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주서-주고(酒誥)
▣ 주고(酒誥)
『商受酗酒에 天下化之하니 妹土는 商之都邑으로 其染惡尤甚이라
武王以其地封康叔故로 作書誥敎之云하니 今文古文皆有하니라』
『按吳氏曰 酒誥一書는 本是兩書로되 以其皆爲酒而誥라
故로 誤合而爲一이라 自王若曰明大命于妹邦以下는 武王告受故都之書也요 自王曰封我西土©~±3邦君以下는 武王告康叔之書也라
書之體 爲一人而作이면 則首稱其人하고 爲衆人而作이면 則首稱其衆하고 爲一方而作이면 則首稱一方하고
爲天下而作이면 則首稱天下하니 君奭書엔 首稱君奭하고 君陳書엔 首稱君陳하니 爲一人而作也요
甘誓는 首稱六事之人하고 湯誓는 首稱格汝衆하니 此爲衆人而作也요 湯誥는 首稱萬方有衆하고 大誥는 首稱大誥多邦하니 此爲天下而作也라
多方書는 爲四國而作하니 則首稱四國하고 多士書는 爲多士而作하니 則首稱多士라 今酒誥는 爲妹邦而作이라
故로 首言明大命于妹邦하니 其自爲一書無疑라하니라 按吳氏分篇引證이 固爲明甚이나 但旣謂專誥毖妹邦이면 不應有乃穆考文王之語라
意酒誥는 專爲妹邦而作이니 而妹邦이 在康叔封圻之內하니 則明大命之責을 康叔이 實任之라
故로 篇首에 專以妹邦爲稱이요 至中篇하여 始名康叔以致誥하니 其曰尙克用文王敎者는 亦申言首章文王誥毖之意라
其事則主於妹邦이나 其書則付之康叔이니 雖若二篇이나 而實爲一書요 雖若二事나 而實相首尾하니 反復參究컨대 蓋自爲書之一體也니라』
『 상왕(商王) 수(受)가 술주정을 하자 천하(天下)가 이에 교화(敎化)되니, 매토(妹土)는 상(商)나라의 도읍으로 악(惡)에 물듦이 더욱 심하였다.
무왕(武王)이 이 땅을 강숙(康叔)에게 봉하였으므로 글을 지어 가르쳤으니,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모두 있다.』
『 ○ 살펴보건대 오씨(吳氏)가 말하기를 “〈주고(酒誥)〉의 한 편은 본래 두 편이었는데 모두 술 때문에 가르친 것이기 때문에 잘못 합하여 하나로 만들었다.
‘왕약왈명대명우매방(王若曰明大命于妹邦)’으로부터 이하는 무왕(武王)이 수(受)의 고도(故都)에 고한 글이고,
‘왕왈봉아서토비조방군(王曰封我西土©~±3邦君)’으로부터 이하는 무왕(武王)이 강숙(康叔)에게 고한 글이다.
글의 체(體)가 한 사람을 위하여 지었으면 첫머리에 그 사람을 칭하고,
중인(衆人)을 위하여 지었으면 첫머리에 그 무리를 칭하고, 한 지방을 위하여 지었으면 첫머리에 그 지방을 칭하고,
천하(天下)를 위하여 지었으면 첫머리에 천하(天下)를 칭하니,
〈군석(君奭)〉의 글에는 첫머리에 군석(君奭)을 칭했고,
〈군진(君陳)〉의 글에는 첫머리에 군진(君陳)을 칭하였으니, 이는 한 사람을 위하여 지은 것이다.
〈감서(甘誓)〉는 첫머리에 육사(六事)의 사람을 칭하였고,
〈탕서(湯誓)〉는 첫머리에 ‘격여중(格汝衆)『〔이리 오너라. 너희 대중들아〕』’이라고 칭하였으니, 이는 중인(衆人)들을 위하여 지은 것이다.
