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 상서 - 반경 중(盤庚中)


▣ 반경 중(盤庚 中)


 

▣ 제1장(第一章)

 

『 반경(盤庚)이 일어나 황하(黃河)를 건너 〈천도(遷都)하여〉
백성들을 옮길 적에 마침내 따르지 않는 백성들에게 말씀하여 크게 고(告)하기를 정성으로 하였다.
이에 무리들이 모두 나와서 설만(褻慢)하지 말자고 하며 왕정(王庭)에 있었는데, 반경(盤庚)이 곧 그 백성들을 올라와 나오게 하였다.』

『 작(作)은 일어나 장차 옮기는 말이다. 은(殷)이 황하(黃河)의 남쪽에 있으므로 황하(黃河)를 건넌 것이다.
탄(誕)은 큼이요, 단(亶)은 정성(精誠)이다. 함(咸)과 조(造)는 모두 이름이다.
물설(勿褻)은 설만(褻慢)하지 말자고 경계한 것이니, 이는 사신(史臣)의 말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 것을 정령(政令)으로 정제(整齊)하지 않고 말로 깨닫게 하였으니,

이는 반경(盤庚)의 인(仁)이다.”』

 


▣ 제2장(第二章)


『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분명히 내 말을 들어서 나의 명(命)을 폐하거나 잃지 말도록 하라.』

『 황(荒)은 폐함이다.』

 

 

▣ 제3장(第三章)


『 아! 옛날에 우리 전후(前后)『[선왕(先王)]』들이 백성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시자,
군주(君主)를 보존하여 서로 걱정하였기에 천시(天時)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함이 적었다.』

『 승(承)은 공경함이다.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옛날에는 과(過)를 부(浮)라 하였으니, 부(浮)란 말은 이겨냄이다.
임금이 이미 백성들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백성들 또한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그 걱정을 걱정해서 비록 천시(天時)의 재앙(災殃)이 있으나
인력(人力)으로 이겨내지 못함이 적었던 것이다.”』

『 임씨(林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의 걱정을 걱정하는 군주(君主)는 백성들 또한 군주(君主)의 걱정을 걱정하니,
백성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음은 백성의 걱정을 걱정함이요,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걱정함은 백성들 또한 그 걱정을 걱정하는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은(殷)나라에 큰 해로움이 내리거늘 선왕(先王)들이 편안히 여기지 않으시어

흥작(興作)함은 백성들의 이로움을 살펴보아 천도(遷都)하신 것이니,
너희들은 어찌 내가 들은바 고후(古后)의 일을 생각하게 하지 않는가.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시키는 것은 편안함을 함께 함을 기뻐해서이니, 너희들에게 잘못이 있어서 형벌에 미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 선왕(先王)은 하늘이 큰 해로움을 내리므로 편안히 거처하지 못하였으니,
그 흥작(興作)한 것은 백성들의 이로움을 살펴보아 마땅히 천도(遷都)하여야 했을 뿐이었으니,
너희 백성들은 어찌하여 내가 들은바 선왕(先王)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가.
무릇 내가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시키는 까닭은 오직 너희들과 편안함을 함께 함을 기뻐해서이니,
너희들이 죄가 있어 형벌에 미치게 해서 너희들을 귀양보내려는 것이 아니다.』

 


▣ 제5장(第五章)


『 내 이와 같이 불러서 새 도읍에 오라 함은 또한 너희 백성들 때문이니, 너희들의 뜻을 크게 따르려 해서이다.』

『 내가 불러서 이 새 도읍에 오라 하는 까닭은 또한 너희 백성들이 탕석리거(蕩析離居)하는 연고 때문이니,
너희들을 공경하고 너희들을 부려서 편안함을 함께 하여 너희들의 뜻을 크게 따르고자 해서이다.』

『 혹자는 이르기를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함에 백성들이 원망하고 서로 비방하였는데,
여기에 그 뜻을 크게 따른다고 말함은 어째서입니까?” 하였다.
이에 소씨(蘇氏)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옛날에 이른바 ‘여러 사람을 따른다’는 것은 그 입에 좋아하지 않는 바를 따르는 것이 아니요,
그 마음에 말하지 않으면서 똑같이 그렇게 생각함을 따르는 것이니, 이익을 따르고 해를 피하며,
위태로움을 버리고 편안함으로 나아가는 것은 민심(民心)에 똑같은 것이다.
은박(殷¨])으로 옮기는 것은 실로 이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인데,
다만 일시적(一時的)인 부언(浮言)에 동요되어 원망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니,
가령 안위(安危)와 이해(利害)의 실제에 나아가 그 마음을 돌이켜 찾아본다면 진실로 크게 원하는 바인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이제 나는 장차 너희들 때문에 천도하여 이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는데,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곤궁한 바를 걱정하지 않고 모두 크게 너희들의 마음을 펴서 공경하여 생각하되

정성으로써 하여 나 한 사람을 감동시키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 스스로 곤궁하고 너희들 스스로 괴롭게 하는 것이다.
마치 배를 타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이 제 때에 건너가지 않으면 실로 물건을 부패시키고 말 것이다.
너희들의 정성이 이어지지 않으니, 서로 침몰할 뿐이다. 혹시라도 상고하지 않으니, 스스로 노여워한들 어찌 고통을 덜겠는가.』

『 상문(上文)에서는 선왕(先王)이 백성을 공경함에 백성들 또한 임금을 보존하여 서로 걱정함을 말하였고,
이제 나도 너희들 때문에 이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는데, 너희들은 마침내 내 마음의 곤궁한 바를 걱정하지 않고
모두 속에 있는 마음을 펴서 공경하여 생각하기를 정성으로써 하여 나를 감동시키지 않으니,
너희들은 다만 이처럼 분분하여 스스로 곤궁함과 괴로움을 취할 뿐이다.
배를 타는 것에 비유하면 제때에 건너가지 않으면 반드시 그 싣고 있는 물자(物資)를 부패시키고 마는 것과 같다.
이제 너희들의 윗사람을 따르는 정성이 간단(間斷)하여 연결되지 않으니, 어찌 능히 구제함이 있겠는가.
오직 서로 더불어 침닉(沈溺)에 미칠 뿐이다. 《시경(詩經)》에 “그 어찌 선(善)하겠는가.
서로 더불어 빠질 뿐이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이해(利害)가 이와 같은데도 너희 백성들이 혹시라도 상고(詳考)하고 살핌이 없으니,
이 비록 원망하고 미워하며 분노하나 어찌 곤고(困苦)함을 덜겠는가.』

 


▣ 제7장(第七章)


『 너희들은 장구(長久)한 계책을 도모하여 너희들의 재앙을 생각하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이 크게 우환(憂患)으로 권면(勸勉)하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금일(今日)이 있으나 후일(後日)이 없을 것이니, 너희들이 무슨 삶이 하늘에 있겠는가.』

『 너희들은 장구(長久)한 계책을 하여 옮기지 않는데 따른 재앙을 생각하지 않으니, 이는 너희들이 크게 우환으로 스스로 권면하는 것이다.
맹자(孟子)가 말씀하기를 “위태로움을 편안하게 여기고 재앙을 이롭게 여겨서 그 망하게 되는 소이(所以)를 즐긴다.” 하였으니,
우환으로 권면함을 이른 것이다. 유금(有今)은 금일(今日)이 있다는 말과 같고, 망후(罔後)는 후일(後日)이 없다는 말과 같다.
상(上)은 하늘이다. ‘지금은 금일(今日)이 있으나 후일(後日)이 없다’는 것은 이는 하늘이 너희들의 명(命)을 끊어 버리는 것이니,
너희들이 무슨 살 이치가 하늘에 있겠는가. 하문(下文)에는 “나는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려 한다.”고 말했으니,
서로 머리와 꼬리가 되는 말이다.』

 

 

▣ 제8장(第八章)


『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명(命)하노니, 한결같이 하여 더러움을 일으켜 스스로 부패하지 말도록 하라.
사람들이 너희들의 몸에 기대어 너희들의 마음을 굽게『[사곡(邪曲)]』할까 두렵다.』

『 너희 백성들은 마땅히 한 마음으로 윗사람을 따를 것이요 더러움과 악(惡)함을 일으켜 스스로 냄새나고 부패하지 말도록 하라.
부언(浮言)하는 사람들이 너희들의 몸에 기대어 너희들의 마음을 굽게 해서

너희들로 하여금 사벽(邪僻)하여 중정(中正)한 소견(所見)이 없게 할까 두렵다.』

 


▣ 제9장(第九章)


『 나는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려 하노니, 내가 어찌 너희들을 위협하겠는가. 너희들을 받들어 기르려고 하는 것이다.』

『 내가 천도(遷都)하는 까닭은 바로 너희들의 명(命)을 하늘에서 맞이하여 이어주고자 해서이니, 내 어찌 너희들을 위협하겠는가.
너희들을 봉양하려 할 뿐이다.』

 


▣ 제10장(第十章)


『 나는 우리 선신후(先神后)『[선왕(先王)]』께서 너희들의 선조(先祖)를 수고롭게 하였음을 생각하노니,
내가 크게 너희들을 길러줌은 너희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 신후(神后)는 선왕(先王)이다. 수(羞)는 기름이니, 곧 상문(上文)의 휵양(畜養)의 뜻이다.
“나는 우리 선후(先后)께서 너희 선인(先人)들을 수고롭게 하였음을 사념(思念)하노니,
내가 크게 너희들을 길러줌은 너희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정사(政事)를 잘못하여 천도(遷都)하지 않고 이곳에 오래 있으면 고후(高后)『[탕왕(湯王)]』께서는
나에게 크게 죄질(罪疾)을 많이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어찌하여 나의 백성들을 포악히 하는가?’라고 하실 것이다.』

『 진(陳)은 오램이요, 숭(崇)은 큼이다.
경(耿)땅이 무너지는데도 천도(遷都)하지 않아 우리 백성들을 해롭게 하면 이는 정사(政事)를 잘못하여 이곳에 오래 있는 것이다.
고후(高后)는 탕왕(湯王)이다.
탕왕(湯王)은 반드시 크게 죄질(罪疾)을 내 몸에 내리며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나의 백성들을 포악히 하고 해치는가?”라고 할 것이니,
인군(人君)이 백성을 위하여 편안함을 도모하지 못하면 이 또한 포악히 하는 것이다.』

 


▣ 제12장(第十二章)


『 너희 만민(萬民)들이 생생(生生)『[생업(生業)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감]』하지 못하여 나 한 사람의 계책과 마음을 함께 하지 않으면
선후(先后)께서는 너희들에게 죄질(罪疾)을 많이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어찌하여 짐의 어린 손자와 더불어 친하지 않는가?’라고 하실 것이니,
그러므로 상덕(爽德)『[실덕(失德)]』이 있어 위로부터 너희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니, 너희들은 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 생업(生業)을 즐거워하고 일을 일으키면 생업(生業)이 후해질 것이니, 이것을 생생(生生)이라 이른다.
선후(先后)는 상(商)나라의 선왕(先王)을 범연(泛然)히 말한 것이요, 유손(幼孫)은 반경(盤庚)이 자칭(自稱)한 말이다.
비(比)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이다. 상(爽)은 잃음『[잘못]』이다.
너희 백성들이 생업(生業)을 즐거워하고 일을 일으켜서 나와 더불어 마음을 함께 하여 천도(遷都)하지 않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는
너희들에게 죄질(罪疾)을 크게 내리시며 말씀하기를 “너희들은 어찌 짐(朕)의 유소(幼小)한 손자와 더불어 함께 천도(遷都)하지 않는가?”라고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에게 실덕(失德)이 있어 위로부터 너희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니, 너희들은 스스로 면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 제13장(第十三章)


『 옛날 우리 선후(先后)께서 이미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수고롭게 하셨다.
그리하여 너희가 함께 나의 기르는 백성이 되었으니, 너희가 해롭게 함이 너희 마음속에 있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회유하여 오게 하실 것이니,
그러면 너희들의 조(祖)•부(父)는 마침내 너희들을 끊고 버려서 너희들의 죽음을 구제하지 않을 것이다.』

『 이미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수고롭게 했다는 것은 너희들의 선조(先祖)를 수고롭게 함을 거듭 말한 것이다.
너희들이 함께 나의 기르는 백성이 되었다는 것은 너희들이 모두 나의 기르는 바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장(캓)은 해침이다. 수(綏)는 회유하여 오게 하는 뜻이다. 너희들은 장해(캓害)하려는 생각이 너희 마음속에 있으면,
우리 선후(先后)께서는 진실로 이것을 이미 아시고는 너희들의 조(祖)•부(父)를 회유하여 오게 하실 것이니,
그러면 너희들의 조(祖)•부(父)도 또한 너희들을 끊고 버려서 너희들의 죽음을 구제하지 않을 것이다.』

 

 

▣ 제14장(第十四章)


『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려 지위를 함께한 자들이 화패(貨貝)와 옥(玉)을 모으면 너희들의 조(祖)•부(父)가 크게 우리 고후(高后)에게 아뢰어
‘나의 손자에게 큰 형벌을 내리소서.’라고 말하여, 고후(高后)를 인도(引導)하여 크게 상서(祥瑞)롭지 못함을 많이 내릴 것이다.』

『 난(亂)은 다스림이요, 구(具)는 많이 취하고 겸하여 둠을 이른다.
만약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리는 신하(臣下)로서 천위(天位)를 함께 한 자중에 민생(民生)을 생각하지 않고
화패(貨貝)와 옥(玉)을 많이 모으기를 힘쓰는 자가 있으면 그 조(祖)•부(父) 또한 우리 성탕(成湯)에게 아뢰어
“자손에게 큰 형벌(刑罰)을 내리소서.” 라고 말하여

성탕(成湯)을 계도(啓導)하여 크게 상서(祥瑞)롭지 못함을 많이 내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이 장(章)을 선유(先儒)들은 모두 신하(臣下)를 책한 말이라 하였다.
그러나 문세(文勢)를 살펴보면 ‘나의 정사(政事)를 다스려 지위를 함께한 자’라고 하였으니,
또한 백성들을 대하여 신하(臣下)를 책한 말이요, 단지 군신(群臣)만을 위하여 말한 것은 아니다.
살펴보건대 위의 네 장(章)은 군주(君主)가 죄가 있고 백성이 죄가 있고 신하(臣下)가 죄가 있으면 우리 고후(高后)가
너희 신민(臣民)의 조(祖)•부(父)와 함께 한결같이 의리로써 결단하여 용서하는 바가 없을 것임을 말하였다.』

『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선왕(先王)이 가르침을 베풀 적에 풍속(風俗)의 좋은 것을 인하여 인도하고,
풍속의 나쁜 것을 뒤집어 금하였다. 반경(盤庚) 당시에 상(商)나라 풍속이 쇠하여 사대부(士大夫)들이 의(義)를 버리고
이익(利益)에 나아갔으므로 반경(盤庚)이 패옥(貝玉)을 많이 소유함을 경계하였으니, 이는 그 풍속의 나쁜 것을 뒤집어 금한 것이다.
그리고 성주(成周) 이전에는 죽은 사람을 섬기기를 산 사람을 섬기는 것처럼 하고,
없어진 사람을 섬기기를 생존한 이를 섬기는 것처럼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 풍속이 모두 귀신을 두려워하였으니, 경전(經傳)을 가지고 살펴보면 상(商)나라 풍속이 특히 심하였다.
그러므로 반경(盤庚)은 특별히 선후(先后)와 신민(臣民)의 조(祖)•부(父)가 죄질(罪疾)을 많이 내린다고 말하여 고하였으니,
이는 그 풍속의 좋은 것을 인하여 인도한 것이다.”』

 


▣ 제15장(第十五章)

 

『 아!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천도(遷都)함이 쉽지 않음을 고하노니,
큰 근심을 길이 공경하여 서로 끊고 멀리하지 말아서 너희들의 계책과 생각을 나누어

서로 더불어 각각 너희들의 마음에 중(中)을 베풀도록 하라.』

『 너희들에게 쉽지 않음을 고한다는 것은 곧 상편(上篇)의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고한다는 뜻이다.
대휼(大恤)은 큰 근심이다.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천도(遷都)하는 어려움을 고하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내가 크게 근심하고 생각하는 것을 길이 공경하여야 할 것이다.
군주(君主)와 백성이 한 마음이 된 뒤에야 구제함이 있을 수 있으니, 만일 서로 끊고 멀리하여 정성이 연결되지 않으면 위태로울 것이다.
분유(分猷)는 군주(君主)의 도모하는 바를 나누어 함께 도모하는 것이요,

분념(分念)은 군주(君主)의 생각하는 바를 나누어 함께 생각한다는 것이다.
상종(相從)은 서로 더부는 것이다. 중(中)은 지극한 이치이니,
각각 지극한 이치를 마음속에 두면 천사(遷徙)하는 논의가 변역(變易)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아서
부언(浮言)과 횡의(橫議)『[멋대로 지껄이는 의논]』에 동요되지 않을 것이다.』

 


▣ 제16장(第十六章)

 

『 불길(不吉)『[불선(不善)]』하고 부적(不迪)『[부도(不道)]』한 사람들이 전월(顚越)하여
공손하지 않음과 잠시 만남에 간궤(姦宄)한 짓을 하는 자가 있으면 나는 이들을 코베고 진멸(殄滅)『[죽임]』하여
남겨두어 기르지 않아서 종자(種子)를 이 새 도읍에 옮겨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

『 불선(不善)하고 불도(不道)한 사람들로서 전운(顚隕)하고 유월(踰越)하여 군주(君主)의 명령에 공손하지 않은 자와 잠시 만남에
간궤(姦宄)한 짓을 하여 길가는 자들을 겁탈하고 약탈하는 자가 있으면 내가 작게는 코베는 형벌(刑罰)을 가하고
크게는 진멸(殄滅)하여 남겨두어 기르지 않아서 그 종자(種子)를 이 새 도읍에 옮겨놓게 하지 않을 것이다.
천사(遷徙)에는 도로(道路)가 어려우니, 간사한 사람들이 틈을 타서 변란을 일으킬까 두렵다.
그러므로 호령(號令)을 엄히 하고 분명히 하여 고한 것이다.』

 

 

▣ 제17장(第十七章)


