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함유일덕(咸有一德)


 

▣ 함유일덕(咸有一德)


 

『伊尹이 致仕而去할새 恐太甲德不純一及任用非人이라 故로 作此篇하니 亦訓體也라
史氏取其篇中咸有一德四字하여 以爲篇目하니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이윤(伊尹)이 치사(致仕)하고 떠날 적에 태갑(太甲)의 덕(德)이 순일(純一)하지 못하고 나쁜 사람을 등용할까 두려워하였다.
그러므로 이 편(篇)을 지었으니, 또한 훈체(訓體)이다.
사신(史臣)이 편(篇) 가운데에 ‘함유일덕(咸有一德)’이라는 네 글자를 취하여 편목(篇目)으로 삼았으니,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이윤(伊尹)이 이미 군주(君主)에게 정사『[정권(政權)]』를 되돌려주고 장차 고하여 돌아가려 할 적에
마침내 덕(德)으로 진계(陳戒)『[경계하는 말씀을 올림]』하였다.』

『 이윤(伊尹)이 이미 태갑(太甲)에게 정사를 되돌려주고 장차 고로(告老)하여 사읍(私邑)으로 돌아가려 할 적에
일덕(一德)을 가지고 군주(君主)에게 진계(陳戒)하였으니, 이는 사관(史官)의 본서(本序)이다.』

 

 

▣ 제2장(第二章)


『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 하늘을 믿기 어려움은 천명(天命)이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니,
덕(德)을 떳떳이 하면 그 지위를 보존하고 덕(德)이 떳떳하지 않으면 구주(九州)가 망할 것입니다.』

『 심(諶)은 믿음이다. 하늘을 믿기 어려움은 천명(天命)이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명(天命)이 비록 떳떳하지 않으나 덕(德)이 있는 자에게는 떳떳하니, 군주(君主)의 덕(德)이 떳떳함이 있으면
천명(天命) 또한 떳떳하여 그 지위를 보존하고, 군주(君主)의 덕(德)이 떳떳하지 않으면
천명(天命) 또한 떳떳하지 아니하여 구유(九有)가 망한다. 구유(九有)는 구주(九州)이다.』

 

 

▣ 제3장(第三章)


『 하(夏)나라 왕(王)이 덕(德)을 떳떳이 하지 못하여 신(神)을 소홀히 하고 백성들에게 포악히 하자,
황천(皇天)이 보호하지 않으시고 만방(萬方)을 살펴보아 천명(天命)이 있는 이를 계적(啓迪)하여 일덕(一德)을 돌아보고 찾으시어
백신(百神)의 주인이 되게 하였습니다.
저는 몸소 탕왕(湯王)과 더불어 모두 일덕(一德)을 소유하여 능히 천심(天心)에 합당하여 하늘의 명명(明命)을 받아서
구주(九州)의 무리를 소유하여 이에 하(夏)나라의 정삭(正朔)을 바꿨습니다.』

『 상문(上文)에서는 천명(天命)이 떳떳함이 없어 오직 덕(德)이 있는 이에게 떳떳함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걸왕(桀王)이 천명(天命)을 잃은 이유와 탕왕(湯王)이 천명(天命)을 얻은 이유를 인용하여 증명하였다.
일덕(一德)은 순일(純一)한 덕(德)이니 잡되지 않고 쉬지 않는 뜻이니, 곧 상문(上文)에 이른바 ‘떳떳한 덕(德)’이다.
신주(神主)는 백신(百神)의 주인이다. 향(享)은 마땅함이다. 탕왕(湯王)의 군신(君臣)이 모두 일덕(一德)을 소유하였다.
그러므로 위로 천심(天心)에 합당하여 하늘의 명명(明命)을 받아서 천하(天下)를 소유하였다.
이에 하(夏)나라의 건인(建寅)의 정삭(正朔)을 바꿔 건축(建丑)의 정삭(正朔)으로 만든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하늘이 우리 상(商)나라를 사사로이 도와준 것이 아니라 하늘이 일덕(一德)을 도와준 것이며,
상(商)나라가 하민(下民)들에게 요구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일덕(一德)에 돌아온 것입니다.』

