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주서 - 태서 하(泰誓下)

 

 

▣ 태서 하(泰誓下)

 

 

▣ 제1장(第一章)


『 그 다음날에 왕(王)이 육사(六師)를 크게 순행(巡行)하여 여러 군사(軍士)들에게 분명히 맹세하였다.』

『 궐명(厥明)은 무오일(戊午日)의 다음날이다. 옛날에 천자(天子)는 육군(六軍)이고, 대국(大國)은 삼군(三軍)이었다.

이때 무왕(武王)은 육군(六軍)을 구비하지 못하였으니, 〈목서(牧誓)〉에 삼경(三卿)을 서술함에서 이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여기서 육사(六師)라고 말한 것은 사신(史臣)의 말이다.』

 


▣ 제2장(第二章)


『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아! 우리 서토(西土)의 군자(君子)들아.

하늘은 드러난 도(道)가 있어 그 유(類)가 밝으니, 이제 상왕(商王) 수(受)가 오상(五常)을 설만히 하여 업신여기며

황폐(荒廢)하고 태만하여 공경하지 않아서 스스로 하늘을 끊으며 백성들에게 원망을 맺고 있다.』

『 하늘은 지극히 드러난 이치가 있어 그 의류(義類)가 지극히 밝으니, 지극히 드러난 이치는 곧 떳떳한 도리이다.

주왕(紂王)은 군신(君臣)•부자(父子)•형제(兄弟)•부부(夫婦)의 떳떳한 도(道)에 있어 설압(褻狎)하여 업신여기며

황기(荒棄)하고 태타(怠惰)하여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위로는 하늘을 끊고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원망을 맺고 있으니,

원망을 맺고 있다는 것은 한 가지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하문(下文)은 스스로 끊고 원망을 맺은 실제이다.』

 

 

▣ 제3장(第三章)


『 아침에 물을 건너가는 자의 정강이를 찍고, 어진 사람의 배를 갈라 심장을 도려내며,

위엄을 세워 살륙(殺戮)함으로 천하(天下)에 해독을 끼치며, 간사(奸邪)한 사람을 높이고 믿으며 사보(師保)들을 추방하고 내치며,

전형(典刑)을 버리고 바른 선비들을 가두어 노예로 삼으며, 교(郊)•사(社)를 닦지 않고 종묘(宗廟)를 제향(祭享)하지 않으며,

기이한 재주와 도에 지나친 솜씨를 만들어 부인(婦人)을 기쁘게 하였다.

이에 상제(上帝)가 순하게 여기지 않으시어 단연코 이 망함을 내리시니,

너희들은 부지런히 힘써서 나 한 사람을 받들어 공손히 천벌(天罰)을 행하라.』

『 작(?)은 찍음이다.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겨울철에 아침에 물을 건너가는 사람을 보고는 그 정강이가 추위를 견딘다고 하여 찍어서 보았다.” 하였다.

《사기(史記)》에 “비간(比干)이 굳이 간(諫)하니,

주왕(紂王)이 노하여 말하기를 ‘내 들으니, 성인(聖人)은 심장에 일곱 구멍이 있다.’ 하고는

마침내 비간(比干)의 배를 갈라 그 심장을 보았다.” 하였다. 부(?)는 병듦이다.

형벌과 위엄을 세워 살륙(殺戮)을 일삼아서 사해(四海)의 사람들에게 해독을 끼치고 병들게 하니,

그 화(禍)의 미침이 멂을 말한 것이다. 회(回)는 간사함이다. 정사(正士)는 기자(箕子)이다.

교(郊)는 하늘에 제사(祭祀)하는 것이요, 사(社)는 땅에 제사(祭祀)하는 것이다.

기기(奇技)는 기이한 기능을 이르고, 음교(淫巧)는 도에 지나친 솜씨를 이른다.

《열녀전(列女傳)》에 “주왕(紂王)이 구리기둥에 기름을 칠하고 아래에 숯불을 피워놓은 다음

죄가 있는 자로 하여금 걸어가게 하여 곧 숯불 속으로 떨어져 죽으면 달기(쩉己)가 이것을 보고 웃었다.” 하였다.

달기(쩉己)가 웃기를 바라서 포락(µ&烙)의 형벌까지 했다면

그 기이한 재주와 지나친 솜씨로써 기쁘게 한 것이 마땅히 이르지 않는 바가 없었을 것이다. 축(祝)은 결단함이다.

주왕(紂王)이 간사(奸邪)한 자를 높이고 믿고, 사보(師保)를 추방하고 내치며,

선왕(先王)의 법(法)을 버리고 중정(中正)한 선비를 가두어 노예로 삼으며, 제사(祭祀)를 받드는 예(禮)를 가벼이 폐하고,

더럽고 설만(褻慢)한 행실에 전념하여 하늘의 떳떳한 도(道)를 패란(悖亂)하였다.