〈탕고(湯誥)〉는 첫머리에 ‘만방유중(萬方有衆)’이라 칭하였고,
〈대고(大誥)〉는 첫머리에 ‘대고다방(大誥多邦)’이라 칭하였으니, 이는 천하(天下)를 위하여 지은 것이다.
〈다방(多方)〉의 글은 사방(四方)을 위하여 지었으니 첫머리에 사국(四國)을 칭하였고,
〈다사(多士)〉의 글은 다사(多士)를 위하여 지었으니 첫머리에 다사(多士)를 칭하였다.
이제 〈주고(酒誥)〉는 매방(妹邦)을 위하여 지었기 때문에 첫머리에 ‘대명(大命)을 매방(妹邦)에 밝힌다.’고 말한 것이니,
별도로 한 편이 됨을 의심할 것이 없다.” 하였다.』
『 살펴보건대 오씨(吳氏)는 편(篇)을 나누고 인증(引證)함이 진실로 매우 분명하나
다만 오로지 매방(妹邦)을 가르치고 경계했다고 한다면 응당 “네 목고(穆考)이신 문왕(文王)”이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짐작컨대 〈주고(酒誥)〉는 오로지 매방(妹邦)을 위하여 지은 것이니, 매방(妹邦)이 강숙(康叔)의 봉기(封圻) 안에 있었다.
그렇다면 대명(大命)을 밝히는 책임을 강숙(康叔)이 실로 맡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편(篇) 머리에는 오로지 매방(妹邦)을 칭하였고,
중편(中篇)『[편 가운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숙(康叔)을 이름하여 가르침을 지극히 하였으니,
“부디 문왕(文王)의 가르침을 따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수장(首章)에 문왕(文王)이 가르치고 삼간 뜻을 거듭 말씀한 것이다.
그 일은 매방(妹邦)을 위주로 하였으나 그 글은 강숙(康叔)에게 붙여준 것이니, 비록 두 편(篇)인 것 같으나 실제는 한 글이며,
비록 두 일인 것 같으나 실제는 서로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니, 반복하여 상고해 보면 스스로 글의 한 체(體)가 된다.』
▣ 제1장(第一章)
『 왕(王)이 대략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큰 명(命)을 매방(妹邦)에 밝히노라.』
『 매방(妹邦)은 곧 《시경(詩經)》에 말한 매향(§鄕)이다.
편(篇) 머리에 매방(妹邦)을 칭한 것은 고명(誥命)이 오로지 매방(妹邦)을 위하여 나왔기 때문이다.』
▣ 제2장(第二章)
『 네 목고(穆考)이신 문왕(文王)이 처음 나라를 창건하여 서토(西土)에 계실 적에
서방(庶邦)의 여러 선비들과 소정(少正)과 어사(御事)들을 가르치고 경계하시어 아침저녁으로 당부하시기를 ‘제사(祭祀)에만 이 술을 쓸 것이니,
하늘이 명(命)을 내리시어 우리 백성들에게 처음 술을 만들게 하신 것은 오직 큰 제사(祭祀)에 쓰게 하려 하신 것이다.’ 하셨다.』
『 목(穆)은 공경함이니, 《시경(詩經)》에 “목목(穆穆)하신 문왕(文王)” 이라 한 것이 이것이다.
상편(上篇)에 문왕(文王)이 덕(德)을 밝힘을 말할 때에는 ‘현고(顯考)’라 하였고,
이 편에 문왕(文王)이 가르치고 경계함을 말할 때에는 ‘목고(穆考)’라 하였으니, 말이 각각 마땅함이 있는 것이다.
혹자는 “문왕(文王)은 세차(世次)에 있어 목(穆)이 된다.”고 하니, 또한 통한다. 비(毖)는 경계하고 삼가함이다. 소정(少正)은 관원의 부이(副貳)이다. 문왕(文王)이 조석(朝夕)으로 경계하여 말씀하기를 “오직 제사(祭祀)에만 이 술을 쓸 것이니,
하늘이 처음 백성들로 하여금 술을 만들게 한 것은 큰 제사(祭祀)를 위해서일 뿐이다.” 하였다.
