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주서-진서(秦誓)
▣ 진서(秦誓)
『左傳에 杞子自鄭으로 使告于秦曰 鄭人이 使我掌其北門之管하니
若潛師以來면 國可得也라하여늘 穆公이 訪諸蹇叔한대 蹇叔曰 不可라
公辭焉하고 使孟明, 西乞, 白乙로 伐鄭이러니 晉襄公이 帥師하여 敗秦師于턿하고 囚其三帥하니라
穆公이 悔過하여 誓告群臣이어늘 史錄爲篇하니 今文古文皆有하니라』
『 《좌전(左傳)》에 기자(杞子)가 정(鄭)나라에서 사람을 시켜 진(秦)나라에 알리기를
“정(鄭)나라 사람이 나로 하여금 북문(北門)의 열쇠를 관장하게 하니,
만약 군대를 은밀히 출동하여 오면 정(鄭)나라를 얻을 수 있다.” 하였다.
목공(穆公)이 이것을 건숙(蹇叔)에게 물으니, 건숙(蹇叔)은 “불가하다.” 하였으나,
목공(穆公)은 사절하고 맹명(孟明)서걸(西乞)백을(白乙)로 하여금 정(鄭)나라를 치게 하였는데,
진(晉)나라 양공(襄公)이 군대를 거느려 진군(秦軍)을 효(턿)땅에서 패퇴시키고 세 장수를 가두었다.
이에 목공(穆公)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쳐 여러 신하들에게 맹세하여 고하였는데,
사관(史官)이 이것을 기록하여 편을 만들었으니,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모두 있다.』
▣ 제1장(第一章)
『 공(公)이 말씀하였다.
“아! 나의 선비들아. 나의 말을 듣고 떠들지 말라.
내 맹세하여 너희에게 여러 말의 첫번째를 고하노라.』
『 수(首)란 말은 제일이라는 뜻이다.
장차 고인(古人)의 말을 꺼내려 하므로 먼저 이것을 말한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백성들은 모두 스스로 이와 같이 많이 편안하니,
사람을 책함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오직 책함을 받아들이기를 흐르는 물처럼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 흘(訖)은 모두이고 반(盤)은 편안함이다.
범인(凡人)은 모두 스스로 이와 같이 자기를 따름에 편안하니, 사람을 책함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에게 책함을 받아들이기를 흐르는 물처럼 하여 조금도 한격(瀚格)[막힘]이 없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목공(穆公)이 전일(前日)에 자신의 말을 따름에 편안하여 건숙(蹇叔)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깊이 고인(古人)의 말에 음미함이 있었으므로 이것을 들어 맹세하는 말의 첫번째로 삼은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내 마음의 근심은 세월이 흘러가 다시는 오지 않을 듯함이다.』
『 이미 지나간 잘못은 쫓을 수 없거니와 옮기지 않은 선(善)은 오히려 미칠 수 있으나
세월이 흘러가서 다시는 내일이 없을 듯함을 근심한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옛날의 모인(謀人)[도모하는 사람]은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 하여 싫어하고,
지금의 모인(謀人)은 우선 순종한다 하여 친하였다.
비록 그러하나 오히려 거의 황발(黃髮)[백발의 노인]에게 물을 것을 도모하면 잘못되는 바가 없을 것이다.』
『 기(忌)는 미워함이요, 고(姑)는 우선이다.
옛날의 모인(謀人)은 노성(老成)한 선비이고, 지금의 모인(謀人)은 신진(新進)의 선비이다.
노성(老成)함을 모른 것은 아니나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 하여 싫어하고 미워하였으며,
신진(新進)임을 모른 것은 아니나 우선 순종하고 익힘을 즐거워하여 친신(親信)하였다.
전일(前日)의 잘못은 비록 이미 그러하나 오히려 이 황발(黃髮)의 노인에게 물을 것을 도모하면 거의 잘못되는 바가 없을 것이니,
기왕의 잘못을 뉘우치고 장래의 선(善)을 바란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파파(婆婆)한 어진 선비로 여력(旅力)이 이미 쇠한 자는 내 부디 소유하고,
흘흘(笏笏)한 용부(勇夫)로 활쏘기와 말타기를 어기지 않는 자는 내 부디 등용하고자 하지 않으니,
절절(截截)하게 말을 공교롭게 잘하여 군자(君子)로 하여금 말을 바꾸게 하는 자를 내 어느 겨를에 많이 소유하겠는가.』
『 파파(番番)는 늙은 모양이요, 흘흘(笏笏)은 용맹한 모양이요, 절절(截截)은 말을 잘하는 모양이다.