『 가서 생업(生業)에 종사하도록 하라. 이제 나는 장차 너희들을 옮겨서 너희들의 집을 영원히 세워줄 것이다.”』

『 왕재(往哉)는 새 도읍에 가는 것이다.
천사(遷徙)할 때에 사람들이 옛날에 살던 땅이 생각남을 그리워하고 새 거주지의 즐거움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다시 생생(生生)이란 말로 권면하여, 그 게으름을 떨치고 일어나서 일에 나가도록 진작시킨 것이다.
시(試)는 써이다. 이제 나는 장차 써 너희들을 옮겨서 너희들의 집을 영원히 세워주어 자손들의 무궁한 업(業)으로 삼고자 한다.』

 

서경 - 상서 - 반경 상(盤庚上)


 
▣ 반경 상(盤庚上)

 

『盤庚은 陽甲之弟라
自祖乙로 都耿이러니 휊於河水어늘 盤庚이 欲遷于殷한대 而大家世族이 安土重遷하여 胥動浮言하고
小民은 雖蕩析離居하나 亦惑於利害하여 不適有居하니 盤庚이 喩以遷都之利와 不遷之害라
上中二篇은 未遷時言이요 下篇은 旣遷後言이라 王氏曰 上篇은 告群臣이요 中篇은 告庶民이요 下篇은 告百官族姓이라
左傳에 謂盤庚之誥라하니 實誥體也라 三篇은 今文古文皆有로되 但今文은 三篇이 合爲一하니라』


『 반경(盤庚)은 양갑(陽甲)의 아우이다.
조을(祖乙) 때로부터 경(耿)에 도읍하였는데 하수(河水)에 무너졌으므로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고자 하였으나,
대가(大家)와 세족(世族)들은 살던 땅을 편안히 여기고 천도(遷都)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

서로 부언(浮言)『[근거없는 말]』으로 선동(煽動)하고,
소민(小民)들은 비록 탕석리거(蕩析離居)『[서로 분산되어 흩어져 삶]』하였으나 또한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니,
반경(盤庚)이 천도(遷都)의 이로움과 천도(遷都)하지 않는 해로움을 말하였다.
상(上)•중(中) 두 편(篇)은 천도(遷都)하지 않았을 때의 말이고, 하편(下篇)은 이미 천도(遷都)한 뒤의 말이다.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상편(上篇)은 군신(群臣)에게 고(告)한 것이고, 중편(中篇)은 서민(庶民)에게 고(告)한 것이고,
하편(下篇)은 백관(百官)과 족성(族姓)에게 고(告)한 것이다.” 《좌전(左傳)》에 ‘반경지고(盤庚之誥)’라 하였으니, 실로 고체(誥體)이다.』

『 세 편(篇)은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다 있는데 다만 금문(今文)은 세 편(篇)이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

 


▣ 제1장(第一章)


『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遷都)하려 할 적에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하지 않자,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맹세하는 말을 내었다.』

『 은(殷)은 하남(河南)의 언사(偃師)에 있다. 적(適)은 감이다. 유(츖)는 부름이요, 시(矢)는 맹세함이다.
사신(史臣)이 말하기를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하고자 하였는데 백성들이 새 거주지로 가려 하지 않으므로
반경(盤庚)이 여러 근심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맹세하는 말 내어 효유(曉諭)하였다.” 하였으니, 하문(下文)에 말하려는 바와 같다.』

『주씨(周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 사람들을 은(殷)이라고 칭한 것은 반경(盤庚)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이전에는 오직 상(商)이라고만 칭하였는데, 반경(盤庚)이 천도(遷都)한 뒤로 이에 은(殷)과 상(商)을 겸칭하였고,
혹은 단지 은(殷)이라고만 칭하기도 하였다.”』

 


▣ 제2장(第二章)

 

『 “우리 선왕(先王)께서 오시어 여기에 집터『[도읍터]』를 정하신 것은 우리 백성들을 중히 여기신 것이요,
다 죽이려고 하신 것이 아니었건마는 서로 바로잡아『[구원하여]』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그 우리에게 어쩌겠는가.’ 하였다.』

『 왈(曰)은 반경(盤庚)의 말이다. 유(劉)는 죽임이다.
반경(盤庚)이 말하기를 “우리 선왕(先王)인 조을(祖乙)이 경(耿)땅에 와서 도읍(都邑)함은 진실로 우리 백성들의 삶을 중히 여긴 것이요
다 죽음에 이르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건마는 백성들이 마침 불행하여 탕석리거(蕩析離居)하여 서로 바로잡아 살지 못하기에
점(占)에 상고해 보니, 또한 이르기를 ‘이 땅은 우리에게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하였으니,
경(耿)땅은 살 수가 없으니 결단코 천도(遷都)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선왕(先王)께서 일이 있으시면 천명(天命)을 삼가시되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않으시어
그 도읍을 한 곳에 일정하게 하지 않으신 것이 지금 다섯 고을이니,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으면 하늘이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능히 선왕(先王)의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말하겠는가.』

『 복(服)은 일이다. 선왕(先王)은 천도(遷都)할 일이 있으면 천명(天命)을 삼가 감히 어기지 못하시되
선왕(先王)이 오히려 항상 편안하지 못하여 그 도읍(都邑)을 일정하게 하지 않아 지금 다섯 번 그 도읍을 옮겼다.
이제 선왕(先王)을 계승하여 천도(遷都)하지 않으면 장차 상천(上天)이 우리의 명(命)을 끊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선왕(先王)의 큰 공렬(功烈)을 따른다고 이르겠는가.
이 말을 살펴보면 선왕(先王)이 천도(遷都)할 때에도 또한 반드시 점(占)에 상고한 일이 있었을 터인데,
〈중정편(仲丁篇)〉과 〈하단갑편(河亶甲篇)〉이 산일(散逸)되어 상고할 수가 없다.
오방(五邦)은 한(漢)나라 공씨(孔氏)는 이르기를 “탕(湯)은 박(¨])에 천도(遷都)하고,
중정(仲丁)은 효(¶)에 천도(遷都)하고, 하단갑(河亶甲)은 상(相)에 거(居)하고,
조을(祖乙)은 경(耿)에 거(居)하였으니, 반경(盤庚)이 은(殷)에 천도(遷都)한 것까지 아울러 오방(五邦)이 된다.” 하였다.
그러나 하문(下文)에 “이제 옛날을 계승하지 않는다.”는 문세(文勢)로 살펴본다면 반경(盤庚) 이전에 따로 다섯 번 천도(遷都)가 있었을 것이다.
《사기(史記)》에 “조을(祖乙)이 경(邢)에 천도했다.” 하였으니, 혹 조을(祖乙)이 두 번 천도(遷都)하였나 보다.』

 


▣ 제4장(第四章)


『 쓰러진 나무에 싹이 나는 것과 같으니,
하늘이 우리 명(命)을 이 새 도읍에서 영원하게 하시어 선왕(先王)의 대업(大業)을 계승하고 회복하여 사방(四方)을 편안하게 하셨다.”』

『 전(顚)은 쓰러짐이다. 유(由)는 고문(古文)에 유(쌳)로 되어 있으니,
나무에 가지가 나는 것이다. 쓰러진 나무는 경(耿)을 비유하고 유얼(由蘖)은 은(殷)을 비유하였으니,
지금 경(耿)에서 은(殷)으로 천도(遷都)함은 이미 쓰러진 나무에 다시 가지가 나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하늘이 장차 우리 국가의 명(命)을 은(殷)에 영구히 하여 선왕(先王)의 대업을 계승하고 회복해서 사방을 편안하게 하실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반경(盤庚)이 백성들을 가르치시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여 옛부터 떳떳이 있어 온 일로 법도를 바로잡아 말씀하기를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라.” 하시어, 왕(王)이 여러 사람들에게 명(命)하시자 모두 뜰에 이르렀다.』

『 효(斅)는 가르침이요, 복(服)은 일이요, 잠(箴)은 경계함이다. 경(耿)땅은 갯벌이어서 빠지고 막혔으나 비옥(肥沃)한 이로움이 있었다.
그러므로 소민(小民)들은 탕석리거(蕩析離居)함을 괴로워하였으나 거실(巨室)들은 재화와 보물을 모았으니,
오직 소민(小民)들에게만 이롭지 않고 거실(巨室)들에게는 이로웠다.
그러므로 거실(巨室)들이 천도(遷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하였고,
소민(小民)들은 이해(利害)에 현혹되어 또한 서로 원망하였다.
간혹 이해의 실제를 살펴서 천도(遷都)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또 왕왕 지위에 있는 자에게 배척과 저지를 당하여 스스로 위에 도달되지 못하니,
반경(盤庚)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
그러므로 백성을 가르칠 적에 반드시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시작하였고,
지위에 있는 자를 가르치는 방법은 또한 일체로 하는 일률적인 법(法)을 만들어 정제(整齊)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선왕(先王)이 옛부터 떳떳이 천도(遷都)했던 일을 들어서 그 법도(法度)를 바로잡았을 뿐이다.
그러나 법도를 바로잡음은 또한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지위에 있는 신하(臣下)들로 하여금
감히 혹시라도 소인(小人)들이 경계하는 말을 숨기지 말게 하였을 뿐이니,
소민(小民)들이 갯벌이 빠지고 막힘을 근심하여 천도(遷都)하고자 해서 말로써 윗사람을 잠규(箴規)하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너희들은 이것을 막아서 스스로 도달되지 못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중(衆)은 신하(臣下)와 백성들이 모두 있는 것이다.
사신(史臣)이 장차 하문(下文)에 반경(盤庚)의 훈계하는 말을 서술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이것을 말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리 오라. 너희들아. 내 너희들에게 훈계(訓戒)를 고하노니,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여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르지 말도록 하라.』

『 약왈(若曰)은 다 당시에 한 말이 아니요, 대의(大意)가 이와 같은 것이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마음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것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리도록 꾀하라는 것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으니, 상(上)『[군주]』의 명령을 오만히 하고 자신의 편안함을 따르지 말라고 한 것이다.
상(上)에게 오만히 하면 천도(遷都)하려 하지 않고 편안함을 따르면 천도(遷都)할 수 없으니,
이 두 가지는 마땅히 버려야 할 사심(私心)이다.
이는 비록 반경(盤庚)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한 말이나 실제는 군신(群臣)을 위하여 한 말이니,
백성을 가르치되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하였기 때문이다.』

 

 

▣ 제7장(第七章)


『 옛날 우리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세신구가(世臣舊家)]』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政事)를 함께 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면 〈신하들이〉 그 뜻을 숨기지 않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잘못된 말이 없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했는데, 이제 너희들은 시끄럽게 떠들어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험하고 얕으니,
나는 너희들이 다투는 바를 알지 못하겠다.』

『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선왕(先王)이 또한 옛사람을 도모하여 맡겨서 정사를 함께하셨으니,
왕(王)이 닦아야 할 일을 펴 말씀하시거든 〈신하들이〉 안에서 받들어 그 뜻을 숨기지 않았으므로 왕(王)이 크게 공경하였으며,
밖에 교화(敎化)를 베풀 때에도 잘못된 말로 사람들의 들음을 현혹함이 없었으므로 백성들이 크게 변하였는데,
지금 너희들은 안에서는 소인(小人)『[소민(小民)]』들의 경계하는 말을 숨기고,
밖에서는 화(和)하고 길(吉)하지 않은 것을 백성들에게 말해서 시끄럽게 말을 많이 하여 무릇 백성들에게 신(信)을 일으킴이
모두 험피(險陂)하고 부천(膚淺)한 말이니,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바가 과연 무엇을 이르는 것인지 깨닫지 못하겠다.” 한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구인(舊人)이란 것을 살펴보면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요, 노성(老成)한 사람을 이른 것이 아니다.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모두 세신(世臣)•구가(舊家)의 사람이니,
하문(下文)의 “사람은 옛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장(章)에서 이것을 볼 수 있다.』

 


▣ 제8장(第八章)


『 내가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덕(德)을 감추어 나 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내가 불을 보듯이 분명하게 알건마는 나도 꾀가 졸렬하여 너희들의 잘못을 이룬 것이다.』

『 황(荒)은 황폐함이요, 일(逸)은 잘못이다.
반경(盤庚)이 말씀하기를 “내가 가볍게 천사(遷徙)하여 스스로 이 덕(德)을 황폐하게 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들이 덕(德)의 뜻을 선포하지 않아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너희들의 정을 봄이 불을 보듯이 분명하지만 나도 꾀가 졸렬하여 명(命)을 제재(制裁)『[전천(專擅)]』하지 못하여

너희들의 과실을 이룬 것이다.”고 하였다.』

 


▣ 제9장(第九章)


『 마치 그물이 벼리가 있어야 조리(條理)가 있어 문란하지 않음과 같으며,
농부가 전무(田畝)에서 일하여 농사를 힘써야 가을에 수확이 있는 것과 같다.』

『 문(紊)은 문란함이다. 벼릿줄이 들리면 그물눈이 펴짐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따르고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따름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오만히 하지 말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며, 전무(田畝)에 부지런하면 가을에 수확할 희망이 있음은 지금 비록 천사(遷徙)하여 수고로우나
길이 네 집을 세우는 이로움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앞의 편안함을 따른다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너희들은 능히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려 실제 덕(德)을 백성들에게 베풀되 인척(姻戚)과 친구들에게까지 이르고서야
너는 비로소 감히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

『 소씨(蘇氏)가 말하였다.
“상(商)나라의 세가(世家)•대족(大族)으로 말을 만들어내어 천도(遷都)를 저지하는 자들은
구차히 소민(小民)들을 기쁘게 함을 덕(德)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고하기를 ‘이 무슨 덕(德)됨이 있겠는가.
너희들은 어찌 너희들의 사심을 버리고 실제 덕(德)을 백성과 너희들의 인척(姻戚)과 요우(僚友)들에게 베풀지 않는가.
수고로워 공(功)이 있는 것이 이것이 실제 덕(德)이니, 너희들이 능히 수고로워 공(功)이 있거든 너희들은 비로소 크게 말하기를
「내가 적덕(積德)이 있다.」고 하라.’한 것이다.”
적덕(積德)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세가(世家)•대족(大族)을 가리켜 말한 것이니,
앞의 너희들은 너희들의 사심(私心)을 버릴 것을 꾀하라는 경계를 거듭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너희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 큰 해독을 끼침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게으른 농부가 스스로 편안하여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으면 서직(黍稷)이 없게 될 것이다.』

 

에 큰 해독을 끼쳐 빠뜨림을 두려워하지 않아 수고로움을 꺼리고 천도(遷都)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게으른 농부가 힘써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아 전무(田畝)에서 일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어찌 서직(黍稷)을 바랄 수 있겠는가.
이 장(章)은 다시 농사로 비유하여 편안함을 따르는 해를 거듭 말하였다.』

 


▣ 제12장(第十二章)


『 너희들이 화(和)함과 길(吉)함을 백성들에게 말하지 않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해독을 끼치는 것이다.
패(敗)하고 화(禍)하며 간(姦)•궤(宄)함으로 스스로 자기 몸에 재앙을 끼쳐서 너희들이 이미 백성들에게 앞장서서 악(惡)을 저지르고
마침내 고통을 받고서야 너희들이 자신을 뉘우친들 어찌 미치겠는가.
이 소민(小民)들을 보건대 오히려 서로 경계하는 말을 돌아보더라도 말함에 잘못된 말이 있을까 두렵거든
하물며 내가 너희들의 짧고 긴 목숨을 제재(制裁)함에 있어서랴. 너희들은 어찌 나에게 고하지 않고,
서로 부언(浮言)으로 선동(煽動)하여 사람들을 공동(恐動)시키고 빠지게 하는가.
마치 불이 평원(平原)에 타올라 향하여 가까이 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음과 같으니,
너희들이 스스로 안정하지 않음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다.』

『 길(吉)은 좋음이다. 선악(先惡)은 악(惡)의 선도(先導)가 되는 것이다.
봉(奉)은 받듦이요, 통(큜)은 고통이요, 상(相)은 봄이다.
섬민(첊民)은 소민(小民)이다. 일구(逸口)는 잘못된 말이다.
잘못된 말도 오히려 두려워할 만한데 하물며 내가 너희들을 살리고 죽이는 명(命)을 쥐고 있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恐)은 화환(禍患)으로 공동(恐動)함을 이르고, 침(沈)은 죄악(罪惡)에 빠뜨림을 이른다.
향하여 가까이할 수 없으나 오히려 박멸할 수 있다는 것은

그 형세(形勢)와 기염(氣焰)이 비록 성(盛)하나 끊어서 박멸함이 어렵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정(靖)은 편안함이요, 구(咎)는 허물이니, 너희들이 스스로 불안(不安)을 만드는 것이요, 내가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章)은 반복하여 변론해서 군주에게 오만히 하는 해(害)를 거듭 말하였다.』

 


▣ 제13장(第十三章)


『 지임(遲任)이 말하기를 ‘사람은 옛사람을 구하고, 그릇은 옛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새 그릇을 쓰라.’ 하였다.』

『 지임(遲任)은 옛날의 현인(賢人)이다. 소씨(蘇氏)가 말하기를 “사람은 오래되면 익숙하고 그릇은 오래되면 망가지니,
마땅히 항상 옛사람을 부리고 새 그릇을 사용하여야 한다.” 하였다.』

『 이제 반경(盤庚)이 인용한 바를 살펴보면 그 뜻이 ‘사람은 옛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 글귀에 있으니,
이른바 ‘옛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노인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단지 사람을 세신(世臣)과 구가(舊家)에서 구하여야 함을 이른 것이다.
하문(下文)의 뜻을 살펴보면 알 수 있으니, 만약 구인(舊人)을 노인(老人)이라고 한다면 또 어찌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김이 있겠는가.』

 


▣ 제14장(第十四章)


『 옛날에 우리 선왕(先王)께서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편안함과 수고로움을 함께 하셨으니,
내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쓰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나는 너희들의 선(善)함을 엄폐(掩蔽)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도 따라서 함께 배향(配享)하여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드니,
나는 또한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쓰지 않을 것이다.』

