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반경 상(盤庚上)
▣ 반경 상(盤庚上)
『盤庚은 陽甲之弟라
自祖乙로 都耿이러니 휊於河水어늘 盤庚이 欲遷于殷한대 而大家世族이 安土重遷하여 胥動浮言하고
小民은 雖蕩析離居하나 亦惑於利害하여 不適有居하니 盤庚이 喩以遷都之利와 不遷之害라
上中二篇은 未遷時言이요 下篇은 旣遷後言이라 王氏曰 上篇은 告群臣이요 中篇은 告庶民이요 下篇은 告百官族姓이라
左傳에 謂盤庚之誥라하니 實誥體也라 三篇은 今文古文皆有로되 但今文은 三篇이 合爲一하니라』
『 반경(盤庚)은 양갑(陽甲)의 아우이다.
조을(祖乙) 때로부터 경(耿)에 도읍하였는데 하수(河水)에 무너졌으므로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고자 하였으나,
대가(大家)와 세족(世族)들은 살던 땅을 편안히 여기고 천도(遷都)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
서로 부언(浮言)『[근거없는 말]』으로 선동(煽動)하고,
소민(小民)들은 비록 탕석리거(蕩析離居)『[서로 분산되어 흩어져 삶]』하였으나 또한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니,
반경(盤庚)이 천도(遷都)의 이로움과 천도(遷都)하지 않는 해로움을 말하였다.
상(上)•중(中) 두 편(篇)은 천도(遷都)하지 않았을 때의 말이고, 하편(下篇)은 이미 천도(遷都)한 뒤의 말이다.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상편(上篇)은 군신(群臣)에게 고(告)한 것이고, 중편(中篇)은 서민(庶民)에게 고(告)한 것이고,
하편(下篇)은 백관(百官)과 족성(族姓)에게 고(告)한 것이다.” 《좌전(左傳)》에 ‘반경지고(盤庚之誥)’라 하였으니, 실로 고체(誥體)이다.』
『 세 편(篇)은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다 있는데 다만 금문(今文)은 세 편(篇)이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
▣ 제1장(第一章)
『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려 할 적에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하지 않자,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맹세하는 말을 내었다.』
『 은(殷)은 하남(河南)의 언사(偃師)에 있다. 적(適)은 감이다. 유(츖)는 부름이요, 시(矢)는 맹세함이다.
사신(史臣)이 말하기를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하고자 하였는데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므로
반경(盤庚)이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맹세하는 말 내어 효유(曉諭)하였다.” 하였으니, 하문(下文)에 말하려는 바와 같다.』
『주씨(周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 사람들을 은(殷)이라고 칭한 것은 반경(盤庚)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이전에는 오직 상(商)이라고만 칭하였는데,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한 뒤로 이에 은(殷)과 상(商)을 겸칭하였고,
혹은 단지 은(殷)이라고만 칭하기도 하였다.”』
▣ 제2장(第二章)
『 “우리 선왕(先王)께서 오시어 여기에 집터『[도읍터]』를 정하신 것은 우리 백성들을 중히 여기신 것이요,
다 죽이려고 하신 것이 아니었건마는 서로 바로잡아『[구원하여]』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그 우리에게 어쩌겠는가.’ 하였다.』
『 왈(曰)은 반경(盤庚)의 말이다. 유(劉)는 죽임이다.
반경(盤庚)이 말하기를 “우리 선왕(先王)인 조을(祖乙)이 경(耿)땅에 와서 도읍(都邑)함은 진실로 우리 백성들의 삶을 중히 여긴 것이요
다 죽음에 이르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건마는 백성들이 마침 불행하여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서로 바로잡아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또한 이르기를 ‘이 땅은 우리에게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하였으니,
경(耿)땅은 살 수가 없으니 결단코 천도(遷都)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선왕(先王)께서 일이 있으시면 천명(天命)을 삼가시되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않으시어
그 도읍을 한 곳에 일정하게 하지 않으신 것이 지금 다섯 고을이니,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으면 하늘이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능히 선왕(先王)의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말하겠는가.』
『 복(服)은 일이다. 선왕(先王)은 천도(遷都)할 일이 있으면 천명(天命)을 삼가 감히 어기지 못하시되
선왕(先王)이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못하여 그 도읍(都邑)을 일정하게 하지 않아 지금 다섯 번 그 도읍을 옮겼다.
이제 선왕(先王)을 계승하여 천도(遷都)하지 않으면 장차 상천(上天)이 우리의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선왕(先王)의 큰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이르겠는가.
이 말을 살펴보면 선왕(先王)이 천도(遷都)할 때에도 또한 반드시 점(占)에 상고한 일이 있었을 터인데,
〈중정편(仲丁篇)〉과 〈하단갑편(河亶甲篇)〉이 산일(散逸)되어 상고할 수가 없다.
