄怨(북적원) : 북쪽의 이민족들이 원망하여
曰(왈)奚爲後我(해위후아) : 말하기를, 어찌하여 우리들을 뒤로 미루는가 하였느니라
民之望之(민지망지) : 백성들이 탕의 군대를 바라보기를
若大旱之望雨也(약대한지망우야) : 큰 가뭄에 비를 바라는 것같이 해서
歸市者弗止(귀시자불지) : 저자로 가는 사람도 발걸음을 멈추지 아니하고
芸者不變(운자불변) : 밭 가는 농사꾼도 조금도 변함이 없는데
誅其君吊其民(주기군적기민) : 그 나라 임금을 죽이고 백성들을 위로하여
如時雨降(여시우항) : 때마침 비가 내리는 것같이 하여
民大悅(민대열) : 백성들이 대단히 기뻐하니
書曰徯我后(서왈혜아후) : 서경에 말하기를 우리 임금께서 오시기를 기다렸는데
后來(후래) : 임금께서 오시면
其無罰(기무벌) : 이제부터는 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有攸不爲臣(유유불위신) : 신복하지 않은 자가 있어서
東征(동정) : 동쪽으로 정벌하여
綏厥士女(수궐사여) : 그곳의 사녀들을 위로하니
匪厥玄黃(비궐현황) : 그 사녀들이 검고 누런 비단을 광주리에 담고
紹我周王見休(소아주왕견휴) : 우리 주왕을 맞아 섬겨 아름다움을 나타내어
惟臣附于大邑周(유신부우대읍주) : 큰 나라 주에 신부한다 하였다
其君子(기군자) : 그곳의 군자들은
實玄黃于匪(실현황우비) : 검고 누런 비단을 광주리에 담아
以迎其君子(이영기군자) : 이쪽의 군자들을 환영하고
其小人(기소인) : 그곳의 백성들은
簞食壺漿(단사호장) : 바구니의 밥과 병에 담은 장국으로
以迎其小人(이영기소인) : 이쪽의 인민들을 환영하니
救民於水火之中(구민어수화지중) : 무왕은 어떻게 백성들을 물과 불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어
取其殘而已矣(취기잔이이의) : 그들을 해치는 자를 처치해 버렸을 뿐이다
太誓曰(태서왈) : 태서에 말하기를, 우리의 무력을
我武惟揚(아무유양) : 우리의 무력을 발휘하여
侵于之疆(침우지강) : 적의 국경을 공격하여
則取于殘(칙취우잔) : 백성들을 해치는 자를 처치하고
殺伐用張(살벌용장) : 살벌의 위력을 베풀어서
于湯有光(우탕유광) : 탕보다 더 빛이 있다 하니
不行王政云爾(불행왕정운이) : 왕정을 행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뿐이지만
苟行王政(구행왕정) : 만일 왕정을 시행하기만 하면
四海之內(사해지내) : 천하의 백성들이
皆擧首而望之(개거수이망지) : 다 머리를 들고 바라보아서
欲以爲君(욕이위군) : 자기 나라 임금을 삼으려고 할 터인데
齊楚雖大(제초수대) : 제와 초가 비록 크나
何畏焉(하외언) : 무엇이 두렵겠는가
6
孟子謂戴不勝曰(맹자위대불승왈) : 맹자가 대불승에게 일러 말하기를,
子欲子之王之善與(자욕자지왕지선여) : 자네는 자네의 왕이 선하기를 바라는가
我明告子(아명고자) : 내가 분명히 자네에게 말하노라
有楚大夫於此(유초대부어차) : 여기에 초대부가 있으니
欲其子之齊語也(욕기자지제어야) : 자기의 아들이 제나라 말을 하기를 바란다면
則使齊人傅諸(칙사제인부제) : 제나라 사람을 시켜서 가르쳐야 하겠는가
使楚人傅諸(사초인부제) : 초나라 사람을 시켜서 가르쳐야 하겠는가
曰(왈)使齊人傅之(사제인부지) : 대불승이 대답하기를, 그거야 제나라 사람을 시켜야 할 것입니다
曰(왈)一齊人傅之(일제인부지) : 맹자가 말하기를, 한 제나라 사람이 지도하여도
衆楚人咻之(중초인휴지) : 옆에서 여러 초나라 사람들이 지껄여대면
雖日撻而求其齊也(수일달이구기제야) : 아무리 날로 매질을 하여 가면서 그 아이가 제나라 말을 배우기를 바라더라도
不可得矣(불가득의) : 될 수 없거니와
引而置之莊嶽之間數年(인이치지장악지간수년) : 그 아이를 데리고 가서 장악지방에 수년 동안 지내게 하면
雖日撻而求其楚(수일달이구기초) : 아무리 날로 매질을 하면서 그 아이가 초나라 말을 하기를 바라더라도
亦不可得矣(역불가득의) : 역시 얻지 못할 것이다
子謂薛居州善士也(자위설거주선사야) : 자네는 생각하기를 설거주는 착한 선비라고 해서
使之居於王所(사지거어왕소) : 왕의 처소에 함께 지내게 하는데
在於王所者(재어왕소자) : 왕의 처소에 있는 사람들이
長幼卑尊(장유비존) : 어른이나 어린이나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
皆薛居州也(개설거주야) : 모두 설거주와 같이 착한 사람이라면
王誰與爲不善(왕수여위불선) : 왕이 누구와 함께 선하지 못한 일을 할 것이며
在王所者長幼卑尊(재왕소자장유비존) : 왕의 처소에 있는 사람들이 어른이나 아이나 낮은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
皆非薛居州也(개비설거주야) : 모두 설거주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王誰與爲善(왕수여위선) : 왕은 누구와 함께 선을 하겠는가
一薛居州獨如宋王何(일설거주독여송왕하) : 설거주 한 사람을 가지고 혼자서 송왕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7
公孫丑問曰(공손추문왈) : 공손추가 물어 말하기를,
不見諸侯何義(불견제후하의) : 제후를 만나 보지 않으시는 것이 무슨 취지입니까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하기를,
古者不爲臣不見(고자불위신불견) : 옛날에 신하가 되지 않으면 만나 보지 않는 것이었다.