『 서(胥)는 서로이다. 감(敢)은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벌(非罰)은 마땅히 형벌하여야 할 것이 아닌 것이다.
세(世)는 한 대(代)가 아니다. 노(勞)는 왕가(王家)에 수고로움이다. 엄(掩)은 가리움이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더불어 서로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함께 하셨으니,
내 어찌 감히 잘못된 형벌(刑罰)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대대로 너희들의 공로(功勞)를 뽑아 기록하고 있으니, 너희들의 선(善)을 엄폐하지 않을 것이다.
내 선왕(先王)에게 크게 제향(祭享)할 적에 너희들의 선조(先祖) 또한 공로로써 사당(祠堂)에서 배식(配食)한다.
선왕(先王)이 너희들의 조(祖)•부(父)와 함께 임(臨)하여 위에 계시고 질정(質正)함에 곁에 계셔서 복(福)을 만들고 재앙(災殃)을 만듦에
모두 간열(簡閱)함이 선왕(先王)과 너희들의 조(祖)•부(父)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내가 또한 어찌 감히 덕(德)이 아닌 것을 동(動)하여 써서 너희들에게 가하겠는가.』

 


▣ 제15장(第十五章)


『 내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말하노니,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에〉 뜻이 있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은 노성(老成)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며,
각각 그 거처를 장구히 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이 만든 꾀를 따르도록 하라.』

『 난(難)은 천사(遷徙)를 도모함이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천도(遷都)는 진실로 쉬운 일이 아니요, 또 당시의 신민(臣民)들이 군주에게 오만히 하고 편안함을 따라 천사(遷徙)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뜻이 결단코 천도(遷都)하려 함은 마치 활쏘는 자가 과녁을 맞춤을 기필하는 것과 같아 단지 그대로 중지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약(弱)은 하찮게 여김이다.
짐작컨대 당시에 노성(老成)한 사람과 외로운 어린이는 모두 “마땅히 천도(遷都)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노성(老成)한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외로운 어린이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너희 신하(臣下)들은 각기 그 거처를 장원(長遠)히 할 것을 도모하여

힘써 너희들의 힘을 내어서 나 한 사람의 천사(遷徙)하는 꾀를 따라야 할 것이다.』

 


▣ 제16장(第十六章)

 

『 멀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죄악(罪惡)을 행하는 자는 그 죽임으로 벌(罰)을 주고, 덕(德)을 따르는 자는 선(善)을 표창할 것이니,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 때문이며,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벌을 잘못 시행하기 때문이다.』

『 용죄(用罪)는 위악(爲惡)이란 말과 같고, 용덕(用德)은 위선(爲善)이란 말과 같다. 벌(伐)은 주(誅)와 같다.
원근(遠近)과 친소(親疎)에 관계없이 모두 죽임으로 벌을 주고 선(善)을 표창함에 있어서는
오직 너희들이 악(惡)을 하는가 선(善)을 하는가를 볼 뿐이다.
나라가 잘됨은 너희들이 덕(德)을 행하기 때문이요, 나라가 잘못됨은 나 한 사람이 마땅히 벌줘야 할 사람을 벌주지 않기 때문이다.』

 


▣ 제17장(第十七章)


『 무릇 너희들은 서로 고(告)하여 경계해서 지금으로부터 후일(後日)에 이르기까지 각기 너희들이 할 일을 공손히 수행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돈하며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벌(罰)이 너희들의 몸에 미치면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 치고(致告)는 각기 서로 고(告)하여 경계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이후로는 각기 너희들의 일을 공경하여 너희들의 자리를 정제(整齊)하고 너희들의 말을 법도(法度)에 맞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벌이 너희들의 몸에 미쳐서 뉘우칠 수 없을 것이다.』

 

서경 - 상서 - 함유일덕(咸有一德)


 

▣ 함유일덕(咸有一德)


 

『伊尹이 致仕而去할새 恐太甲德不純一及任用非人이라 故로 作此篇하니 亦訓體也라
史氏取其篇中咸有一德四字하여 以爲篇目하니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이윤(伊尹)이 치사(致仕)하고 떠날 적에 태갑(太甲)의 덕(德)이 순일(純一)하지 못하고 나쁜 사람을 등용할까 두려워하였다.
그러므로 이 편(篇)을 지었으니, 또한 훈체(訓體)이다.
사신(史臣)이 편(篇) 가운데에 ‘함유일덕(咸有一德)’이라는 네 글자를 취하여 편목(篇目)으로 삼았으니,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이윤(伊尹)이 이미 군주(君主)에게 정사『[정권(政權)]』를 되돌려주고 장차 고하여 돌아가려 할 적에
마침내 덕(德)으로 진계(陳戒)『[경계하는 말씀을 올림]』하였다.』

『 이윤(伊尹)이 이미 태갑(太甲)에게 정사를 되돌려주고 장차 고로(告老)하여 사읍(私邑)으로 돌아가려 할 적에
일덕(一德)을 가지고 군주(君主)에게 진계(陳戒)하였으니, 이는 사관(史官)의 본서(本序)이다.』

 

 

▣ 제2장(第二章)


『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 하늘을 믿기 어려움은 천명(天命)이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니,
덕(德)을 떳떳이 하면 그 지위를 보존하고 덕(德)이 떳떳하지 않으면 구주(九州)가 망할 것입니다.』

『 심(諶)은 믿음이다. 하늘을 믿기 어려움은 천명(天命)이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명(天命)이 비록 떳떳하지 않으나 덕(德)이 있는 자에게는 떳떳하니, 군주(君主)의 덕(德)이 떳떳함이 있으면
천명(天命) 또한 떳떳하여 그 지위를 보존하고, 군주(君主)의 덕(德)이 떳떳하지 않으면
천명(天命) 또한 떳떳하지 아니하여 구유(九有)가 망한다. 구유(九有)는 구주(九州)이다.』

 

 

▣ 제3장(第三章)


『 하(夏)나라 왕(王)이 덕(德)을 떳떳이 하지 못하여 신(神)을 소홀히 하고 백성들에게 포악히 하자,
황천(皇天)이 보호하지 않으시고 만방(萬方)을 살펴보아 천명(天命)이 있는 이를 계적(啓迪)하여 일덕(一德)을 돌아보고 찾으시어
백신(百神)의 주인이 되게 하였습니다.
저는 몸소 탕왕(湯王)과 더불어 모두 일덕(一德)을 소유하여 능히 천심(天心)에 합당하여 하늘의 명명(明命)을 받아서
구주(九州)의 무리를 소유하여 이에 하(夏)나라의 정삭(正朔)을 바꿨습니다.』

『 상문(上文)에서는 천명(天命)이 떳떳함이 없어 오직 덕(德)이 있는 이에게 떳떳함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걸왕(桀王)이 천명(天命)을 잃은 이유와 탕왕(湯王)이 천명(天命)을 얻은 이유를 인용하여 증명하였다.
일덕(一德)은 순일(純一)한 덕(德)이니 잡되지 않고 쉬지 않는 뜻이니, 곧 상문(上文)에 이른바 ‘떳떳한 덕(德)’이다.
신주(神主)는 백신(百神)의 주인이다. 향(享)은 마땅함이다. 탕왕(湯王)의 군신(君臣)이 모두 일덕(一德)을 소유하였다.
그러므로 위로 천심(天心)에 합당하여 하늘의 명명(明命)을 받아서 천하(天下)를 소유하였다.
이에 하(夏)나라의 건인(建寅)의 정삭(正朔)을 바꿔 건축(建丑)의 정삭(正朔)으로 만든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하늘이 우리 상(商)나라를 사사로이 도와준 것이 아니라 하늘이 일덕(一德)을 도와준 것이며,
상(商)나라가 하민(下民)들에게 요구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일덕(一德)에 돌아온 것입니다.』

『 위에서는 일덕(一德)이 있으므로 천심(天心)을 얻고 민심(民心)을 얻은 것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하늘이 돕고 백성들이 돌아온 것이 모두 일덕(一德)의 연고임을 말하였으니, 반복하여 말한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덕(德)이 한결같으면 동(動)함에 길(吉)하지 않음이 없고, 덕(德)이 한결같지 않으면 동(動)함에 흉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길흉(吉凶)이 어그러지지 않아 사람에게 달려 있음은 하늘이 재앙(災殃)과 상서(祥瑞)를 내림이 덕(德)의 여하(如何)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 이삼(二三)이면 잡된 것이다. 덕(德)이 순일(純一)하면 가는 곳마다 길(吉)하지 않음이 없고,
덕(德)이 잡되면 가는 곳마다 흉(凶)하지 않음이 없다. 참(僭)은 어그러짐이다.
길흉(吉凶)이 어그러지지 않아 사람에게 달려 있음은 하늘이 재앙(災殃)과 상서(祥瑞)를 내림이 덕(德)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제6장(第六章)

 

『 이제 사왕(嗣王)이 새로 천명(天命)을 받으시려면 덕(德)을 새롭게 하셔야 할 것이니,
시종(始終) 한결같이 함이 이것이 바로 날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 태갑(太甲)이 새로 천자(天子)의 명(命)을 받았으니, 덕(德) 또한 마땅히 새로워져야 한다.
그러나 덕(德)이 새로워지는 요점은 떳떳함이 있음에 달려 있을 뿐이니,
시종(始終) 떳떳함이 있어서 간단이 없음이 이것이 바로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관직(官職)을 맡기되 현자(賢者)와 재능(才能)이 있는 자로 하시며, 좌우(左右)를 오직 훌륭한 사람을 등용하소서.
신하(臣下)는 위를 위해서는 덕(德)을 위하고 아래를 위해서는 백성을 위해야 하니, 어렵게 여기고 신중히 하시며 조화롭고 한결같게 하소서.』

『 현(賢)은 덕(德)이 있는 이의 칭호이며, 재(材)는 능함이다.
좌우(左右)는 보필(輔弼)하는 대신(大臣)이니, 현재(賢材)의 칭호로 다 일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유기인(惟其人)’이라고 말한 것이다.
인신(人臣)의 직책이 위를 위해서는 덕(德)을 위한다 함은 그 군주(君主)를 보필함이요,
아래를 위해서는 백성을 위한다 함은 무리『[백성]』들을 편안히 살게 하는 것이다.
군(君)이라 말하지 않고 덕(德)이라 말한 것은 군도(君道)를 겸하여 말한 것이다.
신하(臣下)의 직책의 관계된 바가 그 중함이 이와 같으니, 반드시 어렵게 여기고 삼가야 할 것이다.
난(難)은 임용(任用)을 어렵게 여기는 것이요, 신(愼)은 듣고 살핌을 신중히 하는 것이니, 소인(小人)을 방지하는 것이다.
유화유일(惟和惟一)은 화(和)는 가(可)와 부(否)로 서로 이루어 주는 것이요,
일(一)은 시종여일(始終如一)함이니, 군자(君子)를 임용(任用)하는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덕(德)은 떳떳한 법(法)이 없어 선(善)을 주장함이 법(法)이 되며, 선(善)은 떳떳한 주장이 없어 능히 한결같음에 합합니다.』

『 상문(上文)에 인재(人才)를 등용(登用)함을 말하고, 인하여 사람을 취하여 선(善)을 하는 요점을 미루었다.
무상(無常)은 하나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른다. 사(師)는 법(法)이요, 협(協)은 합함이다.
덕(德)은 선(善)의 총칭이고, 선(善)은 덕(德)의 실제 행실이며, 일(一)은 그 본원(本原)이 통회(統會)한 것이다.
덕(德)은 여러 선(善)을 겸하였으니, 선(善)을 주장하지 않으면 일본만수(一本萬殊)의 이치를 얻을 수 없고,
선(善)은 일(一)에 근원하였으니, 일(一)에 합하지 않으면 만수일본(萬殊一本)의 묘리(妙理)를 통달할 수 없다.
극일(克一)이라고 말한 것은 능히 한결같음을 이르니, 널리 하여 하나가 아닌 선(善)에 구하고, 요약하여 지극히 한결같은 이치에 맞추는 것이다.
이는 성학(聖學)이 조리(條理)를 시작하고 마치는 차례이니, 부자(夫子)의 이른바 ‘일관(一貫)’과 거의 같을 것이다.
태갑(太甲)이 이에 이르러 참여하여 이것을 들었으니, 또한 보통사람이 허물을 고친 것과는 다를 것이다.』

『 장씨(張氏)『[장식(張쳫)]』가 말하였다. “우서(虞書)의 ‘정일(精一)’ 몇마디 말 이외에는 오직 이 말이 정밀하다.”』

 

 

▣ 제9장(第九章)


『 만백성으로 하여금 모두 말하기를 ‘위대하다. 왕(王)의 말씀이여!’ 라고 하게 하시며,
또 말하기를 ‘한결같다.

왕(王)의 마음이여!’ 라고 하게 하시어 능히 선왕(先王)의 녹(祿)을 편안히 하여 증민(烝民)의 삶을 길이 이루게 하소서.』

『 인군(人君)이 그 마음이 한결같으므로 말에 나옴이 위대하고, 만백성들이 군주(君主)의 말이 위대함을 보았으므로

그 마음이 한결같음을 아는 것이다.
감응(感應)의 이치가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니, 인심(人心)을 속일 수 없고 성실함을 엄폐(掩蔽)할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녹(祿)은 선왕(先王)이 지켜온 바의 천록(天祿)이다. 증(烝)은 많음이다.

천록(天祿)이 편안하고 민생(民生)이 후해짐은 일덕(一德)의 효험이다.』

 

 

▣ 제10장(第十章)


『 아! 7세(世)의 사당(祠堂)에서 덕(德)을 관찰할 수 있으며, 만부(萬夫)의 우두머리에게서 정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천자(天子)는 일곱 사당이니, 세 소(昭)와 세 목(穆)에 태조(太祖)의 사당(祠堂)을 합하여 일곱이다.
일곱 사당(祠堂)은 친(親)이 다하면 옮기니, 반드시 덕(德)이 있는 군주(君主)는 조훼(±:毁)『[체천(遞遷)하고 다시 단장함]』하지 않으므로
7세(世)의 사당(祠堂)에서 덕(德)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천자(天子)는 만민(萬民)의 위에 거하니, 반드시 정교(政敎)가 사람들을 깊이 감복(感服)함이 있은 뒤에야 만민(萬民)들이 기뻐하여 복종한다.
그러므로 만부(萬夫)의 우두머리에게서 정사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윤(伊尹)이 탄식하고 말하기를

“덕정(德政)이 닦이고 닦이지 못함이 후세(後世)에 나타나고 당시(當時)에 감복(感服)하여 가리울 수 없음이 이와 같다.”고 한 것이다.』

 

 

▣ 제11장(第十一章)


『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부릴 사람이 없으며,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섬길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크다 하여 남을 좁게 여기지 마소서.
필부(匹夫)•필부(匹婦)가 스스로 다함을 얻지 못하면 백성의 군주(君主)는 더불어 공(功)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 망사(罔使)•망사(罔事)는 곧 상편(上篇)에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서로 바로잡아 살 수가 없으며,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사방에 군주(君主)노릇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군주(君主)와 백성이 서로 필요함이 이와 같음을 거듭 말하여 태갑(太甲)이 감히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무(無)는 무(毋)와 같다.
이윤(伊尹)이 또 말하기를 “군주(君主)와 백성이 부리고 섬김은 비록 귀천(貴賤)의 같지 않음이 있으나
사람을 취하여 선(善)을 함에 있어서는 애당초 귀천(貴賤)의 간격이 없다.
하늘이 한 이치를 인간에게 부여하여 흩어져 만 가지 선(善)이 되었으니,
인군(人君)이 천하(天下)의 만 가지 선(善)을 합한 뒤에야 한 이치를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스스로 크다 하여 남을 좁게 여겨서 필부(匹夫)•필부(匹婦)가 한 사람이라도 스스로 윗사람에게 다하지 못함이 있으면
한 선(善)이 구비되지 못하여 백성의 군주(君主)가 또한 그 공(功)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하였다.』

『 이윤(伊尹)이 편(篇)의 끝에 경계하는 뜻을 지극히 하였고, 말 밖의 뜻은 또 이른바 일(一)이란 것을 미루어 넓힘이 이와 같았으니,
이는 도체(道體)의 순전(純全)함이요 성공(聖功)의 극치(極致)이다. 일찍이 이로 인하여 말하건대 정수(精粹)하여 잡됨이 없는 것이 일(一)이고,
시종(始終) 간단(間斷)함이 없는 것이 일(一)이고, 만선(萬善)을 포괄하는 것이 일(一)이다.
일(一)은 고금(古今)을 통하고 상하(上下)를 통하니, 온갖 조화(造化)의 근원이요 만 가지 일의 근간(根幹)이다.
그 이치를 말하면 두 가지가 없고, 운행(運行)을 말하면 쉼이 없고, 체(體)를 말하면 모두 포괄하여 빠뜨림이 없다.
〈함유일덕(咸有一德)〉의 글에 세 가지의 뜻이 다 구비되었으니,
이전(以前)의 복희(伏羲)•요(堯)•순(舜)•우(禹)•탕(湯)과 뒤의 문(文)•무(武)•주공(周公)•공자(孔子)가 똑같이 한 법인 것이다.』

 

서경 - 상서 - 태갑 하(太甲下)


 

▣ 태갑 하(太甲下)


 

▣ 제1장(第一章)


『 이윤(伊尹)이 다시 왕(王)에게 다음과 같이 고하였다.
“아! 하늘은 친히 하는 사람이 없어 능히 공경하는 자를 친하시며, 백성들은 항상 그리워하는 사람이 없어 인(仁)이 있는 이를 그리워하며,
귀신(鬼神)은 항상 흠향함이 없어 능히 정성스러운 자에게 흠향하니, 천위(天位)『[천자(天子)의 지위]』가 어렵습니다.』

『 신고(申誥)는 거듭 고하는 것이다. 하늘의 친한 바와 백성의 그리워하는 바와 귀신(鬼神)의 흠향하는 바가 모두 일정하지 않다.
오직 능히 공경하고, 인(仁)이 있고, 능히 정성스러운 뒤에야 하늘이 친하고 백성이 그리워하고 귀신(鬼神)이 흠향하는 것이다.
경(敬)•인(仁)•성(誠)은 각기 주장하는 바를 따라 말한 것이다.
하늘에 경(敬)이라 한 것은 하늘은 이치가 있는 곳이니, 동정(動靜)과 어묵(語默)에 조금도 태만함이 없는 것이요,
백성에 인(仁)이라 한 것은 백성은 원후(元后)가 아니면 누구를 떠받들겠는가.
환과고독(鰥寡孤獨)은 모두 인군(人君)이 마땅히 구휼해야 할 자들이다.
귀신(鬼神)에 성(誠)이라 한 것은 정성스럽지 못하면 사물(事物)이 없으니, 정성이 여기에 선 뒤에 신(神)이 저기에 이르는 것이다.
세 가지를 마땅히 극진히 하여야 함이 이와 같으니, 인군(人君)이 천자(天子)의 지위에 거하여 쉽게 할 수 있겠는가.
나누어 말하면 세 가지이고, 합하여 말하면 일덕(一德)일 뿐이다.
태갑(太甲)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윤(伊尹)이 이 말을 고하였으니,