오방(五邦)은 한(漢)나라 공씨(孔氏)는 이르기를 “탕(湯)은 박(¨])에 천도(遷都)하고,
중정(仲丁)은 효(¶)에 천도(遷都)하고, 하단갑(河亶甲)은 상(相)에 거(居)하고,
조을(祖乙)은 경(耿)에 거(居)하였으니,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한 것까지 아울러 오방(五邦)이 된다.” 하였다.
그러나 하문(下文)에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는다.”는 문세(文勢)로 살펴본다면 반경(盤庚) 이전에 따로 다섯 번 천도(遷都)가 있었을 것이다.
《사기(史記)》에 “조을(祖乙)이 경(邢)에 천도했다.” 하였으니, 혹 조을(祖乙)이 두 번 천도(遷都)하였나 보다.』
▣ 제4장(第四章)
『 쓰러진 나무에 싹이 나는 것과 같으니,
하늘이 우리 명(命)을 이 새 도읍에서 영원하게 하시어 선왕(先王)의 대업(大業)을 계승하고 회복하여 사방(四方)을 편안하게 하셨다.”』
『 전(顚)은 쓰러짐이다. 유(由)는 고문(古文)에 유(쌳)로 되어 있으니,
나무에 가지가 나는 것이다. 쓰러진 나무는 경(耿)을 비유하고 유얼(由蘖)은 은(殷)을 비유하였으니,
지금 경(耿)에서 은(殷)으로 천도(遷都)함은 이미 쓰러진 나무에 다시 가지가 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하늘이 장차 우리 국가의 명(命)을 은(殷)에 영구히 하여 선왕(先王)의 대업을 계승하고 회복해서 사방을 편안하게 하실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반경(盤庚)이 백성들을 가르치시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여 옛부터 떳떳이 있어 온 일로 법도를 바로잡아 말씀하기를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라.” 하시어, 왕(王)이 여러 사람들에게 명(命)하시자 모두 뜰에 이르렀다.』
『 효(斅)는 가르침이요, 복(服)은 일이요, 잠(箴)은 경계함이다. 경(耿)땅은 갯벌이어서 빠지고 막혔으나 비옥(肥沃)한 이로움이 있었다.
그러므로 소민(小民)들은 탕석리거(蕩析離居)함을 괴로워하였으나 거실(巨室)들은 재화와 보물을 모았으니,
오직 소민(小民)들에게만 이롭지 않고 거실(巨室)들에게는 이로웠다.
그러므로 거실(巨室)들이 천도(遷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하였고,
소민(小民)들은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또한 서로 원망하였다.
간혹 이해의 실제를 살펴서 천도(遷都)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또 왕왕 지위에 있는 자에게 배척과 저지를 당하여 스스로 위에 도달되지 못하니,
반경(盤庚)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
그러므로 백성을 가르칠 적에 반드시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시작하였고,
지위에 있는 자를 가르치는 방법은 또한 일체로 하는 일률적인 법(法)을 만들어 정제(整齊)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선왕(先王)이 옛부터 떳떳이 천도(遷都)했던 일을 들어서 그 법도(法度)를 바로잡았을 뿐이다.
그러나 법도를 바로잡음은 또한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지위에 있는 신하(臣下)들로 하여금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이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게 하였을 뿐이니,
소민(小民)들이 갯벌이 빠지고 막힘을 근심하여 천도(遷都)하고자 해서 말로써 윗사람을 잠규(箴規)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너희들은 이것을 막아서 스스로 도달되지 못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중(衆)은 신하(臣下)와 백성들이 모두 있는 것이다.
사신(史臣)이 장차 하문(下文)에 반경(盤庚)의 훈계하는 말을 서술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이것을 말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리 오라. 너희들아. 내 너희들에게 훈계(訓戒)를 고하노니,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여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르지 말도록 하라.』
『 약왈(若曰)은 다 당시에 한 말이 아니요, 대의(大意)가 이와 같은 것이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마음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것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리도록 꾀하라는 것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으니, 상(上)『[군주]』의 명령을 오만히 하고 자신의 편안함을 따르지 말라고 한 것이다.
상(上)에게 오만히 하면 천도(遷都)하려 하지 않고 편안함을 따르면 천도(遷都)할 수 없으니,
이 두 가지는 마땅히 버려야 할 사심(私心)이다.
