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주서-대고(大誥)


 

▣ 대고(大誥)


 

『武王克殷하시고 以殷餘民으로 封受子武庚하고 命三叔監殷이러시니 武王崩하고

成王立하여 周公相之하시니 三叔이 流言호되 公將不利於孺子라한대 周公이 避位居東하시니라

後에 成王悟하여 迎周公歸하니 三叔懼하여 遂與武庚叛이어늘 成王이 命周公하여 東征以討之하실새 大誥天下하시니라

書言武庚而不言管叔者는 爲親者諱也라 篇首에 有大誥二字일새 編書者因以名篇하니 今文古文皆有하니라』

『按此篇誥語는 多主卜言하니 如曰寧王遺我大寶龜, 曰朕卜幷吉, 曰予得吉卜, 曰王害『(할)』不違卜, 曰寧王惟卜用,

曰쳳亦惟卜用, 曰予曷其極卜, 曰쳳今卜幷吉이라하고 至於篇終하여는 又曰卜陳惟若玆라하니 意邦君御事에 有曰艱大不可征이라하여 欲王違卜이라

故로 周公以討叛卜吉之義와 與天命人事之不可違者로 反復誥諭之也시니라』


 

『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이긴 다음 은(殷)나라의 남은 백성으로 수(受)『[주왕(紂王)]』의 아들 무경(武庚)을 봉(封)하고

삼숙(三叔)에게 명(命)하여 은(殷)나라를 감시하게 하였는데, 무왕(武王)이 붕(崩)하고 성왕(成王)이 즉위(卽位)하여 주공(周公)이 돕자,

삼숙(三叔)이 유언(流言)을 퍼뜨리기를 “공(公)이 장차 유자(孺子)에게 이롭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니, 주공(周公)이 자리를 피하여 동쪽에 거하였다.

뒤에 성왕(成王)이 깨닫고서 주공(周公)을 맞이하여 돌아오니, 삼숙(三叔)이 두려워하여 마침내 무경(武庚)과 함께 반란을 일으키므로

성왕(成王)이 주공(周公)에게 명하여 동정(東征)하여 토벌할 적에 천하(天下)에 크게 고한 것이다.

글에 무경(武庚)만 말하고 관숙(管叔)을 말하지 않은 것은 친척을 위하여 숨긴 것이다.

편수(篇首)에 대고(大誥)라는 두 글자가 있으므로 책을 엮는 자가 인하여 편명(篇名)으로 삼았으니,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모두 있다.』

『살펴보건대 이 편(篇)의 고어(誥語)는 점(占)을 주장하여 말한 것이 많으니,

예를 들면 “영왕(寧王)이 나에게 큰 보배인 거북을 물려주었다.” 하였고, “짐(朕)의 점(占)이 모두 길(吉)하다.” 하였으며,

“내가 길한 점을 얻었다.” 하였고, “왕(王)은 어찌하여 점(占)을 어기지 않습니까.” 하였으며, “영왕(寧王)이 점(占)을 사용했다.” 하였고,

“하물며 또한 점(占)을 씀에 있어서랴.” 하였으며, “내 어찌 점(占)을 지극히 하겠는가.” 하였고, “하물며 지금 점(占)이 모두 길(吉)함에 있어서랴.” 하였다.

그리고 편(篇) 끝에 이르러는 또 “점(占)의 진열함이 이와 같다.” 하였으니, 생각하건대 방군(邦君)과 어사(御事) 중에 “어렵고 커서 정벌할 수 없다.”고 말하여,

왕(王)의 점(占)을 어기고자 하는 자가 있었다.