그 재질이 진실로 보통사람보다 크게 뛰어남이 있을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덕(德)이 있으면 다스려지고 덕(德)이 없으면 어지러워집니다.
다스린 자와 더불어 도를 함께 하면 흥하지 않음이 없고, 어지러운 자와 더불어 일을 함께 하면 망하지 않음이 없으니,
시종(始終) 그 더붊을 삼가는 것은 오직 밝음을 밝히는 군주(君主)입니다.』

『 덕(德)은 경(敬)•인(仁)•성(誠)을 합한 명칭이다.
이 덕(德)이 있으면 다스려지고 이 덕(德)이 없으면 어지러워지니, 다스림은 진실로 고인(古人) 중에 행한 자가 있고,
혼란함 또한 고인(古人) 중에 행한 자가 있다.
옛날의 다스린 자와 더불어 도를 함께 하면 흥하지 않음이 없고, 옛날의 혼란한 자와 더불어 일을 함께 하면 망하지 않음이 없다.
다스림에 도(道)라고 한 것은 다스림은 때에 따라 마땅하게 하여 혹 덜기도 하고 혹 더하기도 하여 일이 반드시 같지는 않으나
도(道)는 같기 때문이요, 혼란함에 일이라고 한 것은 나라를 망하고 집안을 잃는 것이
재화(財貨)와 여색(女色), 유람(遊覽)과 사냥, 위엄을 일으키고 살륙(殺戮)하는 등의 일에 불과하니,
일이 같으면 도(道)도 같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다.
치란(治亂)의 구분이 다만 더부는 바의 여하에 달려 있으니,
처음에 다스리는 자와 더불면 진실로 흥할 수 있으나 종말에 혼란한 자와 더불면 망함이 또한 이르니,
그 더부는 바를 삼가서 시종여일(始終如一)하게 함은 오직 밝음을 밝히는 군주(君主)가 그러한 것이다.
상편(上篇)에는 유명후(惟明后)라고 말하고, 이 편에서는 유명명후(惟明明后)라고 말하였으니,
이미 밝은 것을 밝혀서 전자(前者)보다 더 나아가는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선왕(先王)이 때로 힘써 덕(德)을 공경하여 능히 상제(上帝)에 짝하셨으니,
금왕(今王)께서 훌륭한 전통을 이어 소유하셨으니, 부디 이것을 살펴보셔야 할 것입니다.』

『 경(敬)은 곧 극경유친(克敬惟親)의 경(敬)이니, 그 하나를 들어 두 가지『[인(仁)•성(誠)]』를 포함한 것이다.
성탕(成湯)이 덕(德)을 힘써 공경하여 그 덕(德)이 하늘과 합하였으므로 능히 상제(上帝)에 짝하셨으니,
금왕(今王)이 훌륭한 전통을 이어 소유하셨으니, 행여 이것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높은 곳에 오름은 반드시 아래로부터 시작함과 같으며, 먼 곳에 오름은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함과 같습니다.』

『 이는 덕(德)에 나아가는 순서를 고한 것이다.
《중용(中庸)》에 군자(君子)의 도를 논할 때에도 또한 ‘비유하면 먼 곳을 갈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고,
높은 곳에 오를 때에는 반드시 낮은 곳으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니,
덕(德)에 나아가고 업(業)을 닦는 비유가 이와 같이 간절한 것이 있지 않다.』

『 여씨(呂氏)가 말하였다. “여기부터는 바로 이윤(伊尹)이 하나를 그어서 태갑(太甲)에게 고한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백성의 일을 경홀(輕忽)히 여기지 마시어 어렵게 여길 것을 생각하시며, 지위를 편안히 여기지 마시어 위태롭게 여길 것을 생각하소서.』

『 무(無)는 무(毋)와 통한다.
백성의 일을 경홀(輕忽)히 여기지 말아서 그 어려움을 생각하고, 군주(君主)의 지위를 편안히 여기지 말아서 그 위태로움을 생각하여야 한다.』

 


▣ 제6장(第六章)


『 종말(終末)을 삼가되 시초(始初)에 하소서.』

『 인정(人情)이 누구인들 잘 마치고자 하지 않겠는가마는 다만 욕심을 따름에 편안하여 생각하기를
‘금일(今日)에 우선 이와 같이 하고 후일(後日)에 진실로 고치겠다’고 한다.
그러나 시초(始初)에 잘하지 못하고서 종말(終末)을 잘하는 자는 적다.
동궁(桐宮)의 일은 이미 지나갔거니와 지금은 정사(政事)에 나아가 백성을 임하니, 이것은 또한 일의 한 시초인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말이 당신의 마음에 거슬리거든 반드시 도(道)에서 찾으시며, 말이 당신의 뜻에 공손하거든 반드시 도가 아닌 것에서 찾으소서.』

『 정직한 말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공손한 말은 사람들이 따르기 쉬우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에는 반드시 도(道)에서 찾을 것이요,
대번에 마음에 거슬린다 하여 거절하지 말며, 따르기 쉬운 말에는 반드시 도(道)가 아닌 것에서 찾을 것이요,
대번에 뜻에 공손하다 하여 듣지 말아야 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 일은 태갑(太甲)으로 하여금 정(情)의 편벽됨을 바로잡게 하고자 한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아! 생각하지 않으면 어찌 얻으며 행하지 않으면 어찌 이루겠습니까.
한 사람『[군주(君主)]』이 크게 선(善)하면 만방(萬邦)이 바르게 될 것입니다.』

『 호(胡)는 어찌이다. 불려하득(弗慮何得)은 삼가 생각하게 하고자 한 것이요, 불위하성(弗爲何成)은 독실히 행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원(元)은 큼이요, 양(良)은 선(善)이요, 정(貞)은 바름이다.
일인(一人)은 만방(萬邦)의 의표(儀表)이니, 일인(一人)이 크게 선(善)하면 만방(萬邦)이 바르게 되는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군주(君主)는 말 잘하는 말로 옛 정사(政事)를 어지럽히지 말며,
신하(臣下)는 총리(寵利)로 성공에 거하지 말아야 나라가 길이 아름다움에 진실할 것입니다.”』

『 생각하지 않고 행하지 아니하여 방종하고 해이함에 편안하면 선왕(先王)의 법(法)이 폐해지고,
능히 생각하고 능히 행하여 총명을 일으키면 선왕(先王)의 법(法)이 어지럽혀지니, 어지럽히는 폐해가 폐함보다 심하다.
성공(成功)은 총리(寵利)로 거할 바가 아니니, 이때에 이르러 태갑(太甲)의 덕(德)이 이미 진전되었기에

이윤(伊尹)이 물러가 쉬려는 뜻이 있었으니,
이는 〈함유일덕(咸有一德)〉을 뒤이어 짓게 된 이유이다. 군신(君臣)이 각각 도리를 다한다면 나라가 길이 아름다움에 진실할 것이다.』

『 ○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상편(上篇)에 사왕(嗣王)이 아형(阿衡)에게 순하지 못하였다고 말하였으니,
반드시 그의 말이 이윤(伊尹)과 위배됨이 있었을 것이니, 말 잘하는 말로 정사(政事)를 어지럽힘은 혹 태갑(太甲)의 잘못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총리(寵利)로 성공(成功)에 거하지 말아야 한다.’ 하였으니, 자신의 자처한 바가 이미 본래 정해진 것이니,
아랫말이 이미 범연(泛然)한 말이 아니라면 윗말은 반드시 이유가 있어서 말한 것일 것이다.”』

 

서경 - 상서 - 태갑 중(太甲中)


 
▣ 태갑 중(太甲中)

 

 

▣ 제1장(第一章)

 

『 3년(年) 12월(月) 초하루에 이윤(伊尹)이 면복(冕服)으로 사왕(嗣王)을 받들어 박읍(¨]邑)으로 돌아왔다.』

『 태갑(太甲)이 상(喪)을 마친 명년(明年)의 정삭(正朔)이다. 면(冕)은 관(冠)이다.
당(唐)나라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주례(周禮)》에 천자(天子)는 여섯 면관(冕冠)이 있는데 물건을 구비하고 문채(文采)를 다한 것은 오직 곤면(袞冕)이니,
이것은 곤면(袞冕)의 옷이다.” 하니, 의리에 혹 그럴 듯하다. 봉(奉)은 맞이함이다.
상(喪)을 이미 벗음에 곤면(袞冕)의 길복(吉服)으로 맞이해 받들어서 돌아온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이윤(伊尹)이 다음과 같은 글을 지었다.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서로 바로잡아 살 수가 없으며,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사방에 군주(君主)노릇 할 수가 없으니,
황천(皇天)이 우리 상(商)나라를 돌아보고 도우시어 사왕(嗣王)으로 하여금 능히 그 덕(德)을 마치게 하였으니,
이는 실로 만세(萬世)에 무강(無疆)『[무궁(無窮)]』한 아름다움이십니다.”』

『 백성은 군주(君主)가 아니면 서로 바로잡아 살 수가 없고, 군주(君主)는 백성이 아니면 누구와 더불어 군주(君主)노릇을 하겠는가.
백성은 진실로 군주(君主)가 없을 수 없고 군주(君主)는 더더욱 백성을 잃어서는 안됨을 말한 것이다.
태갑(太甲)이 허물을 고친 초기에 이윤(伊尹)이 첫번째로 이 뜻을 말하였으니, 기뻐하고 두려워한 뜻이 깊다.
태갑(太甲)의 불의(不義)는 마치 천성(天性)으로 이루어진 듯하였는데 하루아침에 번연(飜然)히 고쳐 깨달았으니,
이 어찌 인력(人力)으로 이른 바이겠는가.
천명(天命)이 상(商)나라를 돌아보아 속으로 그 마음을 유인하였으므로 사왕(嗣王)이 그 덕(德)을 마치게 된 것이다.
지난날에는 탕왕(湯王)의 전통이 거의 실추될 뻔하였는데, 이제 앞으로는 영원함이 있게 되었으니,
어찌 만세(萬世)에 무강(無彊)한 아름다움이 되지 않겠는가.』

 

 

▣ 제3장(第三章)


『 왕(王)이 배수계수(拜手稽首)하고 말씀하기를
“나 소자(小子)는 덕(德)에 밝지 못하여 스스로 불류(不類)『[불초(不肖)]』함에 이르러
욕심으로 법도(法度)를 무너뜨리고 방종(放縱)으로 예(禮)를 무너뜨려 이 몸에 죄를 불렀으니,
하늘이 지은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지은 재앙은 도망할 수가 없습니다.
기왕(旣往)에 사보(師保)의 가르침을 저버려 그 처음에는 잘하지 못했으나 행여 바로잡아 주는 덕(德)을 힘입어
그 종(終)을 잘 마칠 것을 도모하고 생각합니다.” 하였다.』

『 배수(拜手)는 머리가 손에 이름이요, 계수(稽首)는 머리가 땅에 이르는 것이다.
태갑(太甲)이 사보(師保)에게 공경을 다할 적에 그 예(禮)가 이와 같았다. 불류(不類)는 불초(不肖)와 같다.
욕심이 많으면 흥작(興作)하여 법도(法度)를 어지럽히고, 종사(縱肆)『[방사(放肆)]』하면 방탕(放蕩)하여 예의(禮儀)를 무너뜨린다.
도(度)는 일로 말한 것이요, 예(禮)는 몸으로 말한 것이다.
속(速)은 부르기를 급히 하는 것이다. 여(戾)는 죄이며, 얼(孼)은 재앙이며, 환(?)은 도망하는 것이다. 기왕(旣往)은 이왕(已往)이다.
이왕에 이미 이윤(伊尹)의 말을 믿지 아니하여 처음에는 삼가지 못하였으나

행여 바로잡아 주는 힘으로 종(終)을 잘 마칠 것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태갑(太甲)이 아형(阿衡)의 말에 순종하지 않을 때에는 이윤(伊尹)의 말에 행여 태갑(太甲)이 들어주지 않을까 두려워하였는데,
태갑(太甲)이 개과(改過)한 뒤에 이르러서는 태갑(太甲)의 마음에 행여 이윤(伊尹)이 말해주지 않을까 두려워하였으니,
태갑(太甲)은 진실로 곤궁(困窮)하여 안 자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혼미했는데 지금에는 돌아왔고, 옛날에는 어두웠는데 지금에는 밝아져서 해와 달이 어둡고 먹혔다가
한번 옛 모습을 회복함에 광채가 빛나서 만 가지 경치가 모두 새로워지는 것과 같으니,
탕무(湯武)에는 미칠 수 없겠으나 어찌 성왕(成王)의 아래에 있겠는가.』

 

 

▣ 제4장(第四章)


『 이윤(伊尹)이 배수계수(拜手稽首)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몸을 닦으며 진실한 덕(德)이 아래에 화합함은 현명한 군주(君主)입니다.』

『 이윤(伊尹)이 공경을 다하여 태갑(太甲)에게 답한 것이다.
몸을 닦으면 법도(法度)를 무너뜨리고 예(禮)를 무너뜨리는 일이 없으며, 덕(德)에 진실하면 몸을 성실히 하고 뜻을 성실히 하는 실제가 있으니,
덕(德)이 위에 진실하여 아래에 화합함은 현명한 군주(君主)만이 그러한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선왕(先王)이 곤궁한 자들을 자식처럼 사랑하였으니,
백성들은 그 명(命)에 복종하여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어 함께 나라를 소유했던 이웃나라의 백성들이 마침내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리노니 우리 임금님이 오시면 벌(罰)이 없겠는가.’ 하였습니다.』

『 이는 탕왕(湯王)의 덕(德)이 아래에 화합함을 말한 것이다.
곤궁한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였으니, 사랑하기를 자식처럼 하면 마음에 사랑함이 정성스러운 것이니,
정성스럽고서 감동시키지 못하는 경우는 있지 않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그 명령에 복종하여 환심을 얻지 못함이 없었다.
당시에 제후(諸侯)로서 탕왕(湯王)과 함께 나라를 소유했던 자의 이웃나라 백성들이 마침내 탕왕(湯王)을 우리 임금님이라 하여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리노니 우리 임금님이 오시면 벌(罰)이 없겠는가.” 라고 말하였으니, 이는 사악하고 포악함을 제거함을 말한 것이다.
탕왕(湯王)이 민심(民心)을 얻음이 이와 같았으니, 이는 곧 〈중훼지고(仲텪之誥)〉에 “우리 임금님께서 오시니 소생할 것이다.”는 일이다.』

 

 

▣ 제6장(第六章)


『 왕(王)은 당신의 덕(德)을 힘쓰시어 당신의 열조(烈祖)를 살펴보아 한시도 편안하고 태만하지 마소서.』

『 탕왕(湯王)의 반명(盤銘)에 “만일 어느날 새로워졌거든 나날이 새롭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하였으니,
탕왕(湯王)이 덕(德)을 힘쓴 것이 이와 같았다.
태갑(太甲) 또한 마땅히 덕(德)을 힘써서 열조(烈祖)의 하신 바를 살펴보아

경각(頃刻)이라도 일예(逸豫)하고 태타(怠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선조(先祖)를 받들 때에는 효성(孝誠)을 생각하시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에는 공손함을 생각하시며,
보기를 멀리하되 밝게 볼 것을 생각하시고, 듣기를 덕(德)스러운 말로 하되 귀밝게 들을 것을 생각하시면
저는 왕(王)의 아름다움을 받들어서 싫어함이 없을 것입니다.”』

『 효성(孝誠)을 생각하면 감히 선조(先祖)를 어기지 못하고, 공손함을 생각하면 감히 신하(臣下)를 소홀히 하지 못한다.
유(惟) 또한 생각함이다. 밝게 볼 것을 생각하면 보는 것이 멀어서 천근(淺近)함에 가리워지지 않고,
귀밝게 들을 것을 생각하면 듣는 것이 덕(德)스러운 말이어서 간사함에 혹하지 않을 것이니, 이는 덕(德)을 힘씀에 종사하는 것이다.
태갑(太甲)이 이에 능하면 나는 왕(王)의 아름다움을 받들어서 싫어하는 바가 없을 것이다.』

 

서경 - 상서 - 태갑 상(太甲上)


 
▣ 태갑 상(太甲上)


 
『商史錄伊尹告戒節次와 及太甲往復之辭라
故로 三篇이 相屬成文하고 其間에 或附史臣之語하여 以貫篇意하니 若史家紀傳之所載也라
唐孔氏曰 伊訓, 肆命, ±3后와 太甲, 咸有一德이 皆是告戒太甲이로되 不可皆名伊訓이라
故로 隨事立稱也라 林氏曰 此篇亦訓體라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상(商)나라 사관(史官)이 이윤(伊尹)이 고계(告戒)한 절차(節次)와 태갑(太甲)이 갔다가 돌아온 내용을 기록하였다.
그러므로 세 편(篇)이 서로 이어져 글을 이루고, 그 사이에 혹 사신(史臣)의 말을 부록(附錄)하여 편(篇)의 뜻을 관통하게 하였으니,
역사가(歷史家)가 기전체(紀傳體)에 기재한 것과 같다.
당(唐)나라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이훈(伊訓)•사명(肆命)•조후(±3后)•태갑(太甲)•함유일덕(咸有一德)은 모두 태갑(太甲)에게 고계(告戒)한 것인데,
다 이훈(伊訓)이라고 이름할 수 없으므로 일을 따라 명칭을 세운 것이다.” 하였다.
임씨(林氏)가 말하기를 “이 편(篇) 또한 훈체(訓體)이다.” 하였다.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사왕(嗣王)이 아형(阿衡)에게 순하지 못하였다.』