이는 비록 반경(盤庚)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한 말이나 실제는 군신(群臣)을 위하여 한 말이니,
백성을 가르치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였기 때문이다.』
▣ 제7장(第七章)
『 옛날 우리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세신구가(世臣舊家)]』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政事)를 함께 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면 〈신하들이〉 그 뜻을 숨기지 않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잘못된 말이 없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했는데, 이제 너희들은 시끄럽게 떠들어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험하고 얕으니,
나는 너희들이 다투는 바를 알지 못하겠다.』
『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를 함께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거든 〈신하들이〉 안에서 받들어 그 뜻을 숨기지 않았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밖에 교화(敎化)를 베풀 때에도 잘못된 말로 사람들의 들음을 현혹함이 없었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하였는데,
지금 너희들은 안에서는 소인(小人)『[소민(小民)]』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고,
밖에서는 화(和)하고 길(吉)하지 않은 것을 백성들에게 말해서 시끄럽게 말을 많이 하여 무릇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모두 험피(險陂)하고 부천(膚淺)한 말이니,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바가 과연 무엇을 이르는 것인지 깨닫지 못하겠다.” 한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구인(舊人)이란 것을 살펴보면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요, 노성(老成)한 사람을 이른 것이 아니다.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모두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니,
하문(下文)의 “사람은 옛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장(章)에서 이것을 볼 수 있다.』
▣ 제8장(第八章)
『 내가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덕(德)을 감추어 나 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내가 불을 보듯이 분명하게 알건마는 나도 꾀가 졸렬하여 너희들의 잘못을 이룬 것이다.』
『 황(荒)은 황폐함이요,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내가 가볍게 천사(遷徙)하여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들이 덕(德)의 뜻을 선포하지 않아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너희들의 정을 봄이 불을 보듯이 분명하지만 나도 꾀가 졸렬하여 명(命)을 제재(制裁)『[전천(專擅)]』하지 못하여
너희들의 과실을 이룬 것이다.”고 하였다.』
▣ 제9장(第九章)
『 마치 그물이 벼리가 있어야 조리(條理)가 있어 문란하지 않음과 같으며,
농부가 전무(田畝)에서 일하여 농사를 힘써야 가을에 수확이 있는 것과 같다.』
『 문(紊)은 문란함이다. 벼릿줄이 들리면 그물눈이 펴짐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따르고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따름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오만히 하지 말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며, 전무(田畝)에 부지런하면 가을에 수확할 희망이 있음은 지금 비록 천사(遷徙)하여 수고로우나
길이 네 집을 세우는 이로움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편안함을 따른다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너희들은 능히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려 실제 덕(德)을 백성들에게 베풀되 인척(姻戚)과 친구들에게까지 이르고서야
너는 비로소 감히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
『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의 세가(世家)•대족(大族)으로 말을 만들어내어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구차히 소민(小民)들을 기쁘게 함을 덕(德)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고하기를 ‘이 무슨 덕(德)됨이 있겠는가.
너희들은 어찌 너희들의 사심을 버리고 실제 덕(德)을 백성과 너희들의 인척(姻戚)과 요우(僚友)들에게 베풀지 않는가.
수고로워 공(功)이 있는 것이 이것이 실제 덕(德)이니, 너희들이 능히 수고로워 공(功)이 있거든 너희들은 비로소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한 것이다.”
적덕(積德)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세가(世家)•대족(大族)을 가리켜 말한 것이니,
앞의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너희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 큰 해독을 끼침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게으른 농부가 스스로 편안하여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으면 서직(黍稷)이 없게 될 것이다.』
에 큰 해독을 끼쳐 빠뜨림을 두려워하지 않아 수고로움을 꺼리고 천도(遷都)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게으른 농부가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어찌 서직(黍稷)을 바랄 수 있겠는가.
이 장(章)은 다시 농사로 비유하여 편안함을 따르는 해를 거듭 말하였다.』
▣ 제12장(第十二章)
『 너희들이 화(和)함과 길(吉)함을 백성들에게 말하지 않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해독을 끼치는 것이다.
패(敗)하고 화(禍)하며 간(姦)•궤(宄)함으로 스스로 자기 몸에 재앙을 끼쳐서 너희들이 이미 백성들에게 앞장서서 악(惡)을 저지르고
마침내 고통을 받고서야 너희들이 자신을 뉘우친들 어찌 미치겠는가.
이 소민(小民)들을 보건대 오히려 서로 경계하는 말을 돌아보더라도 말함에 잘못된 말이 있을까 두렵거든
하물며 내가 너희들의 짧고 긴 목숨을 제재(制裁)함에 있어서랴. 너희들은 어찌 나에게 고하지 않고,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煽動)하여 사람들을 공동(恐動)시키고 빠지게 하는가.
마치 불이 평원(平原)에 타올라 향하여 가까이 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음과 같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안정하지 않음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다.』
『 길(吉)은 좋음이다. 선악(先惡)은 악(惡)의 선도(先導)가 되는 것이다.
봉(奉)은 받듦이요, 통(큜)은 고통이요, 상(相)은 봄이다.
섬민(첊民)은 소민(小民)이다. 일구(逸口)는 잘못된 말이다.