『 위에서는 일덕(一德)이 있으므로 천심(天心)을 얻고 민심(民心)을 얻은 것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하늘이 돕고 백성들이 돌아온 것이 모두 일덕(一德)의 연고임을 말하였으니, 반복하여 말한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덕(德)이 한결같으면 동(動)함에 길(吉)하지 않음이 없고, 덕(德)이 한결같지 않으면 동(動)함에 흉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길흉(吉凶)이 어그러지지 않아 사람에게 달려 있음은 하늘이 재앙(災殃)과 상서(祥瑞)를 내림이 덕(德)의 여하(如何)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 이삼(二三)이면 잡된 것이다. 덕(德)이 순일(純一)하면 가는 곳마다 길(吉)하지 않음이 없고,
덕(德)이 잡되면 가는 곳마다 흉(凶)하지 않음이 없다. 참(僭)은 어그러짐이다.
길흉(吉凶)이 어그러지지 않아 사람에게 달려 있음은 하늘이 재앙(災殃)과 상서(祥瑞)를 내림이 덕(德)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제6장(第六章)

 

『 이제 사왕(嗣王)이 새로 천명(天命)을 받으시려면 덕(德)을 새롭게 하셔야 할 것이니,
시종(始終) 한결같이 함이 이것이 바로 날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 태갑(太甲)이 새로 천자(天子)의 명(命)을 받았으니, 덕(德) 또한 마땅히 새로워져야 한다.
그러나 덕(德)이 새로워지는 요점은 떳떳함이 있음에 달려 있을 뿐이니,
시종(始終) 떳떳함이 있어서 간단이 없음이 이것이 바로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관직(官職)을 맡기되 현자(賢者)와 재능(才能)이 있는 자로 하시며, 좌우(左右)를 오직 훌륭한 사람을 등용하소서.
신하(臣下)는 위를 위해서는 덕(德)을 위하고 아래를 위해서는 백성을 위해야 하니, 어렵게 여기고 신중히 하시며 조화롭고 한결같게 하소서.』

『 현(賢)은 덕(德)이 있는 이의 칭호이며, 재(材)는 능함이다.
좌우(左右)는 보필(輔弼)하는 대신(大臣)이니, 현재(賢材)의 칭호로 다 일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유기인(惟其人)’이라고 말한 것이다.
인신(人臣)의 직책이 위를 위해서는 덕(德)을 위한다 함은 그 군주(君主)를 보필함이요,
아래를 위해서는 백성을 위한다 함은 무리『[백성]』들을 편안히 살게 하는 것이다.
군(君)이라 말하지 않고 덕(德)이라 말한 것은 군도(君道)를 겸하여 말한 것이다.
신하(臣下)의 직책의 관계된 바가 그 중함이 이와 같으니, 반드시 어렵게 여기고 삼가야 할 것이다.
난(難)은 임용(任用)을 어렵게 여기는 것이요, 신(愼)은 듣고 살핌을 신중히 하는 것이니, 소인(小人)을 방지하는 것이다.
유화유일(惟和惟一)은 화(和)는 가(可)와 부(否)로 서로 이루어 주는 것이요,
일(一)은 시종여일(始終如一)함이니, 군자(君子)를 임용(任用)하는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덕(德)은 떳떳한 법(法)이 없어 선(善)을 주장함이 법(法)이 되며, 선(善)은 떳떳한 주장이 없어 능히 한결같음에 합합니다.』

『 상문(上文)에 인재(人才)를 등용(登用)함을 말하고, 인하여 사람을 취하여 선(善)을 하는 요점을 미루었다.
무상(無常)은 하나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른다. 사(師)는 법(法)이요, 협(協)은 합함이다.
덕(德)은 선(善)의 총칭이고, 선(善)은 덕(德)의 실제 행실이며, 일(一)은 그 본원(本原)이 통회(統會)한 것이다.
덕(德)은 여러 선(善)을 겸하였으니, 선(善)을 주장하지 않으면 일본만수(一本萬殊)의 이치를 얻을 수 없고,
선(善)은 일(一)에 근원하였으니, 일(一)에 합하지 않으면 만수일본(萬殊一本)의 묘리(妙理)를 통달할 수 없다.
극일(克一)이라고 말한 것은 능히 한결같음을 이르니, 널리 하여 하나가 아닌 선(善)에 구하고, 요약하여 지극히 한결같은 이치에 맞추는 것이다.
이는 성학(聖學)이 조리(條理)를 시작하고 마치는 차례이니, 부자(夫子)의 이른바 ‘일관(一貫)’과 거의 같을 것이다.
태갑(太甲)이 이에 이르러 참여하여 이것을 들었으니, 또한 보통사람이 허물을 고친 것과는 다를 것이다.』

『 장씨(張氏)『[장식(張쳫)]』가 말하였다. “우서(虞書)의 ‘정일(精一)’ 몇마디 말 이외에는 오직 이 말이 정밀하다.”』

 

 

▣ 제9장(第九章)


『 만백성으로 하여금 모두 말하기를 ‘위대하다. 왕(王)의 말씀이여!’ 라고 하게 하시며,
또 말하기를 ‘한결같다.