『 혜(惠)는 순함이다. 아(阿)는 의지함이요, 형(衡)은 균평함이다.
아형(阿衡)은 상(商)나라의 관직 이름이니, 천하(天下)가 의지하여 균평하게 됨을 말한 것이니, 또한 보형(保衡)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이윤(伊尹)의 호(號)라고도 한다. 사씨(史氏)가 이윤(伊尹)의 글을 기록할 적에 이것을 먼저 말한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이윤(伊尹)이 다음과 같은 글을 지었다.
“선왕(先王)이 이 하늘의 밝은 명(命)을 돌아보사 상하(上下)의 신기(神祗)를 받드시며,
사직(社稷)과 종묘(宗廟)를 공경하고 엄숙히 하지 않음이 없으시니,
하늘이 그 덕(德)을 살펴보시고 대명(大命)을 모아 만방(萬邦)을 어루만지고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이에 제가 몸소 능히 군주(君主)를 좌우에서 보필하여 여러 무리들을 편안히 살게 하니,
이러므로 사왕(嗣王)께서 기서(基緖)를 크게 계승하게 되신 것입니다.』

『 고(顧)는 항상 눈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시(쳢)는 시자(是字)의 고자(古字)이다.
명명(明命)은 하늘의 드러난 이치를 나에게 명한 것이니, 하늘에 있으면 명명(明命)이라 하고, 사람에게 있으면 명덕(明德)이라 한다.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성탕(成湯)이 항상 눈이 이 하늘의 명명(明命)에 있어서 천지(天地)의 신기(神祗)를 받드시며,
사직(社稷)과 종묘(宗廟)를 공경(恭敬)하고 엄숙히 받들지 않음이 없었다.
그러므로 하늘이 그 덕(德)을 살펴보아 대명(大命)을 모아 천하(天下)를 소유하게 하여 만방(萬邦)을 어루만지고 편안하게 했으며,
나도 몸소 성탕(成湯)을 좌우(佐佑)하여 백성들을 편안히 살게 하였다.
그러므로 사왕(嗣王)이 그 기업(基業)을 크게 계승하게 되었다.”고 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제가 몸소 전에 서읍(西邑)의 하(夏)나라를 보니,
〈하(夏)나라의 선왕(先王)이〉 스스로 주(周)『[충신(忠信)]』하여 종(終)이 있자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었는데,
그후에 사왕(嗣王)이 종(終)이 있지 못하자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없었으니,
사왕(嗣王)께서는 이를 경계하사 당신의 군주(君主) 노릇함을 공경하소서.
군주(君主)가 군주(君主)노릇을 하지 못하면 선조(先祖)에게 욕이 될 것입니다.”』

『 하(夏)나라는 안읍(安邑)에 도읍하였으니, 박읍(¨]邑)의 서쪽에 있으므로 서읍(西邑)의 하(夏)나라라고 말한 것이다.
주(周)는 충신(忠信)이니, 《국어(國語)》에 “충신(忠信)을 주(周)라 한다.” 하였다.』

『시씨(施氏)가 말하였다.
“거짓을 행하면 마음이 수고롭고 날로 졸렬해지니 결함이 탄로나서 두루하지 못하고,
충신(忠信)을 행하면 거짓이 없으므로 두루하여 결함이 없는 것이다.”
하(夏)나라의 선왕(先王)이 충신(忠信)으로써 종(終)이 있었으므로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었는데,
그후 하걸(夏桀)이 종(終)이 있지 못하므로 보상(輔相)하는 자 역시 종(終)이 있지 못하였으니,
사왕(嗣王)은 하걸(夏桀)을 경계로 삼아서 마땅히 당신이 군주(君主)가 된 도(道)를 공경하여야 할 것이니,
군주(君主)가 군주(君主)노릇을 하지 못하면 성탕(成湯)에게 욕이 될 것이다.
태갑(太甲)의 뜻은 반드시 생각하기를 ‘이윤(伊尹)이 충분히 천하(天下)의 중임(重任)을 맡을 만하니,
내가 비록 욕심에 방종하더라도 반드시 갑자기 위망(危亡)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윤(伊尹)이 보상(輔相) 또한 종(終)이 없다는 말로써 그의 사사로움을 깊이 꺾고, 그 믿는 점을 깨뜨린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왕(王)이 심상하게 여겨 생각하고 듣지 않았다.』

『 용(庸)은 범상함이다. 태갑(太甲)은 이윤(伊尹)의 말을 심상(尋常)한 것처럼 여겨 생각하고 듣는 바가 없었던 것이니, 이는 사관(史官)의 말이다.』

 

 

▣ 제5장(第五章)


『 이윤(伊尹)이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는 매상(昧爽)에 크게 덕(德)을 밝히시어 앉아서 아침을 기다리시며,
준걸스런 사람과 훌륭한 선비들을 사방으로 구하여 후인(後人)들을 계적(啓迪)『[계도(啓導)]』하셨으니,
그 명(命)을 무너뜨려 스스로 전복하지 마소서.』

『 매(昧)는 어둠이요 상(爽)은 밝음이니, 매상(昧爽)은 날이 밝으려고 하나 아직 밝지 않았을 때이다.
비(丕)는 큼이다. 현(顯) 또한 밝음이다. 선왕(先王)이 매상(昧爽)에 몸을 깨끗이 씻고서 그 덕(德)을 크게 밝혀 앉아서 아침을 기다려 행한 것이다.
방구(旁求)는 구하기를 한쪽 방면에서만 하지 않는 것이다. 언(彦)은 아름다운 선비이다.
탕왕(湯王)은 부지런히 선행(善行)을 하여 편안히 거처할 겨를이 없음이 이와 같았고,
또 준언(俊彦)의 선비를 사방으로 구하여 자손들을 계도(啓導)하였으니,
태갑(太甲)은 그 명(命)을 전월(顚越)하여 스스로 복망(覆亡)을 취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검약(儉約)의 덕(德)을 삼가하여 영구한 도모를 생각하소서.』

『 태갑(太甲)은 욕심으로 법도(法度)를 무너뜨리고 방종(放縱)으로 예(禮)를 무너뜨리니, 사치함에 잘못되어서 장원(長遠)한 생각이 없는 자이다.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마땅히 검약의 덕(德)을 삼가하여 오직 영구한 도모를 생각하라.” 하였으니,
검약함으로 잘못되는 자는 적다. 이는 태갑(太甲)이 부족한 부분이므로 이윤(伊尹)이 특별히 말한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우인(虞人)이 쇠뇌에 기아(機牙)를 얹어 놓았거든 가서 화살끝이 법도(法度)에 맞는가를 살피고 활을 발사함과 같이 할 것이니,
그 그침을 공경하여 당신의 선조(先祖)가 행하신 바를 따르시면 저도 기쁠 것이며, 만세(萬世)에 훌륭한 명예가 있을 것입니다.”』

『 우(虞)는 우인(虞人)이다. 기(機)는 쇠뇌의 기아(機牙)이고, 괄(括)은 화살끝이다.
도(度)는 법도(法度)이니, 활쏘는 자가 기준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석(釋)은 발사함이다.
우인(虞人)이 활을 쏠 적에 쇠뇌에 기아(機牙)를 이미 얹어 놓았으면 반드시 가서 화살촉이 법도에 맞는가를 관찰하고,
그런 뒤에 발사(發射)하면 발사(發射)함에 맞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흠(欽)은 숙공(肅恭)하고 수렴(收斂)하는 것이다. 지(止)는 〈우서(虞書)〉에 보인다.
솔(率)은 따름이다. 그 그침을 공경함은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네 선조(先祖)를 따름은 용(用)을 지극히 하는 것이니,
이른바 ‘화살촉이 법도에 맞는가를 살펴보고 활을 쏘라’는 것이다.
왕(王)이 이와 같이 하면 행동함에 지나친 거동(擧動)이 없어서 가까이는 이윤(伊尹)의 마음을 위안하고 기쁘게 할 것이요,
멀리는 후세(後世)에 명예가 있을 것이다. 안여지(安汝止)는 성군(聖君)의 일이니 생이지지(生而知之)한 자이고,
흠궐지(欽厥止)는 현군(賢君)의 일이니 학이지지(學而知之)한 자이다.』

 


▣ 제8장(第八章)


『 왕(王)이 능히 바꾸지 못하였다.』

『 그 옛 습관을 바꾸지 못한 것이다. 이 또한 사관(史官)의 말이다.』

 


▣ 제9장(第九章)


『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이 의롭지 못함은 습관(習慣)이 천성(天性)과 더불어 이루어졌기 때문이니,
나는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과 가까이 있지 않겠다.” 하고 동(桐)땅에 궁궐(宮闕)을 경영해서 선왕(先王)을 가까이하여
이로써 가르쳐서 평생토록 혼미함이 없게 하였다.』

『 압(狎)은 익힘이다. 불순(弗順)은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다. 동(桐)은 성탕(成湯)의 능묘(陵墓)가 있는 곳이다.
이윤(伊尹)은 태갑(太甲)이 하는 바를 가리켜 “이 의롭지 못한 일은 악(惡)을 익혀서 천성(天性)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의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과는 가까이 하고 익히지 않겠다.” 하고,
이에 궁궐을 동(桐)땅에 경영하여 태갑(太甲)으로 하여금 성탕(成湯)의 능묘(陵墓)에서 가까워 아침저녁으로 슬피 생각해서
선(善)한 마음을 흥하게 하여 이로써 가르쳐서 종신(終身)토록 미혹되어 깨닫지 못함이 없게 한 것이다.』

 

 

▣ 제10장(第十章)


『 왕(王)이 동궁(桐宮)에 가서 거우(居憂)『[집상(執喪)]』하여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하였다.』

『 조(±3)는 감이다. 윤(允)은 진실함이다. 자기 몸에 소유함을 신(信)이라 이르니, 그 덕(德)을 자기 몸에 진실로 소유하는 것이다.
사람이 불선(不善)함은 반드시 따르고 아첨하여 비행(非行)을 하도록 인도하는 자가 있어서이니,
태갑(太甲)이 동궁(桐宮)에 거처할 때에 이윤(伊尹)이 이미 선왕(先王)의 능묘(陵墓)에 가깝게 해서 선(善)한 마음을 흥발(興發)하게 하고,
또 친하고 가까운 무리들을 끊어서 그 오염된 것을 고치게 하였으니, 이 때문에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한 것이다.
다음 편(篇)에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사왕(嗣王)이 능히 덕(德)을 마쳤다.”고 하였고,
또 “진실한 덕(德)이 아래에 화합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사관(史官)이 능히 마침내 덕(德)을 진실하게 하였다고 말하여 이 편(篇)을 맺어서 다음 편(篇)의 뜻을 발한 것이다.』

 

서경 - 상서 - 이훈(伊訓)


▣ 이훈(伊訓)


『訓은 導也라 太甲嗣位에 伊尹이 作書訓導之어늘 史錄爲篇하니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훈(訓)은 인도함이다.
태갑(太甲)이 지위를 잇자 이윤(伊尹)이 글을 지어 훈도하였는데 사관(史官)이 기록하여 편(篇)을 만들었으니,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원사(元祀)『[원년(元年)]』 12월 을축일(乙丑日)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祭祀)할 적에
사왕(嗣王)을 받들어 공경히 할아버지를 뵈었는데, 이때 후복(侯服)과 전복(甸服)의 여러 제후(諸侯)들이 모두 있었으며
백관(百官)들이 자기의 직책을 총괄하여 총재(¾4宰)에게서 명령을 들었다.
이에 이윤(伊尹)이 열조(烈祖)『[성탕(成湯)]』가 이룩하신 덕(德)을 분명히 말하여 왕(王)에게 다음과 같이 훈계하였다.』

『하(夏)나라는 세(歲)라 하고 상(商)나라는 사(祀)라 하고 주(周)나라는 연(年)이라 하였으니, 똑같다.
원사(元祀)는 태갑(太甲)이 즉위한 원년(元年)이다.
12월은 상(商)나라는 건축월(建丑月)을 정월(正月)로 삼았으므로 12월을 정월(正月)로 삼은 것이다.
을축(乙丑)은 일진(日辰)이니, 초하루를 붙이지 않은 것은 초하루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대(三代)가 비록 정삭(正朔)이 똑같지 않으나 모두 인월(寅月)로 수(數)를 일으켰으니,
조근(朝覲)하고 회동(會同)하며 책력(冊曆)을 반포하여 농사철을 나누어주는 것은 정삭(正朔)으로 행사하였고,
달의 수(數)를 기록함에 이르러서는 모두 인월(寅月)을 첫번째로 삼은 것이다.
이(伊)는 성(姓)이고 윤(尹)은 자(字)이니, 이윤(伊尹)의 이름은 지(摯)이다.
사(祠)는 사당(祠堂)에서 고유(告由)하고 제사(祭祀)하는 것이다.
선왕(先王)은 탕왕(湯王)이다. 총(¾4)은 우두머리이다.
예(禮)에 총자(¾4子)•총부(¾4婦)의 명칭이 있고, 주(周)나라 사람 또한 총재(¾4宰)라 일렀으니,
옛날에 왕(王)이 택우(宅憂)『[상중(喪中)에 있음]』하면 사당(祠堂)에서 제사(祭祀)지낼 경우 총재(¾4宰)가 대신하여 사당(祠堂)에 고유(告由)하고,
또 대신하여 군신(群臣)에게 임(臨)하였다.
태갑(太甲)이 중임(仲壬)의 상(喪)을 입고 있었으므로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祭祀)할 적에 태갑(太甲)을 받들어 즉위(卽位)하고
개원(改元)한 일을 가지고 공경히 할아버지를 뵈온 것이니 이는 대신하여 사당(祠堂)에 고한 것이며,
후복(侯服)과 전복(甸服)의 여러 제후(諸侯)들이 모두 있었고 백관(百官)이 자기의 직책을 모두 총괄하여 총재(¾4宰)에게 명령을 들었으니
이는 대신하여 군신(群臣)에게 임한 것이다.
열(烈)은 공(功)이니, 《시경(詩經)》〈상송(商頌)〉에 “우리 열조(烈祖)를 즐겁게 한다.” 하였다.
태갑(太甲)이 즉위하고 원년(元年)을 고치자, 이윤(伊尹)이 선왕(先王)에게 제사(祭祀)하고 고유(告由)할 적에
탕왕(湯王)이 이룩하신 덕(德)을 분명히 말하여 태갑(太甲)에게 훈계하였으니, 이는 사관(史官)이 일을 서술한 처음 말이다.』

『 혹자는 말하기를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탕왕(湯王)이 승하(昇遐)한 지 한 달이 넘음에 태갑(太甲)이 즉위했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12월은 탕왕(湯王)이 승하(昇遐)한 해의 건자월(建子月)이니, 어찌 정삭(正朔)은 고치고 월수(月數)는 고치지 않았겠는가?” 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공씨(孔氏)가 《서경(書經)》의 서(序)에 미혹된 것이다.
태갑(太甲)이 중임(仲壬)의 뒤를 이어 중임(仲壬)의 상(喪)을 입고 있었는데,
공씨(孔氏)가 “탕왕(湯王)이 승하(昇遐)함에 빈소(殯所)에 전(奠)을 올리고 고유(告由)했다.”고 말했으니,
진실로 이미 잘못되었으며, 정삭(正朔)은 고치고 월수(月數)는 고치지 않음에 이르러서는 경문(經文)과 사책(史策)에서 더욱 상고할 수 있다.
주(周)나라는 건자월(建子月)을 정월(正月)로 하였으나 《시경(詩經)》에 “4월에 여름이 되고, 6월에 더위가 물러간다.”고 말하였으니,
인월(寅月)로 수(數)를 일으킴을 주(周)나라가 일찍이 고치지 않은 것이며, 진(秦)나라는 건해월(建亥月)을 정월(正月)로 삼았으나
《사기(史記)》에 “시황(始皇) 31년 12월에 납월(臘月)의 이름을 고쳐 가평(嘉平)이라 했다.” 하였으니,
납월(臘月)은 반드시 건축월(建丑月)로 한다.
진(秦)나라가 해월(亥月)을 정월(正月)로 삼았으면 납월(臘月)은 3월이 되어야 하는데,
12월이라고 말한 것은 인월(寅月)로 수(數)를 일으킴을 진(秦)나라가 일찍이 고치지 않은 것이다.
37년에 이르러 “10월 계축일(癸丑日)에 시황(始皇)이 나가 유람하였고, 11월에 여행하여 운몽(雲夢)에 이르렀다.”고 썼고,
뒤이어 “7월 병인일(丙寅日)에 시황(始皇)이 별세(別世)하여 9월에 역산(¦]山)에 장사지냈다.”고 썼으니,
먼저 10월•11월을 쓰고, 뒤이어 7월•9월을 쓴 것은 10월을 정삭(正朔)으로 삼았으나 인월(寅月)로 수(數)를 일으킴을 일찍이 고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 진(秦)나라 사관(史官)이 책을 만들 적에 “새해의 시작을 고쳐서 조회(朝會)하고 하례(賀禮)함을 모두 10월 초하루부터 했다.” 하였으니,
진(秦)나라는 주(周)나라를 뒤이었으니, 만약 월수(月數)를 고쳤다면 주(周)나라의 10월은 건유월(建酉月)이 되는 것이니,
어찌 건해월(建亥月)이 될 수 있겠는가. 한(漢)나라 초기에 사관(史官)이 쓴 것은 옛날 예(例)를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한(漢)나라는 진(秦)나라의 정월(正月)을 그대로 따랐으나 또한 “원년(元年) 동(冬) 10월이다.” 하였으니,
정삭(正朔)은 고쳤으나 월수(月數)는 고치지 않은 것이 또한 너무 분명하다.
또 경문(經文)에 이르기를 “원사(元祀) 12월 을축일(乙丑日)이다.” 하였으니,
상(商)나라 12월을 정삭(正朔)으로 삼아 원년(元年)을 고쳤음을 어찌 의심할 것이 있겠는가.
오직 정삭(正朔)으로 행사했기 때문에 이보다 뒤에 정권(政權)을 군주(君主)에게 돌려줄 때에도
또한 12월 초하루에 사왕(嗣王)을 받들어 박읍(¨]邑)으로 돌아왔던 것이니,
사당(祠堂)에 고유(告由)함과 정권(政權)을 군주(君主)에게 돌려줌이 다 중요한 일이므로 모두 정삭(正朔)으로 행한 것이다.
공씨(孔氏)는 그 말을 알지 못하고 생각하기를 “탕왕(湯王)이 승하(昇遐)한 지 한 달이 넘음에 태갑(太甲)이 즉위(卽位)하여
빈소(殯所)에 전(奠)을 올리고 고유(告由)했다.” 하였으니, 이는 승하(昇遐)한 해에 개원(改元)한 것이 된다.
소씨(蘇氏)는 말하기를 “승하(昇遐)한 해에 개원(改元)함은 난세(亂世)의 일이니,
이윤(伊尹)의 세대에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없으니, 분변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 또 살펴보건대 공씨(孔氏)가 “탕왕(湯王)이 승하(昇遐)하였다.” 하였는데,
오씨(吳氏)가 말하기를 “빈소(殯所)에는 조석(朝夕)의 전(奠)이 있으니 어찌하여 사당(祠堂)에 제사하며,
상주(喪主)는 빈소(殯所)의 곁을 떠나지 않으니 어찌 공경히 뵐 필요가 있겠는가.” 하였으니,
태갑(太甲)이 사왕(嗣王)이 된 것은 중임(仲壬)을 이어 왕(王)이 된 것이다.
태갑(太甲)은 태정(太丁)의 아들이니, 중임(仲壬)은 그의 숙부(叔父)이다.
숙부(叔父)를 뒤이어 왕(王)이 되었으나 그를 위해 3년상(年喪)의 복(服)을 입은 것은 후계자가 된 자는 자식이 되기 때문이다.
태갑(太甲)이 이미 중임(仲壬)의 영구(靈柩) 앞에서 즉위(卽位)하고 중임(仲壬)의 빈소(殯所) 곁에서 거우(居憂)하고 있기에
이윤(伊尹)이 마침내 상(商)나라의 조묘(祖廟)에 이르러 상(商)나라의 선왕(先王)에게 두루 제사(祭祀)하고,
태갑(太甲)을 세운 일을 고유(告由)한 것이다.
태갑(太甲)이 제사했다고 말하지 않고 이윤(伊尹)이 했다고 말한 것은 3년상(年喪) 안에는 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갑(太甲)을 받들어 상(商)나라의 선왕(先王)들을 두루 뵈었는데 유독 할아버지를 공경히 뵈었다고 말한 것은,
비록 선왕(先王)들을 두루 뵈었으나 더욱 탕왕(湯王)에게 뜻을 지극히 한 것이니,
이는 또한 주공(周公)의 금등(金¦$) 책에 비록 세 왕(王)에게 두루 고유(告由)하였으나 유독 문왕(文王)에게 권권(眷眷)한 것과 같다.
탕왕(湯王)이 이미 사당(祠堂)에 부묘(쯊廟)되었으니, 그렇다면 이 글은 애당초 외병(外丙)과 중임(仲壬)의 일을 폐하지 않았으나,
다만 이 글은 본래 이윤(伊尹)이 탕왕(湯王)의 성덕(成德)을 말하여 태갑(太甲)을 훈계하려 한 것이다.
그러므로 외병(外丙)과 중임(仲壬)의 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나머지는 서서(書序)에 보인다.』

