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明心寶監 正己篇(명심보감 정기편)

 

맑은 마음과 바른 몸가짐은 만사의 근본

상 
1.
性理書에 云, 見人之善而尋己之善하고 見人之惡而尋己之惡이니 如此면 方是有益이니라.
성리서에 운, 견인지선이심기지선하고 견인지악이심기지악이니 여차면 방시유익이니라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의 착함을 보고 자신의 착함을 찾고,
다른 사람의 악함을 보고 자신의 악함을 찾게 되니 이같이 하면 드디어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2.
景行錄 云 大丈夫는 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니라.
경행록 운 대장부는 당용인이언정 무위인소용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에게서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3.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하라.
태공왈, 물이귀기이천인하고 물이자대이멸소하고 물이시용이경적하라

 

태공이 말하기를,
자기의 몸이 귀하다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며,
자기 자신이 크다고 하여 남의 작음을 멸시하지 말고,
자신의 용맹을 믿고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4.
馬援이 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不可言也니라.
마원이 왈, 문인지과실이어든 여문부모지명하여 이가득문이언정 불가언야니라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잘못을 듣거든 마치 어버이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 듣더라도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5.
康節召先生 曰 聞人之謗이라도 未嘗怒하며
강절소선생 왈 문인지방이라도 미상로하며
聞人之譽라도 未嘗喜하며 聞人之惡이라도 未嘗和하라.
문인지예라도 미상희하며 문인지악이라도 미상화하라
聞人之善則就而和之하고 又從而喜之하라.
문인지선즉취이화지하고 우종이희지하라
其詩에 樂見善人하며 樂聞善事하며 樂道善言하고 樂行善意하라
기시에 낙견선인하며 낙문선사하며 낙도선언하고 낙행선의하라
聞人之惡이어든 如負芒刺하고 聞人之善이어든 如佩蘭蕙하라.
문인지악이어든 여부망자하고 문인지선이어든 여패란혜하라

 

강절 소선생이 말하기를,
남으로부터 비방을 듣더라도 화내지 말고,
남으로부터 칭찬을 듣더라도 기뻐하지 말며,
남으로부터 악한 말을 듣더라도 이에 곧 부화뇌동하지 말라.
남의 착한 말을 듣거든 곧 나아가 화하게 하고 또 그를 따르며 기뻐하라.
시에 말하기를,
착한 사람 보기를 즐거워하고, 착한 일 듣기를 즐거워하며,
착한 말 전하기를 즐거워하고, 착한 뜻 행하기를 즐거워하라.
남의 악을 듣거든 몸에 가시를 지닌 듯이 하고,
남의 착함을 듣거든 몸에 난초를 지닌 것처럼 하라.

 

6.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도오선자는 시오적이요 도오악자는 시오사니라

 

나를 착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곧 나에게 해로운 사람이고,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다.

 

7.
太公이 曰, 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태공이 왈, 근위무가지보요 신시호신지부니라

 

태공이 말하기를,

근면함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이며 근신함은 몸을 보호해 주는 호신부이다.

 

8.
景行錄에 曰, 保生者는 寡慾하고 保身者는 避名이니 無慾은 易이나 無名은 難이니라
경행록에 왈, 보생자는 과욕하고 보신자는 피명이니 무욕은 이이나 무명은 난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을 올바르게 보전하려는 사람은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온전히 지키려는 사람은 세상에 이름 내기를 피한다.
욕심을 내지 않기는 쉬우나 이름 내지 않기는 힘들다.

 

9.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小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及其壯也하야 血氣方剛이라
자왈, 군자유삼계하니 소지시엔 혈기미정이라 계지재색하고 급기장야하야 혈기방강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己老也하야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계지재투하고 급기로야하야 혈기기회라 계지재득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경계할 것이 세 가지 있으니
젊을 때에는 혈기가 왕성해서 그 정도를 알 수 없어 여색(女色)을 경계해야 하고,
장년에 이르러 장성함에 따라 혈기가 또한 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하며,
늙어 감에 따라 혈기가 이미 쇠약해졌으므로 욕심을 내어 얻고자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10.
孫眞人養生銘에 云, 怒甚偏傷氣요, 思多太損神이라. 神疲心易役이요 氣弱病相因이라.
손진인양생명에 운, 노심편상기요, 사다태손신이라. 신피심이역이요 기약병상인이라
勿使悲歡極하고 當令飮食均하며 再三防夜醉하고 第一戒晨嗔하라
물사비환극하고 당령음식균하며 재삼방야취하고 제일계신진하라

 

손진인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을 심하게 내면 기운이 한쪽으로 치우쳐 상하게 되고,
생각을 많이 해 신경을 쓰게 되면 정신을 크게 상하게 된다.
정신이 피로해지면 마음이 쉽게 고달파지고,
기운이 약해지면 그에 따라서 병이 생기게 된다.
너무 지나치게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말고,
음식은 마땅히 골고루 취하여야 하며,
밤에 술에 취하는 것은 두 번 세 번 삼가야 하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11.
景行錄에 云, 食淡精神爽이요 心淸夢寐安이니라.
경행록에 운, 식담정신상이요 심청몽매안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맑으면 잠도 평안해진다.