그러므로 주공(周公)이 반역(叛逆)을 토벌함에 점(占)이 길(吉)한 뜻과 천명(天命)과 인사(人事)에 어길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반복하여 고유(誥諭)한 것이다.』


 

 

▣ 제1장(第一章)

 

『 왕(王)이 대략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아! 너희 많은 나라와 너희 어사(御事)들에게 크게 고하노라. 하늘로부터 구휼을 받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하늘이 우리 나라에 해를 내려 조금도 기다려 주지 않으시므로 크게 생각하건대

나 유충(幼沖)한 사람이 무강(無疆)한 큰 역복(歷服)을 이어서 명철(明哲)함에 나아가 백성들을 편안한 곳으로 인도(引導)하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천명(天命)을 연구하여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유(猷)는 발어사이니, 〈우서(虞書)〉에 자(咨)•차(嗟)의 예(例)와 같다.

살펴보건대 《이아(爾雅)》에 유(猷)의 훈(訓)이 가장 많아, 모(謀)『[꾀]』라 하고

언(言)『[말]』이라 하고 이(已)『[그만둠]』라 하고 도(圖)『[도모함]』라 하였으니, 여기서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조(弔)는 구휼함이니, 《시경(詩經)》에 “하늘에게 구휼함을 받지 못한다.”는 조(弔)와 같다.

‘내가 하늘에게 구휼을 받지 못하여, 하늘이 우리 주(周)나라에 해를 내려서 무왕(武王)이 마침내 죽고 조금도 기다려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인(沖人)은 성왕(成王)이다. 역(歷)은 역수(歷數)이고, 복(服)은 오복(五服)이다. 철(哲)은 명철(明哲)함이다. 격(格)은 격물(格物)의 격(格)이다.

크게 생각하건대 나 유충(幼沖)한 군주(君主)가 무강(無疆)한 대업(大業)을 이어 지켜서 명철(明哲)함에 나아가 백성을 안강(安康)함으로 인도하지 못하니,

이는 인사(人事)도 지극하지 못한 바가 있는 것이니, 하물며 천명(天命)을 연구하여 안다고 말하겠는가.』

 


 

▣ 제2장(第二章)

 

『 그만두겠는가. 나 소자(小子)는 깊은 못의 물을 건넘과 같으니, 내가 가는 것은 짐의 이룰 바를 구하려고 해서이다.

펴서 꾸미며 전인(前人)이 받은 명(命)을 폄은 큰 공(功)을 잊지 않고자 해서이니, 내 감히 하늘이 내린 위엄을 막을 수 없다.』

『 이(已)는 위를 잇는 어조사이니, 그만두려 하여도 그만둘 수 없는 뜻이다.

못의 물을 건넘과 같다는 것은 마음의 근심과 두려움을 비유한 것이요, 짐의 이룰 바를 구한다는 것은 이 일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부(敷)는 폄이요 비(賁)는 꾸밈이다. 부비(敷賁)는 전장(典章)과 법도(法度)를 닦고 밝힘이요,

전인(前人)이 받은 명(命)을 편다는 것은 전왕(前王)의 기업(基業)을 증익(增益)하고 개대(開大)함이니,

이와 같이 하는 것은 무왕(武王)이 천하(天下)를 편안히 한 대공(大功)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지금 무경(武庚)이 안정하지 못하여 하늘이 진실로 주벌하시니, 내 어찌 감히 하늘의 위엄을 막고 억제하여 토벌을 행하지 않겠는가.』

 

 

 

▣ 제3장(第三章)

 

『 영왕(寧王)이 나에게 큰 보배인 거북을 물려주심은 천명(天明)『[하늘의 밝은 명(命)]』을 소개(紹介)하신 것이니,

거북의 명(命)에 나아가 살펴보건대 ‘큰 어려움이 서토(西土)에 있다.

서토(西土) 사람들 또한 안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였는데, 이에 미처 준동(蠢動)하는구나.』

『 영왕(寧王)은 무왕(武王)이니, 하문(下文)에는 또 영고(寧考)라고 하였다.

소씨(蘇氏)는 말하기를 “당시에 무왕(武王)을 일러 영왕(寧王)이라 하였으니, 이는 은(殷)나라를 이기고 천하(天下)를 편안히 하였기 때문이다.” 하였다.