段干木(단간목) : 단우목은
踰垣而辟之(유원이피지) : 담장을 넘어서 피해 달아나고
泄柳(설류) : 설류는
閉門而不內(폐문이불내) : 문을 닫아 걸어 들이지 아니하였으니
是皆已甚(시개이심) : 이것들은 모두 너무 심했다
迫(박) : 저쪽에서 다가오면
斯可以見矣(사가이견의) : 만나 볼만한 것이니라
陽貨欲見孔子而惡無禮(양화욕견공자이오무례) : 양화가 공자를 면회하고자 하였으나 적당한 예법이 없는 것을 꺼려
大夫有賜於士(대부유사어사) : 대부가 사에게 선물할 경우에
不得受於其家(부득수어기가) : 자기 집에서 직접 받지 못한 경우에는
則往拜其門(칙왕배기문) : 대부의 집에 가서 그 문간에서 답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陽貨矙孔子之亡也(양화감공자지망야) : 양화는 공자가 출타하고 없는 틈을 엿보아
而饋孔子蒸豚(이궤공자증돈) : 공자에게 삶은 돼지고기를 선사하였는데
孔子亦矙其亡也(공자역감기망야) : 공자도 또한 양화가 출타한 틈을 엿보아서
而往拜之(이왕배지) : 그 문간에 가서 답례하시니
當是時(당시시) : 만일 이때를 당하여
陽貨先(양화선) : 양화가 먼저 찾아뵈었으면
豈得不見(기득불견) : 어떻게 면회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曾子曰(증자왈)脅肩諂笑(협견첨소) : 증자가 말하기를, 어깨를 으쓱하며 아첨하여 웃는 것이
病于夏畦(병우하규) : 여름에 밭에 김매는 것보다 괴롭다 하고
子路曰(자로왈)未同而言(미동이언) : 자로는 말하기를, 찬동하지 않으면서 억지로 말하는 것은
觀其色(관기색) :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赧赧然(난난연) : 부끄러운 빛이 나타나니
非由之所知也(비유지소지야) : 이런 짓은 나의 알 바가 못 된다 하니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 증자와 자로의 말로 비추어서 본다면
則君子之所養(즉군자지소양) : 군자들이 수양하는 데 힘쓰는 것을
可知已矣(가지이의) : 알 만하니라
8
戴盈之曰(대영지왈) : 대영지가 말하기를,
什一(십일) : 10분의 1의 세금과
去關市之征(거관시지정) : 관시에 세금을 받지 않는 것을
今茲未能(금자미능) :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우니
請輕之(청경지) : 청컨대 액수를 경감해서
以待來年然後已(이대내년연후이) : 내년을 기다린 후에 폐지하도록 하면
何如(하여) : 어떻습니까
孟子曰(맹자왈)今有人(금유인) : 맹자가 말하기를, 이제 사람이 있어서
日攘其鄰之鷄者(일양기린지계자) : 날마다 그 이웃의 닭을 훔치는 자가 있었는데
或告之曰(혹고지왈) : 어떤 사람이 일러 말하기를
是非君子之道(시비군자지도) : 이런 짓은 군자의 하는 도리가 아니라고 말하니
曰(왈)請損之(청손지) : 그 사람이 말하기를 그러면 수를 좀 줄여서
月攘一鷄(월양일계) : 한 달에 한 마리씩 훔치다가
以待來年然後已(이대내년연후이) : 내년을 기다린 후에 그만두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如知其非義(여지기비의) : 만일 그것이 잘못인 줄 안다면
斯速已矣(사속이의) : 빨리 중단할 것이지
何待來年(하대내년) : 무엇 때문에 내년까지 기다리고 있겠는가
9
公都子曰(공도자왈) : 공도자가 말하기를,
外人(외인) : 바깥 사람들이
皆稱夫子好辯(개칭부자호변) : 모두 선생님을 말씀하시를 좋아하신다고 하니
敢問何也(감문하야) : 감히 묻사오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입니까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하기를,
予豈好辯哉(여기호변재) : 내가 어찌 말만 하기를 좋아하겠는가
予不得已也(여부득이야) : 내가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다
天下之生久矣(천하지생구의) : 인류의 역사가 있어 온 지 오래 되었는데
一治一亂(일치일란) : 그 동안 한 번 다스러지면 한 번 어지러워졌느니라
當堯之時(당요지시) : 요임금의 때를 당하여
水逆行(수역행) : 물이 거꾸로 흘러서
氾濫於中國(범람어중국) : 전 중국에 넘쳐 흐르고
蛇龍居之(사룡거지) : 뱀과 용이 번성해서 사니
民無所定(민무소정) : 백성들이 정착할 수가 없어서
下者爲巢(하자위소) : 낮은 지대에 있는 사람은 나무에 둥지를 틀고
上者爲營窟(상자위영굴) : 높은 지대에 있는 사람은 땅굴을 파고 사니
書曰(서왈)洚水警余(홍수경여) : 서경에 말하기를 홍수가 나를 경계한다 하였으니
洚水者(홍수자) : 홍수라는 것은
洪水也(홍수야) : 홍수라는 뜻이다
使禹治之(사우치지) : 그리하여 순인금은 우로 하여금 물을 관리하게 하였는데
禹掘地而注之海(우굴지이주지해) : 우는 땅을 파서 흘러 넘치는 물을 바다에 흘러들어가게 하고
驅蛇龍而放之菹(구사룡이방지저) : 사룡과 같은 짐승들을 몰아내어 택지 외로 추방하니
水由地中行(수유지중행) : 물이 비로소 양쪽 기슭 사이로 흘러가게 되니
江淮河漢(강회하한) : 강과 회와 하와 한이
是也(시야) : 이런 강들이
險阻旣遠(험조기원) : 험하고 막힌 것이 이미 다 멀어지고
鳥獸之害人者消(조수지해인자소) : 새와 짐승들이 사람을 해치는 일이 없어진
然後(연후) : 연후에
人得平土而居之(인득평토이거지) : 사람들이 평평한 땅을 차지 하여 살게 되었다
堯舜旣沒(요순기몰) : 요와 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聖人之道衰(성인지도쇠) : 성인의 도리가 쇠퇴하여
暴君代作(폭군대작) : 포악한 임금들이 대신 일어나서
壤宮室以爲汚池(괴궁실이위와지) : 백성들의 집을 헐어서 못을 만들어
民無所安息(민무소안식) : 백성들이 편안히 살 곳이 없게 하며
棄田以爲園囿(기전이위원유) : 전답을 내버려 동산을 만들어서
使民不得衣食(사민부득의식) : 백성들로 하여금 생활의 자료를 얻지 못하게 하고
邪說暴行又作(사설폭행우작) : 옳지 못한 말과 사나운 행동이 또 일어나
園囿汚池沛澤多而禽獸至(원유와지패택다이금수지) : 동산과 못과 진펄인 땅이 많아서 새와 짐승들이 또 일어나 동산과 못과 진펄인 땅이 많아서 새와 짐승들이 또 다가오게 되고
及紂之身(급주지신) : 주왕의 대에 미쳐서
天下又大亂(천하우대란) : 천하가 또 크게 어지러워졌다.