12.
定心應物하면 雖不讀書라도 可以爲有德君子니라.
정심응물하면 수불독소라도 가이위유덕군자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사물을 대하면

비록 책을 읽지 않더라도 능히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

 

13.
近思錄에 云, 懲忿을 如救火하고 窒慾을 如防水하라.
근사록에 운, 징분을 여구화하고 질욕을 여방수하라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함을 억누르기를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을 누르기를 물을 막듯이 해야 한다.


 

 

정기편 (正己篇) 하

 

1.
夷堅志에 云, 避色을 如避讐하고 避風을 如避箭하라. 莫喫空心茶하고 少食中夜飯하라
이견지에 운, 피색을 여피수하고 피풍을 여피전하라. 막끽공심다하고 소식중야반하라

 

<이견지>에 이르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풍(風)을 피하기를 화살 피하듯이 하라.
빈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한밤중에는 밥을 적게 먹어라.

 

2.
荀子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은 棄而勿治하라.
순자왈, 무용지변과 불급지찰은 기이물치하라

 

순자가 말하기를,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내버려두고 다스리지 말라.

 

3.
子曰, 衆이 好之라도 必察焉하며 衆이 惡之라도 必察焉이라
자왈, 중이 호지라도 필찰언하며 중이 오지라도 필찰언이라

 

공자가 말하기를,
모든 사람들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이 싫어해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4.
酒中不語는 眞君子요 財上分明은 大丈夫니라.
주중불어는 진군자요 재상분명은 대장부니라

 

술이 취했을 때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은 참다운 군자이고,
재물에 대해 분명한 사람은 대장부이다.

 

5.
萬事從寬이면 其福自厚니라.
만사종관이면 기복자후니라

 

모든 일은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6.
太公 曰 慾量他人인대 先須自量하라 傷人之語는 還是自傷이니
태공 왈 욕량타인인대 선수자량하라 상인지어는 환시자상이니
含血噴人이면 先汚其口니라.
함혈분인이면 선오기구니라.

 

태공이 말하기를,
남을 알려고 하면 모름지기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남을 해치는 말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신의 입이 더러워진다.

 

7.
凡戱는 無益이오 惟勤이 有功이니라.
범희는 무익이오 유근이 유공이니라

 

놀이만을 하는 것은 전혀 이로울 것이 없으며,
오직 부지런함만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

 

8.
太公 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正冠이니라.
태공 왈 과전에 불납리하고 이하에 부정관이니라

 

태공 말하기를,
외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9.
景行錄 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心不可不憂니
경행록 왈 심가일이언정 형불가불로요 도가락이언정 심불가불우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心不憂則荒淫不定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형불로즉태타이폐하고 심불우즉황음부정고로 일생어로이상휴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니 逸樂者는 憂勞를 豈可忘乎아
낙생어우이무염하니 일락자는 우로를 개가망호아

 

<경행록>에 말하기를,
비록 마음은 편할 수 있지만 몸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도는 즐길 수 있지만 마음에 근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은 일을 하지 않으면 게을러서 허물어지기 쉽고,
마음에 근심을 하지 않으면 방탕에 빠져 올바른 행동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일하는 데서 생겨야 언제나 기쁠 수 있고,
즐거움은 근심하는 데서 생겨야 싫어함이 없으니
편안하고 즐거운 사람이 근심과 수고로움을 잊을 수 있겠는가.

 

10.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이불문인지비하고 목불시인지단하고 구불언인지과라야 서기군자니라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으며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라고 말할 수 있다.

 

11.
蔡伯皆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니 不可不愼이니라.
채백개왈 희노는 재심하고 언출어구하니 불가불신이니라

 

채백개가 말하기를,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속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12.
宰予-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牆은 不可汚也니라.
제자 주침이어늘 자왈 후복은 불가조야요 분토지장은 불가오야니라

 

재여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할 수 없다.

 

13.
紫虛元君誠諭心文에 曰

자허원군성유심문에 왈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복생어청검하고 덕생어비퇴하 도생어안정하고 명생어화창하고
憂生於多慾고 禍生於多貪하고 過生於輕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

우생어다욕고 화생어다탐하고 과생어경만하고 죄생어불인이니

戒眼莫看他非하고 戒口莫談他短하고 戒心莫自貪嗔하고 戒身莫隨惡伴하고
계안막간타비하고 계구막담타단하고 계심막자탐진하고 계신막수악반하고
無益之言을 莫妄說하고 不干己事를 莫妄爲하고

무익지언을 막망설하고 불간기사를 막망위하고
尊君王孝父母며 敬尊長奉有德하고 別賢憂恕無識하고 物順來而勿拒며

존군왕효부모며 경존장봉유덕하고 별현우서무식하고 물순래이물거며
物旣去而勿追하고 身未遇而勿望하며 事已過而勿思하라
물기거이물추하고 신미우이물망하며 사기과이물사하라
聰明도 多暗昧요 算計도 失便宜니라 損人終自失오 依勢禍相隨라
총명도 다암매요 계산도 실편의니라 손인종자실오 의세화상수라

 

戒之在心하고 守之在氣라 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계지재심하고 수지재기라 위불절이망가하고 인불렴이실위니라

勸君自警於平生하나니 可歎可警而可思니라
권군자경어평생하나니 가탄가경이가사니라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 之以地祇라

상림지이천감하고 하찰 지이지기라

明有王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라

명유왕법상계하고 암유귀신상수라
惟正可守요 心不可欺니 戒之戒之하라.
유정가수요 심불가기니 계지계지하라.