서토(西土)의 여러 나라는 멀리 상(商)나라 도읍과 떨어져 있었는데도 문왕(文王)이 가르치고 경계할 적에 또한 순순(諄諄)히 술로써 경계하였으니,
상(商)나라 도읍을 알 만하다. 문왕(文王)이 서백(西伯)이 되었으므로 서방(庶邦)을 가르치고 경계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하늘이 위엄을 내리시어 우리 백성들이 크게 혼란하여 덕(德)을 잃음이 술의 행해짐 아님이 없으며,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망함이 또한 술의 허물 아님이 없다.』
『 술이 사람에게 화를 끼쳤는데 하늘이 위엄을 내렸다고 말한 것은 화란(禍亂)의 이루어짐이 또한 하늘이기 때문이다.
기자(箕子)가 수(受)가 술주정함을 말할 때에도 또한 “하늘이 독하게 재앙을 내렸다.”고 하였으니, 바로 이러한 뜻이다.
백성이 덕(德)을 잃음과 군주(君主)가 나라를 잃음이 모두 술에서 연유한다.
덕(德)을 잃기 때문에 행(行)이라 말하였고, 나라를 잃기 때문에 고(辜)라고 말한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문왕(文王)이 소자(小子)와 벼슬을 맡고 일을 맡은 사람들을 가르치시되 ‘술에 항상하지 말라.
여러 나라가 술을 마시되 오직 제사(祭祀) 때에만 할 것이니, 덕(德)으로 이어가 취하지 말라.’ 하셨다.』
『 소자(小子)는 소자(少子)의 칭호이니, 혈기(血氣)가 아직 정해지지 못해서 더욱 술에 방종하여 덕(德)을 잃기 쉬우므로 문왕(文王)이 오로지 가르친 것이다.
유정(有正)은 관수(官守)를 둔 자이고, 유사(有事)는 직업을 소유한 자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다. 이(彛)는 항상함이다. 술에 항상하지 말고 술을 마심을 오직 제사 때에만 하여야 한다.
그러나 또한 반드시 덕(德)으로 이어가 취함에 이르지 말아야 한다.』
▣ 제5장(第五章)
『 〈문왕(文王)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백성들이 소자(小子)를 인도하되 오직 토물(土物)을 사랑하게 하면 그 마음이 선해질 것이니,
조고(祖考)의 떳떳한 가르침을 잘 들어서 작은 덕(德)과 큰 덕(德)을 소자(小子)들은 한결같이 여기도록 하라.’ 하셨다.』
『 문왕(文王)이 말씀하기를 “우리 백성들이 또한 항상 그 자손들을 훈도하되
오직 토물(土物)을 사랑하여 부지런히 농사지어 전무(田畝)에서 일하고 외물(外物)을 사모함이 없게 하면
마음에 지키는 것이 바루어져 선(善)이 날로 생길 것이다.
자손들 또한 조고(祖考)의 떳떳한 교훈을 잘 들어야 하고, 술을 삼감을 작은 덕(德)으로 여겨서는 안되니,
작은 덕(德)과 큰 덕(德)을 소자(小子)들은 똑같이 여겨야 한다.” 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매토(妹土)의 사람들아! 너희들의 팔다리를 계속하여 놀려서 크게 서직(黍稷)을 심어 분주히 그 부모와 어른을 섬기며,
민첩하게 수레와 소를 끌고서 멀리 장사하여 효도(孝道)로 그 부모를 봉양해서 부모가 기뻐하거든 스스로 깨끗이 하고 후(厚)하게 하여 술을 쓰도록 하라.』
『 이는 무왕(武王)이 매토(妹土)의 백성을 가르친 것이다.
사(嗣)는 계속함이요, 순(純)은 큼이요, 조(肇)는 민첩함이요, 복(服)은 일함이다.