周公相武王(주공상무왕) : 주공이 무왕을 도와서
誅紂(주주) : 주를 토벌하고
伐奄三年(벌엄삼년)에 : 엄을 토벌한 지 3년 만에
討其君(토기군) : 그 임금을 죽이고
驅飛廉於海隅而戮之(구비렴어해우이육지) : 비렴을 바닷가에 추방하여 죽여버리니
滅國者五十(멸국자오십) : 나라를 멸망한 것이 50이요
驅虎豹犀象而遠之(구호표서상이원지) : 범과 표범과 물소와 코끼리를 몰아내어 멀게 하시어
天下大悅(천하대열) : 천하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다
書(서)曰(왈) : 서경에 말하기를,
丕顯哉(비현재) : 말하기를, 크게 빛나도다
文王謨(문왕모) : 문왕의 계획이여
丕承哉(비승재) : 훌륭하게 계승하도다
武王烈(무왕열) : 무왕의 공적이여
佑啓我後人(우계아후인) : 우리 후세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 주어
咸以正無缺(함이정무결) : 모두 바르게 하여 결함이 없게 하였다 하느니라
世衰道微(세쇠도미) : 세상이 쇠퇴하고 도가 미약하여
邪說暴行有作(사설폭행유작) : 옳지 못한 이론과 행동이 일어나
臣弑其君者有之(신시기군자유지) : 신하로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가 있으며
子弑其父者有之(자시기부자유지) : 자식으로서 그 아비를 시해하는 자까지 있게 되었다
孔子懼(공자구) : 공자께서 이런 세태를 걱정하여
作春秋(작춘추) : 춘추라는 역사를 적으니
春秋(춘추) : 춘추는
天子之事也(천자지사야) : 원래 천자가 할 일이지만
是故(시고) : 이런 까닭으로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知我者其惟春秋乎(지아자기유춘추호) : 나를 알아줄 만한 자도 아마 춘추뿐이며
罪我者其惟春秋乎(죄아자기유춘추호) : 나를 죄줄 사람도 아마 춘추뿐이라 하였다
聖王不作(성왕부작) : 성왕이 일어나지 아니하매
諸侯放恣(제후방자) : 제후들이 방자하고
處士橫議(처사횡의) : 처사들이 제멋대로 의견을 토로하여
楊朱墨翟之言(양주묵적지언) : 양주와 묵적의 이론이
盈天下(영천하) : 천하에 충만하게 되어
天下之言(천하지언) : 천하 사람들의 말이
不歸楊則歸墨(불귀양칙귀묵) : 양주에게로 귀착하지 않으면 묵적 이론으로 귀착하게 되었으니
楊氏爲我(양씨위아) : 양씨는 자기만을 위한다는 것으로
是無君也(시무군야) : 이것은 임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요
墨氏兼愛(묵씨겸애) : 묵씨는 박애주의를 주창하니
是無父也(시무부야) : 이것은 아비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無父無君(무부무군) : 아비를 인정하지 않고 금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是禽獸也(시금수야) : 임금수의 도리이니라
公明儀曰庖有肥肉(공명의왈포유비육) : 공명의가 말하기를, 푸줏간에 살찐 고기가 있고
廐有肥馬(구유비마) : 마구간에 살찐 말이 있는데도
民有飢色(민유기색) :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으며
野有餓莩(야유아부) :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면
此(차) : 이것은
率獸而食人也(솔수이식인야)라하니 : 짐승을 인솔해 가지고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라 하니
楊墨之道不息(양묵지도불식)하면 : 양주와 묵적의 학설이 잠잠하지 아니하면
孔子之道不著(공자지도부저)하리니 : 공자의 도리가 나타나지 못할 것이며
是(시)는 : 이것은
邪說誣民(사설무민) : 옳지 못한 이론이 백성들을 기만하여
充塞仁義也(충색인의야) : 인과 의를 망치게 함이니
仁義充塞(인의충색) : 인과 의가 망하면
則率獸食人(칙솔수식인) : 짐승들을 이끌어 사람을 잡아먹다가
人將相食(인장상식) : 끝내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게 될 것이다
吾爲此懼(오위차구) : 내가 이것 때문에 겁을 내어
閑先聖之道(한선성지도) : 성인들의 도를 밝혀서 양주와
距楊墨(거양묵) : 묵적의 설을 막으며
放淫辭(방음사) : 음란한 말을 추방하여
邪說者不得作(사설자부득작) : 옳지 못한 말을 한 자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니
作於其心(작어기심) : 그 마음에서 일어나서
害於其事(해어기사) : 그 일을 해치기도 하며
作於其事(작어기사) : 그 일에서 일어나서
害於其政(해어기정) : 그 정사를 해치기도 하니
聖人復起(성인부기) : 성인이 다시 한번 일어난다 하더라도
不易吾言矣(불역오언의) : 나의 말을 변경하지 못할 것이다
昔者(석자) : 옛날에
禹抑洪水而天下平(우억홍수이천하평) : 우임금이 홍수를 다스려서 천하가 편안하게 되고
周公(주공) : 주공이
兼夷狄驅猛獸而百姓寧(겸이적구맹수이백성녕) : 오랑캐를 토벌하고 맹수들을 몰아내어 백성들이 편안하게 되고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공자성춘추이난신적자구) : 공자가 춘추를 적어 난신과 적자들이 두려워하게 되었다
詩云戎狄是膺(시운융적시응) : 시에 말하기를, 서북방의 오랑캐들을 응징하며
荊舒是懲(형서시징) : 남쪽의 오랑캐들을 응징하여서
則莫我敢承(칙막아감승) : 누구도 감히 나를 대항하지 못한다 하니
