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주서 - 목서(牧誓)


▣ 목서(牧誓)


『 목(牧)은 지명(地名)으로 조가(朝歌)의 남쪽에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위주(衛州)의 치소(治所) 남쪽이다.

무왕(武王)이 목야(牧野)에 군(軍)을 주둔하였는데 싸움에 임하여 군사들에게 맹세하니,

앞에 이미 〈태서(泰誓)〉 세 편(篇)이 있으므로 인하여 지명(地名)으로 구별한 것이다.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모두 있다.』

 

 

▣ 제1장(第一章)


『 갑자일(甲子日) 매상(昧爽)에 왕(王)이 아침에 상(商)나라의 교(郊)인 목야(牧野)에 이르시어 군사들에게 맹세하니,

왕(王)이 왼손에는 황월(黃鉞)『[황금으로 꾸민 도끼]』을 잡고 오른손에는 흰 깃발을 잡고서

깃발을 휘두르며 말씀하기를 “멀리 왔다. 서토(西土)의 사람들아!” 하였다.』

『 갑자(甲子)는 2월 4일이다. 매(昧)는 어둠이요 상(爽)은 밝음이니, 매상(昧爽)은 날이 장차 밝으려 하나 아직 밝지 않았을 때이다.
월(鉞)은 도끼이니, 황금으로 꾸몄다. 왕(王)이 직접 도끼를 쓸 이치가 없으니, 왼손에 짚고서 의장(儀裝)으로 삼을 뿐이다.

모(쭨)는 군중(軍中)에서 지휘하는 깃발이니, 깃발의 색깔이 희면 멀리까지 보인다.

깃발을 휘젓는 것은 오른손이 아니면 불가능하므로 오른손에 흰 깃발을 잡은 것이다.

〈무성(武成)〉에 “계해일(癸亥日)에 상(商)나라 교(郊)에 진(陣)을 쳤다.”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계해일(癸亥日)에 주(周)나라 군대가 이미 목야(牧野)에 진(陣)을 쳤고,

갑자일(甲子日) 매상(昧爽)에 무왕(武王)이 비로소 이르러 군사들에게 맹세한 것이다.

왈(曰)은 무왕(武王)의 말씀이다. 적(캨)은 멂이니, 그 부역을 옴이 멀다고 하여 위로한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아! 우리 우방(友邦)의 총군(¾4君)과

일을 다스리는 사도(司徒)•사마(司馬)•사공(司空)과 아(亞)와 여(旅)와

사씨(師氏)와 천부(千夫)의 우두머리와 백부(百夫)의 우두머리』

『 사도(司徒)•사마(司馬)•사공(司空)은 삼경(三卿)이다.

무왕(武王)이 이때 아직 제후(諸侯)였으므로 육경(六卿)을 갖추지 않은 것이다.

당(唐)나라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사도(司徒)는 백성을 주관하여 백성들의 정령(政令)을 다스리고,

사마(司馬)는 병(兵)을 주관하여 군려(軍旅)의 맹세와 경계를 다스리고,

사공(司空)은 토(土)『[토목]』를 주관하여 보루(堡壘)와 성벽(城壁)을 다스려 군영(軍營)을 만든다.” 하였다.

아(亞)는 다음이고, 여(旅)는 무리이다. 대국(大國)은 경(卿)이 3명이고 하대부(下大夫)가 5명이고 사(士)가 27명이니,

아(亞)는 경(卿)의 이(貳)『[부(副)]』이니 대부(大夫)가 이것이고, 여(旅)는 경(卿)의 속관(屬官)이니 사(士)가 이것이다.

사씨(師氏)는 병사를 거느리고 문을 지키는 자이니,

《주례(周禮)》〈사씨(師氏)〉에 “왕(王)이 거동하면 수행하는 자”라는 것과 같다.