준(蠢)은 움직이되 무지(無知)한 모양이다. 영왕(寧王)이 나에게 큰 보배인 거북을 물려주신 것은 천명(天明)을 소개(紹介)하여 길흉(吉凶)을 정하게 하신 것이다.

내 지난번에 일찍이 거북의 명(命)한 바에 나아가 보니,

그 조짐(兆朕)에 “장차 크게 어려운 일이 서토(西土)에 있어 서토(西土) 사람들이 또한 안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였으니,

이는 무경(武庚)이 반란하지 않았을 때에 거북의 조짐이 이미 예고한 것이다. 지금에 미쳐 과연 준준연(蠢蠢然)히 동하니,

그 점이 징험할 만함이 이와 같다.

장차 하문(下文)에 은(殷)나라를 정벌하는 점(占)이 길(吉)함을 말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이것을 말하여 점(占)을 어길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조금 후(厚)한 은(殷)나라가 크게 감히 그 실마리『[전통]』를 세워서 하늘이 위엄을 내렸으나

우리 나라에 병이 있어 백성들이 편안하지 못함을 알고는 말하기를 ‘내 기업(基業)을 회복하겠다.’ 하여, 도리어 우리 주(周)나라를 고을로 삼으려 하는구나.』
『 전(캽)은 후함이요, 탄(誕)은 큼이요, 서(敍)는 실마리요, 자(疵)는 병이다.

무경(武庚)이 조금 후한 나라를 가지고 감히 이미 망한 전통을 크게 세워 비록 하늘이 은(殷)나라에 위엄을 내렸으나

또한 무경(武庚)이 우리 나라에 삼숙(三叔)의 병과 틈이 있어 민심이 불안함을 알았다.

그러므로 감히 말하기를 “내 장차 은(殷)나라의 기업(基業)을 회복하겠다.” 하여, 도리어 우리 주(周)나라를 비읍(鄙邑)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이제 무경(武庚)이 준동(蠢動)하는데 다음날에 백성 중에 10명의 어진 지아비가 나를 보필하고 가서 어루만져 편안히 하여

선왕(先王)께서 도모하신 공(功)을 잇게 하니, 내 대사(大事)『[병사(兵事)]』가 아름다움이 있을 것임은 짐(朕)의 점(占)이 모두 길(吉)하기 때문이다.』

『 우(于)는 감이요, 미(쭵)는 어루만짐이요, 무(武)는 계승함이다.

이제 무경(武庚)이 준동(蠢動)하는데 이제 명일(明日)에 백성 중에 어진 자 10명이 나를 보필하고 가서

상(商)나라를 어루만지고 안정하게 하여 무왕(武王)이 도모하신 공(功)을 잇게 한 것이다.

대사(大事)는 융사(戎事)『[병사(兵事)]』이니, 《좌전(左傳)》에 “국가의 대사(大事)는 제사(祭祀)와 융사(戎事)에 있다.” 하였다.

휴(休)는 아름다움이다. “내 융사(戎事)가 아름다움이 있을 것임을 아는 것은 짐(朕)이 세 거북으로 점을 침에 모두 길하기 때문이다.” 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상문(上文)에 “거북의 명한 바에 나아가 보니, 큰 어려움이 서토(西土)에 있다.”고 말한 것은

무왕(武王)이 막 승하(昇遐)하려 할 때에 점친 것이며, 여기에 “짐의 점이 모두 길하다.”고 말한 것은

장차 무경(武庚)을 정벌하려던 날에 점친 것이니, 선유(先儒)가 합하여 하나로 한 것은 잘못이다.』

 

 

 

▣ 제6장(第六章)

 

『 이러므로 내가 우방(友邦)의 군주(君主)와 윤씨(尹氏)•서사(庶士)•어사(御事)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내 길(吉)한 점을 얻었다.

