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반경 하(盤庚下)

 

▣ 반경 하(盤庚下)

 

 

▣ 제1장(第一章)


『 반경(盤庚)이 이미 천도(遷都)하여 거주할 곳을 정하고는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의 지위를 바로잡아 여러 무리들을 편안하게 하였다.』

『 반경(盤庚)이 이미 새 도읍으로 천도(遷都)하여 거주할 곳을 정하고는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의 지위를 바로잡아
신민(臣民)들의 천사(遷徙)하는 수고로움을 위로하여 여러 무리들의 정(情)을 편안하게 한 것이다. 이는 사관(史官)의 말이다.』

 


▣ 제2장(第二章)


『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희롱하고 태만하지 말아 힘써 큰 명(命)을 세우도록 하라.』

『 왈(曰)은 반경(盤庚)의 말이다. 대명(大命)은 비상(非常)한 명(命)이다.
국도(國都)를 옮기는 초기(初期)에는 신민(臣民)과 상하(上下)가 바로 근로(勤勞)하여 수고로움을 다해서 일에 달려가고 공(功)에 나아가서
국가(國家)의 무궁한 계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반경(盤庚)이 “희롱하고 태만히 하지 말라.”는 말로 경계하고, 큰 명(命)을 세우라고 권면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이제 나는 심장과 배와 신장과 창자에 있는 말을 펴서 너희 백성들에게 나의 뜻을 다 고하노니, 너희들을 죄주지 않을 것이니,
너희들은 함께 노(怒)하여 협비(協比)『[합하여 따름]』해서 나 한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

『 역(歷)은 다이다. 백성(百姓)은 기내(畿內)의 민서(民庶)이니, 백관(百官)과 족성(族姓)들도 또한 이 가운데에 들어 있다.』

 

 

▣ 제4장(第四章)


『 옛날 우리 선왕(先王)께서는 ‘장차 전인(前人)의 공(功)보다 많게 하리라’ 하시어
산(山)으로 가서 우리의 흉한 덕(德)을 낮추어 우리 나라에 아름다운 공적(功績)이 있게 하셨다.』

『 옛날 우리 선왕(先王)은 탕왕(湯王)이다. 산에 갔다는 것은 박읍(¨]邑)에 간 것이다.
설(契)이 처음 박읍(¨]邑)에 거하였는데 그후 여러 번 천도(遷都)하니, 성탕(成湯)은 전인(前人)의 공(功)보다 많게 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다시 박읍(¨]邑)에 가서 거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입정(立政)〉에 삼박(三¨])을 정씨(鄭氏)는 “동쪽은 성고(成皐)이고 남쪽은 환원(턤轅)이고 서쪽은 강곡(降谷)이다.” 하였으니,
박읍(¨]邑)이 산(山)을 의지하였기 때문에 산(山)에 갔다고 말한 것이다. 강(降)은 낮춤이다.
산(山)에 의지하면 땅이 높고 물이 낮아서 하수(河水)에 무너지는 폐해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흉덕(凶德)을 낮추었다고 말한 것이다. 가적(嘉績)은 아름다운 공(功)이다.』

 


▣ 제5장(第五章)


『 지금 우리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정하여 머물 곳이 없는데

너희들은 짐(朕)에게 이르기를 ‘어찌하여 만민(萬民)을 진동하여 옮기는가’ 하는구나.』

『 이제 경(耿)땅이 하수(河水)에 침식되어 무너져서 침닉(沈溺)하고 빠지니,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정하여 머물 곳이 없어서 장차 흉덕(凶德)에 빠져 구제할 수가 없는데도
너희들은 나에게 이르기를 “무슨 연고로 만민(萬民)을 진동하여 옮기는가.”라고 한다.』

 

 

▣ 제6장(第六章)


『 이러므로 상제(上帝)께서 장차 우리 고후(高后)의 덕(德)을 회복하여 다스림이 우리 국가에 미치게 하시니,
짐(朕)은 독실하고 공경하는 신하(臣下)들과 더불어 공손히 백성의 명(命)을 받들어 이 새 도읍(都邑)에 영원한 터전을 만들었노라.』

『 상천(上天)이 장차 우리 성탕(成湯)의 덕(德)을 회복하여 다스림이 우리 국가에 미치게 하시니,
나는 한두 명의 독경(篤敬)하는 신하(臣下)들과 더불어 공경히 백성의 명(命)을 받들어서 이 새 도읍에 장구(長久)히 거주하게 한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그러므로 나 충인(沖人)은 너희들의 계책을 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善)한 것을 씀에 이르게 하고자 해서이며,
너희들도 각기 점(占)을 어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 큰 사업을 크게 하고자 해서였다.』