 

자허원군 성유심문에 말하기를,
복(福)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德}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데서 생기고
도(道)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서 생기며 생명은 온화하고 맑은 데서 생긴다.
근심은 많은 욕심에서 생기고 재앙은 많은 탐욕에서 생기고
실수는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며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눈을 조심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고
입을 조심하여 남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조심하여 스스로 탐내거나 화를 내지 말고
몸을 조심하여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라.
이롭지 않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며 나와 관계없는 일을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님을 높이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웃어른을 존경하고
덕 있는 사람을 우러러 받들며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분별하고
무식한 사람을 꾸짖지 말고 용서하라.
모든 일이 순리대로 찾아오면 물리치지 말고
이미 지나갔거든 쫓지 말고 몸이 불우하게 되었어도 잘되기를 바라지 말며
일이 이미 지나가 버렸으면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어둡고 둔하여 어리석을 때가 있고
계획을 빈틈없이 잘 세웠어도 편의(便宜)를 잃는 수가 있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마침내 자신도 손해를 입을 것이며
세력을 믿고 그것에 의존하면 재앙이 서로 다투어 따라 일어날 것이다.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의기(意氣)에 있다.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이 망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게 된다.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조심해서 지킬 것을 권하노니,
감탄하고 놀라운 마음으로 잘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있어 밑을 비추어 살펴보고 밑에는 땅의 신령[地神]이 있어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는 삼법(三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뒤를 따르고 있다.
오직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을 속이지 말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韓 銀 燮(한은섭 옮김) 

明心寶鑑 附錄 孝行篇 續 (명심보감 부록 효행편 속)


孫順이 家貧하야 與其妻로 傭作人家以養母러니 有兒每奪母食이라.
손순이 가빈하야 여기처로 용작인가이양모러니 유아매탈모식이라.

 

손순(孫順)이 집이 가난하여(家貧)
그의 아내와 더불어(與其妻)
남의 집에 품을 팔아서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傭作人家以養母),
그 아이가 매양 어머니의 음식을 빼았았다(有兒每奪母食).

 

順이 謂妻曰;「兒奪母食하니 兒可得이어니와 母難再求라.」하고
순이 위처왈;「아탈모식하니 아가득이어니와 모난재구라.」하고

 

순(順)이 아내에게 일러 말하기를(謂妻曰),
“아이가 어머니의 음식을 빼았으니(兒奪母食),
아이는 또 얻을 수 있지만(兒可得)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소.(母難再求)”하였다.

 

乃負兒往歸醉山北郊하야 欲埋堀地러니 忽有甚寄石鐘이어늘 驚怪試撞之하니 舂容可愛라.
내부아왕귀취산북교하야 욕매굴지러니 홀유심기석종이어늘 경괴시당지하니 용용가애라.

 

이에 아이를 업고 취산 북쪽 교외로(乃負兒往歸醉山北郊)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더니(欲埋堀地),
문득 심히 기이한 석종(石鐘)이 있거늘(欲埋堀地)
놀랍고 괴이하여 시험삼아 쳐보니(忽有甚寄石鐘)
종소리가 웅웅하고 듣기에 사랑스러웠다(驚怪試撞之).

 

妻曰;「得此寄物은 殆兒之福이라 埋之不可라.」한대
처왈;「득차기물은 태아지복이라 매지불가라.」한대

 

아내가 말하였다(妻曰).
“이 기이한 물건을(得此寄物)
얻은 것은 거의 아이의 복이니(殆兒之福),
아이를 땅에 묻는 것은 불가(不可)합니다(埋之不可).”

 

順이 以爲然하야 將兒與鐘還家하야 懸於樑撞之러니 王이 聞鐘聲淸遠異常而覈聞其實하고
순이 이위연하야 장아여종환家하야 현어량당지러니 왕이 문종성청원이상이핵문기실하고

 

순(順)도 그렇게 생각해서(以爲然)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將兒與鐘還家)
대들보에 달고 그 종을 쳤다(懸於樑撞之).
임금이王 듣고는 종소리가 맑고 멀고 이상하여(聞鐘聲淸遠異常而),
그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어 듣고(覈聞其實)

 

曰;「昔에 郭巨埋子엔 天賜金釜러니 今孫順埋兒엔 地出石種하니 前後符同이라.」하고
왈;「석에 곽거매자엔 천사금부러니 금손순매아엔 지출석종하니 전후부동이라.」하고

 

말하기를曰, 
「“옛날에昔  곽거가 아들을 묻었을 때는(郭巨埋子)
하늘이 금으로 된 가마솥을 주시더니(天賜金釜),
지금은 손순이 아들을 묻음에(今孫順埋兒)
땅이 석종(石鐘)을 냈으니(地出石種)
전자와 후자가 서로 꼭 드러맞는다(前後符同.)” 하고는,

 

賜家一區하고 歲給米五十石하니라.
사가일구하고 세급미오십석하니라.

 

집 한 채를 주고(賜家一區)
해마다 쌀 오십석을 주었다(歲給米五十石).

 

向德이 値年荒癘疫하야 父母飢病濱死라
향덕이 치년황려역하야 부모기병빈사라

 

상덕(向德)이 
흉년과 역병이 도는 때를 만나서(値年荒癘疫)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父母飢病濱死).