 


▣ 제2장(第二章)


『 “아! 옛날 유하(有夏)의 선후(先后)『[선왕(先王)]』들이 그 덕(德)을 힘쓰셨기에 천재(天災)가 없었으며,
산천(山川)의 귀신(鬼神)들이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조수(鳥獸)와 어별(魚鼈)들이 모두 순하였는데,
그 자손들이 법도(法度)를 따르지 않자 황천(皇天)이 재앙(災殃)을 내리시어 천명(天命)을 소유한 우리 탕왕(湯王)에게 손을 빌리시니,
공격(攻擊)을 시작함은 명조(鳴條)로부터 하였는데 우리『[탕왕(湯王)]』가 덕(德)을 닦은 것은 박읍(¨]邑)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 《시경(詩經)》에 “은(殷)나라의 거울『[귀감]』이 멀리 있지 않아 하후(夏后)의 세대에 있다.” 하였으니,
상(商)나라가 마땅히 거울로 삼을 것은 하(夏)나라보다 가까운 것이 없다.
그러므로 첫번째로 하(夏)나라 일로 고한 것이다. 솔(率)은 따름이요, 가(假)는 빌림이다.
유명(有命)은 천명(天命)을 소유한 자이니, 탕왕(湯王)을 이른다.
걸(桀)이 선왕(先王)의 도(道)를 따르지 않으므로 하늘이 재앙을 내려서 우리 성탕(成湯)의 손을 빌려 주벌(誅伐)한 것이다.
하(夏)나라의 선후(先后)들이 덕(德)을 힘쓸 때에는 하늘이 돌아보고 명령함이 이와 같더니,
자손(子孫)들이 따르지 않음에 이르러서는 복망(覆亡)의 화가 또 이와 같으니,
태갑(太甲)이 성탕(成湯)의 도(道)를 따를 줄 모르면 하걸(夏桀)의 복망(覆亡)한 화를 또한 거울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재(哉)는 비로소이다.
명조(鳴條)는 하(夏)나라가 거주하던 곳이요, 박읍(¨]邑)은 탕왕(湯王)이 거주하던 곳이니,
공격할 수 있는 단서를 만든 것은 걸(桀)이 명조(鳴條)에서 악(惡)을 쌓음에서 말미암고,
탕왕(湯王)이 덕(德)을 닦은 것은 박읍(¨]邑)에서 시작하였음을 말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우리 상왕(商王)이 성무(聖武)를 펴서 드러내시어 사나움을 대신하시되 너그러움으로 하시니,
조민(兆民)들이 믿고 그리워하였습니다.』

『 포소(布昭)는 펴서 드러냄이다. 성무(聖武)는 《주역(周易)》에 이른바 ‘신무(神武)하여 죽이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탕왕(湯王)의 덕(德)과 위엄(威嚴)이 천하(天下)에 펴져 드러나서 걸왕(桀王)의 사나움을 대신하되 우리의 너그러움으로써 하였다.
그러므로 천하(天下)의 백성들이 믿고 그리워한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이제 왕(王)께서 그 덕(德)을 이으려 하신다면 즉위(卽位)하는 초기에 있지 않음이 없으니,
사랑을 세우되 어버이로부터 하시며 공경을 세우되 어른으로부터 하시어, 집과 나라에서 시작하여 사해(四海)에서 마치소서.』

『 초(初)는 즉위(卽位)한 초기이니, 처음을 삼가지 않으면 안됨을 말한 것이다.
처음을 삼가는 도(道)는 효제(孝悌)뿐인데, 효제(孝悌)는 인심(人心)에 똑같은 바이니, 반드시 사람마다 가르칠 것이 없다.
입(立)은 세움이다. 사랑과 공경을 여기에 세움에 사랑과 공경이 저기에 나타나니, 내 어버이를 친애하여 남의 어버이에게 미치고,
내 어른을 공경하여 남의 어른에 미쳐서, 집에서 시작하여 나라에 이르며 끝내는 천하(天下)에 두는 것이다.
공자(孔子)가 말씀하기를 “사랑을 세움을 어버이로부터 시작함은 백성들에게 화목을 가르치는 것이요,
공경을 세움을 어른으로부터 시작함은 백성들에게 순종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였다.』

 


▣ 제5장(第五章)


『 아! 선왕(先王)께서 처음으로 인기(人紀)『[인륜]』를 닦으시어 간언(諫言)을 따라 어기지 않고 선민(先民)에게 이에 순종하시며,
위에 거(居)해서는 능히 밝게 하시고 아래가 되어서는 능히 충성하시며,
사람을 허여하되 완비(完備)하기를 요구하지 않고 몸을 검속하되 미치지 못할 듯이 하시어 만방(萬邦)을 소유함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 인기(人紀)는 삼강(三綱)과 오상(五常)이니 효도하고 공경하는 실제이다. 상문(上文)에 태갑(太甲)이 사랑과 공경을 세우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성탕(成湯)이 인기(人紀)를 닦은 것을 말하였으니, 하문(下文)에 말한 바와 같다.
강상(綱常)의 이치가 일찍이 없어지지 않았으나 걸왕(桀王)이 폐기(廢棄)하였는데 탕왕(湯王)이 비로소 닦아 회복한 것이다.
불(퓆)은 거스름이다. 선민(先民)은 전배(前輩), 구덕(舊德)과 같다.
간언(諫言)을 따라 거스르지 않고 선민(先民)에게 순종하는 것은 선(善)을 즐거워함에 진실한 자가 아니면 능하지 못하다.
위에 거해서는 능히 밝게 했다는 것은 아래에 임하는 도(道)를 다함을 말한 것이요,
아래가 되어서는 능히 충성했다는 것은 윗사람을 섬기는 마음을 다함을 말한 것이다.』

『 ○ 여씨(呂氏)가 말하였다. “탕왕(湯王)이 능히 충성함은 가장 보기가 어렵다.
탕왕(湯王)이 걸왕(桀王)을 추방하여 신하(臣下)로서 군주(君主)를 갈아치웠으니, 어찌 충성(忠誠)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는 탕왕(湯王)의 마음이 가장 충성스러움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천명(天命)이 떠나지 않고 민심(民心)이 이반(離叛)하지 않았을 때에 걸왕(桀王)을 섬기는 마음이 어찌 일찍이 사수(斯須)『[잠시]』라도 쇠하였겠는가.
남의 선(善)을 허여하여 완비하기를 구하지 않고 자신을 검속하는 정성이 미치지 못할 듯이 여김이 있었으니,
상하(上下)와 인기(人己)의 사이에 처함이 또 이와 같았다.
이 때문에 덕(德)이 날로 성해지고 업(業)이 날로 넓어져서 천명(天命)이 돌아오고 인심(人心)이 추대하여 70리로 말미암아
만방(萬邦)을 소유함에 이르렀으니, 적루(積累)의 수고로움이 이 또한 어려운 것이다.
이윤(伊尹)이 앞에서는 하(夏)나라가 천하(天下)를 잃음이 쉬웠음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또 탕왕(湯王)이 천하(天下)를 얻음이 어려웠음을 말하였으니,
태갑(太甲)이 이것을 계승할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제6장(第六章)


『 철인(哲人)을 널리 구하시어 당신의 후사(後嗣)들을 돕게 하셔야 할 것입니다.』

『 부(敷)는 넓음이니, 현철(賢哲)을 널리 구하여 당신의 후사(後嗣)들을 돕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관부(官府)의 형벌을 만드시어 지위에 있는 자들을 경계하기를
‘감히 궁중(宮中)에서 항상 춤을 추고 집에서 취하여 노래함이 있으면 이것을 무풍(巫風)이라 이르며,
감히 재화(財貨)와 여색(女色)에 빠지고 유람(遊覽)과 사냥을 항상함이 있으면 이것을 음풍(淫風)이라 이르며,
감히 성인(聖人)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충직(忠直)한 말을 거스르며 나이 많고 덕(德)이 있는 이를 멀리하고
완동(頑童)을 가까이 함이 있으면 이것을 난풍(亂風)이라 이르니, 이 삼풍(三風)과 열 가지 잘못 중에 경사(卿士)가 몸에 한 가지가 있으면
집이 반드시 망하고, 나라의 군주(君主)가 몸에 한 가지가 있으면 나라가 반드시 망하니,
신하(臣下)가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그 형벌(刑罰)이 묵형(墨刑)이다’ 하여 몽사(蒙士)『[어린 선비]』일 적에 자세히 가르치셔야 할 것입니다.』

『 관형(官刑)은 관부(官府)의 형벌(刑罰)이다. 무풍(巫風)은 항상 노래하고 항상 춤추어 무격(巫覡)『[무당]』과 같은 것이다.
음(淫)은 과함이니, 과하여 한도가 없는 것이다. 비(比)는 친함이다.
도치(倒置)되고 이치를 어김을 난(亂)이라 하니,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를 싫어하는 것이다.
풍(風)은 풍화(風化)이다. 삼풍(三風)은 건(愆)의 강령(綱領)이고 십건(十愆)은 풍(風)의 조목(條目)이다.
경사(卿士)와 제후(諸侯)가 열 가지 중에 한 가지가 있으면 이미 집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
묵(墨)은 묵형(墨刑)이니, 신하(臣下)로서 그 군주(君主)를 바로잡지 않으면 묵형(墨刑)을 가하는 것이다.
구(具)는 상세히 다하는 것이다. 동몽(童蒙)의 처음 배우는 선비들을 이로써 자세히 가르치니,
이는 관청(官廳)에 들어와서 바르게 간할 줄을 알게 하고자 해서이다.
후에 태갑(太甲)이 욕심으로 법도(法度)를 무너뜨리고 방종으로 예(禮)를 무너뜨렸으니,
이윤(伊尹)이 미리 그 기미를 보았으므로 간곡하게 이것을 언급한 것이다. 유시강(劉侍講)이 말하였다.
“묵(墨)은 곧 숙향(叔向)의 이른바 하서(夏書)에 ‘혼(昏)과 묵(墨)과 적(賊)은 죽이는 것이 고요(皐陶)의 형벌이다.’ 라는 것이니,
탐욕하여 관(官)을 무너뜨림을 묵(墨)이라 한다.”』

 


▣ 제8장(第八章)


『 아! 사왕(嗣王)은 그 몸을 공경하여 이를 깊이 생각하소서.
성인(聖人)의 법(法)이 양양(洋洋)하여 아름다운 말씀이 매우 드러나시니,
상제(上帝)는 일정하지 않으시어 선행(善行)을 하면 온갖 상서(祥瑞)를 내리고 불선(不善)을 하면 온갖 재앙(災殃)을 내려 주십니다.
당신은 덕(德)에 있어서는 작다고 여기지 마소서. 만방(萬邦)의 경사(慶事)입니다.
당신은 덕(德)이 아닌 것에 있어서는 크다고 여기지 마소서. 그 종사(宗社)를 실추(失墜)하실 것입니다.”』

『 탄식하고 말하기를 “태갑(太甲)은 마땅히 삼풍(三風)과 십건(十愆)의 교훈으로 몸을 공경하여 생각하고 잊지 말라.” 한 것이다.
모(謨)는 꾀를 이르고, 언(言)은 가르침을 이른다.
양(洋)은 큼이요, 공(孔)은 심함이니, 그 모훈(謨訓)이 크게 밝아서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불상(不常)은 거취가 일정함이 없는 것이니, 선(善)을 하면 온갖 상서(祥瑞)를 내리고
악(惡)을 하면 온갖 재앙(災殃)을 내려 주어서 각기 유(類)에 따라 응하는 것이다.
작은 선(善)이라고 하여 하지 않지 말아야 하니 만방(萬邦)의 경사(慶事)가 작은 데서 쌓이며,
작은 악(惡)이라고 하여 하지 말아야 하니 종사(宗社)가 실추됨이 큰 것에 있지 않으니,
선(善)은 반드시 쌓은 뒤에 이루어지고 악(惡)은 비록 작더라도 두려워할 만하다.
이는 윗글을 총결(總結)하고 또 천명(天命)과 인사(人事)의 화복(禍福)을 가지고 거듭 경계한 것이다.』

 

서경 - 상서 - 탕고(湯誥)


 

▣ 탕고(湯誥)

 

『湯伐夏歸¨]하시니 諸侯率職來朝어늘 湯作誥하사 以與天下更始하시니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 탕왕(湯王)이 하(夏)나라를 정벌하고 박읍(¨]邑)으로 돌아오니, 제후(諸侯)들이 직책을 받들어 내조(來朝)하였다.
탕왕(湯王)이 고(誥)를 지어 천하와 더불어 경시(更始)『[새 출발을 함]』하였으니, 금문(今文)에는 없고 고문(古文)에는 있다.』


 

▣ 제1장(第一章)


『 왕(王)이 하(夏)나라를 이기고 돌아와 박읍(¨]邑)에 이르시어 크게 만방(萬方)에 고하였다.』

『 탄(誕)은 큼이다. 박(¨])은 탕왕(湯王)이 도읍한 곳이니, 송주(宋州)의 곡숙현(穀熟縣)에 있다.』

 


▣ 제2장(第二章)


『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아! 너희 만방(萬方)의 무리들아. 나 한 사람의 가르침을 분명히 들어라.
훌륭하신 상제(上帝)가 하민(下民)들에게 충(衷)을 내려주어 순히 하여 떳떳한 성(性)을 소유하였으니,
능히 그 도(道)에 편안하게 하는 이는 군주인 것이다.』

『 황(皇)은 위대함이요, 충(衷)은 중(中)이요, 약(若)은 순함이다.
하늘이 명(命)을 내릴 적에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이치를 갖추어 편벽되거나 치우친 바가 없으니 이른바 충(衷)이며,
사람이 명(命)을 받을 적에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이치를 얻어 마음과 함께 나오니 이른바 성(性)이다.
유(猷)는 도(道)이니, 이치의 자연을 따라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행실이 있으니 이른바 도(道)이다.
충(衷)을 내려준 입장에서 말하면 편벽되거나 치우친 바가 없으니,
자연을 순히 하여 본래 떳떳한 성(性)을 보유하고 있으나 품수(稟受)한 입장에서 말하면 청(淸)과 탁(濁), 순(純)과 잡(雜)의 다름이 없지 못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군주(君主)와 스승의 직책이 있은 뒤에야 도(道)에 편안하게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그 도(道)에 편안하게 하여야 군주(君主)라고 말한 것이다. 하늘이 내신 백성들이 욕망이 있음은 정(情)으로 말한 것이요,
상제(上帝)가 하민(下民)에게 충(衷)을 내려줌은 성(性)으로 말한 것이다.
중훼(仲텪)는 정(情)에 나아가 사람의 욕망을 말하였고, 성탕(成湯)은 성(性)에 근원하여 사람의 선(善)을 밝혔으니,
성현(聖賢)의 의논이 서로 발명된다. 그러나 그 뜻은 모두 군주(君主)의 도(道)가 천하(天下)에 관계됨이 이와 같이 중함을 말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하(夏)나라 왕(王)이 덕(德)을 멸하고 위엄을 부려 너희 만방(萬方)의 백성들에게 사나움을 펴니,
너희 만방(萬方)의 백성들이 그 흉해(凶害)에 걸려서 도독(»~毒)을 참지 못하여 모두 죄가 없음을 상하(上下)의 신기(神祗)에게 하소연하였다.
하늘의 도(道)는 선(善)한 자에게 복(福)을 내리고 음탕한 자에게 화(禍)를 내린다.
그리하여 하(夏)나라에 재앙(災殃)을 내려 그 죄(罪)를 드러내신 것이다.』