내 너희 여러 나라를 데리고 가서 은(殷)나라의 도망하고 파천(播遷)한 신하들을 정벌하겠다.’ 하였노라.』

『 이것은 일찍이 점이 길(吉)한 연고를 들어 방군(邦君)과 어사(御事)에게 무경(武庚)을 가서 정벌할 것을 고한 말이다.

사(肆)는 고(故)『[그러므로]』이다. 윤씨(尹氏)는 서관(庶官)의 우두머리이다.

은포파신(殷逋播臣)은 무경(武庚)과 그 여러 신하(臣下)들이 본래 도망하고 파천(播遷)한 신하(臣下)임을 말한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너희 여러 나라의 군주(君主)와 서사(庶士)와 어사(御事)들이 반대하지 않는 이가 없어 말하기를

‘이 일은 어렵고 중대하며, 백성들이 안정하지 못함이 또한 왕(王)의 궁(宮)과 방군(邦君)의 집에 있다.’ 하며,

나 소자(小子)와 부로(父老)가 공경히 섬기는 자들도 정벌할 수 없다고 하여 ‘왕(王)은 어찌 점(占)을 어기지 않습니까.’ 하였다.』

『 이는 방군(邦君)과 어사(御事)가 정벌하는 것을 싫어하여 왕(王)이 점괘를 어기기를 바란 말을 든 것이다.

방군(邦君)과 어사(御事)가 반대하지 않는 이가 없어 말하기를

“간난(艱難)하고 중대(重大)하니 경거망동(輕擧妄動)할 수 없으며, 또 백성들이 안정하지 못함이 비록 무경(武庚) 때문이나

또한 왕(王)의 궁(宮)과 방군(邦君)의 집에 있다.” 하였으니, 삼숙(三叔)이 화목하지 못한 연고가 실로 화(禍)의 단서를 조짐하였으니,

스스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해(害)은 어찌이다.

나 소자(小子)와 부로(父老)들이 공경히 섬기는 자들도 모두 정벌할 수 없다고 말하여 “왕(王)은 어찌 점을 어겨 정벌하지 말지 않습니까.” 라고 한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이러므로 나 충인(沖人)이 길이 어려움을 생각하니, 아! 진실로 준동(蠢動)하면 환과(鰥寡)가 가엾지만 내가 하는 일은 하늘이 시키신 것이다.

내 몸에 큰 일을 물려주고 어려운 일을 던져 주시니, 나 충인(沖人)은 스스로 구휼할 겨를이 없다.

의리에 있어서는 너희 방군(邦君)과 다사(多士)와 윤씨(尹氏)와 어사(御事)들이 나를 위안하여 말하기를 ‘너무 근심에 수고롭지 말지어다.

당신의 영고(寧考)께서 도모하신 공(功)을 이룩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하여야 할 것이다.』

『 조(造)는 함이요, 앙(촓)은 나이다. 그러므로 나 충인(沖人)이 또한 이 일의 어렵고 중대함을 길이 생각하였다.

탄식하여 말하기를 “진실로 사국(四國)이 준동(蠢動)하면 폐해가 환과(鰥寡)에게 미치니, 깊이 애처로울 만하다.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은 다 하늘이 시키신 것이다.

금일(今日)의 일은 하늘이 실제로 심히 큰 일을 나의 몸에 끼쳐주고 심히 어려운 일을 나의 몸에 던져주신 것이니,

나 충인(沖人)에 있어서는 진실로 스스로 구휼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의리로 말한다면 너희 방군(邦君)과 너희 다사(多士)와 관정(官正)으로서 일을 다스리는 신하(臣下)들은 마땅히 나를 위안하여 말하기를

‘너무 근심에 수고롭지 말지어다.

진실로 무왕(武王)이 도모하신 공(功)을 이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여, 서로 더불어 힘을 합하여 토벌함이 가(可)할 것이다.” 한 것이다.

이 장(章)은 방군(邦君)과 어사(御事)들이 일을 회피함을 깊이 책한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그만두겠는가.