매토(妹土)의 백성들은 마땅히 너희들의 사지(四肢)의 힘을 계속하여 놀려서 게을리함이 없어
농사일을 크게 닦고 전무(田畝)에서 수고롭게 일하여 분주히 그 부형(父兄)을 섬기며,
혹 무역에 민첩하여 수레와 소를 끌고서 멀리 장사하여 효도로 그 부모를 봉양해서 부모가 기뻐한 뒤에야 스스로 깨끗이 하고 후하게 하여 술을 쓸 수 있으니,
씻어서 그 깨끗함을 지극히 하고, 후하게 하여 그 후함을 지극히 하는 것이다.』
『 설씨(薛氏)가 말하였다. “혹은 크게 농사일을 닦고 혹은 멀리 장사일을 하여 부모를 봉양해서 부모가 기뻐하면 너희들이 술을 쓸 수 있는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서사(庶士)와 벼슬아치들과 여러 우두머리 군자들아! 너희들은 떳떳이 짐의 가르침을 들어라.
너희들은 노인을 크게 봉양하고서야 너희들의 음식을 먹어 취하고 배부르도록 하라.
크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길이 보고 살펴서 행동함에 중정(中正)의 덕(德)에 상고하고서야 너희들은 거의 궤사(饋祀)를 올릴 수 있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도와 연악(宴樂)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진실로 왕(王)의 일을 바로잡는 신하(臣下)이며, 이렇게 하면 또한 하늘이 큰 덕(德)을 순히 하여 영원히 잊지 않음이 왕가(王家)에 있을 것이다.”』
『 이는 무왕(武王)이 매토(妹土)의 신하(臣下)를 가르친 것이다. 백(伯)은 우두머리이다. 군자(君子)라고 말한 것은 어질게 여긴 것이다.
전(典)은 떳떳함이다. 수(羞)는 봉양함이니, 크게 노인을 봉양함을 말한다. 유군(惟君)은 미상(未詳)이다.
비유왈(丕惟曰)은 크게 말한 것이다. 개(介)는 도움이요, 용일(用逸)은 써 연악(宴樂)하는 것이다.
너희들이 항상 돌이켜보고 안으로 살펴 생각이 나옴과 경영하는 즈음에 모두 중정(中正)한 덕(德)에 상고하여 과(過)와 불급(不及)의 잘못이 없게 하면
덕(德)이 몸에 온전하여 신명(神明)을 사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거의 궤사(饋祀)를 올릴 수 있으니, 너희들이 또한 스스로 도와서 연악(宴樂)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다면 진실로 왕(王)의 일을 다스리는 신하(臣下)가 되고, 이와 같다면 또한 하늘이 큰 덕(德)을 순히 하여 영원히 잊지 않음이 왕가(王家)에 있을 것이다.』
『 살펴보건대 상문(上文)에 부모가 기뻐하면 술을 마실 수 있다 하였고, 능히 노인을 봉양하면 술을 마실 수 있다 하였고,
궤사(饋祀)를 올리면 술을 마실 수 있다 하였으니, 본래는 술마시는 것을 금하고 끊고자 하였는데
이제 도리어 그 단서를 열어준 것은 금하지 않는 금함이니, 성인(聖人)의 가르침이 급박하지 않아 백성들이 따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효도로 봉양하고 노인을 봉양하고 궤사(饋祀)함은 모두 그 양심이 발함을 따라 순히 인도한 것이니,
사람이 과연 이 세 가지를 다한다면 장차 성덕(成德)한 선비가 될 것이니, 어찌 술에 빠짐을 걱정하겠는가.』
▣ 제8장(第八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봉(封)아. 우리 서토(西土)에서 돕던 지난날의 방군(邦君)과 어사(御事)와 소자(小子)들이 거의 능히 문왕(文王)의 가르침을 따라
술에 빠지지 않았으므로 내 지금에 이르러 은(殷)나라의 명(命)을 받은 것이다.”』
『 조( )는 지나간 것이다.
