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태갑 상(太甲上)


 
▣ 태갑 상(太甲上)


 
『商史錄伊尹告戒節次와 及太甲往復之辭라
故로 三篇이 相屬成文하고 其間에 或附史臣之語하여 以貫篇意하니 若史家紀傳之所載也라
唐孔氏曰 伊訓, 肆命, ±3后와 太甲, 咸有一德이 皆是告戒太甲이로되 不可皆名伊訓이라
故로 隨事立稱也라 林氏曰 此篇亦訓體라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상(商)나라 사관(史官)이 이윤(伊尹)이 고계(告戒)한 절차(節次)와 태갑(太甲)이 갔다가 돌아온 내용을 기록하였다.
그러므로 세 편(篇)이 서로 이어져 글을 이루고, 그 사이에 혹 사신(史臣)의 말을 부록(附錄)하여 편(篇)의 뜻을 관통하게 하였으니,
역사가(歷史家)가 기전체(紀傳體)에 기재한 것과 같다.
당(唐)나라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이훈(伊訓)•사명(肆命)•조후(±3后)•태갑(太甲)•함유일덕(咸有一德)은 모두 태갑(太甲)에게 고계(告戒)한 것인데,
다 이훈(伊訓)이라고 이름할 수 없으므로 일을 따라 명칭을 세운 것이다.” 하였다.
임씨(林氏)가 말하기를 “이 편(篇) 또한 훈체(訓體)이다.” 하였다.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사왕(嗣王)이 아형(阿衡)에게 순하지 못하였다.』

『 혜(惠)는 순함이다. 아(阿)는 의지함이요, 형(衡)은 균평함이다.
아형(阿衡)은 상(商)나라의 관직 이름이니, 천하(天下)가 의지하여 균평하게 됨을 말한 것이니, 또한 보형(保衡)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이윤(伊尹)의 호(號)라고도 한다. 사씨(史氏)가 이윤(伊尹)의 글을 기록할 적에 이것을 먼저 말한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이윤(伊尹)이 다음과 같은 글을 지었다.
“선왕(先王)이 이 하늘의 밝은 명(命)을 돌아보사 상하(上下)의 신기(神祗)를 받드시며,
사직(社稷)과 종묘(宗廟)를 공경하고 엄숙히 하지 않음이 없으시니,
하늘이 그 덕(德)을 살펴보시고 대명(大命)을 모아 만방(萬邦)을 어루만지고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이에 제가 몸소 능히 군주(君主)를 좌우에서 보필하여 여러 무리들을 편안히 살게 하니,
이러므로 사왕(嗣王)께서 기서(基緖)를 크게 계승하게 되신 것입니다.』

『 고(顧)는 항상 눈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시(쳢)는 시자(是字)의 고자(古字)이다.
명명(明命)은 하늘의 드러난 이치를 나에게 명한 것이니, 하늘에 있으면 명명(明命)이라 하고, 사람에게 있으면 명덕(明德)이라 한다.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성탕(成湯)이 항상 눈이 이 하늘의 명명(明命)에 있어서 천지(天地)의 신기(神祗)를 받드시며,
사직(社稷)과 종묘(宗廟)를 공경(恭敬)하고 엄숙히 받들지 않음이 없었다.
그러므로 하늘이 그 덕(德)을 살펴보아 대명(大命)을 모아 천하(天下)를 소유하게 하여 만방(萬邦)을 어루만지고 편안하게 했으며,
나도 몸소 성탕(成湯)을 좌우(佐佑)하여 백성들을 편안히 살게 하였다.
그러므로 사왕(嗣王)이 그 기업(基業)을 크게 계승하게 되었다.”고 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제가 몸소 전에 서읍(西邑)의 하(夏)나라를 보니,
〈하(夏)나라의 선왕(先王)이〉 스스로 주(周)『[충신(忠信)]』하여 종(終)이 있자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었는데,
그후에 사왕(嗣王)이 종(終)이 있지 못하자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없었으니,
사왕(嗣王)께서는 이를 경계하사 당신의 군주(君主) 노릇함을 공경하소서.
군주(君主)가 군주(君主)노릇을 하지 못하면 선조(先祖)에게 욕이 될 것입니다.”』