 

向德이 日夜不解衣하고 盡誠安慰하되 無以爲養 則刲髀肉食之하고 母發癰에 吮之卽癒라.
향덕이 일야불해의하고 진성안위하되 무이위양 칙규비육식지하고 모발옹에 연지즉유라.

 

상덕(向德)이 
밤낮으로 옷을 벗지 않고(日夜不解衣)
정성을 다하여 편안히 위로하였으나(盡誠安慰)
봉양할 길이 없어서(無以爲養)
넙적다리 살을 베어 그것을 잡수시게 하였으며(則刲髀肉食之),
또한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母發癰)
그것을 입으로 빨아서 곧 쾌유하게 되었다(吮之卽癒).

 

王이 嘉之하야 賜賚甚厚하고 命旌其門하고 立石紀事하니라.
왕이 가지하야 사뢰심후하고 명정기문하고 입석기사하니라.

 

임금王이 
이를 아름답게(嘉之) 여겨 상을 매우 후하게 내리고(賜賚甚厚)
그 집의 문에 정려(旌閭)를 세우게 하고(命旌其門)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立石紀事).

 

都氏, 家貧至孝라 賣炭買肉하야 無闕母饌이러니
도씨, 가빈지효라 매탄매육하야 무궐모찬이러니

 

도씨(都氏)는 집이 가난하였으나 지극히 효성스러웠다(家貧至孝).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賣炭買肉)
어머니의 반찬을 빠뜨리지 않았다(無闕母饌).

 

一日은 於市에 晩而忙歸할새 鳶忽攫肉이어늘 都, 悲號至家하니 鳶旣投肉於庭이라.
일일은 어시에 만이망귀할새 연홀확육이어늘 도, 비호지가하니 연기투육어정이라.

 

하루는(一日) 시장에서(於市) 늦게서야 바삐 돌아오는데(晩而忙歸)
솔개가 고기를 홀연히 채 가거늘(鳶忽攫肉)
도(都)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돌아와서 보니(悲號至家)
솔개가 벌써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鳶旣投肉於庭).

 

一日은 母病索非時之紅柿어늘 都, 彷徨柿林하야 不覺日昏이러니
일일은 모병색비시지홍시어늘 도, 방황시림하야 불각일혼이러니

 

하루는(一日)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 철이 아닌 홍시를 찾으니(母病索非時之紅柿)
도(都)씨가 감나무 숲을 방황하며(彷徨柿林)
날이 저무는 것도 몰랐다(不覺日昏).

 

有虎屢遮前路하고 以示乘意라
유호루차전로하고 이시승의라

 

한 호랑이가 앞길을 여러 번 가로 막아서(有虎屢遮前路)
타라는 뜻을 나타내는지라(以示乘意)

 

都, 乘至百餘里山村하야 訪人家投宿이러니 俄而主人이 饋祭飯而有紅柿라 
도, 승지백여리산촌하야 방인가투숙이러니 아이주인이 궤제반이유홍시라 

 

도(都)씨가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乘至百餘里山村)
인가를 방문하여 투숙하였더니(訪人家投宿),
한참 후 주인이(俄而主人)
제사밥을 차려 주는데 홍시가 있었다(饋祭飯而有紅柿).

 

都, 喜하야 問柿之來歷하고 且述己意한대 
도, 희하야 문시지래역하고 차술기의한대 

 

도씨가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기의 뜻을 말하였더니,

 

答曰;「亡父嗜柿라 故로 每秋에 擇柿二百個하야
답왈;「망부기시라 고로 매추에 택시이백개하야

 

대답하여 말하기를(答曰),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亡父嗜柿) 즐기셨으므로(故)
매년 가을에(每秋) 감을 이백 개를 가려서(擇柿二百個)

 

藏諸窟中而至此五月이면 則完者不過七八이더니
장제굴중이지차오월이면 칙완자불과칠팔이더니

 

굴 안에 감추어 두는데(藏諸窟中而),
이 오월에 이르면 온전한 것이(至此五月)
7, 8개에 지나지 아니합니다(則完者不過七八).

 

今得五十個完者라 故로 心異之러니 是天感君孝라.」하고 遺以二十顆어늘
금득오십개완자라 고로 심이지러니 시천감군효라.」하고 유이이십과어늘

 

그런데 올해는 쉰 개가 온전한(今得五十個完者)
까닭에(故) 
마음 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더니(心異之),
이것은 곧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입니다(是天感君孝).” 하고,
스무 개를 내어 주거늘(遺以二十顆).

 

都, 謝出門外하니 虎尙俟伏이라  乘至家하니 曉鷄喔喔이러라.
도, 사출문외하니 호상사복이라  승지가하니 효계악악이러라.

 

도(都)씨가 사례하고 문 밖에 나오니(謝出門外)
호랑이가 아직 기다리며 엎드려 있거늘(虎尙俟伏),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乘至家)
새벽 닭이 꼬기오 울었다(曉鷄喔喔).

 

後에 母以天命終에 都, 有血淚러라.
후에 모이천명종에 도, 유혈루러라.

 

그 후(後)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니(母以天命終),
도(都)씨는 피눈물을 흘렸다(有血淚).