『 걸(桀)은 인애(仁愛)함이 없고 단지 살륙(殺戮)을 하여 천하(天下)가 그 흉해(凶害)를 입음이
마치 씀바귀의 쓴 것과 같고 독충의 독과 같아서 견디고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천지(天地)의 귀신(鬼神)에게 원통함을 말하여 자기를 구원해 주기를 바란 것이다.
굴원(屈原)이 말하기를 “사람이 궁해지면 근본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사람이 수고롭고 괴로우며 피곤함이 지극하면 일찍이 하늘을 부르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하였다.
하늘의 도(道)는 선(善)한 자에게 복(福)을 내리고 음탕한 자에게 화(禍)를 내리니,
걸왕(桀王)이 이미 음탕하고 사나우므로 하늘이 재앙을 내려서 그 죄를 밝힌 것이다.
짐작컨대 당시에 반드시 재이(災異)의 일이 있었을 것이니,
〈주어(周語)〉에 이른바 ‘이수(伊水)와 낙수(洛水)가 고갈됨에 하(夏)나라가 망했다.’는 따위와 같은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이러므로 나 소자(小子)는 하늘이 명(命)하신 밝은 위엄을 받들어 감히 용서할 수가 없기에 검은 희생(犧牲)을 써서
상천(上天)과 신후(神后)에게 밝게 아뢰어 유하(有夏)에게 죄(罪)를 내릴 것을 청하고
마침내 원성(元聖)을 찾아서 그와 더불어 힘을 다해서 너희 무리들과 함께 명(命)을 청하였노라.』

『 사(肆)는 고(故)이다. 그러므로 나 소자(小子)가 하늘이 명하신 밝은 위엄을 받들어서 감히 걸왕(桀王)의 죄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무(玄牡)는 하(夏)나라는 검은 색을 숭상하였으니, 아직 그 예(禮)를 바꾸지 않은 것이다.
신후(神后)는 후토(后土)이다. 율(聿)은 드디어이다. 원성(元聖)은 이윤(伊尹)이다.』

 


▣ 제5장(第五章)


『 상천(上天)이 진실로 하민(下民)들을 돕기에 죄인이 쫓겨나 굴복하니, 천명(天命)은 어긋나지 아니하여 찬란함이 초목(草木)과 같다.
그리하여 만백성들이 진실로 생식(生殖)되는 것이다.』

『 부(孚)와 윤(允)은 모두 진실로이다. 참(僭)은 어그러짐이다.
분(賁)는 문채(文采)가 드러남이다. 식(殖)은 낳음이다.
상천(上天)이 진실로 하민(下民)들을 돕는다.
그러므로 하걸(夏桀)이 도망하여 굴복하니, 천명(天命)이 어긋남이 없는 것이 초목(草木)이 찬란하게 잎이 피고 꽃이 피는 것과 같아서
조민(兆民)들이 진실로 생식되는 것이다.』

 

 

▣ 제6장(第六章)

 

『 나 한 사람으로 하여금 너희 국가를 화하고 편안하게 하시니,
이에 짐(朕)은 상하(上下)에 죄를 얻을까 알지 못하여 율률(慄慄)하며 위태롭게 여기고 두려워하여 장차 깊은 못에 빠질 것처럼 여기노라.』

『 집(輯)은 화함이요 여(戾)는 죄요 운(隕)은 떨어짐이다.
하늘이 나로 하여금 너희 국가를 화하고 편안하게 하시니, 그 맡겨 주신 중함을 감당하지 못할까 두려우며,
나는 천지에게 죄를 얻을지의 여부를 알지 못하여 놀라고 두려워하며 근심하고 조심하여 장차 깊은 못에 빠질 것처럼 여기니,
책임이 무거울수록 근심이 커지는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무릇 우리 새로 출발하는 나라들은 법(法)이 아닌 것을 따르지 말며,
태만하고 음탕함에 나아가지 말아서 각각 너희의 떳떳함을 지켜 하늘의 아름다운 명령을 받들도록 하라.

『 하(夏)나라 명(命)이 이미 축출됨에 탕왕(湯王)의 명(命)이 새로워지니, 제후(諸侯)의 나라가 비록 오래되었으나 모두 다시 새롭게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조방(造邦)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彛)는 법(法)이요, 즉(卽)은 나아감이요, 도(쩹)는 태만함이다.
비이(匪彛)는 법도(法度)를 가리켜 말한 것이요, 도음(쩹淫)은 일락(逸樂)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전(典)은 떳떳함이니, 각기 그 전상(典常)의 도(道)를 지켜 하늘의 아름다운 명(命)을 받드는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너희가 선(善)함이 있으면 내 감히 가리지 않을 것이요,
죄(罪)가 나의 몸에 당하면 감히 스스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니,
간열(簡閱)함이 상제(上帝)의 마음에 달려 있다.
너희 만방(萬方)이 죄가 있음은 책임이 나 한 사람에게 있고, 나 한 사람이 죄가 있음은 너희 만방(萬方) 때문이 아니다.』

『 간(簡)은 간열(簡閱)함이다.
사람이 선행(善行)이 있으면 감히 현달하게 하지 않을 수 없고, 내 몸에 죄가 있으면 감히 스스로 용서할 수 없으니,
간열(簡閱)함에 한결같이 하늘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천하(天下)를 나에게 맡겨 주었으니, 백성들이 죄가 있음은 실로 군주(君主)의 소행(所行)이요,
군주(君主)가 죄가 있음은 백성들의 소치(所致)가 아니다.
이는 단지 성인(聖人)이 자기를 책함에 후하고 남을 책함에 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는 바로 이치가 있는 곳이니,
군주(君主)의 도리에 당연한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아! 부디 이에 성실(誠實)하게 하여야 마침내 또한 종(終)이 있을 것이다.”』

『 침(´0)은 성실함이다. 탄식하고 말하기를 “거의 능히 이에 성실하여야 또한 종(終)이 있다.”고 한 것이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이는 남과 자기를 겸하여 말씀한 것이다.”』

 

 

 

'書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경 - 상서 - 태갑 상(太甲上)  (0) 2015.04.29
서경 - 상서 - 이훈(伊訓)  (0) 2015.04.29
서경 - 상서 - 중훼지고(仲훼之誥)  (0) 2015.04.29
서경 - 상서 - 탕서(湯誓)  (0) 2015.04.29
서경 - 하서 - 윤정(胤征)  (0) 2015.04.29

서경 - 상서 - 중훼지고(仲훼之誥)


▣ 중훼지고(仲텪之誥)


『仲텪는 臣名으로 奚仲之後니 爲湯左相하니라 誥는 告也라
周禮에 士師以『五戒주:오계』로 先後刑罰하니 一曰誓니 用之於軍旅요 二曰誥니 用之於會同이라하니 以喩衆也라
此但告湯이로되 而亦謂之誥者는 唐孔氏謂仲텪亦必對衆而言이니 蓋非特釋湯之慙이요 而且以曉其臣民衆庶也라하니라 古文有, 今文無하니라』

 

『 중훼(仲텪)는 신하(臣下)의 이름으로 해중(奚仲)의 후예이니, 탕(湯)의 좌상(左相)이 되었었다. 고(誥)는 고함이다.
《주례(周禮)》에 “사사(士師)가 다섯 가지 경계로써 형벌을 도왔으니,
첫번째는 서(誓)이니 군려(軍旅)에서 사용하고,
두번째는 고(誥)이니 회동(會同)에서 사용한다.” 하였으니, 무리들을 깨우친 것이다.
이는 단지 탕왕(湯王)에게 아뢴 것인데 또한 고(誥)라고 이른 것은 당(唐)나라 공씨(孔氏)가 이르기를
“중훼(仲텪)가 또한 반드시 무리들을 상대하여 말한 것이니, 단지 탕왕(湯王)의 부끄러움을 풀어줄 뿐만이 아니요,
또 그 신민(臣民)과 중서(衆庶)들을 깨우친 것이다.” 하였다. 고문(古文)에는 있고 금문(今文)에는 없다.』


 

▣ 제1장(第一章)

 

『 성탕(成湯)이 걸왕(桀王)을 남소(南巢)에 유폐(幽閉)시키고 부끄러워하는 덕(德)『[마음]』이 있어 말씀하기를
“나는 후세(後世)에 나를 구실(口實)로 삼을까 두려워한다.” 하였다.』

『 무공(武功)이 이루어졌으므로 성탕(成湯)이라 한 것이다. 남소(南巢)는 지명(地名)이다.
여강(廬江) 육현(六縣)에 거소성(居巢城)이 있으니, 걸왕(桀王)이 이곳으로 달아나자, 인하여 이곳에 유폐시킨 것이다.
탕왕(湯王)이 걸왕(桀王)을 정벌한 것은 비록 하늘의 뜻에 순종하고 사람의 마음에 응한 것이나
요(堯)•순(舜)•우(禹)가 주고받은 뒤를 이어서 마음에 끝내 불안한 바가 있었다.
그러므로 그 덕(德)이 옛날과 같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였고, 또 천하(天下)와 후세(後世)에 빌려서 구실(口實)로 삼을까 두려워한 것이다.』

『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요(堯)•순(舜)이 천하(天下)를 양보함에 후세에 명예를 좋아하는 선비들이 오히려 알지 못하고 사모한 자가 있었으니,
탕(湯)•무(武)가 정벌하여 천하(天下)를 얻음에 후세에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찌 구실(口實)로 삼지 않겠는가.
이것이 탕왕(湯王)이 두려워하신 이유일 것이다.”』

 

 

▣ 제2장(第二章)


『 중훼(仲텪)는 마침내 다음과 같은 고(誥)를 지었다.
“아! 하늘이 내신 백성들이 욕심이 있으니, 군주(君主)가 없으면 마침내 혼란하므로 하늘이 총명한 사람을 내심은 쟁란(爭亂)을 다스리려고 하신 것입니다.
유하(有夏)가 덕(德)에 어두워서 백성들이 도탄(塗炭)에 빠지거늘 하늘이 마침내 왕(王)에게 용맹과 지혜를 내려주시어
만방(萬邦)을 표정(表正)하여 우왕(禹王)이 옛날 행하셨던 것을 잇게 하시니, 이는 그 떳떳함을 따라서 천명(天命)을 받들어 순히 하셔야 할 것입니다.』

『 중훼(仲텪)는 탕왕(湯王)의 근심과 부끄러움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하여 마침내 고(誥)를 지어서 그 뜻을 풀어준 것이다.
탄식하고 말하기를 “백성들이 태어남에 이(耳)•목(目)•구(口)•비(鼻)와 좋아하고 미워하는 욕망이 있으니,
군주(君主)가 없으면 다투고 또 어지럽게 된다. 하늘이 총명한 사람을 낸 것은 그를 군주(君主)로 삼아 그 쟁란(爭亂)을 다스리려 한 것이다.” 하였다.
추(墜)는 빠짐이다. 도(塗)는 진흙이고, 탄(炭)은 불이다. 걸(桀)이 백성의 군주(君主)가 되어 도리어 혼란함을 행해서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리니,
이미 군주(君主)가 된 소이(所以)를 잃은 것이다.
그러나 백성들은 군주(君主)가 없을 수 없으므로 하늘이 탕왕(湯王)에게 용맹과 지혜의 덕(德)을 내리셨으니,
용맹은 일을 함이 있고 지혜는 도모함이 있으니, 용맹과 지혜가 아니면 천하(天下)의 대업(大業)을 이루지 못한다.
표정(表正)은 의표(儀表)가 여기에 바로잡혀 있으면 그림자가 저기에 곧게 나타나는 것이다.
하늘이 탕왕(湯王)에게 용맹과 지혜를 내려주신 것은 만방(萬邦)을 표정(表正)하여 우왕(禹王)이 옛날 행하셨던 것을 잇게 한 것이다.
이는 단지 그 떳떳함을 따라서 하늘을 받들어 순히 할 뿐이니, 하늘은 전상(典常)의 이치가 말미암아 나오는 곳이요,
전상(典常)은 우왕(禹王)이 행하신 것이다. 탕왕(湯王)은 하(夏)나라를 개혁하였으나 옛날에 행했던 것을 이었고,
무왕(武王)은 상(商)나라를 개혁하였으나 정사(政事)는 옛것을 따랐으니,
공자(孔子)의 이른바 ‘백세(百世)가 지나도 알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임씨(林氏)가 말하였다.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맹자(孟子)에게 묻기를 ‘탕왕(湯王)이 걸(桀)을 유폐하고 무왕(武王)이 주(紂)를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하니,
맹자(孟子)는 ‘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賊)이라 이르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이르며 잔적(殘賊)한 사람을 일부(一夫)라 이르니,
일부(一夫)인 주(紂)를 정벌했다는 말은 들었고 군주(君主)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군주(君主)를 세우는 이유는 백성들이 잔적(殘賊)한데도 주장하여 다스리는 자가 없을까 두려워해서이니,
군주(君主)가 되어서 스스로 잔적(殘賊)한다면 군주(君主)의 실제를 상실(喪失)한 것이다.
일부(一夫)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맹자(孟子)의 말씀은 바로 중훼(仲텪)의 뜻인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하왕(夏王)이 죄가 있어 하늘을 사칭하고 가탁(假託)하여 아래에 명령을 펴니,

상제(上帝)께서 좋지 않게 여기시어 상(商)나라로써 천명(天命)을 받아 그 무리를 밝히게 하셨습니다.』

『 교(矯)는 ‘교제(矯制)『[제명(制命)을 사칭함]』’의 교(矯)와 같다.

무(誣)는 속임이요, 장(臧)은 좋음이요, 식(式)은 씀이요, 상(爽)은 밝음이요, 사(師)는 무리이다.
천(天)은 형체로 말하고, 제(帝)는 주재(主宰)로 말한 것이다.
걸왕(桀王)은 민심(民心)이 따르지 않음을 알고는 속이고 거짓말하되 하늘을 가탁하여 무리를 혹하게 하였으니,
하늘이 그 소행을 선(善)하게 여기지 아니하여 상(商)나라로 하여금 천명(天命)을 받아서 하여금 그 무리를 밝히게 한 것이다.』

『왕씨(王氏)가 말하였다.
“하(夏)나라가 어두운 덕(德)이 있으면 백성들이 따라서 어두워졌고, 상(商)나라가 밝은 덕(德)이 있으면 백성들이 따라서 밝아졌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용상궐사(用爽厥師)는 아랫글의 간현부세(簡賢附勢)와 연결함에 뜻이 서로 관통하지 않으니, 의심컨대 탈오(脫誤)가 있는 듯하다.”』

 

 

▣ 제4장(第四章)


『 현자(賢者)를 소홀히 하고 세력에 붙는 자들이 실로 무리들이 많아서 처음 우리 나라가 유하(有夏)에게 있어 마치 묘(苗)에 피가 있고,
곡식에 쭉정이가 있는 것과 같아서 작고 큰 자들이 두려워하여 죄가 아닌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우리 탕왕(湯王)의 덕(德)이 말하면 사람들의 들음에 흡족함에 있어서이겠습니까.』

『 간(簡)은 소략함이요, 번(繁)은 많음이요, 조(肇)는 처음이다. 전전(戰戰)은 공구(恐懼)하는 모양이다.
말하기를 “현자(賢者)를 소홀히 하고 세력에 붙는 자들이 악(惡)을 함께 하여 서로 이루어서
실로 무리가 많아 처음 우리 나라가 유하(有夏)에게 있어서 걸왕(桀王)에게 미움을 받아 전제(剪除)를 가하고자 함이
묘(苗)에 피가 있는 것과 같고 곡식에 쭉정이가 있는 것과 같아 뽑아서 다스리고 까불러서 날려보내어 반드시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형세가 있었다.
그리하여 상(商)나라 무리중에 작고 큰 자들이 두려워하여 죄가 아닌 것에 빠질까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하물며 탕왕(湯王)의 덕(德)이 말하면 사람들의 들음에 흡족하여 더욱 걸왕(桀王)이 시기하고 미워하는 바에 있어서이겠는가.” 하였다.
묘(苗)와 곡식으로 걸왕(桀王)을 비유하고 피와 쭉정이로 탕왕(湯王)을 비유한 것은 단지 걸왕(桀王)에게 용납되지 못하여
자취의 위태로움이 이와 같음을 말했을 뿐이다.
《사기(史記)》에 “걸왕(桀王)이 탕왕(湯王)을 하대(夏臺)라는 옥(獄)에 가두었다.” 하였으니,
탕왕(湯王)의 위태로움이 여러 번이었으니, 무도(無道)하면서 유도(有道)한 자를 미워함은 형세가 반드시 이르게 되는 것이다.』

 


▣ 제5장(第五章)


『 왕(王)께서는 음악과 여색(女色)을 가까이 하지 않고 재화(財貨)와 이익(利益)을 증식하지 않으시며,
덕(德)이 많은 자에게는 관직을 성대하게 내리고 공(功)이 많은 자에게는 상을 성대하게 내리시며, 사람을 등용하되 자신으로 생각하고,
허물을 고치되 인색하게 하지 않으시어 능히 너그럽고 능히 인자하여 드러내서 조민(兆民)들에게 믿음을 받으셨습니다.』

『 이(邇)는 가까움이요, 식(殖)은 모음이다. 음악과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고 재화와 이익을 증식하지 않은 것은
탕왕(湯王)의 덕(德)을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본원(本原)의 자리이니,
천덕(天德)에 순수하여 일호(一毫)라도 인욕(人欲)의 사(私)가 없는 자가 아니면 능할 수 없는 것이다.
본원(本原)이 맑고 깨끗한 뒤에야 사람을 등용하고 자기 몸을 처함에 각각 그 마땅함을 얻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무(懋)는 성함이니, 번다(繁多)의 뜻이니, ‘시내공무재(時乃功懋哉)’의 뜻과 같다.
사람 중에 덕(德)을 힘쓰는 자에게는 관직으로 성대히 하고 사람중에 공(功)을 힘쓰는 자에게는 상으로 성대히 하며,
사람을 등용할 때에는 자신으로 생각하여 사람 중에 선행(善行)이 있는 자는 용납하지 않음이 없고
허물을 고침에 인색하지 아니하여 자기의 불선(不善)을 고치지 않음이 없어서,
남의 재능을 시기하지 않고 자기의 허물을 고침에 인색하지 아니하여, 합병하여 공정(公正)하게 하고 사의(私意)를 세우지 않으니,
성인이 아니면 그 누가 이에 능하겠는가. 탕왕(湯王)이 사람을 등용하고 자기 몸을 처함이 이와 같았다.
그리하여 백성을 대하는 즈음에 이 때문에 능히 너그럽고 능히 인(仁)하였으니, 능(能)이라고 이른 것은 너그럽되 방종함에 잃지 않고,
인(仁)하되 유약(柔弱)함에 잃지 않는 것이다.
《주역(周易)》에 “너그러움으로써 거하고, 인(仁)으로써 행함은 군주(君主)의 덕(德)이다.” 하였으니,
군주(君主)의 덕(德)이 밝게 드러나서 천하(天下)에 믿어지는 것이다.
탕왕(湯王)의 덕(德)이 사람들의 들음에 흡족함이 이와 같았다.』

