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열명 중(說命中)


▣ 열명 중(說命 中)


 
▣ 제1장(第一章)

 

『 부열(傅說)이 고종(高宗)의 명령으로 백관(百官)을 총괄하였다.』

『 부열(傅說)이 명령(命令)을 받아 백관(百官)을 총괄하니, 총재(¾4宰)의 직책이다.』

 


▣ 제2장(第二章)


『 부열(傅說)이 마침내 왕(王)에게 진언(進言)하였다.
“아! 명왕(明王)들이 천도(天道)를 받들어 순히 하여 나라를 세우고 도읍(都邑)을 설치해서 후왕(后王)와 군공(君公)을 세우고
대부(大夫)와 사(師)•장(長)으로 받들게 함은 군주(君主)가 일예(逸豫)『[편안하고 즐거움]』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백성을 다스리고자 해서입니다.』

『 후왕(后王)은 천자(天子)요, 군공(君公)은 제후(諸侯)이다.
난(亂)을 다스림을 난(亂)이라 한다. 명왕(明王)이 천도(天道)를 받들어 순히 하여 나라를 세우고 도읍(都邑)을 설치해서
천자(天子)와 제후(諸侯)를 세우고 대부(大夫)와 사(師)•장(長)으로 받들게 하여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의 예(禮)를 제정해서
높은 사람으로서 낮은 사람에게 임하고,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받들게 하였으니,
이는 군주(君主) 한 사람의 일예(逸豫)를 위한 계책일 뿐만 아니라 오직 백성을 다스리고자 해서이다.』

 


▣ 제3장(第三章)


『 하늘이 총명하시니, 성상(聖上)께서 이를 본받으시면 신하(臣下)들이 공경히 순종하며, 백성들도 따라서 다스려질 것입니다.』

『 하늘의 총명(聰明)이 듣지 않는 것이 없고 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공평함일 뿐이니,
인군(人君)이 하늘의 총명(聰明)을 본받아 한결같이 공(公)에서 나오면 신하(臣下)들이 공경히 순종하고,

백성들 또한 따라서 잘 다스려질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말은 부끄러움을 일으키고 갑주(甲胄)는 전쟁을 일으킵니다.
의상(衣裳)을 상자에 잘 보관해 두시며, 간과(干戈)를 몸에 살피시어 왕(王)께서 이를 경계하여,
이것을 믿어 능히 밝게 하시면 아름답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 언어(言語)는 몸을 문식(文飾)하는 것이나 함부로 내면 부끄러움을 일으킬 근심이 있고,
갑주(甲胄)는 몸을 호위하는 것이나 가볍게 동하면 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두 가지는 자신을 위하는 것이니, 마땅히 남에게 폐해를 끼침을 염려해야 한다.
의상(衣裳)은 덕(德)이 있는 이에게 명하는 것이니, 반드시 상자에 둠을 삼가는 것은 가볍게 주는 바가 있음을 경계한 것이며,
간과(干戈)는 죄가 있는 자를 토벌하는 것이니, 반드시 몸을 살핌에 엄격히 하는 것은 가볍게 동하는 바가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남에게 가하는 것이니, 마땅히 자신에게 씀을 살펴야 한다.
왕(王)이 이 네 가지를 경계하여, 이것을 믿어 능히 밝게 하면 정치(政治)가 아름답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나라가 다스려지고 혼란함은 여러 관원들에게 달려 있으니, 관직을 사사로이 가까운 자에게 미치지 않게 하여 능한 자로 하시며,
작위(爵位)가 악덕(惡德)에게 미치지 않게 하여 현자(賢者)로 하소서.』

『 여러 관원(官員)은 나라가 다스려지고 혼란해지는 근원이니,
여러 관원(官員)이 훌륭한 인물을 얻으면 다스려지고, 훌륭한 사람을 얻지 못하면 어지러워진다.
〈왕제(王制)〉에 “의론(議論)하여 결정한 뒤에 벼슬을 시키고, 벼슬을 맡긴 뒤에 작위(爵位)를 준다.” 하였으니,
육경(六卿)과 백집사(百執事)는 이른바 관(官)이요, 공(公)•경(卿)•대부(大夫)•사(士)는 이른바 작(爵)이다.
관직(官職)은 일을 맡기기 때문에 능(能)이라 하고, 작위(爵位)는 덕(德)이 있는 자에게 명(命)하기 때문에 현(賢)이라 하였다.
현자(賢者)와 능(能)한 자를 임용함은 나라가 다스려지는 이유이고,

사사로이 가까운 자와 악덕(惡德)인 자를 임용함은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이유이다.』

『살펴보건대 옛날에 공(公)•후(侯)•백(伯)•자(子)•남(男)은 제후국(諸侯國)에 대한 작위(爵位)이고
공(公)•경(卿)•대부(大夫)•사(士)는 조정(朝廷)에 대한 작위(爵位)인데, 여기에 서관(庶官)이라고 말했으니,
이 작(爵)은 공(公)•경(卿)•대부(大夫)•사(士)인 것이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악덕(惡德)은 흉덕(凶德)과 같다.
인군(人君)은 마땅히 길한 선비를 써야 하니, 흉덕(凶德)의 사람은 비록 남보다 뛰어난 재주가 있더라도 작위(爵位)가 미쳐서는 안된다.”』

 


▣ 제6장(第六章)


『 생각을 선(善)하게 하여 동(動)하시되 동(動)함을 때에 맞게 하소서.』

『 선(善)은 이치에 합당함이요, 시(時)는 때로 조처함에 마땅한 것이다.
생각은 진실로 이치에 합당하게 하려고 하나 동(動)함을 제때에 하지 않으면 오히려 무익(無益)하니,
성인(聖人)이 이 세상을 수작(酬酌)함도 또한 때에 맞게 할 뿐이다.』