 

韓 銀 燮(한은섭 옮김)

 

4.明心寶監 孝行篇 (명심보감 효행편)
 

詩曰 父兮生我 母兮鞠我 哀哀父母 生我劬勞 欲報之德 昊天罔極
시왈 부혜생아 모혜국아 애애부모 생아구로 욕보지덕 호천망극

 

《시경》에 이르기를,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아! 슬프도다, 부모님이시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 애쓰시고 고생하셨다.
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은혜가 하늘과 같아서 다함이 없도다.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자왈 효자지사친야 거즉치기경 양즉치기락 병즉치기우 상즉치기애 제즉치기엄

 

공자가 말하기를,
“효자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기거하심에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즐거움을 다 하며 병드신 때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신 때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고 하셨다.
  
子曰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자왈 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

 

공자가 말하기를,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방향이 있느니라.”라고 하셨다.
 
太公曰 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
태공왈 효어친 자역효지 신기불효 자하효언

 

태공이 말하기를,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한다.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라고 하셨다.
 
孝順 還生孝順子 五逆 還生五逆子 不信 但看簷頭水 點點滴滴不差移
효순 환생효순자 오역 환생오역자 불신 단간첨두수 점점적적불차이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는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을 낳고,
오역하는 자는 오역하는 자식을 낳나니, 믿어지지 않거든,
오직 처마 끝의 물을 보라.
처마 끝에 떨어지는 물방울은 어기고 옮기는 일이 없느니라.
 
曾子曰 父母愛之 喜而不忘 父母惡之 懼而不怨 父母有過 諫而不逆
증자왈 부모애지 희이불망 부모오지 구이불원 부모유과 간이불역


羅仲素曰 天下 無不是底父母 養子 方知父母恩
나중소왈 천하 무불시저부모 양자 방지부모은


退溪先生曰 孝爲百行之源 一行有虧 則孝不得純孝矣
퇴계선생왈 효위백행지원 일행유휴 즉효불득순효의

 

 父生我身(부생아신)하시고.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母鞠我身(모국아신)이로다.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다.

腹以懷我(복이회아)하시고. 배로써 나를 품어 주시고

乳以哺我(유이포아)로다. 젖으로써 나를 먹여 주셨다.


以衣溫我(이의온아)하시고. 옷으로써 나를 따뜻하게 하시고

以食飽我(이식포아)로다. 밥으로써 나를 배부르게 하셨다.

恩高如天(은고여천)하시고. 은혜는 높기가 하늘과 같으시고

德厚似地(덕후사지)하시니. 덕은 두텁기가 땅과 같으시니


爲人子者(위인자자)가. 사람의 자식된 자가

曷不爲孝(갈불위효)리오. 어찌 효도를 하지 않겠는가?

欲報其德(욕보기덕)인댄. 그 은덕을 갚고자 하면

昊天罔極(호천망극)이로다. 하늘처럼 다함이 없다.


晨必先起(신필선기)하야. 새벽에는 반드시 먼저 일어나

必洗必漱(필선필수)하며. 반드시 세수하고 반드시 양치질하며,

昏定晨省(혼정신성)하고 저녁엔. 잠자리를 정하고 새벽엔 문안을 살피고,

冬溫夏淸(동온하정) 하라.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게 해 드려라.


父母呼我(부모호아)어시든. 부모님께서 나를 부르시거든

唯而趨進(유이추진)하고. 빨리 대답하고 달려 나가고

父母使我(부모사아)어시든. 부모님께서 나를 부리시거든

勿逆勿怠(말역말태)하라. 거스르지 말고 게을리하지 말라.


父母有命(부모유명)이어시든. 부모님께서 명하는 것이 있으시거든

俯首敬聽(부수경청)하라. 머리를 숙이고 공경히 들어라.

坐命坐聽(좌명좌청)하고. 앉아서 명하시면 앉아서 듣고

立命立聽(입명입청)하라. 서서 명하시면 서서 들어라.


父母出入(부모출입)이어시든. 부모님께서 출입하시거든

每必起立(부필기립)하라. 매번 반드시 일어나 서라.

父母衣服(무모의복)을. 부모님의 의복을

勿踰勿踐(물유물천)하라. 넘어 다니지 말고 밟지 말라.


父母有疾(부모유질)이어시든. 부모님께서 병을 앓으시거든

憂而謀(우이모) 하라. 근심하고 낫게 하기를 꾀하라.

對案不食(대안불식)이어시든. 밥상을 대하시고서 잡수시지 않으시거든

思得良饌하(사득양찬)라. 좋은 음식을 장만할 것을 생각하라.


出必告之(출필곡지)하고. 밖에 나갈 때에는 반드시 아뢰고

反必面之(반필면지)하라. 돌아오면 반드시 뵈어라.

愼勿遠遊(신물원유)하고. 부디 먼 곳에 가서 놀지 말며

遊必有方(유필유방)하라. 놀더라도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게 하라.


出入門戶(출입문호)어든. 문호를 출입할 때에는

開閉必恭(개폐필공)하라. 문을 여닫기를 반드시 공손하게 하라.

勿立門中(물립문중)하고. 문 한가운데 서지 말고

勿坐房中(물좌방중)하라. 방 한가운데 앉지 말라


行勿慢步(행물만보)하고. 걸어갈 때에 걸음을 거만하게 걷지 말고

坐勿倚身(좌물의신)하라. 앉을 때에 몸을 기대지 말라

口勿雜談(구물잡담)하고. 입으로는 잡담을 하지 말고

手勿雜戱(수물잡희)하라. 손으로는 장난을 하지 말라.