문왕(文王)을 보좌하던 지난날의 방군(邦君)과 어사(御事)와 소자(小子)이니, 문왕(文王)이 술을 경계한 가르침이 그 큼이 이와 같음을 말한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봉(封)아. 내가 들으니 이르기를 ‘옛날 은(殷)나라의 선철왕(先哲王)이 하늘의 밝은 명(命)과 소민(小民)들을 두려워하여
덕(德)을 떳떳이 간직하고 밝음을 잡아서 성탕(成湯)으로부터 다 제을(帝乙)에 이르기까지 왕(王)의 덕(德)을 이루고 보상(輔相)을 공경하였으므로
어사(御事)들이 도움에 공손함을 두어 감히 스스로 한가하고 스스로 안일하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감히 술마심을 숭상한다’ 하겠는가.』
『 상(商)나라 군신(君臣)들이 한가하고 안일하지 않음을 가지고 강숙(康叔)에게 고한 것이다.
은(殷)나라의 선철왕(先哲王)은 탕왕(湯王)이다.
적외(迪畏)는 두려워하여 행실에 나타남이니, 하늘의 명명(明命)을 두려워하고 소민(小民)의 보존하기 어려움을 두려워한 것이다.
그 덕(德)을 떳떳이 하여 변치 않음은 자신을 처한 것이요, 밝음을 잡아 의혹하지 않음은 사람을 등용한 것이다.
탕왕(湯王)이 전통을 드리움이 이와 같았다.
그러므로 탕왕(湯王)으로부터 제을(帝乙)에 이르기까지 어질고 성스러운 군주(君主)가 6∼7명이 나왔으니,
비록 세대가 똑같지 않으나 모두 군주(君主)의 덕(德)을 성취하고 보상(輔相)들을 공경하였다.
그러므로 당시에 일을 다스리는 신하(臣下)들 또한 모두 충성을 다하여 보익(輔翼)해서 어려움으로 책하는 공손함을 두어,
스스로 한가하고 스스로 안일함도 감히 하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감히 술마심을 숭상한다 하겠는가.』
▣ 제10장(第十章)
『 외복(外服)에 있는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諸侯)와 방백(邦伯) 및 내복(內服)에 있는 백료(百僚)와
서윤(庶尹)과 아(亞)와 복(服)과 종공(宗工)과 백성과 마을에 거주하는 자에 이르기까지 감히 술에 빠진 이가 없었으니,
다만 감히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할 겨를이 없었고, 오직 왕(王)의 덕(德)을 이루어 드러나게 하며 윤인(尹人)들이 임금을 공경함을 도왔다.』
『 어사(御事)로부터 이하로 외복(外服)에 있어서는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諸侯)와 장백(長伯)이 있고,
내복(內服)에 있어서는 백료(百僚)와 서윤(庶尹)과 아(亞)와 복(服)과 종공(宗工)과 국중(國中)의 백성과 마을에 거주하는 자가 있는데
이들 또한 모두 감히 술에 빠지지 않았으니, 다만 감히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할 겨를이 없었다.
감히 하지 못한다는 것은 두려워하는 바가 있는 것이요, 할 겨를이 없다는 것은 힘쓰는 바가 있는 것이다.
오직 위로는 군주(君主)의 덕(德)을 이룸을 도와서 드러나게 하고, 아래로는 윤인(尹人)이 군주(君主)를 공경함을 도와서 더욱 게을리 하지 않게 할 뿐이었다.
성왕(成王)은 상문(上文)의 성왕(成王)『[왕(王)의 덕(德)을 이룸]』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며,
지벽(祗µ?)은 상문(上文)의 유공(有恭)『[공손함을 둠]』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다.』
『 여씨(呂氏)가 말하였다. “윤인(尹人)은 백관(百官)과 제후(諸侯)의 우두머리이니, 상문(上文)에 어사(御事)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내 들으니 또한 이르기를 지금 후사왕(後嗣王)에 있어 몸을 술에 빠뜨려 명령이 백성에게 드러나지 못하고,
공경하여 보존함이 원망에 미치는데도 이를 바꾸지『[고치지]』 않으며,
음일(淫칊)함을 떳떳하지 않은 일에 크게 방종하게 하여 안일(安逸)로써 위의(威儀)를 상실하였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모두 상심해 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도 황폐하여 술에 빠져 스스로 안일(安逸)함을 그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그 마음이 미워하고 사나워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허물이 상(商)나라 도읍에 있어 은(殷)나라가 망하는데도 근심하지 않으니,
덕(德)으로 말미암은 향기로운 제사(祭祀)가 하늘에 올라가 알려지지『[풍겨지지]』 못하고,
크게 백성들이 원망하여 술로부터 풍겨나오는 모든 더러움이 상천(上天)에 알려졌다『[풍겨졌다]』.