『 하(夏)나라는 안읍(安邑)에 도읍하였으니, 박읍(¨]邑)의 서쪽에 있으므로 서읍(西邑)의 하(夏)나라라고 말한 것이다.
주(周)는 충신(忠信)이니, 《국어(國語)》에 “충신(忠信)을 주(周)라 한다.” 하였다.』

『시씨(施氏)가 말하였다.
“거짓을 행하면 마음이 수고롭고 날로 졸렬해지니 결함이 탄로나서 두루하지 못하고,
충신(忠信)을 행하면 거짓이 없으므로 두루하여 결함이 없는 것이다.”
하(夏)나라의 선왕(先王)이 충신(忠信)으로써 종(終)이 있었으므로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었는데,
그후 하걸(夏桀)이 종(終)이 있지 못하므로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지 못하였으니,
사왕(嗣王)은 하걸(夏桀)을 경계로 삼아서 마땅히 당신이 군주(君主)가 된 도(道)를 공경하여야 할 것이니,
군주(君主)가 군주(君主)노릇을 하지 못하면 성탕(成湯)에게 욕이 될 것이다.
태갑(太甲)의 뜻은 반드시 생각하기를 ‘이윤(伊尹)이 충분히 천하(天下)의 중임(重任)을 맡을 만하니,
내가 비록 욕심에 방종하더라도 반드시 갑자기 위망(危亡)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윤(伊尹)이 보상(輔相) 또한 종(終)이 없다는 말로써 그의 사사로움을 깊이 꺾고, 그 믿는 점을 깨뜨린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왕(王)이 심상하게 여겨 생각하고 듣지 않았다.』

『 용(庸)은 범상함이다. 태갑(太甲)은 이윤(伊尹)의 말을 심상(尋常)한 것처럼 여겨 생각하고 듣는 바가 없었던 것이니, 이는 사관(史官)의 말이다.』

 

 

▣ 제5장(第五章)


『 이윤(伊尹)이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는 매상(昧爽)에 크게 덕(德)을 밝히시어 앉아서 아침을 기다리시며,
준걸스런 사람과 훌륭한 선비들을 사방으로 구하여 후인(後人)들을 계적(啓迪)『[계도(啓導)]』하셨으니,
그 명(命)을 무너뜨려 스스로 전복하지 마소서.』

『 매(昧)는 어둠이요 상(爽)은 밝음이니, 매상(昧爽)은 날이 밝으려고 하나 아직 밝지 않았을 때이다.
비(丕)는 큼이다. 현(顯) 또한 밝음이다. 선왕(先王)이 매상(昧爽)에 몸을 깨끗이 씻고서 그 덕(德)을 크게 밝혀 앉아서 아침을 기다려 행한 것이다.
방구(旁求)는 구하기를 한쪽 방면에서만 하지 않는 것이다. 언(彦)은 아름다운 선비이다.
탕왕(湯王)은 부지런히 선행(善行)을 하여 편안히 거처할 겨를이 없음이 이와 같았고,
또 준언(俊彦)의 선비를 사방으로 구하여 자손들을 계도(啓導)하였으니,
태갑(太甲)은 그 명(命)을 전월(顚越)하여 스스로 복망(覆亡)을 취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검약(儉約)의 덕(德)을 삼가하여 영구한 도모를 생각하소서.』

『 태갑(太甲)은 욕심으로 법도(法度)를 무너뜨리고 방종(放縱)으로 예(禮)를 무너뜨리니, 사치함에 잘못되어서 장원(長遠)한 생각이 없는 자이다.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마땅히 검약의 덕(德)을 삼가하여 오직 영구한 도모를 생각하라.” 하였으니,
검약함으로 잘못되는 자는 적다. 이는 태갑(太甲)이 부족한 부분이므로 이윤(伊尹)이 특별히 말한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우인(虞人)이 쇠뇌에 기아(機牙)를 얹어 놓았거든 가서 화살끝이 법도(法度)에 맞는가를 살피고 활을 발사함과 같이 할 것이니,
그 그침을 공경하여 당신의 선조(先祖)가 행하신 바를 따르시면 저도 기쁠 것이며, 만세(萬世)에 훌륭한 명예가 있을 것입니다.”』