膝前勿坐(슬전물좌)하고. 부모님 무릎 앞에 앉지 말고

親面勿仰(친면물앙)하라. 부모님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말라.

須勿放笑(수물방소)하고. 모름지기 큰소리로 웃지 말고

亦勿高聲(역물고성)하라. 또한 큰소리로 말하지 말라.


侍坐父母(시좌부모)어든. 부모님을 모시고 앉아 있거든

勿怒責人(물노책인)하라. 성내어 다른 사람을 꾸짖지 말라.

侍坐親前(시좌친전)이어든. 부모님 앞에 모시고 앉아 있거든

勿踞勿臥(물거물와)하라. 걸터앉지 말며 눕지 말라.


獻物父母(헌물부모)어든. 부모님께 물건을 바치거든

而進之(이유지)하라 꿇어앉아서 올려라.

與我飮食(여아음식)이어시든. 나에게 음식을 주시거든

而受之(이수지)하라. 꿇어앉아서 받아라.


器有飮食(기유음식)이라도. 그릇에 음식이 있어도

不與勿食(불여물식)하라. 주시지 않으면 먹지 말라.

若得美味(약득미미)어든. 만약 맛있는 음식을 얻으면

歸獻父母(귀헌부모)하라. 돌아가 부모님께 드려라.


衣服雖惡(의복수악)이나. 의복이 비록 나쁘더라도

與之必著(여지필저)하라. 주시면 반드시 입어라.

飮食雖厭(음식수염)이나. 음식이 비록 먹기 싫더라도

與之必食(여지필식)하라. 주시면 반드시 먹어라.


父母無衣(부모무의)어시든. 부모님이 입으실 옷이 없으시면

勿思我衣(물사아의)하며. 내가 입을 옷을 생각지 말며

父母無食(부모무식)이어시든. 부모님이 드실 음식이 없으시거든

勿思我食(물사아식)하라. 내가 먹을 음식을 생각지 말라.


身體髮膚(신체발부)를. 신체와 머리털과 피부를

勿毁勿傷(물훼물상)하라. 훼손하지 말며 상하지 말라.

衣服帶靴(의복대화)를. 의복과 허리띠와 신발을

勿失勿裂(물실물렬)하라. 잃어버리지 말며 찢지 말라.


父母愛之(부모애지)어시든. 부모님께서 사랑해 주시거든

喜而勿忘(희이물망)하라. 기뻐하며 잊지 말라.

父母責之(부모책지)어시든. 부모님께서 꾸짖으시거든

反省勿怨(반성물원)하라. 반성하고 원망하지 말라.


勿登高樹(물등고수)하라. 높은 나무에 올라가지 말라

父母憂之(부모우지)시니라. 부모님께서 근심하시느니라.

勿泳深淵(물영심연)하라. 깊은 연못에서 헤엄치지 말라

父母念之(부모념지)시니라. 부모님께서 염려하시느니라.

勿與人鬪(물여인투)하라. 남과 더불어 다투지 말라

父母不安(부모불안)이시니라. 부모님께서 불안해하시느니라.


室堂有塵(당실유진)이어든. 방과 거실에 먼지가 있거든

常必灑掃(상필쇄소)하라. 항상 반드시 물 뿌리고 청소하라.

事必稟行(사필품행)하고. 일은 반드시 여쭈어 행하고

無敢自專(무감자전)하라. 감히 자기 멋대로 하지 말라.


一欺父母(일사부모)면. 한번이라도 부모님을 속이면

其罪如山(기죄여산)이니라. 그 죄가 산과 같다.


雪裏求筍(설리구순)은. 눈 속에서 죽순을 구한 것은

孟宗之孝(맹종지효)요. 맹종의 효도이고,

剖 得鯉(부득리)는. 얼음을 깨고서 잉어를 잡은 것은

王祥之孝(왕상지효)니라. 왕상의 효도이다.


我身能賢(아신능현)이면. 내 몸이 능히 어질면

譽及父母(예급부모)니라. 명예가 부모님께 미치느니라.

我身不賢(아신불현)이면. 내 몸이 어질지 못하면

辱及父母(욕급부모)니라. 욕이 부모님께 미치느니라.


追遠報本(추원보원)하야. 먼 조상을 추모하고 근본에 보답하여

祭祀必誠(제사필성)하라. 제사를 반드시 정성스럽게 지내라.

非有先祖(비유선조)면. 선조가 계시지 않았으면

我身曷生(아신갈생)이리오. 내 몸이 어디서 생겨났겠는가?


事親如此(사친여차)면. 부모를 섬기는 것이 이와 같으면

可謂孝矣(가위효의)니라. 효도한다고 이를 수 있다.

不能如此(불능여차)면. 능히 이와 같이 하지 못하면

禽獸無異(금수무이)니라. 금수와 다름이 없느니라.

 

韓 銀 燮(한은섭 옮김) 

 

 

 


3.明心寶鑑 順命篇 (명심보감 순명편)


子夏曰;「死生有命, 富貴在天.」
자하왈;「사생유명, 부귀재천.」

 

자하가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 있고,
부유하고 고귀한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

 

萬事 分已定 浮生 空自忙.
만사 분이정 부생 공자망.
 