無父無君(무부무군) : 아비의 존재를 무시하며 임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是周公所膺也(시주공소응야) : 주공도 응징하는 비이다
我亦欲正人心(아역욕정인심) : 나도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게 하고
息邪說(식사설) : 옳지 못한 이론이 잠잠하게 하여
距詖行(거피행) : 사나운 행동을 막고
放淫辭(방음사) : 음란한 말을 추방하여
以承三聖者(이승삼성자) : 위의 세 성인의 뒤를 이르려 하는 것이니
豈好辯哉(기호변재) : 내가 어찌 변설만을 좋아하겠느냐
予不得已也(여부득이야) : 내가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다
能言距楊墨者(능언거양묵자) : 말만으로도 능히 양주와 묵적을 거부하는 사람은
聖人之徒也(성인지사야) : 모두 성인의 무리라 할 것이다
10
匡章曰(광장왈) : 광장이 말하기를,
陳仲子(진중자) : 진중자는
豈不誠廉士哉(기불성렴사재) : 어찌 진실로 청렴한 선비가 아니리요
居於陵(거오릉) : 오릉에 거처할 적에
三日不食(삼일불식) : 사흘 동안을 먹지 아니해서
耳無聞(이무문) : 귀가 들리지 않고
目無見也(목무견야) : 눈이 보이지도 않더니
井上有李(정상유리) : 우물가에 오얏나무가 들어 있어
螬食實者過半矣(조식실자과반의)어늘 : 벌레먹은 열매가 반이 넘는데
匍匐往將食之(포복왕장식지) : 진중자가 기어가서 떨어진 열매를 주워먹고
三咽然後(삼인연후) : 세 번을 삼킨 연후에
耳有聞(이유문) : 귀가 말소리를 듣고
目有見(목유견) : 눈에 물건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孟子曰(맹자왈) : 맹자가 말하기를,
於齊國之士(어제국지사)에 : 제의 선비 중에서
吾必以仲子爲巨擘焉(오필이중자위거벽언) : 나는 반드시 진중자로 엄지손가락을 삼을 터이지만
雖然(수연) : 비록 그렇더라도
仲子惡能廉(중자오능렴) : 중자가 어떻게 청렴하다 하겠는가
充仲子之操(충중자지조) : 중자의 지조를 만족하게 하려면
則蚓而後可者也(즉인이후가자야) : 지렁이가 된 연후에 될 수 있는 것이다
夫蚓(부인) : 대개 지렁이는
上食槁壤(상식고양) : 위로 마른 흙을 집어먹고
下飮黃泉(하음황천) : 아래로는 누런 지하수를 마시는데
仲子所居之室(중자소거지실) : 중자가 거처하고 있는 집은
伯夷之所築與(백이지소축여) : 백이가 지은 집이냐
抑亦盜跖之所築與(억역도척지소축여) : 그렇지 않으면 도척이 지은 집이냐
所食之粟(소식지속) : 먹는 바 곡식은
伯夷之所樹與(백이지소수여) : 백이가 심은 것이냐
抑亦盜跖之所樹與(억역도척지소수여) : 그렇지 안으면 도척이 심은 것이냐
是未可知也(시미가지야) : 이것은 알 수 없는 것이다
曰(왈)是何傷哉(시하상재) : 광장이 말하기를, 그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彼身織屨(피신직구) : 저 사람은 자기 손으로 신을 삼고
妻辟纑(처벽로) : 부인은 실을 빨아서
以易之也(이역지야) : 곡식과 바꾸어 먹는 것입니다
曰(왈)仲子(중자) : 맹자가 말하기를, 중자는
齊之世家也(제지세가야) : 제나라의 세가이다
兄戴(형대) : 형인 대는
蓋祿萬鍾(합록만종) : 합나라에서 받은 녹이 만종인데,
以兄之祿(이형지록) : 형이 받은 녹미는
爲不義之祿而不食也(위불의지록이불식야) : 의롭지 않은 녹이라 하여 먹지 아니하고
以兄之室(이형지실) : 형이 거처하고 있는 집은
爲不義之室而不居也(위불의지실이불거야) : 의롭지 않은 집이라 하여 거처하지 아니하며
辟兄離母(피형리모) : 형을 피하고 어머니를 떠나서
處於於陵(처어오릉) : 오릉에 거처하였다
他日歸(타일귀) : 그 뒤 어느 날 형의 집에 가 본즉
則有饋其兄生鵝者(즉유궤기형생아자) : 어떤 사람이 자기 형에게 산 거위를 선사한 것을 보고
己頻顣曰(기빈축왈) : 자기가 이맛살을 찡그리며 왈,
惡用是鶂鶂者爲哉(오용시역역자위재) : 이 꽥꽥거리는 것을 무엇에 쓴단 말이오 하였는데
他日(타일) : 그 뒤 어느날
其母殺是鵝也(기모살시아야) : 자기 어머니가 이 거위를 잡아서
與之食之(여지식지) : 중자에게 주어 먹게 하였거늘
其兄自外至曰(기형자외지왈: : 그때 마침 자기 형이 출타했다가 돌아와서 말하기를,
是鶂鶂之肉也(시역역지육야) : 그것이 거위의 고기라 하니
出而哇之(출이와지) : 중자는 그 말을 듣고 밖에 나가서 토해 버렸다
以母則不食(이모즉불식) : 어머니가 공급하면 먹지 아니하고
以妻則食之(이처즉식지) : 아내가 공급하면 먹으며
以兄之室則弗居(이형지실즉불거) : 형의 집이라면 살지 아니하고
以於陵則居之(이오능즉거지) : 오릉이라면 거처하니
是尙爲能其類也乎(시상위능기류야호) : 이래도 오히려 자기 지조를 다 충만시킨다고 하겠는가
若仲子者(약중자자) : 중자 같은 사람은
蚓而後充其操者也(인이후충기조자야) : 지렁이나 되어야 자기 지조를 충만할 수 있는 사람이니라
제3편 등문공 장구 상(藤文公 章句 上)
이 편도 제1장이 등문공(騰文公)이라는 말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등문공으로 편명을 붙인 것이다.
등문공은 등나라 세자(世子는 제후국의 대를 이을 사람이며, 太子는 천자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구분)로 있을 때임.
치국의 사례와 인의에 의한 정치이념과 백성들을 계몽 선도 하고 효에 대한 모범을 보여 주는 구절이 많음.