 


▣ 제6장(第六章)


『 갈백(葛伯)이 밥을 먹이는 자를 원수로 삼자, 처음 정벌하기를 갈(葛)나라로부터 하시어 동쪽을 정벌하면 서쪽 오랑캐가 원망하고,
남쪽을 정벌하면 북쪽 오랑캐가 원망하여 이르기를 ‘어찌하여 홀로 우리 나라를 뒤에 정벌하는가.’ 하였으며,
가는 곳의 백성들은 실가(室家)가 서로 경하(慶賀)하여 이르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렸는데 우리 임금께서 오시니 소생할 것이다.’ 하였으니,
백성들이 상(商)나라를 떠받든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 갈(葛)은 나라 이름이요, 백(伯)은 작위이다. 향(餉)은 밥을 먹임이니, 구향(仇餉)은 밥을 먹이는 자를 원수로 여김을 이른다.
갈백(葛伯)이 제사하지 않으므로 탕왕(湯王)이 사람을 시켜 물으니, 대답하기를 “자성(칞盛)에 바칠 것이 없어서입니다.” 하였다.
탕왕(湯王)이 박읍(¨]邑)의 백성들로 하여금 가서 밭을 갈아주게 하였는데 노약자들이 밥을 내오자 갈백(葛伯)이 그 동자(童子)를 죽이고 빼앗았다.
이에 탕왕(湯王)이 마침내 정벌하였으니, 탕왕(湯王)의 정벌이 갈(葛)나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해(奚)는 어찌이고 혜(¶0)는 기다림이다.
소(蘇)는 다시 사는 것이다. 서이(西夷)와 북적(北狄)은 멀리 있는 자들이 이와 같으면 가까이 있는 자들은 알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탕왕(湯王)의 군대가 정벌을 가하지 않은 곳은 오기를 원망하고 바라면서 말하기를 “어찌 홀로 우리 나라를 뒤에 정벌하는가.” 하였으며,
가서 정벌하는 곳은 처자들이 서로 경하하여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린 지가 오래되었는데 우리 임금께서 오시니 우리들은 다시 살 것이다.” 하였으니,
타국(他國)의 백성들이 모두 탕왕(湯王)을 우리 군주(君主)라고 하여 오기를 바램이 이와 같았다.
천하(天下)가 상(商)나라를 사랑하고 떠받들며 귀의(歸依)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니,
상(商)나라의 기업(基業)이 일어남은 명조(鳴條)의 전역(戰役)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 ○ 여씨(呂氏)가 말하였다. “하(夏)•상(商)이 교체될 즈음에 군신(君臣)간이 자리를 바꾸니, 천하(天下)의 큰 변고이다.
그러나 보건대 정벌할 때에 당우(唐虞)의 도유(都兪)하고 읍손(揖遜)하는 기상이 의연히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니,
요(堯)•순(舜)•우(禹)•탕(湯)이 도(道)로써 서로 전수하여, 세대는 비록 아래로 내려왔으나 도(道)는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 제7장(第七章)


『 제후(諸侯) 중에 현자(賢者)를 돕고 덕(德)이 있는 자를 도우시며, 충성스러운 자를 드러내고 어진 자를 이루어 주시며,
약한 자를 겸병하고 어두운 자를 공격하시며, 어지러운 자를 취하고 망하는 자를 상(傷)하게 하시어,
망하는 것을 밀어내고 보존하는 것을 튼튼히 하셔야 나라가 번창할 것입니다.』

『 앞에서는 이미 탕왕(湯王)의 부끄러움을 풀어드렸고, 이 아래는 인하여 권면한 것이다.
제후(諸侯) 중에 어질고 덕(德)이 있는 자를 돕고 보조하며, 충량(忠良)한 자를 드러내고 이루어줌은 선(善)한 자를 좋게 여기는 것이다.
모(侮)는 《설문(說文)》에 “상함이다.” 하였다.
제후(諸侯) 중에 약한 자를 겸병하고 어두운 자를 공격하며 어지러운 자를 취하고 망하는 자를 상하게 함은 악(惡)한 자를 미워하는 것이다.
선(善)을 말할 때에는 큼으로부터 작음에 이르고, 악(惡)을 말할 때에는 작음으로부터 큼에 이르렀다.
망하는 것을 밀어낸다는 것은 겸(兼)•공(攻)•취(取)•모(侮)이며, 보존하는 것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은 우(佑)•보(輔)•현(顯)•수(遂)이다.
저들이 망하는 것을 밀어내고 우리가 보존하는 것을 튼튼히 하여야 나라가 번창할 것이다.』

 

 

▣ 제8장(第八章)


『 덕(德)이 날로 새로워지면 만방(萬邦)이 그리워하고, 마음이 자만하면 구족(九族)이 마침내 이반(離反)할 것이니,
왕(王)께서는 힘써 대덕(大德)을 밝히시어 백성들에게 중도(中道)를 세우소서.
의(義)로 일을 제재(制裁)하고 예(禮)로 마음을 제재(制裁)하셔야 후손들에게 넉넉함을 드리울 것입니다.
제가 듣자오니, ‘능히 스스로 스승을 얻는 자는 왕자(王者)가 되고, 남들이 자기만 못하다고 말하는 자는 망한다.
묻기를 좋아하면 여유가 있고, 스스로 지혜를 쓰면 작아진다.’ 하였습니다.』

『 덕(德)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것은 날로 그 덕(德)을 새롭게 하여 스스로 그치지 않는 것이요, 마음이 자만하다는 것은 이와 반대이다.
탕왕(湯王)이 대야에 새긴 글에 “만일 어느날 새롭거든 나날이 새롭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하였으니, 이는 일신(日新)의 뜻을 넓힌 것이다.
덕(德)이 날로 새로워지면 만방(萬邦)이 비록 넓으나 그리워하지 않는 이가 없고, 마음이 자만하면 구족(九族)이 비록 친하나 또한 이반(離叛)한다.
만방(萬邦)은 멂을 들어 가까움을 나타낸 것이요, 구족(九族)은 친함을 들어 소원함을 나타낸 것이다.』

『 왕(王)은 힘써 대덕(大德)을 밝혀 중도(中道)를 천하(天下)에 세워야 하니,
중(中)은 천하(天下)가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나 군주(君主)가 세워주지 않으면 백성들이 스스로 맞게 하지 못하며,
예의(禮義)는 중(中)을 세우는 것이다. 의(義)는 마음의 제재(制裁)요 예(禮)는 이치의 절문(節文)이니,
의(義)로 일을 제재(制裁)하면 일이 그 마땅함을 얻고 예(禮)로 마음을 제재(制裁)하면 마음이 그 바름을 얻게 되니,
내외(內外)가 덕(德)을 합하여 중도(中道)가 확립된다.
이와 같이 하면 다만 백성에게 중도를 세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후세에 드리움이 또한 넉넉하여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도(道)는 반드시 배운 뒤에 이른다.
그러므로 또 옛사람의 말을 들어 이르기를 “스승을 높이고 묻기를 좋아하면 덕(德)이 높아지고 업(業)이 넓어지며,
스스로 어질다고 여기고 스스로 지혜를 쓰는 자는 이와 반대이다.” 라고 한 것이다.
스스로 스승을 얻었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과 남의 넉넉함을 참으로 알아서 마음을 맡겨 듣고 순종하여 어기고 거슬림이 없음을 이른다.
맹자(孟子)는 말씀하기를 “탕왕(湯王)이 이윤(伊尹)에게 배운 뒤에 신하(臣下)로 삼았기 때문에 수고롭지 않고도 왕자(王者)가 되었다.” 하였으니,
이것이 탕왕(湯王)이 스스로 스승을 얻은 것일 것이다.』

『 중훼(仲텪)는 제후들을 회유하는 도(道)를 말하고, 미루어 덕(德)을 닦고 몸을 검속함에 이르렀으며, 또 미루어 스스로 스승을 얻음에 이르렀으니,
천자(天子)로부터 서인(庶人)에 이르기까지 스승을 버리고 성공하는 자는 있지 않으니,
비록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성인(聖人)이라도 또한 반드시 스승이 있어야 한다.
후세가 옛날만 못한 것은 단지 세도(世道)가 낮아져서일 뿐만 아니라, 또한 사도(師道)가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훼(仲텪)의 의논은 흐름을 거슬러 근원에 이르러서 그 극(極)을 요약하여 스스로 스승을 얻는다는 한 말에 돌렸으니,
제왕(帝王)의 대법(大法)이 될 만하다 할 것이다.』

 

 

▣ 제9장(第九章)


『 아! 그 종(終)을 삼가려면 시작을 잘해야 하니, 예(禮)가 있는 자를 봉(封)해주며 어둡고 포악한 자를 전복시켜,
천도(天道)를 공경하고 높이셔야 천명(天命)을 영원히 보존할 것입니다.”』

『 상문(上文)에서는 이미 권면(勸勉)하였고, 여기서는 탄식하고 말하기를 “종(終)을 삼가는 도(道)는 오직 시작에 도모하여야 한다.” 하니,
시작을 삼가지 않고서 종(終)을 삼가는 자는 있지 않다. 이윤(伊尹) 역시 “종(終)을 시작에 삼가라.” 하였으니,
일은 비록 똑같지 않으나 이치는 하나이다. 흠숭(欽崇)은 공경하고 높여 받드는 뜻이다.
예(禮)가 있는 자를 봉해 주고 어둡고 포악한 자를 전복시켜 망하게 함은 하늘의 도(道)이니,
하늘의 도(道)를 공경하고 높이면 천명(天命)을 길이 보전할 것이다.』

『 〈중훼지고(仲텪之誥)〉를 살펴보면 세 가지 대의(大意)가 있으니,
먼저는 하늘이 군주를 세운 뜻과 걸왕(桀王)이 천명(天命)을 거슬려 하늘이 탕왕(湯王)에게 명한 것을 사양할 수 없음을 말하였고,
다음은 탕왕(湯王)의 덕(德)이 족히 백성을 얻어서 백성들이 탕왕(湯王)에게 돌아온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님을 말하였고,
맨끝에는 군주 노릇하기가 어려운 도(道)와 인심(人心)이 이합(離合)하는 기틀과

천도(天道)가 선(善)한 자에게 복(福)을 주고 악(惡)한 자에게 화(禍)를 줌이 두려울 만함을 말하여,
지금에 하(夏)나라를 받은 것이 자기를 이롭게 함이 아니요 마침내 무궁한 근심이 있음을 밝혀,
탕왕(湯王)을 깊이 위로하고 그 부끄러움을 풀어드린 것이니, 중훼(仲텪)의 충성과 사랑이 지극하다고 이를 만하다.
그러나 탕왕(湯王)이 부끄러워한 것은 후세(後世)에서 구실로 삼을까 두려워한 것인데, 중훼(仲텪)는 끝내 감히 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군신(君臣)의 직분이 두려워할 만함이 이와 같다.』

 

'書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경 - 상서 - 이훈(伊訓)  (0) 2015.04.29
서경 - 상서 - 탕고(湯誥)  (0) 2015.04.29
서경 - 상서 - 탕서(湯誓)  (0) 2015.04.29
서경 - 하서 - 윤정(胤征)  (0) 2015.04.29
서경 - 하서 - 오자지가(五子之歌)  (0) 2015.04.29

서경 - 상서(商書)

 

▣ 상서(商書)


『契始封商이러니 湯因以爲有天下之號하니 書凡十七篇이라』


『 계(契)를 처음 상(商)나라에 봉(封)하였는데 탕왕(湯王)이 인하여 천하(天下)를 소유한 칭호로 삼았으니,

상서(商書)는 모두 17편(篇)이다.』


 

서경 - 상서 - 탕서(湯誓)

 

▣ 탕서(湯誓)


『湯은 號也니 或曰諡라 湯은 名履요 姓子氏라 夏桀이 暴虐이어늘 湯往征之하실새 ¨]衆이 憚於征役이라
故로 湯諭以弔伐之意하시니 蓋師興之時而誓于¨]都者也라 今文古文皆有하니라』


『 탕(湯)은 호(號)이니, 혹은 시호(諡號)라 한다.
탕(湯)은 이름이 이(履)이고 성(姓)은 자씨(子氏)이다.
하(夏)나라의 걸왕(桀王)이 포학하므로 탕왕(湯王)이 가서 정벌하려 하였는데, 박읍(¨]邑)의 무리들이 정역(征役)을 꺼려하였다.
그러므로 탕왕(湯王)이 백성을 위문하고 죄(罪)가 있는 자를 정벌하려는 뜻을 효유(曉諭)하였으니,
군대를 일으킬 때에 박도(¨]都)에서 맹세한 것이다.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에 모두 있다.』


 


▣ 제1장(第一章)


『 왕(王)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리 오라. 너희 무리들아! 모두 짐의 말을 들어라.
나 소자(小子)가 감히 군대를 동원하여 난리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유하(有夏)가 죄가 많으므로 하늘이 명하여 정벌하게 하시는 것이다.』

『 왕왈(王曰)이라 한 것은 사신(史臣)이 추후(追後)에 서술한 칭호이다.
격(格)은 이름이요, 이(台)는 나요, 칭(稱)은 듦이다.
사람의 일로써 말하면 신하(臣下)가 군주(君主)를 정벌하는 것이니 난(亂)이라고 이를 만하나,
천명(天命)으로 말하면 이른바 천리(天吏)『[하늘의 관리]』라는 것이니, 군대를 동원하여 난리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다.』

 

▣ 제2장(第二章)


『 지금 너희 무리들은 말하기를
‘우리 임금이 우리들을 구휼하지 않아서 우리의 수확하는 일을 버려두고 하(夏)나라를 끊어 바로잡으려 한다.’라고 한다.
나는 너희들의 중론(衆論)을 들었으나 하(夏)나라가 죄(罪)가 있으므로 나는 상제(上帝)를 두려워하여 감히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

『 색(穡)은 베어 수확함이다. 할(割)은 끊음이다.
박읍(¨]邑)의 백성들은 탕왕(湯王)의 덕정(德政)에 편안하여 걸왕(桀王)의 포악한 기염이 미치지 않았으므로 하(夏)나라의 죄를 알지 못하고,
걸왕(桀王)을 정벌하는 수고로움을 꺼려하여 도리어 이르기를 “탕왕(湯王)이 우리『[박읍(¨]邑)의 무리]』들을 구휼하지 않아서
우리의 수확하는 일을 버려두고 하(夏)나라를 정벌하려 한다.” 하니,
탕왕(湯王)이 말씀하시기를 “나 또한 너희들의 중론(衆論)이 이와 같음을 들었으나
하(夏)나라 걸왕(桀王)이 포학하여 하늘이 명하여 정벌하게 하시니,
나는 상제(上帝)를 두려워하므로 감히 가서 그 죄를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 한 것이다.』

 

▣ 제3장(第三章)


『 지금 너희들은 말하기를 ‘하(夏)나라의 죄가 우리를 어쩌겠는가.’라고 한다.
하(夏)나라 왕(王)은 백성들의 힘을 모두 막으며 하(夏)나라의 읍을 해친다.
이에 무리들이 모두 태만하고 화합하지 아니하여 말하기를 ‘이 해는 어느 때나 없어질까?
내 너와 함께 모두 망했으면 한다.’ 하니, 하(夏)나라의 덕(德)이 이와 같으므로 이제 짐이 반드시 가서 정벌할 것이다.』

『 알(촀)은 끊음이요, 할(割)은 의할하읍(¯夏邑)의 할(割)이다. 시(時)는 이것이다.
탕왕(湯王)은 또 상(商)나라 무리들의 말에 “걸왕(桀王)이 비록 포학하나 우리를 어쩌겠는가.”라고 하는 것을 들고,
다시 이에 응하여 말씀하기를 “하(夏)나라 왕(王)이 솔선하여 부역을 무겁게 하여 백성들의 힘을 궁하게 하고 형벌을 엄하게 하여 민생을 해치니,
백성들이 하(夏)나라의 덕(德)을 싫어하여 또한 모두 윗사람을 받듦에 태만하고 나라에 화합(和合)하지 아니하여
그 군주(君主)를 질시해서 해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 해는 어느 때나 없어질까?
만일 없어진다면 내 차라리 너와 함께 모두 망하겠다.” 하니, 걸왕(桀王)의 학정(虐政)에 시달려서 그 망하기를 바람이 심한 것이다.
걸왕(桀王)의 악덕(惡德)이 이와 같으니, 이제 내가 반드시 가서 정벌해야 하는 것이다.” 하였다.
걸왕(桀王)이 일찍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천하(天下)를 소유함은 하늘에 해가 있는 것과 같으니, 해가 없어져야 내가 비로소 망한다.” 하였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인하여 해를 가지고 그를 지목한 것이다.』

 

▣ 제4장(第四章)


『 너희들은 부디 나 한 사람을 도와서 하늘의 벌을 이루도록 하라.
내가 너희들에게 크게 상을 내리겠다. 너희들은 불신(不信)하지 말라. 짐(朕)은 식언(食言)하지 않으리라.
너희들이 맹세하는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나는 너희들을 처자식까지 죽여서 용서하지 않겠다.”』

『 뇌(賚)는 줌이다. 식언(食言)은 말을 이미 내고 도로 삼키는 것이다.
우왕(禹王)이 삼묘(三苗)를 정벌할 때에는 다만 “너희들은 부디 너희들의 마음과 힘을 함께 하여야 능히 공(功)이 있을 것이다.” 하였는데,
계(啓)에 이르러서는 “명령을 잘 따르는 자는 조묘(祖廟)에서 상을 주고,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사(社)에서 죽이되 내 너희들을 처자식까지 죽이겠다.” 하였고,
여기서는 또 “짐은 식언(食言)하지 않으리라.”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을 더하였으니, 또한 세상이 변함을 볼 수 있다.』

 

+ Recent posts