편(킉)은 공교로움이다. 황(皇)은 황(遑)과 통한다.
여력(旅力)이 이미 쇠한 어진 선비는 전일(前日)에 묘(墓)의 나무가 이미 공(拱)이 되었을 것이라고 꾸짖은 자이니,
내 오히려 부디 얻어 소유할 것이요, 활쏘기와 말타기를 어기지 않는 용부(勇夫)는
전일에 문을 지나며 수레에 뛰어오름을 과시한 자이니, 내 부디 등용하려 하지 않는다.
용부(勇夫)도 내 오히려 등용하고자 하지 않는데 구변(口辯)으로 말을 공교롭게 잘하여
군자(君子)로 하여금 그 사설(辭說)을 변역하게 하는 자를 내 어느 겨를에 많이 소유하겠는가.
양사(良士)는 건숙(蹇叔)을 이르고 용부(勇夫)는 세 장수를 이르고, 편언(킉言)은 기자(杞子)를 이른다.
선유(先儒)는 모두 “목공(穆公)이 맹명(孟明)을 등용한 것을 뉘우쳤다.”고 말하였으나
맹세한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자(杞子)의 말을 따른 것을 깊이 뉘우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매매(昧昧)히[곰곰이] 내 생각해보니, 만일 한 신하가 단단(斷斷)하고 딴 기예(技藝)가 없으나
그 마음이 곱고 고와 용납함이 있는 듯하여, 남이 가지고 있는 기예를 자신이 소유한 것처럼 여기며,
남의 훌륭하고 성(聖)스러움을 마음속에 좋아하되 입에서 나오는 것보다도 더 좋아한다면 이는 남을 포용하는 것이다.
나의 자손(子孫)과 여민(黎民)을 보호할 것이니, 또한 이로움이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
『 매매(昧昧)히 생각한다는 것은 깊이 잠겨서 고요히 생각하는 것이다.
개(介)는 홀로이니, 《대학(大學)》에는 개(箇)로 되어 있다.
단단(斷斷)은 정성스럽고 한결같은 모양이다.
의(츯)는 어조사이니, 《대학(大學)》에는 혜(兮)로 되어 있다.
휴휴(休休)는 평이하고 정직하여 선을 좋아하는 뜻이다.
용(容)은 받아들이는 바가 있는 것이다.
언(彦)은 아름다운 선비이며, 성(聖)은 통명함이다.
기(技)는 재주요, 성(聖)은 덕이다.
마음에 좋아하는 바가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심한 것이다. 직(職)은 주장함이다.』
▣ 제7장(第七章)
『 남이 가지고 있는 기예를 시기하고 미워하며,
남의 훌륭하고 성(聖)스러움을 어겨서 통달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것은 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자손(子孫)과 여민(黎民)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니, 또한 위태로울 것이다.』
『 모(冒)는 《대학(大學)》에는 모(쭥)로 되어 있으니, 시기함이다. 위(違)는 등지고 어김이다.
달(達)은 궁달(窮達)의 달(達)이다. 태(殆)는 위태로움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지극하다.
목공(穆公)이 두 사람을 논함이여, 앞의 한 사람은 방현령(房玄齡)과 같고,
뒤의 한 사람은 이림보(李林甫)와 같으니, 후세의 군주가 이것을 거울로 삼으면 충분할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나라가 올날 [위태로움]함은 한 사람 때문이며,
나라가 영화롭고 편안함은 또한 거의 한 사람의 경사이다.”』
『 올날은 편안하지 않음이다. 회(懷)는 편안함이다.
나라의 위태로움이 임용한바 한 사람의 나쁨에 달려 있고,
나라의 영화롭고 편안함이 임용한바 한 사람의 옳음에 달려 있음을 말하였으니,
위의 두 장(章)의 뜻을 거듭 맺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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