잘못된 말도 오히려 두려워할 만한데 하물며 내가 너희들을 살리고 죽이는 명(命)을 쥐고 있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恐)은 화환(禍患)으로 공동(恐動)함을 이르고, 침(沈)은 죄악(罪惡)에 빠뜨림을 이른다.
향하여 가까이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다는 것은
그 형세(形勢)와 기염(氣焰)이 비록 성(盛)하나 끊어서 박멸함이 어렵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정(靖)은 편안함이요, 구(咎)는 허물이니, 너희들이 스스로 불안(不安)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章)은 반복하여 변론해서 군주에게 오만히 하는 해(害)를 거듭 말하였다.』
▣ 제13장(第十三章)
『 지임(遲任)이 말하기를 ‘사람은 옛사람을 구하고, 그릇은 옛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새 그릇을 쓰라.’ 하였다.』
『 지임(遲任)은 옛날의 현인(賢人)이다. 소씨(蘇氏)가 말하기를 “사람은 오래되면 익숙하고 그릇은 오래되면 망가지니,
마땅히 항상 옛사람을 부리고 새 그릇을 사용하여야 한다.” 하였다.』
『 이제 반경(盤庚)이 인용한 바를 살펴보면 그 뜻이 ‘사람은 옛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글귀에 있으니,
이른바 ‘옛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노인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단지 사람을 세신(世臣)과 구가(舊家)에서 구하여야 함을 이른 것이다.
하문(下文)의 뜻을 살펴보면 알 수 있으니, 만약 구인(舊人)을 노인(老人)이라고 한다면 또 어찌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김이 있겠는가.』
▣ 제14장(第十四章)
『 옛날에 우리 선왕(先王)께서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편안함과 수고로움을 함께 하셨으니,
내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쓰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나는 너희들의 선(善)함을 엄폐(掩蔽)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도 따라서 함께 배향(配享)하여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드니,
나는 또한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쓰지 않을 것이다.』
『 서(胥)는 서로이다. 감(敢)은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벌(非罰)은 마땅히 형벌하여야 할 것이 아닌 것이다.
세(世)는 한 대(代)가 아니다. 노(勞)는 왕가(王家)에 수고로움이다. 엄(掩)은 가리움이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함께 하셨으니,
내 어찌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功勞)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너희들의 선(善)을 엄폐하지 않을 것이다.
내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 또한 공로로써 사당(祠堂)에서 배식(配食)한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함께 임(臨)하여 위에 계시고 질정(質正)함에 곁에 계셔서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듦에
모두 간열(簡閱)함이 선왕(先王)과 너희들의 조(祖)•부(父)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내가 또한 어찌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 제15장(第十五章)
『 내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말하노니,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에〉 뜻이 있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은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며,
각각 그 거처를 장구히 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이 만든 꾀를 따르도록 하라.』
『 난(難)은 천사(遷徙)를 도모함이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천도(遷都)는 진실로 쉬운 일이 아니요, 또 당시의 신민(臣民)들이 군주에게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라 천사(遷徙)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뜻이 결단코 천도(遷都)하려 함은 마치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을 기필하는 것과 같아 단지 그대로 중지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약(弱)은 하찮게 여김이다.
짐작컨대 당시에 노성(老成)한 사람과 외로운 어린이는 모두 “마땅히 천도(遷都)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노성(老成)한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너희 신하(臣下)들은 각기 그 거처를 장원(長遠)히 할 것을 도모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의 천사(遷徙)하는 꾀를 따라야 할 것이다.』
▣ 제16장(第十六章)
『 멀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죄악(罪惡)을 행하는 자는 그 죽임으로 벌(罰)을 주고, 덕(德)을 따르는 자는 선(善)을 표창할 것이니,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 때문이며,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벌을 잘못 시행하기 때문이다.』
『 용죄(用罪)는 위악(爲惡)이란 말과 같고, 용덕(用德)은 위선(爲善)이란 말과 같다. 벌(伐)은 주(誅)와 같다.
원근(遠近)과 친소(親疎)에 관계없이 모두 죽임으로 벌을 주고 선(善)을 표창함에 있어서는
오직 너희들이 악(惡)을 하는가 선(善)을 하는가를 볼 뿐이다.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이 덕(德)을 행하기 때문이요,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마땅히 벌줘야 할 사람을 벌주지 않기 때문이다.』
▣ 제17장(第十七章)
『 무릇 너희들은 서로 고(告)하여 경계해서 지금으로부터 후일(後日)에 이르기까지 각기 너희들이 할 일을 공손히 수행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돈하며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벌(罰)이 너희들의 몸에 미치면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 치고(致告)는 각기 서로 고(告)하여 경계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이후로는 각기 너희들의 일을 공경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제(整齊)하고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벌이 너희들의 몸에 미쳐서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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