나 소자(小子)는 감히 상제(上帝)의 명(命)을 폐할 수 없으니, 하늘이 영왕(寧王)을 아름답게 여기시어 우리 작은 나라인 주(周)나라를 흥하게 하실

적에 영왕(寧王)이 점을 사용하여 이 천명(天命)을 편안히 받으셨으며, 이제 하늘이 백성을 도우실 적에도 하물며 또한 점괘를 씀에 있어서랴.

아! 하늘의 명명(明命)이 두려움은 우리의 크고 큰 기업을 돕기 때문이다.”』

『 무경(武庚)을 정벌하는 것을 점침에 길(吉)하였으니, 이는 상제(上帝)가 명(命)하여 정벌하게 한 것이니, 상제(上帝)의 명(命)을 감히 폐할 수 있겠는가.

옛날에 하늘이 무왕(武王)을 돌아보아 백리(百里)로 말미암아 천하(天下)를 소유할 적에도 또한 점을 사용하였으니,

이른바 ‘짐(朕)의 꿈이 짐(朕)의 점과 합하여 아름다운 상서(祥瑞)가 거듭되었다’는 것이 이것이다.

이제 하늘이 이 백성을 도와 흉함을 피하고 길함에 나가게 할 적에도 하물며 또한 점을 쓰고 있으니,

이는 위로 선왕(先王)과 아래로 소민(小民)들이 점을 쓰지 않는 이가 없는 것이니, 나 홀로 점을 폐하겠는가.

그러므로 또 탄식하고 말하기를 “하늘의 밝은 명(命)이 두려울 만함이 이와 같으니, 이는 우리의 크고 큰 기업을 도우신 것이니, 이를 어길 수 있겠는가.” 하였다.

천명(天明)은 곧 상문(上文)의 이른바 ‘하늘의 밝은 명을 소개(紹介)한다’는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너희들은 옛『[오래된]』 사람들이다.

너희들은 크게 멀리 살필 수 있으니, 너희들은 영왕(寧王)이 이와 같이 근로함을 알 것이다.

하늘이 막고 어렵게 함은 우리가 공(功)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니, 내 감히 영왕(寧王)이 도모하신 일을 지극히 마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내 크게 우리 우방(友邦)의 군주(君主)들을 교화하고 달래노니,

하늘이 돕되 정성스런 말씀으로 함은 우리 백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으니, 내 어찌 전녕인(前寧人)의 공(功)을 마칠 것을 도모하지 않겠는가.

하늘이 또한 우리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고 어렵게 하여 마치 병이 있을 때에 치료하듯이 하시니,

내 어찌 전녕인(前寧人)이 받으신 아름다운 명(命)을 끝마치지 않겠는가.”』

『 당시(當時)의 방군(邦君)과 어사(御事) 중(中)에 무왕(武王)의 옛 신하(臣下)들 또한 정역(征役)을 꺼린 자가 있었으니,

상문(上文)에 ‘고익(考翼)들도 정벌할 수 없다고 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주공(周公)이 오로지 옛 신하(臣下)들을 불러 고하기를 “너희들은 무왕(武王)의 옛 사람이다.

너희들은 크게 전일(前日)의 일을 멀리 살필 수 있으니, 너희들이 어찌 무왕(武王)이 이와 같이 근로(勤勞)하심을 모르겠는가.”라고 한 것이다.

비(찘)는 닫혀서 통하지 못함이요, 비(毖)는 어려워서 쉽지 않은 것이다.

하늘이 부폐(否閉)하고 간난(艱難)하여 국가(國家)가 어려움이 많은 까닭은 바로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소재(所在)이니,

내 감히 무왕(武王)이 도모하신 일을 지극히 마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화(化)는 고체(固滯)함을 화하게 함이요, 유(誘)는 순종하도록 달래는 것이다. 비( )는 도움이다.