그러므로 하늘이 은(殷)나라에 망함을 내리시어 은(殷)나라를 사랑하지 않으시니,
이는 안일(安逸)한 탓이니, 하늘이 사나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허물을 부른 것이다.”』
『 상왕(商王) 수(受)가 황폐하여 술에 빠진 것을 가지고 강숙(康叔)에게 고한 것이다.
후사왕(後嗣王)은 수(受)이다. 수(受)가 그 몸을 술에 빠뜨려 정사(政事)에 혼미해서 명령이 백성에게 드러나지 못하였고,
공경하여 보존하는 것이 오직 원망을 만드는 일에 있는데도 이를 개전(改悛)하려 하지 않고는 음일(淫칊)함을 떳떳하지 않은 일에 크게 방종하였으니,
〈태서(泰誓)〉에 이른바 ‘기이한 기예(技藝)와 지나친 재주’라는 것이다. 연(燕)은 편안함이다.
안일(安逸)로써 그 위의(威儀)를 상실하였으니,
《사기(史記)》에 “수(受)가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고는 남녀(男女)들로 하여금 옷을 벗고 서로 따르게 했다.” 하였으니,
그 위의(威儀)를 잃음이 이와 같았다. 이 때문에 백성들이 모두 그 마음에 애통해 하고 서글퍼하여 나라가 장차 망함을 슬퍼한 것이다.
그런데도 수(受)는 바야흐로 황태(荒怠)하여 더욱 술에 빠져서 스스로 그 안일함을 그칠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여 법도(法度)가 아닌 일을 힘써 행하며,
그 마음이 미워하고 사나워서 비록 몸이 죽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허물이 상(商)나라 도읍에 있어 비록 나라가 망하더라도 근심하지 않았다.
상제(上帝)를 섬기지 아니하여 향기로운 덕(德)으로 하늘에 이름은 없고,
크게 백성들이 원망하여 오직 여러 가지 술주정을 하여 비린내나고 더러운 덕(德)이 상천(上天)에 알려졌다.
그러므로 상천(上天)이 은(殷)나라에 망함을 내려 사랑하는 뜻이 없었으니, 이는 또한 수(受)가 안일(安逸)함에 방종한 때문이다.
하늘이 어찌 은(殷)나라를 사납게 대하였겠는가. 오직 은(殷)나라 사람들이 술에 빠져 스스로 그 죄(罪)를 불렀을 뿐이다.
민(民)이라고 말한 것은 선민(先民)이란 말과 같으니, 군신(君臣)의 통칭(通稱)이다.』
▣ 제12장(第十二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봉(封)아. 나는 이와 같이 말을 많이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은 물에서 보지 말고 마땅히 백성에게서 보라.’ 하였으니,
지금 은(殷)나라가 천명(天命)을 실추하였으니, 내 크게 거울로 삼아 이때를 어루만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나는 이와 같이 말을 많이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탕왕(湯王)을 말하고 수(受)를 말하기를 이와 같이 상세히 하는 까닭은 고인(古人)이 이르기를
“사람은 물에서 보지 말 것이니 물은 사람의 곱고 추함을 나타낼 뿐이며, 마땅히 백성에게서 볼 것이니 득실(得失)을 알 수 있다.” 하였다.