만사는 그 분수가 이미 결정되어 있거늘,
덧없는 인간이 공연히 스스로 바빠하는구나.

 

景行錄 云;「禍不可倖免, 福不可再求.」
경행록 운;「화불가행면, 복불가재구.」

 

경행록에서 말하였다.
「“화는 요행으로 모면할 수 없는 것이요,
복은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時來風送騰王閣, 運退雷轟薦福碑.
시래풍송등왕각, 운퇴뇌굉천복비.
 
시운이 돌아오면 바람이 등왕각으로 보내주고,
운수가 물러가면 우레가 천복비를 부숴버린다.

 

列子曰;「癡聾痼瘂家豪富 智慧聰明却受貧,
열자왈;「치롱고아가호부 지혜총명각수빈,
年月日時該載定 算來由命不由人.」 
연월일시해재정 산래유명불유인.」

 

열자가 말하였다.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에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유할 수 있으며,
지혜가 있고 총명해도 오히려 가난할 수 있다.
연월일시는 두루 갖추어 정해져 있는 것이니,
헤아려보면 이것은 운명에서 말미암는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다.”」

 

韓 銀 燮(한은섭 옮김)

2.明心寶鑑 天命篇 (명심보감 천명편)


孟子曰;「順天者 存,逆天者 亡.」
맹자왈;「순천자 존,역천자 망.」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살아 남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

 

子曰;「獲罪於天,無所禱也.」 
자왈;「획죄어천,무소도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康節 邵先生 曰;「天聽寂無音 蒼蒼何處尋? 非高亦非遠 都只在人心.」
강절 소선생 왈;「천청적무음 창창하처심? 비고역비원 도지재인심.」

 

소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하늘의 들으심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창창한 하늘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아니하고 또한 멀지도 아니한지라,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玄帝 垂訓 曰;「人間私語 天聽 若雷, 暗室欺心 神目 如電.」
현제 수훈 왈;「인간사어 천청 약뇌, 암실기심 신목 여전.」

 

현제의 수훈에서 말하였다.
「“사람간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하늘의 들으심은 우레와 같고,
어두운 방안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귀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

 

益智書 云;「惡罐 若滿 天必誅之.」
익지서 운;「악관 약만 천필주지.」

 

익지서에 말하였다.
「“악의 두레박이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죽인다.”」

 

莊子曰;「若人作不善 得顯名者 人雖不害 天必戮之.」
장자왈;「약인작불선 득현명자 인수불해 천필륙지.」

 

장자가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악한 일을 하여 유명한 이름을 얻은 자는,
사람이 비록 해하지 못한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죽인다.”」

 

種瓜得瓜 種豆得豆, 天網 恢恢 疏而不漏.
종과득과 종두득두, 천망 회회 소이불루.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이니,
하늘의 그물이 넓고 넓어서 듬성듬성 하지만은 세지는 않는 법이다.

 

韓 銀 燮(한은섭 옮김)

1.明心寶監 繼善篇(명심보감 계선편)

 
子曰 爲善者 天報之以福 爲不善者 天報之以禍
자왈 위선자 천보지이복 위불선자 천보지이화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화를 주신다."
  

漢昭烈將終 勅後主曰 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
한소열장종 칙후주왈 물이선소이불위 물이악소이위지
 
한(漢)나라의 소열황제(昭烈皇帝)가 죽을 때 후주(後主)에게 조서를 내려 말하기를,
"비록 작은 선(善)이라고 해도 행하지 않으면 안되며, 작은 악(惡)이라고 해서 행하면 안된다."

莊子曰 一日不念善 諸惡皆自起
장자왈 일일불념선 제악개자기
 
장자가 말하기를,
"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여러 악한 것이 모두 저절로 일어난다."
  

太公曰 見善如渴 聞惡如聾 又曰 善事須貪 惡事莫樂
태공왈 견선여갈 문악여롱 우왈 선사수탐 악사막락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을 본 듯이 주저하지 말며,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말하기를,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어 하고,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
 

馬援曰 終身行善 善猶不足 一日行惡 惡自有餘
마원왈 종신행선 선유부족 일일행악 악자유여
  
마원이 말하기를,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악한 일을 행하여도 그 악(惡)은 스스로(그대로) 남아 있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守 積書以遺子孫
사마온공왈 적금이유자손 미필자손능진수 적서이유자손

 未必子孫能盡讀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 以爲子孫之計也
 미필자손능진독 불여적음덕어명명지중 이위자손지계야
  
사마온이 말하기를,
"돈을 모아서 자손들에게 물려준다 하여도 자손들이 반드시 그 돈을 다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들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들이 반드시 그 책을 다 읽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남이 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
 

景行錄曰 恩義廣施 人生何處不相逢 讐怨莫結 路逢狹處難回避
경행록왈 은의광시 인생하처불상봉 수원막결 노봉협처난회피

<경행록>에 이르기를,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라.
사람이 어느 곳에서 살든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말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렵다.