영인(寧人)은 무왕(武王)의 대신(大臣)이니, 당시에 무왕(武王)을 일러 영왕(寧王)이라 하고, 인하여 무왕(武王)의 대신(大臣)을 영인(寧人)이라 하였다.

백성 중에 어진 자 10명이 정벌하여야 한다고 말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성실한 말로 도운 것이니, 백성에게 살펴보면 볼 수 있다.

내 어찌 전녕인(前寧人)에 대하여 공(功)의 마칠 바를 도모하지 않겠는가.

우리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고 어렵게 하여 병이 있는 것처럼 한다는 것은

사국(四國)이 우리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고 어렵게 함이 마치 사람에게 질병이 있는 것과 같으니, 반드시 속히 다스려야 한다.

내 어찌 전녕인(前寧人)이 받은 바의 아름다운 명을 끝마치지 않겠는가.』

『 살펴보건대 이 세 절(節)은 영왕(寧王)과 영인(寧人)의 사공(事功)의 아름다움을 끝마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니,

영인(寧人)을 말하면 옛사람으로서 정벌(征伐)하려고 하지 않았던 자들 또한 부끄러울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옛날에 짐이 무경(武庚)을 정벌하러 갈 적에 짐도 어렵다고 말하여 날로 생각하였으니,

만일 아버지가 집을 지어 이미 법(法)을 이루었거늘 그 자식이 기꺼이 당(堂)의 터도 만들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구축(構築)하겠는가.

그 아버지가 밭을 일구었거늘 그 자식이 기꺼이 파종(播種)도 하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수확(收穫)하려 하겠는가.

부로(父老)가 공경히 섬기는 자들이 기꺼이 ‘내 후손(後孫)이 있으니 기업(基業)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겠는가.

이러므로 내 어찌 감히 내 몸에 미처 영왕(寧王)의 큰 명(命)을 어루만지지 않겠는가.』

『 석(昔)은 전일(前日)이니, 《맹자(孟子)》의 ‘석자(昔者)’의 석(昔)과 같다.

옛날에 내가 정벌하러 가고자 할 적에 나 또한 이 일이 어렵다 하여 날로 생각하였으니, 경거망동(輕擧妄動)한 것이 아니다.

집을 짓는 것으로 비유하면 아버지가 이미 넓고 좁음과 높고 낮음을 정해 놓았거늘 그 자식이 위하여 당(堂)의 터도 만들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집을 지으려 하겠는가.

밭을 가는 것으로 비유하면 아버지가 이미 땅을 갈아엎어 밭을 일구어 놓았거늘 그 자식이 위하여 파종(播種)도 하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수확하려 하겠는가.

고익(考翼)은 부로(父老)가 공경히 섬기는 자들이다.

그 자식된 자가 이와 같으면 고익(考翼)들이 기꺼이 “나는 후사(後嗣)가 있으니 나의 기업(基業)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겠는가.』

『 무왕(武王)이 천하(天下)를 평정하여 큰 법을 세우고 기강을 베푸니, 마치 집을 지음에 법을 이룬 것과 같고 밭을 다스림에 이미 1년 된 밭을 만든 것과 같다.

이제 삼감(三監)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토벌하고 평정하여 무왕(武王)의 기업을 끝마치지 못한다면

이는 기꺼이 당(堂)의 터를 만들려 하지 않고 기꺼이 파종하려 하지 않는 것이니,

하물며 기꺼이 집을 구축(構築)하고 기꺼이 수확하여 국조(國祚)『[국운(國運)]』를 무궁함에 이어가기를 바라겠는가.

하늘에 계신 무왕(武王)의 신령이 또한 반드시 스스로 후사(後嗣)가 있어 기업을 버리고 실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 어찌 감히 내 몸이 생존해 있을 때에 미쳐 무왕(武王)의 큰 명(命)을 어루만져 보존하지 않겠는가.