그러므로 하늘이 순하게 여기지 않아 단연코 이 상망(喪亡)을 내린 것이니,

너희 여러 군사들은 힘써 게을리하지 말아 나 한 사람을 받들어서 공경히 천벌(天罰)을 행해야 할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옛사람이 말하기를 ‘나를 어루만져주면 임금이고, 나를 학대하면 원수이다.’ 하였으니,

독부(獨夫)인 수(受)가 크게 위엄을 세우니, 바로 너희들 대대로의 원수이다.

덕(德)을 세움에는 불어나게 함을 힘써야 하고, 악(惡)을 제거함에는 근본을 힘써야 한다.

이러므로 나 소자(小子)가 크게 너희 여러 군사(軍士)들을 데리고 너희들의 원수를 끊고 섬멸하려 하노니,

너희 여러 군사(軍士)들은 부디 과의(果毅)를 행하여 너희 군주(君主)를 성공(成功)시키도록 하라.

공(功)이 많으면 후한 상(賞)이 있고, 과의(果毅)를 행하지 않으면 드러난 죽임이 있을 것이다.』

『 홍(洪)은 큼이다. 독부(獨夫)는 천명(天命)이 이미 끊기고 인심(人心)이 이미 떠나서 단지 한 독부(獨夫)일 뿐임을 말한 것이다.

맹자(孟子)는 “잔적(殘賊)한 사람을 일부(一夫)라 한다.” 하였다.

무왕(武王)이 옛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이르기를 “나를 어루만져주면 나의 군주(君主)이고 나를 학대하면 나의 원수이니,

이제 독부(獨夫)인 수(受)가 크게 위엄과 사나움을 일으켜 너희 백성들을 잔해(殘害)하니,

이는 너희 백성들 대대로의 원수이다.” 한 것이다. 무(務)는 오로지 힘씀이다.

덕(德)을 세움에는 불어나고 자라나게 함을 힘써야 하고, 악(惡)을 제거함에는 근본을 끊음을 힘써야 하니,

이 두 구(句)는 짐작컨대 또한 옛말이니, 주왕(紂王)이 여러 악(惡)의 근본이 되므로 마땅히 제거할 바에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므로 나 소자(小子)가 크게 너희 여러 군사(軍士)들을 데리고

너희들 대대(代代)로의 원수를 진절(殄絶)하고 섬멸(殲滅)하는 것이다. 적(迪)은 밟음이요, 등(登)은 이룸이다.

적(敵)을 죽임을 과(果)라 하고, 과(果)『[결행함]』를 지극히 함을 의(毅)라 한다.

너희 여러 군사(軍士)들은 부디 과의(果毅)를 도행(蹈行)하여 너희 군주(君主)를 성공시키도록 하라.

만약 공(功)이 많으면 후한 상(賞)이 있을 것이니, 단지 한 작위(爵位)와 한 계급일 뿐만이 아니요,

과의(果毅)를 행하지 않으면 드러난 죽임이 있을 것이다.

드러난 죽임이라고 일렀으면 반드시 시신(屍身)을 시조(市朝)에 진열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보일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아! 우리 문고(文考)께서 일월(日月)이 비추고 임하듯이 하여 사방(四方)에 빛나시며 서토(西土)에 드러나셨으니,

우리 주(周)나라는 크게 다방(多方)『[여러 지방]』을 받을 것이다.』
『 일월(日月)이 조림(照臨)함과 같음은 그 덕(德)이 빛남을 말한 것이요,

사방(四方)에 빛남은 덕(德)이 멀리까지 입혀짐을 말한 것이요,

서토(西土)에 드러남은 덕(德)이 특히 발상지에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

문왕(文王)의 땅은 백리(百里)에 그쳤으나 문왕(文王)의 덕(德)은 천하(天下)에 도달하였으니,

다방(多方)을 받는 것은 주(周)나라가 아니면 그 누가 받겠는가.

문왕(文王)의 덕(德)은 실로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이 돌아온 바였다.

그러므로 무왕(武王)이 군사들에게 맹세한 끝에 탄식하고 이것을 말씀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내가 수(受)를 이기더라도 내가 무용(武勇)이 있어서가 아니라 짐(朕)의 문고(文考)께서 죄(罪)가 없으시기 때문이며,

수(受)가 나를 이기더라도 짐(朕)의 문고(文考)께서 죄(罪)가 있어서가 아니라 나 소자(小子)가 훌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무죄(無罪)는 허물이 없다는 말과 같고, 무량(無良)은 선(善)이 없다는 말과 같다.

상(商)나라와 주(周)나라가 대적(對敵)할 수 없음이 오래되었는데도 무왕(武王)이 오히려 승부(勝負)에 대한 우려가 있어

문왕(文王)에게 수치가 될까 두려워한 것은 성인(聖人)이 일에 임하여 두려워함이 이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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