왕(王)의 마음이여!’ 라고 하게 하시어 능히 선왕(先王)의 녹(祿)을 편안히 하여 증민(烝民)의 삶을 길이 이루게 하소서.』

『 인군(人君)이 그 마음이 한결같으므로 말에 나옴이 위대하고, 만백성들이 군주(君主)의 말이 위대함을 보았으므로

그 마음이 한결같음을 아는 것이다.
감응(感應)의 이치가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니, 인심(人心)을 속일 수 없고 성실함을 엄폐(掩蔽)할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녹(祿)은 선왕(先王)이 지켜온 바의 천록(天祿)이다. 증(烝)은 많음이다.

천록(天祿)이 편안하고 민생(民生)이 후해짐은 일덕(一德)의 효험이다.』

 

 

▣ 제10장(第十章)


『 아! 7세(世)의 사당(祠堂)에서 덕(德)을 관찰할 수 있으며, 만부(萬夫)의 우두머리에게서 정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천자(天子)는 일곱 사당이니, 세 소(昭)와 세 목(穆)에 태조(太祖)의 사당(祠堂)을 합하여 일곱이다.
일곱 사당(祠堂)은 친(親)이 다하면 옮기니, 반드시 덕(德)이 있는 군주(君主)는 조훼(±:毁)『[체천(遞遷)하고 다시 단장함]』하지 않으므로
7세(世)의 사당(祠堂)에서 덕(德)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천자(天子)는 만민(萬民)의 위에 거하니, 반드시 정교(政敎)가 사람들을 깊이 감복(感服)함이 있은 뒤에야 만민(萬民)들이 기뻐하여 복종한다.
그러므로 만부(萬夫)의 우두머리에게서 정사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윤(伊尹)이 탄식하고 말하기를

“덕정(德政)이 닦이고 닦이지 못함이 후세(後世)에 나타나고 당시(當時)에 감복(感服)하여 가리울 수 없음이 이와 같다.”고 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부릴 사람이 없으며,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섬길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크다 하여 남을 좁게 여기지 마소서.
필부(匹夫)•필부(匹婦)가 스스로 다함을 얻지 못하면 백성의 군주(君主)는 더불어 공(功)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 망사(罔使)•망사(罔事)는 곧 상편(上篇)에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서로 바로잡아 살 수가 없으며,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사방에 군주(君主)노릇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군주(君主)와 백성이 서로 필요함이 이와 같음을 거듭 말하여 태갑(太甲)이 감히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다.
이윤(伊尹)이 또 말하기를 “군주(君主)와 백성이 부리고 섬김은 비록 귀천(貴賤)의 같지 않음이 있으나
사람을 취하여 선(善)을 함에 있어서는 애당초 귀천(貴賤)의 간격이 없다.
하늘이 한 이치를 인간에게 부여하여 흩어져 만 가지 선(善)이 되었으니,
인군(人君)이 천하(天下)의 만 가지 선(善)을 합한 뒤에야 한 이치를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스스로 크다 하여 남을 좁게 여겨서 필부(匹夫)•필부(匹婦)가 한 사람이라도 스스로 윗사람에게 다하지 못함이 있으면
한 선(善)이 구비되지 못하여 백성의 군주(君主)가 또한 그 공(功)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하였다.』

『 이윤(伊尹)이 편(篇)의 끝에 경계하는 뜻을 지극히 하였고, 말 밖의 뜻은 또 이른바 일(一)이란 것을 미루어 넓힘이 이와 같았으니,
이는 도체(道體)의 순전(純全)함이요 성공(聖功)의 극치(極致)이다. 일찍이 이로 인하여 말하건대 정수(精粹)하여 잡됨이 없는 것이 일(一)이고,
시종(始終) 간단(間斷)함이 없는 것이 일(一)이고, 만선(萬善)을 포괄하는 것이 일(一)이다.
일(一)은 고금(古今)을 통하고 상하(上下)를 통하니, 온갖 조화(造化)의 근원이요 만 가지 일의 근간(根幹)이다.
그 이치를 말하면 두 가지가 없고, 운행(運行)을 말하면 쉼이 없고, 체(體)를 말하면 모두 포괄하여 빠뜨림이 없다.
〈함유일덕(咸有一德)〉의 글에 세 가지의 뜻이 다 구비되었으니,
이전(以前)의 복희(伏羲)•요(堯)•순(舜)•우(禹)•탕(湯)과 뒤의 문(文)•무(武)•주공(周公)•공자(孔子)가 똑같이 한 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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