제1장:
成齦이 謂齊景公曰 彼丈夫也며 我丈夫也니 吾何畏彼哉리오 하며 顔淵이 曰舜何人也며
성간이 위제경공왈 피장부야며 아장부야니 오하외피재리오 하며 안연이 왈순하인야며
予何人也오, 有爲者 亦若是라 하며 公明儀曰 文王은 我師也라 하니 周公이 豈欺我哉리오 하다..
여하인야오, 유위자 역약시라 하며 공명의왈 문왕은 아사야라 하니 주공이 기기아재리오 하다..
성간이 제경공에게 말하기를. "그도 대장부이고 나도 대장부인데 내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는가?"
안연이 말하기를. "순임금님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하려는 의욕이 있는 사람이면 역시 이와 같다'고 말했으며,
공명의(公明儀)는 '문왕은 내 스승이라고 말한 주공이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하고 말하였습니다.
○성간(成齦):제경공 때의 용감한 사람.
○유위자약여시(有爲者若如是):어떤 일을 해내려고 크게 분발하여 노력하는 자는 누구나 이와 같다.
○공명의(公明儀):노나라의 현인, 공명은 성, 의는 이름.
○주공기사아애(周公 豈欺我哉):주공이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제3장:
藤文公이 問爲國한대 孟子曰 民事는 不可緩也니 詩云晝爾于茅오 宵爾索도하야 亟其乘屋이오사
등문공이 문위국한대 맹자왈 민사는 불가완야니 시운주이우모오 소이삭도하야 극기승옥이오사
其始播百穀이라 하니이다.
기시파백곡이라 하니이다.
民之爲道也 有恒産者는 有恒心이요 無恒産者는 無恒心이니 苟無恒心이면
민지위도야 유항산자는 유항심이요 무항산자는 무항심이니 구무항심이면
放辟邪侈를 無不爲己니 及陷乎罪然後에 從而刑之면 是는 罔民也니 焉有仁人이 在位하야
방벽사치를 무불위기니 급함호죄연후에 종이형지면 시는 망민야니 언유인인이 재위하야
罔民을 而可爲也리오. 是故로 賢君이 必恭儉하야 禮下하며 取於民이 有制니이다.
망민을 이가위야리오. 시고로 현군이 필공검하야 예하하며 취어민이 유제니이다.
陽貨曰 爲富면 不仁矣오 爲仁이면 不富矣라 하니이다. <이하 생략)
양화왈 위부면 불인의오 위인이면 불부의라 하니이다.
등문공이 나라 다스리는 법을 물으니,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의 일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시(詩)에 이르되, '낮에는 나가 띠풀을 해오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서 빨리 지붕을 해 이고,
그리고 나서 온갖 곡식을 뿌려라'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이 사는 길이란, 일정한 산업이 있는 사람은 일정한 마음을 지니고,
일정한 산업이 없는 사람은 일정한 마음이 없습니다.
진실로 일정한 마음이 없으면 방탕·편벽·사악·사치 등 못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죄에 빠진 뒤에야 쫓아가서 벌을 준다면 이는 백성을 속이는 것이니
어찌 인자한 사람이 왕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속이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어진 임금은 반드시 공손하고 검소하여 아랫사람을 예로 대하고
백성들에게서 거두어들이는 데는 제도가 있는 것입니다.
양화(陽貨)는 '치부를 하면 인자하지 못하고, 인을 행하면 치부를 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위국(爲國):나라를 다스림. 위(爲)는 영위의 뜻.
○시(詩):시경.
○삭도(索綯):새끼를 꼬아라의 뜻.
○예하(禮下):아랫사람에게 예를 다하여 대하고, 모멸하지 않는 것을 말함.
○취어민(取於民):백성들에게서 조세를 거두어들임.
○양화(陽貨):현자가 아니었으나 그 말에 일리가 있으므로 취했음.
제4장: (장문(長文)이므로 3곳에서 발췌하였다.)
然則天下는 獨可耕且爲與아 有大人之事하며 有小人之事하니 且一人之身而百工之所爲備하니
연즉천하는 독가경이위여아 유대인지사하며 유소인지사하니 차일인지신이백공지소위비하니
如必自爲而後에 用之면 是는 率天下而路也니라.
여필자위이후에 용지면 시는 솔천하이로야니라.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유독 농사를 지으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이오?
대인이 할 일이 있고 소인이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몸에 온갖 장인들이 만든 것이 다 갖추어 있으니,
만일 반드시 자기가 만들어서 쓴다면 이는 온 천하 사람들을 끌어다가 노상에서 분주하게 오가게 만드는 것이오.
○경차위(耕且爲):한편 땅을 경작하면서 한편 정치를 하는 것.
○대인(大人):위(位)에 있어 정치를 하는 사람.
○소인(小人):농공상(農工商)에 종사하는 사람
○벡공지소위비(百工之所爲備):한 사람 한 사람의 몸에 백 가지의 제품이 거의 갖추어져 있다는 말.
○솔천하이로(率天下而路):천하의 사람을 이끌고 도로에서 분주히 오가는 것.
后稷이 敎民稼穡하야 樹藝五穀한대 五穀이 熟而民人이 育하니 人之有道也에 飽食煖衣하야
후직이 교민가색하야 수예오곡한대 오곡이 숙이민인이 육하니 인지유도야에 포식난의하야
逸居而無敎면 則近於禽獸일세 聖人이 有憂之하야 使契爲司徒하야 敎以人倫하니:
일거이무교면 즉근어금수일세 성인이 유우지하야 사설위사도하야 교이인륜하니: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부자유친하며 군신유의하며 부부유별하며 장유유서하며 붕우유신이니라
후직(后稷)은 백성들에게 농사일을 가르쳐 오곡을 가꾸니, 오곡이 여물어 백성들이 먹고 살게 되었소.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는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 입고 편안하게 살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금수와 같습니다.
성인이 이를 근심하여 설(契)을 하여금 사도를 시켜 인물을 가르치게 하였으니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이 그것입니다.
○후직(后稷):농사를 맡은 벼슬.
○가색(稼穡):가(稼)는 심는것, 색(穡))은 거두어들이는 것, 즉 농사
○수예(樹藝):수(樹)는 심는것, 예(藝)는 번식시키는 것.
○일거(逸居):아무 일도 없이 편안히 있는 것.
○사도(司徒):교육을 맡은 벼슬.