 

莊子曰 於我善者我亦善之 於我惡者我亦善之 我旣於人無惡 人能於我無惡哉
장자왈 어아선자아역선지 어아악자아역선지 아기어인무악 인능어아무악재
 

 

장자가 말하기를,
"나에게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게 나 또한 착하게 하고,
나에게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나 또한 착하게 할 것이다.
내가 처음부터 남에게 악하게 하지 않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東岳聖帝垂訓曰 一日行善 福雖未至 禍自遠矣
동악성제수훈왈 일일행선 복수미지 화자원의

 一日行惡 禍雖未至 福自遠矣 行善之人 如春園之草
일일행악 화수미지 복자원의 행선지인 여춘원지초

 不見其長 日有所增 行惡之人 如磨刀之石 不見其損日有所虧
불견기장 일유소증 행악지인 여마도지석 불견기손일유소휴

동악성제(東岳聖帝)가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하면 복(福)은 비록 당장 이르지 아니하나 화(禍)는 스스로 멀어지고,
하루 악한 일을 행하면 화는 비록 당장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더해지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이지러지는 것과 같다."
 

子曰 見善如不及 見不善如探湯
자왈 견선여불급 견불선여탐탕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것을 보거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고,
악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 하라."

 

 

韓 銀 燮(한은섭 옮김)

 

 

 

명심보감 이란 ?

 

어린이들의 유교 학습을 위하여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金言)·명구(名句)를 뽑아 편집한 책이다

2권 1책으로 주로 유교적 교양과 심성(心性) 교육, 인생관 등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여러 판본이 전한다.
원본은 1393년 명(明)나라의 범립본(范立本)이 편찬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1454년(단종 2) 청주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그러나 원본보다는 이를 초록(抄錄)한 초략본(抄略本)이 널리 유포되었고,
이것이 원본으로 간주되어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제학(藝文館提學)을 지낸
추적(秋適)이 편찬한 것이라고 와전되었다.
지금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초략본은 1637년(인조 15)의 것이다.
원본은 상·하권 20편 798조인데, 초략본은 19편 247조로 구성되었다.
초략본의 체재는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복이 오고 악한 사람에게는 재앙이 내리니
끊임없이 선행을 계속해야 한다는 계선편(繼善篇) 11조,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천명편(天命篇) 7조,
하늘로부터 주어진 천명에 따르라는 순명편(順命篇) 5조,
어버이에게 효도하라는 효행편(孝行篇) 5조,
자기 자신을 올바로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글들을 모은 정기편(正己篇) 26조,
주어진 분수를 지켜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라는 안분편(安分篇) 5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하게 대하라는 존심편(存心篇) 21조,
본성을 지키는 방법으로서 참음을 강조하고 인정을 베풀라는 계성편(戒性篇) 9조,
학문에 부지런히 힘쓰라는 근학편(勤學篇) 8조,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에 도움이 되는 글을 모은 훈자편(訓子篇) 10조,
자신의 마음을 살피기 위해 자아성찰에 도움이 되는 글을 모은 성심편(省心篇) 85조,
유교사회의 기본윤리인 삼강오륜을 비롯한 실천 윤리를 가르친 입교편(立敎篇) 10조,
정치의 요체가 애민(愛民)에 있음을 강조한 치정편(治政篇) 8조,
집안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말을 모은 치가편(治家篇) 8조,
부자·부부·형제의 관계를 인륜의 바탕으로 강조한 안의편(安義篇) 3조,
예절이 모든 사회관계의 근본이라는 준례편(遵禮篇) 6조,
말을 삼가라고 가르치는 언어편(言語篇) 7조,
좋은 벗을 사귀라는 교우편(交友篇) 8조,
부녀자의 수양을 가르친 부행편(婦行篇) 5조로 되어 있다.
이외에 판본에 따라서는 인과응보에 대한 가르침을 모은 증보편(增補篇),
효도에 대한 가르침을 노래로 지은 팔반가(八反歌),
한국의 효자들의 실화를 예로 든 속효행편(續孝行篇),
한국 사람을 예로 들어 청렴과 의리를 강조한 염의편(廉義篇),
세월의 빠름을 강조하면서 힘써 배우기를 권하는 권학편(勸學篇) 등이 붙어 있기도 하다.
〈명심보감〉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자(孔子)·강태공(姜太公)·장자(莊子)·소강절(邵康節)·순자(荀子)·마원(馬援)·
사마온공(司馬溫公 : 司馬光)·정명도(程明道)·소동파(蘇東坡)·주문공(朱文公) 등이며,
많이 인용한 책들은 〈경행록 景行錄〉·〈공자가어 孔子家語〉·

〈격양시 擊壤詩〉·〈성리서 性理書〉·
〈예기 禮記〉·〈역경 易經〉·〈시경 詩經〉 등이다.
〈명심보감〉은 여러 글에서 뽑아 엮은 책이므로 문장의 특성은 없으나,
다른 수신 서적들이 주로 유가(儒家) 중심인 데 비하여
도가(道家) 관계의 책들이 비교적 많이 인용되고 있다.
그리고 유가 가운데에는 공자의 말은 많이 인용되지만 맹자의 말은 거의 인용되지 않고,
주희(朱熹)를 비롯한 송대 성리학자의 글들이 많이 인용되고 있다.
〈명심보감〉은 조선시대에 가장 널리 읽힌 책의 하나로 〈동몽선습〉과 함께
〈천자문〉을 익힌 아동들의 한문교습서로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의 유교적 사유방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규장각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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