 

 

▣ 제7장(第七章)


『 선(善)을 두었노라고 생각하면 그 선(善)을 상실하고,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면 그 공(功)을 상실할 것입니다.』

『 스스로 선(善)을 두었다고 여기면 자신이 더 힘쓰지 않아 덕(德)이 이지러지고,
스스로 재능을 자랑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다하지 않아 공(功)이 훼손된다.』

 

 

▣ 제8장(第八章)


『 일에 종사(從事)함이 바로 대비(對備)가 있는 것이니, 대비(對備)가 있어야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 일에 종사하여야 대비가 있으니, 대비가 있으므로 근심이 없는 것이다.
장씨(張氏)가 말하였다. “수레와 말을 수리하고 기계(器械)『[장비]』를 마련하여 병사(兵事)에 종사하면
병(兵)『[국방(國防)]』에 대비가 있으므로 외모(外侮)『[외침(外侵)]』가 근심이 되지 않으며,
농기구를 살펴보고 농정(農政)을 닦아 농사에 종사하면 농(農)에 대비가 있으므로 홍수와 가뭄이 피해가 되지 않으니,
이른바 일에 종사하여 대비가 있어야 근심이 없다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총애함을 열어놓아 업신여김을 받아들이지 말며, 허물을 부끄러워하여 잘못을 저지르지 마소서.』

『 총행(寵幸)을 열어놓아 남의 업신여김을 받아들이지 말고, 과오(過誤)를 부끄러워하여 자신의 잘못을 이루지 말아야 한다.
과오(過誤)는 우연(偶然)에서 나오고, 작비(作非)는 유의(有意)에서 나오는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그 살 곳을 편안히 여기게 하여야 정사(政事)가 순수해질 것입니다.』

『 거(居)는 그쳐서 편안히 여기는 뜻이니, 의리에 그칠 바를 편안히 여기는 것이다.
의리가 억지로 힘씀에서 나오면 오히려 둘『[따로]』이며, 의리가 자연(自然)에서 나오는 것을 편안히 여기면 하나이니,
하나이기 때문에 정사(政事)가 순수하여 잡되지 않은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제사(祭祀)에 설만함『[함부로 함]』을 이것을 일러 공경하지 않는다 하니,

예(禮)는 번거로우면 혼란하여 신(神)을 섬기기 어렵습니다.”』

『 제사(祭祀)는 설만하게 하려고 하지 않아야 하니 설만하면 불경(不敬)해지고,

예(禮)는 번거롭게 하려고 하지 않아야 하니 번거로우면 요란해지니,
 이 두 가지는 모두 귀신을 사귀는 도리가 아니다. 상(商)나라 풍속은 귀신(鬼神)을 숭상하니,
고종(高宗)이 혹 유속(流俗)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신(神)을 섬기는 예(禮)가 반드시 과함이 있었을 것이다.
조기(祖己)가 “제사(祭祀)를 가까운 사당에만 풍성하게 하지 말라.”고 경계하였으니, 부열(傅說)이 그 잘못을 인하여 바로잡은 것이다.』

 


▣ 제12장(第十二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아름답다! 부열(傅說)아. 너의 말은 행할 수 있겠다.
네가 좋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듣고서 행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 지(旨)는 아름다움이다. 고인(古人)은 음식(飮食)의 아름다운 것에 대해 반드시 맛이 있다고 말하였으니,
그 말에 맛이 있는 것이다. 복(服)은 행함이다. 고종(高宗)은 부열(傅說)이 말한 바를 찬미하여 “행할 수 있으니,
가령 네가 좋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듣고서 행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라고 한 것이다.』

『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부열(傅說)의 말은 비유하면 약석(藥石)과 같으니,
비록 흩어져서 한결같지 않으나 한 마디 말이 한 가지 약(藥)이 되어 모두 천하의 공적(公的)인 병통을 다스릴 수 있으니,
이른바 옛날에 훌륭한 말을 세운 자일 것이다.”』

 

 

▣ 제13장(第十三章)


『 부열(傅說)이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 어려우니,
왕(王)이 정성으로 믿어 어렵게 여기지 않으시면 진실로 선왕(先王)이 이룩하신 덕(德)에 합하실 것이니,
제가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허물이 있을 것입니다.”』

『 고종(高宗)이 막 부열(傅說)이 말한 것을 음미하자, 부열(傅說)이 이르기를 “귀에 얻어 들음은 어려운 것이 아니요 몸에 행함이 어려우니,
왕(王)이 진심으로 믿어 또한 어렵게 여기지 않으시면 진실로 성탕(成湯)이 이룩하신 덕(德)에 합할 것입니다.
이러한데도 제가 오히려 말씀드리지 않음이 있으면 그 죄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한 것이다.
상편(上篇)에 ‘군주(君主)가 성스러우면 신하(臣下)는 명령하지 않아도 받든다.’고 말한 것은
간언(諫言)을 따르는 도량을 넓혀서 장차 정치하는 요체(要體)를 고(告)하려고 한 것이며,
이 편에 ‘진실로 선왕(先王)이 이룩하신 덕(德)에 합하실 것이니, 제가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그 허물이 있다.’고 말한 것은
궁행(躬行)의 실제(實際)를 책(責)하여 장차 학문(學問)하는 말을 올리려고 한 것이니, 모두 활을 당기기만 하고 발사(發射)하지 않은 뜻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