分人以財를 謂之惠오 敎人以善을 謂之忠이오 爲天下得人者를 謂之仁이니 是故로 以天下與人은
분인이개를 위지혜오 교인이선을 위지충이오 위천하득인자를 위지인이니 시고로 이천하여인
是故로 以天下與人은 易하고 爲天下得人은 難하니라.
시고로 이천하여인은 이하고 위천하득인은 난하니라.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을 혜라 하고
남에게 선을 가르치는 것을 충이라 하고
천하를 위해 인재를 얻는 것을 인이라 한다.
그러므로 천하를 남에게 주기는 쉬어도 천하를 위하여 인재를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제5장:
吾聞夷子는 墨者라 하니 墨之治喪也는 以薄爲其道也라 夷子思以易天下하나니
오문이자는 묵자라 하니 묵지치상야는 이박위기도야라 이자사이역천하하나니
豈以爲非是而不貴也리오. 然而夷子 葬其親이 厚하니 則是以所賤事親也로다.
기이위비시이불귀야리오. 연이이자 장기친이 후하니 즉시이소천사친야로다.
내 들으니, 이자(夷子)는 목자라 하니, 묵자는 치상을 박하게 하는 것으로 정도로 삼고 있다.
이자는 그렇게 하는 것으로서 천하의 풍속을 바꾸어 놓으려 하고 있는데,
어찌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하여 귀히 여기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자는 그 어버이를 후하게 장사지냈으니, 이는 천하게 여기는 것으로 어버이를 섬긴 셈이다.
○묵자(墨者): 묵자(墨子)의 도를 신봉하는 사람.
묵자(墨子)는 춘추전국시대 사람으로 검약·겸애· 비전(非戰) 등을 주장하였으며
맹자는 이들이 부모상에도 너무 검약하게 하는 것을 못 마땅해함.
○이지(夷之):이(夷)는 성, 지(之)는 이름.
○이박위기도야(以薄爲其道也):박장(薄葬)으로 정도로 삼다.
○엳천하(易天下):천하의 풍속을 바꿈. 후장(厚葬)을 박장으로 바꿈.
○기이위비시이불귀야(豈以爲非是而不貴也):
어찌 묵가의 박장을 가지고 옳지 않다고 여기고, 그 방법을 귀하게 여기지 않겠습니까?
○소천(所賤):묵자가 천하게 여기는 것.
제3편 등문공 장구 하(藤文公 章句 下)
앞의 등문공 장구 상에 대한 하편이다.
이와 같이 등문공편을 상·하로 나눈 것은 후한의 조기이다.
이 편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7장은 출처 진퇴를 말하였고
2장은 정치를 말하였고 1장은 이단(異端)을 말하였다.
제1장:
孟子曰 昔에 齊景公이 田할새 招虞人以旌할새 不至어늘 將殺之러니 志士는 不忘在溝壑이오
맹자왈 석에 제경공이 전할새 초우인이정할새 부지어늘 장살지러니 지사는 불망재구학이오
勇士는 不忘喪其元이라 하시니 孔子는 奚取焉고 取非其招不往也시니 如不待其招而往엔 何哉오.
용사는 불망상기원이라 하시니 공자는 헤취언고 취비기초불왕야시니 여불대기초이왕엔 하재오.
옛날 제경공이 사냥을 나가서 정기(旌旗)를 가지고 우인을 불렀는데 오지 않자 그를 죽이려하였다.
공자께서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기 때문에 언제 죽더라도 그 몸이)구렁텅이에 던져지는 것을 잊지 않고,
용자는 (언제 죽더라도) 그 목이 달아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공자께서는 무엇을 취하셨겠는가?
적당한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것을 취하신 것이다.
○우인(虞人):원포(苑圃)를 지키는 사람.
○정(旌):새깃을 간두에 단 기
○원(元):머리
御者 且羞與射者比하야 比而得禽獸 雖若丘陵이라도 弗爲也하니 如枉道而從彼엔 何也오.
어자 차수수여자비하야 비이득금수 수약구릉이라도 불위야하니 여왕도이종피엔 하야오,
且子過矣로다. 枉己者는 未有能直人者也니라.
차자과의로다. 왕기자는 미유능직인자야니라
수레 모는 사람도 또한 활 쏘는 사람에게 아부하기를 부끄러워하여,
아부해서 새와 짐승을 비록 산더미처럼 잡는다하더라도 (아부)하지 않았는데,
만일 도를 굽혀 제후들에게 따라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대가 잘못이다.
자기를 굽힌 사람은 남을 바로잡지 못하는 것이다.
○약구능(若丘陵):쏘아 잡아서 쌓아올란 것이 언덕처럼 두둑함을 이름.
○왕도종이종피(枉道而從彼):피(彼)는 제후를 가르킴. 정도를 굽혀서 제후에게 굴종하는 것.
제2장:
丈夫之冠也에 父 命之하고 女子之嫁也에 母 命之하나니 送之門할새 戒之曰往之女家하야
장부지관야에 부 명지하고 여자지가야에 모 명지하나니 송지문할새 계지왈왕지여가하야
必敬必戒하야 無違夫子라 하나니 以順爲正者는 妾婦之道也니라.
필경필계라야 무위부자라 하나니 이순위정자는 첩부지도야니라.
남자가 관례를 할 때 아버지가 말을 일러주고 여자가 출가할 때 어머니가 말을 일러 주는데,
문까지 나가 보내면서 경계하기를
"시집에 가서 반드시 공경하고 조심하여 남편의 뜻을 어기지 말라"고 하니
순종으로 바른 도리를 삼는 것은 부녀자의 도리이요.
○장부지관야(丈夫之冠也):성인이 된 남자가 관례를 행할 때에는 20세에 관례를 행함.
○부명지(父命之):사관례(사관례)에 의하면 아버지가 관례를 하는 아들에게
'너의 어린 마을느을 버리고 너의 이룩된 덕에 따르라(棄汝幼志順爾成德)'라고 훈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가(女家):여가(汝家)와 같아서 시집가는 남편의 집.
○부자(夫子):남편.
居天下之廣居하며 立天下之正位하며 行天下之大道하야 得志하얀 與民由之하고 不得志하얀
거천하지광거하며 입천하지정위하며 행천하지대도하야 득지하얀 여민유지하고 부득지하얀
獨行其道하야 富貴 不能淫하며 貧賤이 不能移하며 威武 不能屈이 此之謂大丈夫니라.