살펴보건대 이 세 절(節)은 무왕(武王)의 공(功)을 끝마치지 않을 수 없는 뜻을 거듭 말한 것이다.』

 


 

▣ 제12장(第十二章)

 

『 만약 형고(兄考)『[부형(父兄)]』의 벗이 그 아들을 치거든 민양(民養)은 이것을 권면하고 구원하지 않겠는가.”』

『 민양(民養)은 미상(未詳)이다. 소씨(蘇氏)가 말하기를 “양(養)은 시양(«養)『[장작을 패고 짐승을 기르는 자]』이니, 사람의 신복(臣僕)을 이른다.” 하였다.

대의(大意)는 “만약 부형(父兄)의 벗이 그 아들을 치거든 신복(臣僕)이 된 자가 공벌(攻伐)하는 것을 권면하고 구원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한 것이다.

부형(父兄)은 무왕(武王)을 비유하고, 벗은 사국(四國)을 비유하고, 아들은 백성을 비유하고, 민양(民養)은 방군(邦君)과 어사(御事)를 비유한 것이다.

이제 왕(王)의 사국(四國)이 백성들에게 해독을 끼치는데 방군(邦君)과 신복(臣僕)들이 마침내 정벌하는 일을 꺼리니,

이는 화(禍)를 조장(助長)하고 구원(救援)하지 않는 것이니 가(可)하겠는가.

이는 백성들이 사국(四國)의 폐해를 입고 있으니 구원하지 않을 수 없는 뜻을 말한 것이다.』

 


 

▣ 제13장(第十三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아! 마음을 풀어놓을지어다.

너희 여러 나라의 군주(君主)와 너희 어사(御事)들아.

나라를 밝힘은 명철한 사람 때문이며, 또한 10인이 상제(上帝)의 명(命)을 실천하여 알며, 하늘이 정성을 도와주시기 때문이니,

너희들이 이때에도 감히 법(法)을 어기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지금 하늘이 주(周)나라에 화(禍)를 내려서 큰 어려움을 일으키는 사람이 매우 가까이 있어

서로 그 집을 공격함에 있어서랴. 너희들이 또한 천명(天命)을 어길 수 없음을 알지 못하는구나.』

『 사(肆)는 놓음이니, 〈마음을〉 풀고 놓아서 두려워하고 위축되지 않게 하고자 한 것이다.

상(爽)은 밝음이니, 그 무리를 밝힌다는 상(爽)이다.

걸왕(桀王)이 덕(德)에 어두움에 탕왕(湯王)이 정벌하였으므로 무리를 밝혔다고 말하였고,

수(受)가 덕(德)에 어두움에 무왕(武王)이 정벌하였으므로 나라를 밝혔다고 말한 것이다.

옛날 무왕(武王)이 대명(大命)을 나라에 밝힌 것은 모두 밝고 지혜로운 선비들 때문이었으며,

또한 난신(亂臣) 10명이 천명(天命)을 실천하여 알고, 하늘이 무왕(武王)의 정성을 도와 상(商)나라의 수(受)를 이겼던 것이니,

너희들이 이때에도 감히 무왕(武王)의 법제(法制)를 어겨 정벌하는 일을 꺼리지 않았거든

하물며 지금 무왕(武王)이 죽어서 하늘이 주(周)나라에 화(禍)를 내리고, 앞장서서 대난(大難)을 일으키는 사국(四國)이 매우 가까이 있어 서로 그 집을 공격하니,

일이 위태롭고 형세가 급박함이 이와 같은데도 너희들이 정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니, 너희들이 또한 천명(天命)을 어길 수 없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지금과 옛날을 가지고 서로 말하여 방군(邦君)과 어사(御事)들이 천명(天命)을 알지 못함을 책한 것이다.』

『 살펴보건대, 선유(先儒)들은 모두 10인(人)을 10부(夫)라 하였으나 10부(夫)는 백성 중에 어진 자일 뿐이니,

상제(上帝)의 명(命)을 실천하여 알았다고 말할 수 없고 하늘이 정성을 도와주었다고 말할 수 없을 듯하다.