『 우(虞)는 우인(虞人)이다. 기(機)는 쇠뇌의 기아(機牙)이고, 괄(括)은 화살끝이다.
도(度)는 법도(法度)이니, 활쏘는 자가 기준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석(釋)은 발사함이다.
우인(虞人)이 활을 쏠 적에 쇠뇌에 기아(機牙)를 이미 얹어 놓았으면 반드시 가서 화살촉이 법도에 맞는가를 관찰하고,
그런 뒤에 발사(發射)하면 발사(發射)함에 맞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흠(欽)은 숙공(肅恭)하고 수렴(收斂)하는 것이다. 지(止)는 〈우서(虞書)〉에 보인다.
솔(率)은 따름이다. 그 그침을 공경함은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네 선조(先祖)를 따름은 용(用)을 지극히 하는 것이니,
이른바 ‘화살촉이 법도에 맞는가를 살펴보고 활을 쏘라’는 것이다.
왕(王)이 이와 같이 하면 행동함에 지나친 거동(擧動)이 없어서 가까이는 이윤(伊尹)의 마음을 위안하고 기쁘게 할 것이요,
멀리는 후세(後世)에 명예가 있을 것이다. 안여지(安汝止)는 성군(聖君)의 일이니 생이지지(生而知之)한 자이고,
흠궐지(欽厥止)는 현군(賢君)의 일이니 학이지지(學而知之)한 자이다.』

 


▣ 제8장(第八章)


『 왕(王)이 능히 바꾸지 못하였다.』

『 그 옛 습관을 바꾸지 못한 것이다. 이 또한 사관(史官)의 말이다.』

 


▣ 제9장(第九章)


『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이 의롭지 못함은 습관(習慣)이 천성(天性)과 더불어 이루어졌기 때문이니,
나는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과 가까이 있지 않겠다.” 하고 동(桐)땅에 궁궐(宮闕)을 경영해서 선왕(先王)을 가까이하여
이로써 가르쳐서 평생토록 혼미함이 없게 하였다.』

『 압(狎)은 익힘이다. 불순(弗順)은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다. 동(桐)은 성탕(成湯)의 능묘(陵墓)가 있는 곳이다.
이윤(伊尹)은 태갑(太甲)이 하는 바를 가리켜 “이 의롭지 못한 일은 악(惡)을 익혀서 천성(天性)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과는 가까이 하고 익히지 않겠다.” 하고,
이에 궁궐을 동(桐)땅에 경영하여 태갑(太甲)으로 하여금 성탕(成湯)의 능묘(陵墓)에서 가까워 아침저녁으로 슬피 생각해서
선(善)한 마음을 흥하게 하여 이로써 가르쳐서 종신(終身)토록 미혹되어 깨닫지 못함이 없게 한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왕(王)이 동궁(桐宮)에 가서 거우(居憂)『[집상(執喪)]』하여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하였다.』

『 조(±3)는 감이다. 윤(允)은 진실함이다. 자기 몸에 소유함을 신(信)이라 이르니, 그 덕(德)을 자기 몸에 진실로 소유하는 것이다.
사람이 불선(不善)함은 반드시 따르고 아첨하여 비행(非行)을 하도록 인도하는 자가 있어서이니,
태갑(太甲)이 동궁(桐宮)에 거처할 때에 이윤(伊尹)이 이미 선왕(先王)의 능묘(陵墓)에 가깝게 해서 선(善)한 마음을 흥발(興發)하게 하고,
또 친하고 가까운 무리들을 끊어서 그 오염된 것을 고치게 하였으니, 이 때문에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한 것이다.
다음 편(篇)에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사왕(嗣王)이 능히 덕(德)을 마쳤다.”고 하였고,
또 “진실한 덕(德)이 아래에 화합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사관(史官)이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하였다고 말하여 이 편(篇)을 맺어서 다음 편(篇)의 뜻을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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