독행기도하야 부귀 불능음하며 빈천이 불능이하며 위무 불능굴이 차지위대장부니라.
천하의 넓은 집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 도를 행하여 뜻을 얻으면
백성들과 함께 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며,
부귀도 그 마음을 유혹하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지조를 바꾸지 못하고,
위엄과 무력도 그의 뜻을 꺾지 못하는 것을 일러 대장부라 한다.
○광거(廣居):넓은 주거, 인(仁)을 가르킴.
인에 처해 있으면 천지에 부끄럽지 않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이보다 더 넓고 안전한 집이 없기 때문에 이른 말.
○정위(정위):중정(中正)한 바른 위치. 예를 가르킴. 예에 입각해서 일을 행하면 언제나 중정하기 때문임.
○음(淫):마음이 방탕해지는 것,
○사(移):절개가 변하는 것,
○굴(屈):뜻이 꺾이는 것.
제3장:
古之人이 未嘗不欲仕也언마는 又惡不由其道하니 由其道而往者는 與鑽穴隙之類也니라
고지인이 미상불욕사야언마는 우오붕유기도하니 불유기도왕자는 여찬혈극지류야니라.
옛 사람들이 벼슬을 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정당한 도리에 따르지 않는 것을 싫어하였소.
정당한 도리에 따르지 않고 벼슬하러 나가는 것은 담 구멍을 뚫고 서로 들여다보는 남녀와 다를 것이 없는
그러한 부류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오."
제4장:
彭更이 問曰後車數十乘과 從者數百人으로 以傳食於諸侯 不以泰乎이까.
팽갱이 문왈후거수십승과 종자수백인으로 이전식어제후 불이태호이까.
孟子曰 非其道則一簞食라도 不可受於人이어니와 如其道則舜이 受堯之天下하되 不以爲秦하니
맹자왈 비기도즉일단사라도 불가수어인이어니와 여기도즉순이 수요지천허라도 불이위진하니
子以爲秦乎아 曰否라 士 無事而食이 不可也니이다.
자이위진호아 왈부라 사 무사히식이 불가야니이다.
팽갱이 물었다. "따라오는 수레가 수십 량이고, 수종하는 사람이 수백명을 거느리고 제후에게 전전하며
의식제공을 받는 것이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 정도가 아니면 한 대그릇밥도 남에게 받아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정도일진대는 순임금은 요임금의 천하를 받고도 지나치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대는 지나치다고 생각하는가? "아닙니다.
선비가 하는 일 없이 의식 제공을 받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팽갱(彭更):맹자의 제자.
○후거(後車):뒤따르는 수레.
○전식(傳食):옮아가며 얻어먹는 것.
○여기도(如其道):만일 정도에 의한다면.
제7장:
曾子曰 脅肩諂笑 病于夏畦라 하며 子路曰 未同而言을 觀其色컨댄 赧赧然이라.
증자왈 협견첨소 병우하휴라 하며 자로왈 미동이언을 관기색컨대 난난연이라,
非由之所之也라 하니 由是觀則君子之所養을 可知已矣니라.
비유지소지야라 하니 뉴시관즉군자지소양을 가지이의니라
증자께서 " 어깨를 들썩거리며 아첨하여 웃는 것은 여름날 밭일하기 보다 더 힘들다."고 하셨고,
자로는 말하기를 "마음이 맞지 않으면서 함께 말하는 것은 그 표정을 살펴보면 빨개져 있는데,
이런 것은 내가 알 바 아니다."고 말하였다. 이로 미루어보건데 군자가 수양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니라."
○협견(협견):고개를 움추리고 어깨를 치겨올리며 아첨하는 자세.
○병우하휴(病于夏畦):한여름 밭일하는 것보다 더 고되다. 병(병)은 피로의 뜻.
○미동(未同):뜻이 맞지 아니 함. ○난난연(赧赧然):난부끄러워서 얼굴이빨게지는 모양.
○군자소양(君子之所養):군자가 평소에 자신을 수양하고 마음가짐을 하고 있는가의 뜻.
제8장:
孟子曰 今有人이 日攘其隣之鷄者어든 或이 告之曰是非君子之道라 한대 曰請損之하야
맹자왈 금유인이 일양기린지계자어든 혹이 고지왈시비군자지도라 한대 왈청손지하야
月攘一鷄하야 以來年然後에 已로다. 如知其非義인댄 斯速已矣니 何代來年이리오.
월양일계하야 이래연연후에 이로다. 여지기비의인댄 사속이의니 하대내년이리오.
맹자왈: "지금 어떤 사람이 있어 매일 이웃집 닭을 훔치는데
누군가가 그에게 '그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오."하고 일러주었읍니다.
그러자 '그러면 조금 줄여서 매월 한 마리씩 훔치다가 내년까지 기다린 뒤에
그만두도록 하겠소.'하고 말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만약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당장에 빨리 그만둘 것이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겠소?"
○양(攘):저쪽에서 스스로 오는 것을 절취하는 것.
○손(損);줄이는 것.
○비의(非義):도의에 맞지 않는 것.
제9장:
是故로 孔子曰 知我者도 其惟春秋乎며 罪我者도 其惟春秋乎인저 하시느라.
시고로 공자왈 지아자도 기유춘추호며 죄아자도 기유춘추호인저 하시느라.
聖王이 不作하야 諸侯放恣하며 處士橫議하야 楊朱墨翟之言이 盈天下하야 天下之言이
성왕이 부작하야 제후방자하며 처사횡의하여 양주묵적지언이 영천하하야 천하지언이
不歸楊則歸墨하니 楊氏는 爲我하니 是는 無君也오 墨氏는 兼愛하니 是는 無父也니
불귀양즉귀묵하니 양씨는 위아하니 시는 무군야오 묵씨는 겸애하니 시는 무부야니
無父無君은 是 禽獸也니라.
무부무군은 시 금수야니라.
그렇기 때문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 나를 알려고 하는 사람도 오직 춘추를 볼 것이고 나를 책하려는 사람도 오직 춘추를 볼 것이다."고 하셨느니라.
성왕이 나오지 아니하여 제후가 방자해지고, 처사가 의론을 함부로 내세워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의 의론이 천하에 가득 차서,
천하의 의론이 양주에게 기울어지지 않으면 묵적으로 기울어졌다.