천부장(千夫長)은 천 명을 거느리는 장수이고, 백부장(百夫長)은 백 명을 거느리는 장수이다.』

 


▣ 제3장(第三章)


『 《좌전(左傳)》에 “용(庸)이 백복(百©0)과 함께 초(楚)나라를 정벌했다.” 하였으니,

용(庸)과 복(©0)은 강(江)•한(漢)의 남쪽에 있었다.

강(羌)은 서촉(西蜀)에 있었고, 무(?)•미(微)는 파촉(巴蜀)에 있었고, 노(盧)•팽(彭)은 서북쪽에 있었다.

무왕(武王)이 주왕(紂王)을 정벌할 때에 날짜를 약속하지 않고도 모인 것이 8백개 국이었는데,

이제 군사들에게 맹세함에 유독 8개 국을 칭한 것은 이들 8개 국은 주(周)나라의 서도(西都)『[호경(鎬京)]』와 가까워서

평소에 복종(服從)하고 사역(使役)하였으므로 마침내 군령을 받고 싸운 것이며,

상문(上文)에 말한 바 우방(友邦)의 총군(¾4君)은 제후(諸侯)들을 널리 가리켜 맹세한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너희 창을 들고 너희 방패를 나란히 하고 너희 창을 세워라. 내 맹세를 하겠다.”』

『 칭(稱)은 듦이요, 과(戈)는 극(戟)이요, 간(干)은 방패이다.

모(矛) 또한 극(戟)의 등속이니, 길이가 2장(丈)이다.

당(唐)나라 공씨(孔氏)는 말하기를 “과(戈)는 짧아서 사람들이 잡고 들기 때문에 칭(稱)이라 말하였고,

순(楯)은 나란히 들고서 적을 막으므로 비(比)라 말하였고, 모(矛)는 길어서 땅에 세우므로 입(立)이라고 말하였다.” 하였다.

기계(器械)가 엄정하면 사기(士氣)가 정(精)하고 밝아지니, 그런 뒤에야 맹세하는 명령(命令)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옛사람의 말에 ‘암탉은 새벽에 울지 말아야 하니,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소색(蕭索)해진다.’ 하였다.』

『 색(索)은 소색(蕭索)『[쓸쓸함]』함이다.

암탉이 새벽에 울면 음양(陰陽)이 상도(常道)에 위반되니, 이는 요얼(妖孼)이어서 가도(家道)가 부색(否索)해진다.

주왕(紂王)이 오직 부인(婦人)의 말을 따름을 말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이 말을 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지금 상왕(商王) 수(受)가 부인(婦人)의 말을 따라, 혼란함으로써 지내야 할 제사(祭祀)를 버려 보답하지 않으며,

혼란함으로써 남기신 왕부모(王父母)의 아우들을 버려 도리로 대우하지 않고,

사방(四方)에 죄(罪)가 많아 도망해온 자들을 높이고 우두머리로 삼으며 믿고 부려서

이들로 대부(大夫)와 경사(卿士)를 삼아 백성들에게 포학(暴虐)하게 하고 상(商)나라 읍(邑)에 간궤(姦宄)하게 한다.』

『 사(肆)는 베풂이요 답(答)은 보답함이다. 부(婦)는 달기(쩉己)이다.

《열녀전(列女傳)》에 “주왕(紂王)이 술을 좋아하고 음악에 빠지며,

달기(쩉己)의 곁을 떠나지 않아서 달기(쩉己)가 천거(薦擧)하는 자는 귀하게 해주고,

미워하는 자는 주벌하여 오직 달기(쩉己)의 말을 따랐다. 이 때문에 전도(顚倒)하고 혼란했다.” 하였다.

제(祭)는 뿌리『[조상]』에 보답하는 것인데 주왕(紂王)은 혼란함으로써 마땅히 지내야 할 제사(祭祀)를 버리고 보답하지 않았으며,

곤제(昆弟)들은 선왕(先王)의 아들인데 주왕(紂王)은 혼란함으로써 왕부모(王父母)의 아우를 버리고 도리로 대우하지 아니하였다.