이제 은(殷)나라 백성들이 스스로 허물을 불러 천명(天命)을 실추하였으니,
내 은(殷)나라 백성의 잘못을 큰 감계(監戒)로 삼아 이때를 어루만져 편안히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제13장(第十三章)
『 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는 은(殷)나라의 헌신(獻臣)『[현신(賢臣)]』과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諸侯)들을 힘써 경계할 것이니,
하물며 네가 벗으로 대하는 자인 태사(太史)와 내사(內史)와 헌신(獻臣)과 백종공(百宗工)에 있어서랴.
하물며 네가 섬기는 자인 복휴(服休)와 복채(服采)에 있어서랴.
하물며 너의 짝인 기보(圻父)로서 법(法)을 어기는 자를 축출(逐出)하는 자와 농보(農父)로서 백성들을 순히 하여 보존하는 자와
굉보(宏父)로서 땅을 열어 경계를 정해주는 자에 있어서랴. 더구나 네 자신이 술을 억지로 제재(制裁)해야 함에 있어서랴.』
『 괄(?)은 힘을 쓰는 것이다.
너는 마땅히 힘을 써서 은(殷)나라의 현신(賢臣)과 이웃 나라의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들을 경계하고 삼가서 술에 빠지지 않게 하여야 한다.
은(殷)나라의 헌신(獻臣)과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들을 경계한다는 것은 문왕(文王)이 서방(庶邦)의 서사(庶士)를 경계한 것과 똑같은 뜻이다.
은(殷)나라의 현신(賢臣)과 제후(諸侯)들도 진실로 삼갈 바를 알고자 하니, 하물며 태사(太史)로서 육전(六典)•팔법(八法)•팔칙(八則)을 관장하고,
내사(內史)로서 팔병(八柄)의 법(法)을 관장하여 네가 벗으로 대하는 자와 현신(賢臣)과 백료(百僚)와 대신(大臣)들이 술을 삼가지 않겠는가.
태사(太史)•내사(內史)•헌신(獻臣)•백종공(百宗工)도 진실로 삼갈 바를 알고자 하니,
하물며 네가 섬기는 사람 중에 복휴(服休)로서 앉아서 도(道)를 논하는 신하(臣下)와 복채(服采)로서 일어나 일하는 신하(臣下)들이 술을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友)라 말하고 사(事)라 말한 것은 나라의 군주(君主)는 벗으로 대하는 자가 있고 섬기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훌륭한 덕(德)이 있는 사람은 벗으로 대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가 말씀하기를 “옛사람의 말에 ‘섬길지언정 어찌 벗으로 대하겠는가.’라고 말했다.” 하였다.
복휴(服休)와 복채(服采)도 진실로 삼갈 바를 알고자 하니, 하물며 너의 짝으로 삼경(三卿)의 지위에 있는 자 중에
기보(圻父)로서 명(命)을 어김을 박축(迫逐)하는 자에 있어서랴.
농보(農父)로서 만민(萬民)을 순히 보호하는 자에 있어서랴. 굉보(宏父)로서 경계를 만들어 법(法)을 정하는 자에 있어서랴.
이들은 모두 술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기보(圻父)는 정사(政事)를 다스리는 벼슬로 사마(司馬)이니 봉기(封圻)를 주관하며, 농보(農父)는 가르치는 벼슬로 사도(司徒)이니 농사를 주관하며,
굉보(宏父)는 일하는 벼슬로 사공(司空)이니 땅을 넓혀 백성을 거주하게 함을 주관한다.
보(父)라고 말한 것은 높인 것이다. 먼저 기보(圻父)를 말한 것은 은(殷)나라 사람들이 술에 빠짐을 제재함에 정사(政事)를 급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기보(圻父)•농보(農父)•굉보(宏父)도 진실로 삼갈 바를 알고자 하니, 하물며 너 자신은 한 나라의 보고 본받음이 되는 자이니, 술을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더구나 네 자신이 술을 억지로 제재(制裁)해야 함에 있어서랴.”라고 한 것이니,
억지로 제재(制裁)한다는 것은 또한 힘써 경계하는 뜻이니, 강하고 과단성 있게 힘을 써서 제재(制裁)하는 것이다.』
『 이 장(章)은 멂으로부터 가까움에 이르고 낮음으로부터 높음에 이르러 등급에 따라 올라가니,
이는 강숙(康叔)의 몸으로부터 시작하여 이것으로 다스림을 하고자 한 것이다.