양자는 나만을 위하니 이는 임금을 무시하는 것이고,
묵자는 겸애(여러 사람을 똑 같이 사랑함)하니 아버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아버지를 무시하고 임금을 무시한다면 이는 금수이다.
○춘추(춘추):노나라 은공 원년(B.C.722)에서 애공 14년(B.C. 481년)까지의 노나라 역사.
○천자지사(천자지사):제후이하 대부 및 사의 악을 응징하고 선을 포상하는 일은 원래 천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임.
○지아자 기유춘추호 죄아자 기유춘추호(知我者 其惟春秋乎 罪我者 其惟春秋乎):
'공자가 역시 위대한 일을 했다고 말하며 나를 참으로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 춘추를 통해서 알 것이거고,
또 반대로 전자가 아니면서 천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의 처지도 모르고 감히 했다고 하여
그를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 역시 이 춘추를 통해서 일 것이다.'
○횡의(橫議):의논을 비뜰어지게 하는 것. 멋대로 의논하는 것.
○묵적(墨翟):등문공상 제5장 참조. 겸애(兼愛) 즉 남과 나를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시금수야(是禽獸也):이는 금수의 행위임. 짐승은 부자니 하는 관념이 없기 때문.
○양주(楊朱): 즉, 양자(楊子)는 전국시대 위나라 사람으로 극단적인 이기주의인
위아(爲我:확대 해석하면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그만큼 사랑하지 못한다)를 주장함.
맹자는 "자기 몸에서 털 한 올을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 하더라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함.
치국(治國)하는 사례(事例)와 아울러
맹자는 제후들에게 옛 성현들과 같은 인의(仁義)에 대한 신념이 뚜렷한 기개를 세울것을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대한 자기 향상(向上)의 목표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음과 동시에
백성들에게는 지식있는 현인(賢人)을 스승으로 받들어 남의 좋은점을 취하도록 독려하고
예(禮)와 의(義)를 권면(勸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란 옛날의 도(道)로 돌아감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는데
‘등(滕)문공(文公)은 그를 본받기를 좋아 하였다’
그래서 등문공(滕文公)과의 대담(對談)을 첫장(章)에 놓고
그의 이름을 따서 편명(篇名)을 정(定)한 것이다"라고 조기(趙岐)는 주장하고 있다.
이 편(篇)에서는 또한 인민을 계몽 선도할 수 있는
군자(君子)의 상(像)과 효도(孝道)의 모범을 아울러 보이고 있다.
맹자의 시대만하여도 신농지언(神農之言)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이있었다.
신농씨(神農氏)란 절후(節候)와 지리(地理)를 살펴서 처음으로 농구(農具)를 만들어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는 전설상의 인물로, 그 이론은 어디까지나,
인민(農民)과 통치자의 행동이 일치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위대한 통치자란 곧 인민들과 함께 농사일을 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그 농산물을 가질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제(論題)는 농가학파(農家學派)에 속한 허행(許行)의 언행(言行)에 의해 제기되고
맹자의 반박으로 그 이론의 잘못이 전개되고 있다.
허행의 제자인 진상(陳相)의 말에 의거 한다면,
‘등문공(滕文公)이 현군(賢君)이라는 부름을 일반에게서 받고는 있으나,
그의 정치태도(政治態度)는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즉 등문공의 생활 현실이 자기가 직접 생산에 종사하지도 못하면서
도리어 그의 창고 속에는 곡식과 재물이 가득차 있다.
이 모두가 백성들로 부터 거두어 들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성들을 못살게 괴롭힌 이가 현군(賢君)이 될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백성들의 진실한 지도자라면, 그 자신이 백성들과 함께 농사지을 수 있고
또 손수 밥지어 먹을 수도 있어야만 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점이다.
이에 대하여 맹자는 맹렬하게 논리적인 반격을 가한다.
‘사람은 그 천직(天職)의 능력에 따라
대인(大人)이 맡는 일과 소인(小人)이 해야 할 일이 각각 결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그밖의 일을 서로 겸해서 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인(大人)은 치자(治者)에 속한 사람들이고
소인(小人)은 피치자(被治者)인 일반대중을 말한다.
그리하여 맹자는 이상군주(理想君主)로 항상 떠받드는 요(堯)·순(舜)·우(禹) 임금의 치적을 내세운다.
치자(治者)들의 지적(知的)이고 광범위한 활동이 사실상(史實上) 생산능률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그들의 생활이 생산자 대중에 대한 기생(寄生)이 아니었고,
또한 직접 경작까지 겸해서 할 여가가 실제로 없었다는,
생생한 예를 구체적으로 들어서 말하고자 한것이다.
맹자는 이것이 분업원칙(分業原則)에 일치하는 것이고,
또 사회 발전의 합법즉성(合法則性)에 맞는 것이라고 했으니
어디까지나 봉건적 신분제도를 합리화시킨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맹자는 또한 시장 가격의 문제에까지 얘기를 전개시켜, 상거래를 안정시키고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 중간 부정이나 협잡을 없애려면
그 가격을 통일하여야 한다는 진상(陳相)의 논리를 비판하고,
상품의 특징과 수요가치에 따라 그 가격차이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한가지 특기(特記)해 둘것은
맹자가 주장하는 바가 어디에 근거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 문제는 앞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그 출발점이 치자(治者)와 피치자(被治者)의 뚜렷한 신분계급을 인정한 범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허행(許行)이 일체의 신분적인 구별을 부정한 것과는 우선 그 출발점 부터가 이처럼 상이한 것이다.
따라서 맹자의 이론이 발전할수 있는 단계역시
오륜(五倫)이 정립된 도덕적 사회건설은
지적(知的)인 노동자(勞動者: 治者)는 육체 노동자(勞動者: 被治者)를 지도 보호하고,
육체 노동자는 지적인 노동자에게 순종하고 의지함 으로써 이루어 진다는 데에 그칠 수 밖에 없게 된다.
'孟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맹자(孟子)제5편 만장 장구(萬章 章句) (0) | 2012.12.01 |
---|---|
맹자(孟子)제4편 이루 장구(離婁 章句) (0) | 2012.11.30 |
맹자(孟子)제2편 공손추 장구(公孫丑 章句) (0) | 2012.11.29 |
맹자(孟子)제1편 양혜왕 장구(梁惠王 章句) (0) | 2012.11.29 |
孟子(맹자) (0) | 2012.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