그리하여 종묘(宗廟)의 예(禮)를 폐하고 종족(宗族)의 의리(義理)를 없애며,

사방(四方)에 죄가 많아 도망해온 사람들을 존숭(尊崇)하고 믿고 부려서 이들로써 대부(大夫)와 경사(卿士)를 삼아

백성들에게 폭학(暴虐)하게 하고 상(商)나라 읍(邑)에 간궤(姦宄)하게 하였다.

주왕(紂王)이 달기(쩉己)의 사랑에 혹하여 떳떳한 도리를 배반하고 어지럽혀 마침내 해독을 퍼뜨림이 이와 같음에 이른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이제 나 발(發)은 공손히 하늘의 벌(罰)을 행하노니,

금일(今日)의 싸움은 6보(步)와 7보(步)를 넘지 말아서 멈추어 정제(整齊)할 것이니, 장사(將士)들은 힘쓸지어다.』

『 건(愆)은 지남이요, 욱(勖)은 힘씀이다.

보(步)는 걸어감이요, 제(齊)는 정제(整齊)함이니,

금일(今日)의 싸움은 6보(步)와 7보(步)를 넘지 말아서 멈추어 정제(整齊)하라고 한 것이다.

이는 좌작(坐作)과 진퇴(進退)의 법도를 고(告)한 것이니, 가볍게 전진함을 경계한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4벌(伐)•5벌(伐)•6벌(伐)•7벌(伐)을 넘지 말아서 멈추어 정제(整齊)할 것이니, 힘쓸지어다. 장사(將士)들아!』

『 벌(伐)은 치고 찌름이다. 적어도 4∼5번 이하로 내려가지 말고 많아도 6∼7번을 넘지 말아서 정제(整齊)하라고 한 것이다.

이는 쳐죽이고 찌르는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니, 죽임을 탐함을 경계한 것이다.

위에서는 ‘부자욱재(夫子勖哉)’라 말하고 여기서는 ‘욱재부자(勖哉夫子)’라고 말한 것은

반복하여 글을 이루어서 정녕(丁寧)하고 권면(勸勉)하는 뜻을 지극히 한 것이니, 하문(下文)도 이와 같다.』

 

 

▣ 제9장(第九章)


『 부디 굳세고 굳세어 범과 같고 비휴와 같으며 곰과 같고 큰곰과 같이 상(商)나라 교(郊)에서 싸워 도망하는 자들을 맞아 공격하여

서토(西土) 사람들을 노역(勞役)하게 하지 말라. 힘쓸지어다. 장사(將士)들아!』

『 환환(桓桓)은 위엄있고 무용(武勇)스러운 모양이다. 비(찒)는 집이(執夷)이니, 범의 등속이다.

장병(將兵)들이 네 가지 짐승처럼 용맹하여 상(商)나라 교(郊)에서 분격(奮擊)하기를 바란 것이다. 아(¬,)는 맞이함이다.

달려와 항복하는 자를 맞아 공격하여 우리 서토(西土) 사람들을 노역(勞役)하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무용(武勇)을 권면하고 항복하는 자를 죽임을 경계한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너희들이 힘쓰지 않으면 너희들 몸에 죽임이 있을 것이다.”』

『 힘쓰지 않는다는 것은 앞의 세 가지에 힘쓰지 않음을 이른다.

내가 생각건대 이 편(篇)은 엄숙(嚴肅)하면서도 온후(溫厚)하여 〈탕서(湯誓)〉•〈탕고(湯誥)〉와 서로 표리(表裏)가 되니,

참으로 성인(聖人)의 말씀이다. 〈태서(泰誓)〉•〈무성(武成)〉은 한 편(篇) 가운데에 한 사람의 입에서 다 나오지 않은 듯하니,

아마도 유독 이것만이 완전한 글이 되는가보다. 읽는 자들은 이것을 잘 음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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