『 충(沖)은 어림이요, 조(弔)은 이름이요, 유(由)는 씀이요, 영(靈)은 선(善)이다.
굉(宏)과 분(賁)은 모두 큼이다. 내가 너희들의 여러 계책을 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너희들의 여러 계책중에 선(善)한 것을 씀에 이르게 하려고 해서이니,
이는 당시 신민(臣民) 중에 이해(利害)의 실제를 살펴서 “마땅히 옮겨야 한다.”고 말한 자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너희들 또한 감히 굳이 내 점(占)을 어기려는 것이 아니라 또한 이 큰 사업을 크게 하고자 해서였을 뿐이니,
너희들 또한 딴 뜻이 있어서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반경(盤庚)은 이미 천도(遷都)한 뒤에 피차의 정(情)을 펴서 의구(疑懼)하는 뜻을 풀고,
자신이 지난날 계책을 씀을 밝히고 저들의 기왕(旣往)의 오만함과 게으름을 생략하여,
위곡(委曲)하고 충후(忠厚)한 뜻이 언사(言辭)의 밖에 성하게 드러난 것이다.
대사(大事)가 결정되고 대업(大業)이 일어나서 성탕(成湯)의 은택(恩澤)이 이에 더욱 영구하게 되었으니, 반경(盤庚)이 그 어질구나.』

 


▣ 제8장(第八章)


『 아! 방백(方伯)과 사장(師長)과 백집사(百執事)의 사람들은 부디 모두 은통(隱痛)하는 마음을 간직할지어다.』

『 은(隱)은 은통(隱痛)함이다. 반경(盤庚)이 다시 탄식하고 말씀하기를
“너희 제후(諸侯)와 공경(公卿)과 백집사(百執事)의 사람들은 부디 모두 마음에 은통(隱痛)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 제9장(第九章)


『 내가 힘써 좋은 지역을 간택(簡擇)하여 너희들을 인도(引導)함은 나의 백성들을 생각하고 공경하기 때문이다.』

『 상(相)은 《이아(爾雅)》에 “인도(引導)함이다.” 하였다.
내가 힘써 간택하여 너희들을 인도(引導)함은 나의 민중(民衆)들을 생각하고 공경하기 때문이다.』

 

 

▣ 제10장(第十章)


『 짐(朕)은 재화(財貨)를 좋아하는 이에게 맡기지 않고,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生業)에 종사해서 사람을 길러주고
사람들의 거처를 보존함을 도모하는 자를 서용(敍用)하고 공경하노라.』

『 견(肩)은 맡김이요, 감(敢)은 용감함이다. 국인(鞠人)•모인(謀人)은 미상(未詳)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국(鞠)은 기름이다.”라고 한다. 나는 재물(財物)을 좋아하는 사람을 임용하지 않고,
오직 백성을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生業)에 종사함을 생각해서 사람을 길러주고 사람의 거처를 보존함을 도모하는 자를
내 차례하여 등용하고 공경하여 예우(禮遇)할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이제 내가 이미 나아가 짐(朕)의 뜻을 너희들에게 고(告)하였으니, 내 뜻과 같이하고 같이하지 않음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도록 하라.』

『 수(羞)는 나아감이다. 약(若)은 나의 뜻과 같이함이니 곧 공경함에 용감하여 생업에 종사함을 이르고,
부(否)는 나의 뜻이 아님이니 곧 재물 좋아하는 이에게 맡기지 않음을 이른다.
이 두 가지를 너희들은 마땅히 깊이 생각해서 내가 말한 바를 공경하지 않음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제12장(第十二章)


『 화보(貨寶)를 모으려 하지 말고, 생업(生業)에 종사함을 자신의 공(功)으로 삼으라.』

『 무(無)는 무(毋)와 같고, 총(總)은 모음이다. 용(庸)은 백성의 공(功)이다.
이는 곧바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경계하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권면한 것이다.』

 

 

▣ 제13장(第十三章)


『 백성들을 위하는 덕(德)을 공경히 펴서 영원히 한 마음에 맡기도록 하라.”』

『 식(式)은 공경함이다. 공경히 백성들을 위하는 덕(德)을 펴서 영원히 한 마음에 맡겨야 할 것이니, 오래되도록 쇠하지 않고자 한 것이다.
〈반경(盤庚)〉은 편의 마지막에 경계하고 권면(勸勉)한 뜻이 한 절(節)이 한 절(節)보다 엄하고, 마침내는 무궁함으로써 기약하였으니,
반경(盤庚)은 어질다고 할 것이다.』

『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는데도 오히려 함은 선왕(先王)은 일찍이 이런 일이 없었다.
조을(祖乙)이 경(耿)땅에서 무너지니,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가령 선왕(先王)이 이 경우에 처했다면 백성을 움직여도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여도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았을 터인데, 반경(盤庚)은 덕(德)이 쇠하여 백성들에게 신임을 받음이 지극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분분함이 이와 같았다.
그러나 백성들이 원망하고 비방하며 명령을 거역하였으나 반경(盤庚)은 끝내 노여워하지 않고 허물을 이끌어 자책(自責)하여
사람들의 말을 더욱 열어주고 반복하여 고유(告諭)해서 입과 혀로써 부월(斧鉞)을 대신하여 충후(忠厚)함이 지극하니,
이는 은(殷)나라가 망하지 않고 다시 흥하게 된 이유이다.
후세(後世)의 군자(君子)『[정치가]』로서 백성을 해롭게 하여 자신의 지혜를 쓰는 자들이 모두 반경(盤庚)을 구실(口實)로 삼으니,
내 이것을 논변(論辯)하지 않을 수 없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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