그 누가 이것을 막겠는가. 더구나 주덕(酒德)을 삼가함에 있어서랴.』
▣ 제14장(第十四章)
『 그 혹시라도 가르치기를 ‘떼지어 술을 마시거든 너는 놓치지 말고 모두 붙잡아 구속해서 주(周)나라로 돌아오라. 내 그 죽이거나 하리라’라고 말하라.』
『 군음(群飮)은 상(商)나라 백성들이 떼지어 모여 술을 마시고서 간악(姦惡)한 짓을 하는 자이다.
일(佚)은 놓치는 것이다. 기(其)는 정하지 않은 말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내 그 죽이거나 하리라 라는 것은 반드시 죽인다는 말은 아니니, 지금 법(法)에 ‘마땅히 참형(斬刑)에 처한다.’는 것과 같으니,
모두 옥사(獄事)를 갖추어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요, 반드시 죽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법(法)을 세우는 것은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감히 범하지 않게 하고자 해서이다.
군음(群飮)은 또한 당시의 법(法)에 떼지어 술을 마시고서 큰 간악(姦惡)함을 모의(謀議)하는 자가 있었던 것이니, 그 자세한 것은 들을 수 없다.
지금 법(法)에 밤에 모였다가 새벽에 흩어지는 자는 모두 사죄(死罪)라고 말한 것과 같으니, 이는 모여서 요망한 짓과 역적질을 하는 자이다.
후세에는 그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한갓 그 명칭만을 듣고서 무릇 백성들 중에 밤에 서로 방문하는 자를 곧 죽이게 하였으니, 가하겠는가.”』
▣ 제15장(第十五章)
『 또 은(殷)나라 수(受)가 악(惡)으로 인도한 여러 신하(臣下)들과 벼슬아치들이 술에 빠지거든 죽이지 말고 너는 우선 가르쳐라.』
『 은(殷)나라 수(受)가 인도하여 악(惡)을 하도록 한 여러 신하(臣下)들과 백관(百官)들은 비록 술에 빠져 대번에 고치지 못하더라도
떼지어 모여서 간악(姦惡)한 짓을 한 자가 아니면 죽이지 말고 우선 가르쳐라.』
▣ 제16장(第十六章)
『 네가 이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밝게 연향을 베풀어주겠지만 네가 나의 가르치는 말을 따르지 않으면
나 한 사람은 너를 구휼하지 않아서 네가 하는 일을 좋게 여기지 아니하여 이에 죽이는 죄와 똑같이 다스릴 것이다.”』
『 유(有)는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다. 사(斯)는 이것이니, 가르친 말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향(享)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연향한다는 향자(享字)이다.
은(殷)나라의 여러 신하(臣下)와 백관(百官)들이 가르친 말을 잊지 아니하여 술에 빠지지 않으면 나는 밝게 연향을 베풀어 줄 것이나
나의 가르치는 말을 따르지 않으면 나 한 사람은 너를 구휼하지 않아서 네가 하는 일을 좋게 여기지 아니하여
이에 너를 떼지어 술마시면 주살(誅殺)하는 죄(罪)와 똑같이 다스릴 것이다.』
▣ 제17장(第十七章)
『 왕(王)이 말씀하였다. “봉(封)아! 너는 나의 경계를 떳떳이 들어라.
네 유사(有司)들을 다스리지 못하면 백성들이 술에 빠질 것이다.”』
『 변(辨)은 다스림이다. 내사(乃司)는 유사(有司)이니, 곧 상문(上文)에 제신(諸臣)•백공(百工)의 유(類)이다.
강숙(康叔)이 여러 신하(臣下)와 백공(百工)들이 술에 빠짐을 다스리지 못하면 백성들이 술에 빠짐을 금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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