이른바 실천하여 알았다는 것은 도행(蹈行)하여 참으로 알았다는 말이며, 하늘이 정성을 도와주었다는 것은 천명(天命)이 이미 돌아왔다는 말이니,

난신(亂臣)으로서 무왕(武王)을 밝혀 천명(天命)을 받은 자가 아니면 이에 해당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군석(君奭)〉의 글에 주공(周公)이 괵숙( 叔)과 굉요(쥺夭)의 무리를 열거할 때에도 또한 ‘하늘의 위엄을 실천하여 알았다’고 말하였고,

은(殷)나라의 명(命)을 받음을 말함에 있어서도 또한 ‘하늘을 순히 하여 정성을 도왔다’고 말하였으니,

주공(周公)이 전후에 말씀한 것을 살펴보면 10인(人)이 난신(亂臣)이 됨을 또 어찌 의심하겠는가.』

 

 

 

▣ 제14장(第十四章)

 

『 내 길이 생각하여 이르기를 ‘하늘이 은(殷)나라를 망하게 함은 〈잡초를 제거하는〉 농부와 같으니,

내 어찌 감히 나의 전무(田畝)의 일을 끝마치지 않겠는가.

하늘이 또한 전녕인(前寧人)에게 아름답게 하고자 하시는 것이다.’ 하노라.』

『 하늘이 은(殷)나라를 망하게 함은 농부가 잡초를 제거함과 같아 반드시 그 뿌리를 끊으니, 내 어찌 감히 나의 전무(田畝)의 일을 끝마치지 않겠는가.

내가 전무(田畝)의 일을 끝마치는 것은 하늘이 또한 전녕인(前寧人)에게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 제15장(第十五章)


 

『 내 어찌 점(占)을 다 쓰려 하며, 감히 너희들의 말을 따르지 않겠는가.

영인(寧人)을 따를진댄 강토(疆土)를 지정할 도리가 있는데, 하물며 지금에 점(占)이 함께 길(吉)함에 있어서랴.

이러므로 짐은 크게 너희들을 데리고 동쪽으로 정벌하는 것이니, 천명(天命)은 어그러지지 않는다. 점에 진열함이 이와 같으니라.”』

『 내 어찌 감히 점(占)을 모두 쓰고자 하며, 감히 너희들의 정벌하지 말자는 말을 따르지 않겠는가.

영인(寧人)의 공(功)을 따르려 할진댄 마땅히 선왕(先王)의 강토(疆土)를 지정할 도리가 있을 것이니,

점을 쳐서 불길하더라도 진실로 장차 정벌하여야 하는데, 하물며 지금 점을 쳐서 모두 길함에 있어서랴.

그러므로 내 크게 너희들을 데리고 동쪽으로 정벌하는 것이니, 천명은 결단코 어그러지지 않는다.

점에 진열한 바가 이와 같다.』

『 살펴보건대 이 편은 오로지 점을 주장하여 말했으나 위로는 천명(天命)에 근원하고 아래로는 인물을 얻음을 기술하였으며,

지난날에 영왕(寧王)과 영인(寧人)이 이룩하지 않을 수 없는 공(功)을 미루어 말하고

가까이는 성왕(成王)과 방군(邦君)•어사(御事)가 끝마치지 않을 수 없는 책임을 가리켜, 민생(民生)의 좋고 나쁨과 국가(國家)의 흥하고 망함을 간곡히 말하였다.

그리하여 간절하고 지극하여 스스로 그만두지 않았으며, 점(占)이라는 한 마디 말을 반복하고 시종(始終)하여,

천하(天下)의 뜻을 통하고 천하(天下)의 의심을 결단하고 천하(天下)의 대업(大業)을 정하였으니,

총명(聰明) 예지(睿智)하고 신무(神武)하여 죽이지 않는 자가 아니면 누가 여기에 참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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